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295-25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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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外道) 이학(異學)인 여러 니건의 무리들도 그와 같으나, 나는 그들을 위해서도 바른 법을 연설한다. 그 법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으며 마지막도 좋다. 뜻도 좋고 맛도 좋은 것이어서, 순일(純一)하고 원만하고 깨끗한 범행을 열어 보이고 나타낸 것이다. 그러므로 듣는 이가 많아도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적어도 그들을 위해 설법하나니, 만일 그들이 내가 설한 한 구절의 법에서라도 그 이치를 깨닫는다면 오랜 세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도사씨 촌장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나서 매우 두려운 마음이 생겨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래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잘못을 뉘우쳤다. 세존이시여, 저는 우매하고 어리석은 사람처럼 착하지 못하고 분별하지 못하여 세존의 처소에서 진실한 것을 살피지 못하고 거짓을 함부로 말하였습니다. 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떠나갔다.
916. 도사씨경 ③[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7권 10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라라는 마을에 있는 호의암라원에 계셨다. 그 때 니건의 제자인 도사씨라는 촌장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의논을 하려고 하는가? 니건야제자(尼揵若提子)가 무슨 말을 했는가? 촌장이 말했다. 저 니건야제자가 말하기를 '살생한 사람은 모두 다 지옥[泥犁]에 떨어진다. 그것을 많이 행할수록 그 때문에 저곳에 가서 태어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도둑질이나 삿된 음행이나 거짓말을 하면 다 지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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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다. 그것을 많이 행할수록 그 때문에 장차 그곳에 가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니건야제자의 말과 같이 '살생한 사람은 지옥에 떨어진다. 그것을 많이 행할수록 그 때문에 저곳에 가서 태어나게 된다'고 한다면, 어떤 중생도 지옥에 떨어질 사람이 없을 것이다. 촌장이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어떤 중생이 일체 시간 어느 때에 살생할 마음을 가지는가? 또 일체 시간 어느 때에 살생하지 않을 마음을 가지는가?……(내지)……어느 때에 거짓말을 할 마음을 가지는가? 어느 때에 거짓말하지 않을 마음을 가지는가? 촌장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사람들은 밤낮으로 살생할 마음을 가진 때는 적고,……(내지)…… 거짓말을 할 마음을 가지고 있는 때는 적으며, 살생……(내지)……거짓말을 할 마음을 가지지 않는 때가 더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그와 같다면 지옥에 떨어질 사람은 없지 않겠는가? 니건이 말한 것처럼 '살생한 사람은 다 지옥에 떨어지고, 그것을 많이 행할수록 장차 그곳으로 가서 태어나며……(내지)……거짓말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고 한다면 촌장이여, 저 큰 스승은 세상에 출현하여 생각하고 헤아리며 생각하는 자리에 들어가 머무를 것이다. 그는 범부의 지위에서 자기가 분별한 것을 말하는 것이고 마음대로 헤아려 제자들을 위해 '살생한 사람은 다 지옥에 떨어진다. 그것을 많이 익혀 행할수록 장차 그곳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내지)……거짓말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라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그 제자들은 그 말을 믿고, '우리 스승은 알아야 할 것을 다 아시고 보아야 할 것을 다 보아서 제자들을 위해 (만일 살생한 사람은 다 지옥에 떨어진다. 그것을 많이 익혀 행할수록 그 때문에 장차 그곳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라고 그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본래부터 살생 · 도둑질 · 삿된 음행 · 거짓말을 할 마음이 있었으니 장차 지옥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견해를 내고, 마침내 그 견해를 버리지 않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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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을 싫어하지 않으며,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하다가 미래 세상에서 살생을 버리지 않고……(내지)……거짓말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는 뜻이 완전히 해탈하지 못하고 지혜로 완전히 해탈하지 못한다. 뜻이 완전히 해탈하지 못하고 지혜로 완전히 해탈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성인을 비방하는 삿된 견해를 가지게 되고, 그런 삿된 견해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나쁜 곳인 지옥에 태어나느니라.
이와 같이 촌장이여, 중생의 번뇌는 원인[因]이 있고 조건[緣]이 있고, 중생의 업번뇌(業煩惱)도 원인과 조건이 있다. 촌장이여, 여래 · 응공 · 등정각 · 명행족 · 선서 · 세간해 · 무상상 · 조어장부 · 천인사 · 불세존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항상 중생들을 위해 살생하는 것을 꾸짖고 살생하지 않는 것을 찬양하시며, 도둑질 ·삿된 음행 · 거짓말하는 것을 꾸짖고 도둑질하지 않고 · 음행하지 않는 것 · 거짓말하지 않는 것을 찬양하신다. 그리하여 항상 이 법으로써 모든 성문(聲聞)들을 교화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좋아하게 하며 믿게 하고 존중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그들은 말하기를 '우리 스승님은 알아야 할 것을 다 아시고 보아야 할 것을 다 보셨기 때문에 살생하는 것을 꾸짖고 살생하지 않는 것을 찬양하시며,……(내지)……거짓말하는 것을 꾸짖고 거짓말하지 않는 것을 찬양하신다. 우리는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살생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스스로 뉘우치고 자책한다'라고 한다. 비록 그것으로써 저들로 하여금 업을 짓지 않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우선 이로 인하여 뉘우치고 꾸짖게 함으로써 미래 세상에서는 살생을 버릴 수 있고……(내지)……도둑질 · 음행 · 거짓말을 버릴 수 있다. 그리하여 바른 뜻이 완전히 해탈하고 지혜로 완전히 해탈하며, 뜻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여 완전하게 되면,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성취하며, 바른 견해를 성취한 인연으로 좋은 세계인 천상에 태어난다. 촌장이여, 이와 같이 원인이 있고 조건이 있어서 중생의 업번뇌가 청정하게 되느니라. 촌장이여,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공부한다. 즉 살생할 마음이 적게 일어나는가, 살생하지 않을 마음이 많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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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가를 때를 따라 밤낮으로 관찰한다. 그래서 만일 살생할 마음이 있으면 곧 '이것은 옳지 못하고 생각할 것도 못된다'라고 스스로 뉘우치고 꾸짖는다. 만일 살생할 마음이 없으면 원한도 없고 미움도 없어서 마음에 따라 기뻐함이 생긴다. 따라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희열이 생기고 희열이 생기고 나면 마음이 의지하여 쉬고, 마음이 의지하여 쉬고 나면 마음에 즐거움을 느끼고, 마음에 즐거움을 느끼고 나면 마음이 안정된다. 마음이 안정되고 나면 거룩한 제자의 마음은 자애로움[慈]과 하나가 되어, 원한도 없고 미움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넓고 크기가 한량없어 한 방위를 가득 채우고 정수(正受 : 禪定)에 머문다. 두 방위 · 세 방위……(내지)……네 방위와 네 간방[四維]과 상 · 하 그리고 온 세상에 마음이 자애로움과 하나가 되어 원한도 없고 미움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넓고 크기가 한량없이 잘 닦아 익혀서 모든 방위를 가득 채우고 완전하게 정수에 머무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손톱으로 흙을 조금 집어 도사씨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어떠냐? 촌장이여, 내 손톱의 흙이 많으냐, 대지(大地)의 흙이 많으냐? 촌장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손톱의 흙은 너무나 적고, 대지의 흙은 그 수효가 한량없이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손톱 위의 흙은 너무 적고 대지의 흙은 그 수효가 한량없는 것과 같이, 마음이 자애로움과 함께 하여 닦아 익히고 더욱 많이 닦아 익히면, 모든 한량 있는 업[有量業:惡業]은 손톱 위의 흙과 같아서, 그를 나쁜 곳으로 끌고 갈 수도 없고[나쁜 곳으로 끌고 갈 수가 없다고 한 것은 지옥을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런 곳에서 머무르게 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이 도둑질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으로 다스리고, 삿된 음행은 기뻐하는 마음[喜心]으로 다스리고, 거짓말은 평정한 마음[捨心]으로 다스리면, 그것과 이것은 견줄 수가 없을 것이니라. 이렇게 말씀하실 때, 도사씨 촌장은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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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래서 촌장은 법을 보고 법을 얻었으며, 법을 깨닫고 법을 알고 법에 깊이 들어가 온갖 의심을 여의며, 남을 의지하지 않고 남을 따르지 않으며, 바른 법과 율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르게 여민 뒤에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미 벗어났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뛰어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비구스님들께 귀의하여, 이 목숨 다하도록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등불을 구하는 어떤 사람이 말꼬리를 가져다가 심지를 만들고 불을 붙여 보려고 하였으나, 끝내 빛을 얻지 못하고 부질없이 제 스스로만 지쳐 결국 등불을 구하지 못한 것처럼, 저도 그와 같아서 밝은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저 어리석은 니건자의 처소에서 어리석은 이를 친근히 하고 어리석은 이와 화합하고 어리석은 이를 받들어 섬기느라 부질없이 제 자신만 수고롭게 하고 밝은 지혜는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제 거듭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비구스님들께 귀의하나이다. 그리하여 지금부터는 이후로는 저 어리석고 착하지 못하며 분별할 줄 모르는 니건의 처소에서는 조그마한 믿음이나 조그만 공경이나 조그마한 애정이나 조그마한 기억까지도 이제 멀리 여의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세 번째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비구스님들께 귀의하여, 이 한 목숨 마칠 때까지 우바새가 되어 제 마음을 스스로 청정하게 하겠습니다. 그 때 도사씨 촌장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917. 삼종조마경(三種調馬經)[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1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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