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385-27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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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는 안 될 사람이면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온 성을 빙빙 돌면서 두 번째 문을 찾았지만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나 삵 같은 동물들이 드나들던 곳도 전혀 없었는데, 하물며 두 번째 문이 있었겠느냐? 그런 까닭에 그 문지기는 드나드는 사람들을 전부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는 모든 사람들이 오직 그 문으로만 드나들 수 있고 또 다른 곳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도 비록 마음을 써서 '이 세간 일체 중생들이 다 이 도를 좇아 나오는가, 혹은 일부분인가?'에 대해서는 아시지 못하지만, 그러나 중생들이 진정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사람은 모두 이 도를 좇아 나온다는 것만은 아시느니라.
그 때 울지가 외도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갔다.
966. 부린니경(富隣尼經)[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1권 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부린니(富隣尼)는 왕사성 기사굴산(耆闍崛山)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출가한 많은 외도들이 존자 부린니를 찾아가 서로 문안인사를 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않아서 존자 부린니에게 물었다. 내가 들으니 사문 구담은 '모든 존재를 끊고 부수어 버리라고 가르치신다'고 하더이다. 지금 존자 부린니께 묻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부린니가 출가한 모든 외도들에게 말했다. 나는 그렇게 알고 있지 않다. 세존께서는 중생을 가르치시되 '모든 존재를 끊고 부수어 버려서 아무 것도 없게 하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이치가 없기 때문이다.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들은 나[我]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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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집착하여 나라고 하는 교만[我慢]과 삿된 교만[邪慢]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어 그것을 끊어 없애버리려고 하신 것이다. 그 때 모든 외도들은 부린니의 말을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꾸짖으면서 떠나갔다. 그 때 존자 부린니는 모든 외도들이 떠난 뒤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조금 전에 모든 외도들이 와서 했던 말을 자세히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아까 외도들에게 대답한 말이 혹 세존을 훼손시킨 일이나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설법한 말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고 법다운 말이며, 법을 따르는 말로서, 여러 이론가들의 비난이나 받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부린니에게 말씀하셨다. 네 말대로라면 그것은 여래를 훼손한 일도 아니고 차례를 잃은 것도 아니며, 내가 확실하게 말했던 것과 같고 법다운 말이며 법을 따른 말이니, 여러 이론가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린니야, 아까 저 모든 중생들은 나라는 것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집착하여 나라고 하는 교만과 삿된 교만이 있는 자들이다. 삿된 교만에 핍박을 당하여 삿된 교만이 쌓이고 삿된 교만이 끊임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엉클어지기는 개 창자 같고 쇠사슬 같으며, 또 어지럽게 뒤엉킨 풀과 같아서, 갔다왔다 치달리고 있는 자들이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저 세상에서 이 세상으로 왔다갔다 치달리면서, 거기서 멀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들이니라. 부린니야, 일체 중생들이 저 모든 삿된 교만을 남김없이 아주 없애면 저 일체 중생들은 오랜 세월 동안 편안하고 즐겁고 통쾌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부린니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967. 구가나경(俱迦那經)[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1권 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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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은 새벽에 탑보하(補河)라고 하는 강 가로 가서 옷을 벗어 언덕에 두고 물 속에 들어가 손발을 씻은 뒤에, 다시 언덕에 올라가서 한 가지 옷을 입고 몸을 닦고 있었다. 그 때 출가한 구가나(俱迦那)라는 외도도 물 가로 갔다. 존자 아난이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곧 기침을 하여 소리를 내었다. 구가나 외도는 사람의 소리를 듣고 물었다. 누구십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사문입니다. 구가나 외도가 말하였다. 어떤 사문입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석씨 종족의 아들입니다. 구가나 외도가 물었다. 묻고 싶은 일이 있는데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마음대로 물어보시오. 아는 대로 대답해 드리리다. 구가나가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아난이여, 여래에게도 후생(後生)이 있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그것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물었다. 그러면 여래는 후생이 없습니까? 혹은 후생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까? 후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그것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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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나 외도가 말하였다. 어찌하여 '여래는 후생이 있습니까?' 하고 물어도 '그것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없다'고 대답하시고, 또 '여래는 후생이 없습니까, 혹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까,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까?' 하고 물어도 '그것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아난이여, 부처님께서는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셨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모르시는 것도 아니고 못 보신 것도 아닙니다. 다 아시고 다 보셨습니다. 또 물었다.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았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보아야 할 것을 다 보셨고 일어나는 곳을 다 보셨으며, 결박이 끊긴 곳을 다 보셨습니다. 이것이 곧 아는 것이고, 이것이 곧 본 것이다. 나는 이렇게 알고 있고 이렇게 보았다. 어찌하여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였다고 말하겠습니까? 구가나 외도가 또 물었다. 존자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아난다(阿難陀)가 대답하였다. 내 이름은 아난다입니다. 구가나 외도가 말했다. 기이합니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의논하였구나. 만일 내가 당신이 존자 아난다인 줄 알았더라면 감히 질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곧 버리고 떠나갔다.
968. 급고독경(給孤獨經)[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1권 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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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급고독 장자는 날마다 부처님을 찾아뵙고 예로 섬기고 공양하였다. 어느 날 급고독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오늘 너무 일찍 찾아왔다. 세존과 모든 비구들은 아직 선정에서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차라리 외도들이 살고 있는 곳에 먼저 들려보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외도들이 있는 절에 들어가 여러 외도들과 서로 문안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 저 외도들이 물었다. 장자여, 그대는 사문 구담을 보았으니, 어떻게 보았으며 그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더이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가 어떻게 세존을 보았으며 세존께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셨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외도들이 물었다. 너는 많은 비구승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 많은 비구승들을 어떻게 보았으며 그들은 어떤 견해를 가졌더냐? 장자가 대답하였다. 나도 또한 내가 비구들을 어떻게 보았으며 비구들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외도가 또 물었다. 장자여, 너는 지금 자기 자신을 어떻게 보며 자신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 장자가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각각 자기의 견해를 말하라. 그 다음에 내가 내 견해를 말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 때 어떤 외도가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나는 일체 세간은 영원한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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