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왕도(王道) 78

근와(槿瓦) 2014. 8. 31. 02:02

왕도(王道) 78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이리하여 사차카는 니건자(尼乾子)의 무리이면서도 깊이 세존의 가르침을 기뻐하고 진심으로 세존께 귀의하여 받드는 사람이 되었다. 어느 때 그는 많은 제자들을 이끌고 울사연(鬱延)의 성으로 향했는데, 파조타왕은 유명한 스승이 왔다고 크게 기뻐하여 맞았으며, 왕도에 관하여 그의 가르침을 청하였다. 사차카는 서서히 설해 나갔다.

 

 

“대왕이시여, 왕된 사람의 임무는 백성을 두호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 임금으로 불리는 소이는 백성의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법에 의해 백성을 두호하고 편안하게 감싸줌으로 임금이라 불리는 것이옵니다. 대왕이시여, 왕이 양민(養民)하는 것은 부모와 아기 사이 같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모는 아기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젖은 것을 갈아 주고 새로운 귀저기를 채워 주게 됩니다. 이와 같이 하여 백성에게 행복을 주고 괴로움을 덜어 주며 어여삐 기르는 것인데, 이렇게 하는 것은 임금이 백성을 나라의 보배로 삼기 때문이며, 백성이 편안하지 못하면 왕도가 서 있지 않다 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그렇기 때문에 임금된 자는 백성을 근심하여 잠시도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백성의 고락을 살피고 백성의 번영을 도모하며 그러하기 위해서는 항상 수해와 한해를 알고 바람과 비를 알며 결실의 선악을 알아, 백성의 근심과 선악을 알고 죄의 유무와 경중, 공의 유무 등을 알고 능히 상벌을 밝힙니다. 이와 같이 백성의 마음을 알고 임금의 위력으로써 이것을 지키며, 줘야 할 것을 때를 헤아려 주고 취할 것은 능히 헤아려 취하여 백성을 편안히 하는 것입니다. 이 백성에게서 마음이 떠나지 않고 백성을 잘 두호하는 것을 임금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왕중 왕은 전륜왕(轉輪王)이라 일컫습니다.

전륜왕은 그 가계(家系)가 바르고 그 선조는 존귀합니다. 사방을 통어하며 또 덕교를 수호하는 법왕입니다. 이 왕이 가는 곳에는 창과 칼도 없고 원한도 없습니다. 법에 의하여 덕을 베풀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며 사와 악을 항복시킵니다.

대왕이시여, 전륜왕은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악구(不惡口), 불양설(不兩舌), 불기어(不綺語), 불탐, 부진(不瞋), 불치(不癡)의 이 열 가지 선을 행하여 백성의 열 가지 악을 제거하고 가르침으로써 정치를 바루어 나간다면, 천하의 일은 뜻대로 이루어집니다. 또 그렇게 행하는 곳에는 창과 칼이 없고 원망이 없고 서로 범하는 일도 없으며, 백성은 화목하고 나라는 편안하며 각각 그 생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법왕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전륜왕은 왕중 왕입니다. 제왕은 전륜왕의 덕을 기뻐하여 전륜왕을 좇아 각각 그의 나라를 다스리고 그의 가르침을 등지지 말아야 합니다. 전륜왕은 제왕으로 하여금 각각 그의 나라를 편안케 하고 정법 밑에 왕된 의무를 이루게 하옵니다.“

이때 파조타왕이 묻기를,

“가르침에 의하고 법에 의한 왕자(王者)의 자비심을 근본으로 하여 백성을 두호하여야 할 것은 알았습니다만, 나쁜 짓을 범하는 자들을 여하히 처벌해야 하옵니까?”

“대왕이시여, 그것에 대해서도 역시 자비를 근본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밝은 지혜로써 능히 관찰하고 오법(五法)으로써 능히 처치하지 않으면 안 되옵니다.

 

오법이란,

그 첫째는 진실에 의지하되 불실에 의하지 않고 이것을 사실로써 따져 그 사실에 의하여 처단하는 일입니다.

그 둘째는 때에 따르되 비시(非時)에 의하지 않습니다. 이는 임금에게 힘 있을 때가 때인 것이며 힘이 없을 때가 비시인 것입니다. 힘 있을 때는 벌하되 효과가 있고 힘 없을 때는 처벌하되 어지러울 뿐이므로 때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셋째는 의에 의하되 불의(不義)에 의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죄를 범하는 자의 마음에 입각하여, 그것이 고의인가 고의가 아닌가를 간파하고 고의가 아니라면 용서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넷째는 부드러운 말에 의하되 거칠은 말에 의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그 죄가 법의 어느 것에 해당하는 가를 분명히 하고 죄가 되지 않도록 또 부드럽고 순한 말로 설유하여 그 죄를 깨닫게 하는 일입니다.

그 다섯째는 자비심에 의하되 노여운 마음에 의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죄를 미워하되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자비심을 근본으로 하여 죄를 범한 자는 그 죄를 회개하도록 하는 일입니다.”

 

 

 

“스승이여, 왕의 신료(臣僚)로서 나라의 대계(大計)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이기(利己)만을 구하고 뇌물을 취해 정도(政道)를 굽히고 민풍을 퇴폐케 하여, 이 때문에 백성이 서로 속이게 되고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업수이 여기며, 부한 자는 빈한 자를 속이고 곡(曲)으로써 직(直)을 굽혀 환란을 증장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충성스럽고 어진 선비는 숨거나 물러나며 아첨하는 자는 정권을 잡게 되어 마음 있는 자도 위해를 두려워하여 침묵한 채 말하지 않게 되며, 권리를 남용하여 사복을 채우면서 백성의 빈은 구제해 주질 않습니다. 이와 같이 정령은 행해지지 않고 정도가 이완되는 이유는 나라의 정치를 맡은 충절이 결한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자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이옵니까?”

 

 

 

“대왕이시여, 이와 같은 악인이야말로 백성의 행복을 빼앗는 도둑이며 나라의 가장 큰 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임금을 속이고 백성을 어지럽혀 일국의 환란의 근원을 이루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왕은 이러한 자를 가장 엄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대왕이시여, 또 법에 의하여 정사를 베푸는 왕이, 나라에 있어서도 부모가 기른 은혜를 생각하지 않고 처자에게만 마음을 기울여 부모를 공양하지 않고 혹은 또 부모의 소유물을 빼앗고 부모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자는 이 역시 가장 큰 죄로 묶어 수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은혜는 무겁고 일생 동안 마음을 다하여 효양하더라도 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임금을 대함에 충이 없고 어버이를 대함에 효가 없는 자는 가장 무거운 죄로 처벌해야 할 사람입니다.

 

 

 

대왕이시여, 법에 의하여 정사를 베푸는 왕이 나라에 있어서 불법승의 삼보에 대하여 믿는 바가 없고 절을 훼손하며 경을 불태우고 승려를 잡아 부리어 불법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는 것도 가장 무거운 죄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일체의 선행의 근본인 백성의 신념을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모두가 선근을 불태우고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자입니다.

대왕이시여, 이 세 가지의 죄가 가장 무겁습니다. 따라서 가장 엄하게 벌해야 할 것이며, 그 밖의 죄는 중죄라 하더라도 이에 비해 오히려 가볍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승이시여, 정법을 지키는 왕에 대하여 반역하는 적이 일어나고 또 외국으로부터 공략하는 자가 있다 할 때 군사를 일으켜 이에 진을 칩니다. 이때 왕은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마땅하옵니까?”

“대왕이시여, 정법의 왕은 이때 세 가지의 생각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은,

첫째로는 역적과 또는 외구(外寇)는 다만 국민을 죽이고 국민을 학대하는 일만을 생각하고 있으므로 나는 무력으로써 국민의 괴로움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로는 만약 방법이 있다면 칼을 쓰는 일이 없이 역적과 외구를 평정해야겠다는 것이고,

셋째로는 적을 될 수 있는 대로 사로잡아 죽이는 일이 없이 그 무력을 없애는 일입니다.

 

 

 

대왕이시여, 왕은 이 세 가지의 마음을 일으키고 그런 다음에 부서를 정하여 훈령하고 싸움에 임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한 뒤에 군사는 저절로 왕의 위광에 대하여 비겁한 생각을 버리고 왕의 위덕을 경외하며 왕의 은혜를 깨닫고 싸움의 성질을 깨달아 왕의 마음을 돕고 왕의 자비가 후일의 근심을 없이함을 기뻐하여 왕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일으켜 싸우게 됩니다. 이와 같이 싸워서 싸움에 이기면 싸움은 도리어 공덕이 있는 것으로 되는 것입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