대보적경-1345-26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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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권속이 바른 법에 있으면
속히 착한 세계에 올라가게 해야 하며
어떤 이가 출가한 이를 권유하고 칭찬하면
속히 위없는 부처님의 보리를 깨치리.
“또 사리자야, 출가(出家) 보살에게도 다섯 가지 법이 있나니, 만일 그것을 성취하면 부처님의 세상을 만나지도 못하고, 착한 벗을 친하지도 못하며, 재난이 없음을 갖추지도 못하고, 선근을 잃고 무너뜨리며, 율의에 편히 머무르는 보살을 따르면서 바른 법을 닦고 배우지도 못하게 되므로 역시 속히 위없는 보리를 깨치지도 못하느니라.
사리자야, 어떤 것을 출가 보살이 성취하는 다섯 가지 법이라 하는가? 첫째 시라를 훼범(毁犯)하는 것이요, 둘째 바른 법을 비방하는 것이요, 셋째 이름과 이익을 탐착하는 것이요, 넷째 나라는 소견[我見]을 고집하는 것이요, 다섯째 다른 이의 집에 대하여 간탐과 질투를 많이 내는 것이니라.
사리자야, 이와 같은 것을 출가 보살이 성취하는 다섯 가지 법이라 하나니, 부처님의 세상을 만나지도 못하고 나아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보리를 획득하지도 못하느니라.
사리자야, 비유하면 마치 배고픈 개가 헐떡거리면서 길을 따라 가다가 우연히 살도 기름도 없는 오래된 쇄골을 만난 것과 같으니라. 그것에 붉은 기가 있는 것만을 보고 아주 맛있겠다면서 가서 물고는 여러 사람이 있는 데로 가서 네거리 가운데다 놓고 맛을 탐하는 까닭에 뼈 위에다 침을 질질 흘리면서 망령되이 아주 맛있다면서 씹기도 하고 혹은 핥기도 하며 혹은 깨물기도 하고 혹은 빨기도 하며 좋아해서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마침 그 때 찰제리(刹帝利)와 바라문(婆羅門)과 여러 장자로서 아주 큰 부자요 귀한 이들이 이 길에 놀러왔느니라. 그 때에 이 배고픈 개는 멀리서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몹시 괴로워하면서 생각하기를 '저기 오는 사람들이 나의 이 소중하고 맛있는 음식을 빼앗지나 않을까?'라고 하면서, 곧 이 사람들에 대하여 크게 성을 내어 아주 사나운 소리로 으르렁거리면서 악한 눈으로 쏘아보다가 어금니를 드러내며 갑자기 덤벼 물고 해치는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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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자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오는 사람들이 그러한 다른 일들을 저지르겠느냐? 아니 또 이 붉은 기만 있고 살도 없는 저 쇄골을 탐이나 내겠느냐?”
사리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善逝)시여.”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그렇다면 저 간탐을 부리는 배고픈 개가 무엇 때문에 몹시 사나운 소리로 으르렁거리면서 어금니를 드러내어 짖느냐?”
사리자가 말하였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아마 저 사람들이 와서 좋은 음식을 탐내며 반드시 제가 먹으려는 맛있는 것을 빼앗을 것을 두려워했기에 어금니를 드러내며 짖었을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장차 오는 말세(末世)에 어떤 필추들도 다른 시주의 집에 대한 간탐을 부지런히 익히면서 똥오줌을 탐착하며 망령되이 더욱 휘감겨 있나니 비록 이와 같이 구족하게 재난이 없다 하더라도 버려 둔 채 닦지 않고 있느니라. 이런 필추를 바르게 단속하면서 나는 '그의 행은 마치 앞의 어리석은 개와 같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사리자야, 나는 지금 세상에 나와서 중생을 불쌍히 여기며 이런 일을 그치고 쉬게 하려고 오로지 생각하면서 이러한 악한 필추들을 위해 이런 비유를 하는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이 모든 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면서 비리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것이니, 저 모든 보살마하살은 자기 몸의 살조차도 오히려 은혜롭게 보시하거늘 하물며 다시 허망한 생각으로 나쁜 고기를 구하면서 다른 이의 집에 대하여 모든 간탐과 질투를 일으키겠느냐?
사리자야, 저 모든 필추들이 다른 이의 집에 대하여 간탐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사람이야말로 어리석은 장부요, 생활하기 위하여 살고 있는 이요, 재물과 곡식을 지키기만 하는 노예요, 세간의 재물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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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속박되어 있는 이요, 옷과 음식만을 부러워하면서 숭상하는 이요, 허망한 생각으로 즐겨 나쁜 고기만을 구하면서 간탐과 질투를 일으키는 이'라고 말하느니라.
사리자야, 내가 이제 다시 이와 같은 바른 법을 말하자면, 저 모든 필추들이 먼저 남의 집에 이르게 되면 그 밖의 필추를 보면서 질투를 내지 않아야 하느니라.
만일 어떤 필추가 나의 가르침을 어기고 그 밖의 필추를 보면서 혹시 말하기를 '이 시주의 집은 먼저 내가 알고 있었다. 그대는 어디서 와서 여기에 있는 것이냐? 나는 이 집과는 극히 친밀하며 농담을 하고 지내는 사이다. 그대는 어디서 왔기에 이 집을 침범하고 빼앗는 것이냐?'라고 한다면, 사리자야, 무엇 때문에 저 간탐을 부리는 필추가 나중에 온 이에 대하여 지나치게 질투를 내는 것이냐? 사리자야, 모든 시주들의 집에서는 그들에게 의복과 발우와 음식이며 침구와 병에 쓰는 약과 몸에 필요한 등등의 살림살이를 허락하는 것이라, 그는 생각하기를 '아마 저 시주가 나중에 온 이에게 먼저 물건들을 허락하지 않을까?'하고 두려워해서이니, 그렇기 때문에 곧 이 필추는 시주의 집에 대하여 세 가지 막중한 허물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니라.
첫째 머무르는 곳에 대해 일으키는 허물인 것이니, 그 밖의 필추를 보고 혹은 원망하는 말을 하면서 '나는 이제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하는 것이고, 둘째 익히고 가까이 하는 일에서 마땅히 말을 하면서도 아직은 해야 하는 것인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인가를 모르고 있다고 할 것이니라. 셋째 정해져 있지 않은 집에 대하여 망령되이 모든 허물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니라.
사리자야, 저 간탐을 부리는 필추는 뒤에 온 사람에게 세 가지 나쁜 말을 하고 있나니, 첫째 머무르는 곳에 대한 허물을 말함으로써 여러 가지 나쁜 일을 그 집에 더해 주어서 나중에 온 필추로 하여금 마음에 머무르기 좋아하지 않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나중에 온 필추가 한 진실한 말들을 도리어 거짓말이라 하는 것이며, 셋째는 거짓으로 착한 체하는 모양을 나타내어 그 사람에게 아첨하며 조그마한 결점이라도 찾아 여러 사람들에게 들추어서 퍼뜨리는 것이니라.
사리자야, 이러한 필추로서 다른 시주 집에 대하여 간탐과 질투를 내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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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속히 온갖 백법(白法)이 소멸되어 영영 다하여 남음이 없게 되느니라.
또 사리자야, 만일 어떤 필추가 집에 대한 간탐(慳貪)에 머무르면 나는 '그 사람은 착한 이가 아닌지라 곧 보리(菩提)의 자량을 버리게 될 것이요, 또 율의에 머무르는 보살을 좇으면서 바른 법을 닦을 이가 못될 것이다'라고 말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이와 같은 종류의 모양을 나는 다시 말하겠느니라. 아주 오랜 옛적에 무수하고 광대하고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아승기야(阿僧企耶) 겁 전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그 명호는 승현왕(勝現王) 여래 · 응공 · 정등각 · 명행원만 · 선서 · 세간해 · 무상장부 · 조어사 · 천인사 · 불 박가범이었느니라. 그 부처님께서는 90구지 해 동안 사셨고 성문들도 90구지 나유다였는데 모두가 대아라한이어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나아가 온갖 마음이 자재한 제일의 구경(究竟)을 얻었느니라.
사리자야, 그 때 선택(善擇)이라는 큰 장자가 있었는데 그 집은 거부(巨富)였고 재보가 넉넉하였으며 자산과 하인들도 모두 충만하였느니라. 그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첫째의 이름은 율의(律儀)요, 둘째의 이름은 주율의(住律儀)였느니라. 둘이 다 나이는 아직 어렸고 용모가 단정하였으며 깨끗한 빛깔이 원만한지라 모든 사람들이 보기 좋아했느니라.
사리자야, 그 때 승현왕 여래 · 응공 · 정등각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대필추 스님들에게 좌우로 둘러싸여 그 부처님 세존께서 맨 앞에 서시어 복과 이익을 위하여 걸식하는 법을 나타내시면서 그 장자가 살고 있는 큰 성으로 들어가셨느니라.
위의가 의젓하시고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안정되어 마음과 뜻이 담박(淡泊)하시면서 고르고 바른[調順] 사마타(奢摩他)를 체득하셨으며 그리고 제일의 고르고 바른 사마타를 획득하신지라 모든 감관을 닦아 섭수함은 마치 큰 용과 코끼리 같았고, 맑고 고요하여 흐림이 없음은 마치 깊은 샘과 못과 같았으며, 거룩한 덕이 높이 우뚝함은 마치 금으로 된 누관(樓觀)과 같았고 빛깔과 몸매가 뛰어남은 마치 자금으로 된 산[紫金山]과 같았으며, 또 마치 큰 바다에 많은 보배가 가득 찬 것과 같았고, 마치 제석천왕이 여러 하늘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과 같았으며 마치 대범천왕의 마음이 고요한 것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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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느니라.
사리자야, 저 박가범에게 이와 같은 등의 거룩함과 몸매가 엄숙하고 위엄이 있었는지라, 중각(重閣) 위에 있으면서 승현왕부처님께서 먼 데서부터 오시는데 그 용모와 위엄과 색상이 제일임을 보고 기뻐하며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느니라.
사리자야, 저 주율의 동자가 먼저 부처님을 보고는 마음이 기뻐서 뛰는지라 그의 형에게 말하였다.
'태어나서 오늘날까지 형님은 이렇게 단정하고 엄숙하신 중생들의 왕을 뵌 적이 있습니까?'
그러자 형은 아우에게 대답하였다.
'나도 태어난 뒤로 아직까지 이렇게 단정하고 엄숙하신 중생들의 왕을 실로 본 적이 없구나.'
다시 형에게 말하였다.
'저 같은 사람도 생각건대 미래 세상에서는 반드시 이런 중생들의 왕이 될 것입니다.'
사리자야, 그 때 주율의 동자는 곧 그 형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율의 형님이 지금에 보는 것과 같이
저도 미래에 반드시 그러하여
대필추들에게 둘러싸여
오늘보다 갑절 더 훌륭할 것입니다.
보리도의 인연을 구하려는 까닭에
맹세코 모든 음식 먹지 말아야겠으며
형님은 이미 감옥에서 살기 좋아하지만
나의 뜻은 반드시 그것을 초월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일체 중생 중에서 높으신 이는
마치 뭇 별 가운데서 보름달과 같거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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