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前生)이야기

원숭이의 전생 이야기

근와(槿瓦) 2017. 4. 6. 00:02

원숭이의 전생 이야기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머리말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거짓부리 성질이 있는 어떤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그 비구의 거짓부리 성질이 비구들 사이에 두루 알려졌다. 비구들은 법당에 모여

법우들, 저 아무 비구는 번뇌를 떠나는 길을 말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들어와 있으면서 거짓을 일삼고 있다.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부처님은 거기 오셔서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로 여기 모여 있는가.

비구들은 사실대로 사뢰었다.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그 비구가 거짓부리 성질을 가진 것은 지금만이 아니다. 전생에도 그는 원숭이로 태어나 오직 불을 얻으려는 이유로 사람을 속인 일이 있다.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본말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가시국의 어떤 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그는 성년이 되어 그 아들이 뛰놀게 되었을 때 아내가 죽었다. 그리하여 아이를 안고 설산지방에 들어가 선인이 되어, 그 아들도 소년의 행자(行者)로 만들고 초막에 살고 있었다.

장마철이 되어 큰 비가 끊임없이 내릴 때, 원숭이 한 마리가 추위에 못 견뎌 이빨을 덜덜 떨면서 걸어다니고 있었다. 보살은 큰 나무를 가져와 불을 피우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보살의 발을 만지면서 앉아 있었다. 원숭이는 죽은 행자의 가죽옷을 입고 검은 영양(羚羊)가죽을 왼쪽 어깨에서 오른 겨드랑에 걸치고는 천칭봉(天稱棒)과 물병을 들고 선인으로 변장하여, 불을 쪼이기 위해 초막 입구에 서 있었다. 그 소년 행자는 그를 보고,

아버지, 어떤 행자가 추위를 못 견뎌 떨면서 서 있습니다. 여기 불러들여 불을 쪼이게 하십시오.하며 다음 게송으로 그 아버지를 권하였다.

 

자제(自制)와 극기(克己)를 즐기는 저 선사(仙士)

추위에 괴로워하며 저기 있네

저이를 우리 집에 불러들이어

추위와 괴로움을 다 떠나게 하라

 

보살은 아들의 말을 듣고 일어나 바라보다가 그것이 원숭이임을 알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저것은 자제와 극기를 즐기는 선사 아니요

나무 가지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그 원숭이다

저것은 물건을 해치고 부수는 천한 물건

만일 저것이 들어오면 우리 집은 더러워지리

 

이렇게 말하고 보살은 불을 들어 그를 위협해 쫓아버렸다. 그는 거기서 떠나 싫지마는 숲으로 들어가서 다시는 보살이 있는 곳에 오지 않았다.

보살은 신통과 선정을 얻고 그 소년 행자에게는 변처정(遍處定)의 예비 수행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도 신통과 선정을 얻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게으르지 않고 선정을 수행하여 범천세계에 날 몸이 되었다.

 

맺음말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저 비구가 거짓부리 성질을 가진 것은 지금만이 아니요, 옛날에도 그러했다.하고 다시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셨다. 그 때에 그 비구는 불환과를 얻었다.

부처님은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그 원숭이는 지금의 저 사람을 속이는 비구요, 그 아들은 저 라후라며, 그 아버지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출전 : 한글대장경[본생경제2편 시품(豺品),남전부203]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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