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세존의 다섯 가지 덕(五德) 80

근와(槿瓦) 2014. 9. 4. 00:27

세존의 다섯 가지 덕(五德) 80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또 영취산을 내려와 죽림 정사에서 16년의 안거에 들어가셨다.

어느 날 숲속에 머물면서 수행하고 있던 글리서어니라는 불제자가 사소한 용건이 있어서 승중(僧衆)이 있는 곳에 와 머물었다. 항상 욕심이 많고 위의가 단정치 못하여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여 추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사리불은 이 글리서어니를 예로 들어 제자에게 가르쳤다.

“벗이여, 숲속에 머무는 사람은 승중이 있는 곳에 오더라도 동문을 존경하고, 사장(師長)으로서 우러러볼 사람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못하면 ‘숲속에 홀로 머무는 것이 이 사람에게 있어서 무슨 소용이 될 것이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또 숲속에 머무는 사람이 승중이 있는 곳에 와서 자리를 차지하되 상수 제자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거나, 또 신참 제자의 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때를 지나서 마을에 들어가고 때늦게 돌아오는 것과 같은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식전과 식후에 재가자들과 만나서도 안 된다. 침착하지 못하고 경망해서도 안 된다. 떠벌이가 되어서도 안 된다. 선한 말로 이야기하고 선한 친구와 사귀며 욕심을 억제하여 그 양을 헤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밤에도 수행에 힘쓰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지혜를 갖추어 법과 율(律)에 밝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출가한 목적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이때 목련이 말하기를,

“벗이여, 이 일은 숲속에 머무는 자만이 지켜야 하는 일일까. 혹은 또 마을 근처에 사는 자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일까?”

“벗이여, 숲속에 사는 자가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 마을 근처에 사는 사람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때에 아누갈라, 와라차라, 사쿨우다이 등 유명한 유행자들이 공작원에 머물고 있었다. 어느 날 세존은 탁발하기는 때가 이르다고 하여 죽림 정사를 나와 공작원으로 향하였다.

그때 사쿨우다이는 많은 유행자들과 소리 높이 잡담하고 있었는데, 세존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급히 모두에게 입을 다물도록 하고 조용히 세존을 영접하였다. 세존은 마련된 자리에 앉아 말씀하셨다.

“우다이여, 무슨 이야기로 이렇게들 모여 있는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아무튼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전일 각 교파의 출가자들이 논의당(論議堂)에 모였을 때 이런 이야기가 제시되었습니다. ’앙가 마갈타국의 백성들은 참으로 행복하다. 그것은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이나 아기다시사흠바라, 니건타제자를 거느린 고명한 스승이 왕사성에 안거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출가자 중 누가 가장 대중들에게 공경받고 또 제자들로부터 존경 받고 있는 것일까‘고. 그런데 어떤 사람은 부란나가섭은 제자들로부터 공경 받고 있지 않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기다시사흠바라도 그렇다고 했으며, 니건타제자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일일이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한 사람이 ’교답마는 대중들로부터 공경과 함께 제자들로부터 존경 받고 있다. 어느 때 교답마가 수백 명의 제자들 앞에서 설법을 하시는데, 마침 조용한 청중 속에서 제자 한 사람이 기침을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제자가 무릎을 쿡쿡 찌르며「소리를 내지 말라. 스승께서 법을 설하고 계시지 않느냐」고 귀띔을 했다. 설법 중 소리를 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기침하는 사람도 없었다. 마치 벌꿀을 거르고 있는 것을 숨도 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처럼 스승의 설법을 한마디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경청하고 있었다. 또 교답마의 제자는 그 중에 환속하는 자가 있더라도 스승과 법과 승가의 덕을 찬양하여 자신을 책하고,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 가르침의 청정한 행을 닦을 수 없었다고 한탄하며, 어떤 자는 재가 신자가 되고 혹은 절 머슴이 되어 오계를 지키고 있다. 이와 같이 교답마는 제자들로부터 존경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다이여, 그대는 나의 제자가 어떤 일로 나를 공경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세존이시여, 다섯 가지 일로써 공경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세존이 소식(小食)을 하는 일,

둘째는 세존이 어떠한 승복이라도 얻기만 하면 그것으로 기뻐하며 그 일을 찬양하는 일,

셋째는 어떠한 음식이라도 얻기만 하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것을 기뻐하는 일,

넷째는 앉고 눕는 어떠한 자리라도 얻기만 하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그것을 찬양하는 일,

다섯째로는 뜬세상을 피하여 은둔을 찬양하는 일이옵니다.“

“우다이여, 만약 소식과 소식을 찬양하는 일이 나의 덕이라고 한다면, 나의 제자들 중에는 빈바 열매의 반 정도 양의 소식자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바리때 가득히 먹고 때로는 이보다도 더 먹을 때도 있다. 또 만약 어떠한 옷을 얻었다고 하자. 즉 어떠한 옷이라도 얻기만 하면 만족하고 그것을 기뻐하는 것이 나의 덕이라고 한다면, 내 제자 중에는 쓰레기통이나 묘지에서 넝마를 주워와서 옷으로 만들어 입는 자도 있다. 나는 때로는 아름답고 훌륭한 재가자의 음식일지라도 얻기만 하면 그것에 만족하고 또 그것을 찬양하는 것이 나의 덕이라고 한다면, 내 제자들 중 집집마다 탁발하여 곡식의 이삭을 주워 먹되 집에 초치될 때에는 식사를 하지 않는 자도 있다. 그런데도 나는 때로는 초대를 받아 상등미의 훌륭한 쌀밥을 먹을 때도 있다. 또 어떠한 좌와(坐臥)일지라도 얻기만 하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또 그 일을 찬양하는 것이 나의 덕이라면, 내 제자들 중에는 나무 밑이나 노천에 자고 8개월 동안을 지붕 밑에 들지 않는 자까지 있다. 그런데도 나는 중각이나 또는 바람을 잘 막고 창이나 문이 잘 닫힌 집에서 자는 일도 있다. 또 세상을 피하여 은둔을 찬양하는 것이 나의 덕이라고 한다면, 내 제자 중에는 숲속에 들어가 인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살며 두 주일 만에 단 한번의 계문(戒文) 독송의 집회에 나오는 자도 있다. 그런데도 나는 제자, 신자, 왕자, 왕자의 신하, 이교도(異敎徒)의 사제(師弟)와 사귀어 지내는 일이 많다.

그러니 그대가 열거한 다섯 가지 법 때문에 제자들이 나를 존경하는 것은 아니다. 따로 다섯 가지 법이 있어서다. 그것은 훌륭한 계를 갖추고, 뛰어난 지견(知見)을 갖추고, 더할 수 없는 지혜가 있고, 사성제(四聖)에 대하여 밝게 설하여 인심을 격려하고, 각에 이르기 위한 갖가지 도를 설하여 제자들로 하여금 여실하게 닦게 하여 각을 열게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법으로써 내 제자들은 나를 존경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왕사성에 비사카(毘舍)라는 거사가 있었다. 집도 부하고 번창하여 같은 계급의 처녀인 단마진나를 맞이하여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나, 일찍이 세존의 가르침을 받아 재속(在俗)한 채로 각을 얻었다. 단마진나는 남편의 인도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는 몸이 된 후 출가할 뜻이 있어, 마침내 남편의 허락을 얻어 머리를 깎고 이승(尼僧)이 되어 오로지 도에 힘쓰는 몸이 되었다.

그후 비구니의 교단도 세존을 따라 왕사성의 죽림에 머물러 있었으므로 오랜만에 비사카는 단마진나를 찾아 문답을 하였다.

“비구니여, 중생들은 자아라는 말을 하는데, 세존은 이 자아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시는가요?”

“비사카여, 그 자아의 인(因)이 되는 것은 무엇이오?”

“자아의 인을 세존은 갈애라고 말씀하셨소.”

“비구니여, 그 자아의 멸이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갈애가 남김없이 소진된 것이 자아의 멸이라고 말씀하셨소.”

“비구니여, 그 자아의 멸에 이르는 도란 무엇일까요?”

“정견(正見), 정사(正思),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의 팔정도(八正道)가 자아의 멸에 이르는 도라고 말씀하옵니다.”

“비구니여, 자아라는 그릇된 생각은 왜 일어나며 또 어떻게 하면 그 그릇된 생각을 여읠 수 있을까요?”

“성자를 보지 않고 성자의 법을 모르며 성자의 법을 행하지 않는 자는 몸과 마음을 자아라고 생각하고, 몸과 마음을 갖는 것을 자아로 생각하고 자아 가운데는 몸과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고 또는 몸과 마음 속에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리하여 그릇된 자아라는 생각을 일으킵니다.

성자를 보고, 성자를 알고, 성자의 법을 행하면 이 잘못을 여읠 수 있습니다.”

 

 

비사카는 이 문답으로 마음이 기뻐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을 뵙고 이 문답을 남김없이 말씀드렸다. 세존은 말씀하시기를,

“비사카여, 단마진나는 지자(知者)이다. 그대가 나에게 이 뜻을 묻더라도 나는 단마진나가 이야기한 외에 더 말할 것이 없다. 왜냐하면 이것이 그 바른 이유이기 때문이다.”

세존은 후에 단마진나를 비구니 중에서 설법이 뛰어난 제일인자로 찬양하셨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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