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280-25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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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왕정경(王頂經)[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7권 6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첨바국(瞻婆國) 게가지(揭伽池) 곁에 계셨다. 그 때 왕정(王頂)이라는 촌장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왕정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요즘 중생들은 두 극단[二邊]에 의지하고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첫째는 비천하고 하열하고 농부와 보통 범부들이나 즐기는 다섯 가지 욕망을 좋아하고 탐닉하는 것이요, 둘째는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을 써서 바르지 않고 이치에 맞지 않는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다. 촌장이여, 비천하고 하열하고 농부와 보통 범부들이나 좋아 즐기는 욕락(欲樂)에도 세 가지가 있고,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으로 바르지 않고 이치에 맞지 않은 이익을 얻으려는 데 에도 세 가지가 있다. 촌장이여, 어떤 것이 비천하고 하열하고 농부와 보통 범부들이나 좋아 즐기는 욕락(欲樂)의 세 가지인가?
어떤 욕락을 누리는 사람은 법답지 않게 함부로 취하여, 제 자신을 안락하고 기쁘게 하지도 않고, 부모를 공양하거나 형제 · 처자 · 노비(奴婢) · 권속 · 벗 · 아는 이를 돌보지도 않으며, 또한 때를 따라 사문 바라문에게 공양함으로써 좋은 곳에 태어나 안락을 누리는 과보인, 즉 미래에 천상에 태어나기를 애타게 구하지도 않는다. 이것을 첫 번째 세간의 욕락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또 촌장이여, 어떤 욕락을 누리는 사람은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함부로 재물을 취하여, 제 자신을 안락하고 기쁘게 하며, 부모를 공양하기도 하고 형제 ·처자 · 노비 · 권속 · 벗 · 아는 이를 돌보아 주기는 하되, 때를 따라 사문 바라문에게 공양함으로써 훌륭한 곳에 태어나 안락을 누리는 과보인, 즉 미래에 천상에 태어나기를 애타게 구하지는 않는다. 이것을 두 번째 욕락을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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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또 촌장이여, 어떤 욕락을 누리는 사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하고 함부로 취하지 않아, 제 자신을 안락하고 기쁘게 하며, 부모를 공양하기도 하고, 형제 · 처자 · 노비 · 권속·아는 이를 돌보기도 하며, 또 때를 따라 사문 바라문에게 공양함으로써 훌륭한 곳에 태어나 안락을 누리는 과보인, 즉 미래에 천상에 태어나기를 구하기도 한다. 이것을 나는 세 번째 욕락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촌장이여, 나는 욕락을 누리는 사람이 누구나 다 한결같이 평등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하천한 사람이 누리는 욕락과 그 중간 사람이 누리는 욕락과 매우 훌륭한 사람이 누리는 욕락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하천한 사람이 누리는 욕락인가? 이른바 법답지 않게 함부로 취하고,……(내지)……훌륭한 곳에 태어나 안락을 누리는 과보인, 즉 미래에 천상에 태어나기를 애타게 구하지도 않는 것이니, 이것을 나는 하천한 사람이 누리는 욕락이라고 말한 다. 어떤 것이 중간 사람이 누리는 욕락인가? 이른바 그가 누리는 욕락이란 법답거나 법답지 않게 함부로 재물을 취하여,……(내지)……미래에 천상에 태어나기를 애타게 구하지도 않는 것이니, 이것을 나는 두 번째 중간 사람이 누리는 욕락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이 훌륭한 사람이 누리는 욕락인가? 이른바 그는 법답게 재물을 구하고,……(내지)……미래에 천상에 태어나기를 구하는 것이니, 이것을 나는 세 번째 훌륭한 사람이 누리는 욕락이라고 말하느니라.
어떤 것이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을 써서 바르지 못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이익을 얻으려는 세 가지인가? 어떤 이는 제 자신을 괴롭혀서 고갈된 삶을 살아간다.[고행(苦行)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자신의 몸을 괴롭히는 것으로 그렇게 평생 괴롭게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계를 범하고 계를 더럽혔으나, 그는 온갖 고행(苦行)을 닦고 열심히 방편을 써서 머물 곳에 머문다. 그렇지만 그는 현재 세상에서 불꽃처럼 왕성한 번뇌를 여의거나 인간 세상의 법을 초월하거나 훌륭하고 묘한 지견으로 안락하게 머물거나 하지 못한다. 촌장이여, 이것이 내가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으로 고갈된 삶을 살아간다고 말한 첫 번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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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으로 고갈된 삶을 살아가는 어떤 사람은, 애초에 계를 범하거나 계를 더럽히지 않고서 갖가지 고행을 닦지만, 그 또한 이로 말미암아 현재 세상에서 불꽃처럼 왕성한 번뇌를 여의거나 인간 세상의 법을 초월하거나 훌륭하고 묘한 지견으로 안락하게 머물거나 하지는 못한다. 이것이 내가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으로 고갈된 삶을 살아간다고 말한 두 번째이니라. 또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으로 고갈된 삶을 살아가는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계를 범하거나 계를 더럽히지 않고서 온갖 괴로운 방편을 닦지만, 현재 세상에서 불꽃처럼 왕성한 번뇌를 여의지는 못하고, 인간 세상의 법을 초월하거나 뛰어난 훌륭하고 묘한 지견으로 안락하게 머물기는 합니다. 이것이 내가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으로 고갈된 삶을 살아간다고 말한 세 번째이니라. 촌장이여, 나는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써서 고갈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평등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에 하천한 사람이 있음을 말하고,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에 중간인 사람이 있음을 말했으며,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에 훌륭한 사람이 있음을 말한 것이다.
어떤 것이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 중에 하열한 사람인가? 만일 그가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으로 처음에는 계를 범하고 계를 더럽혔으나,……(내지)……훌륭하고 묘한 지견으로 안락하게 머물지 못하면, 이것을 나는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 중에 하열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이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 중에 중간쯤 되는 사람인가? 만일 그가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써서 애초에 계를 범하거나 더럽히지 않고,……(내지)……훌륭하고 묘한 지견으로 안락하게 머물지 못하면, 이것을 나는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 중에 중간쯤 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떤 이가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 중에 훌륭한 사람인가? 만일 그가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써서 고갈된 삶을 살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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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계를 범하거나 계를 더럽히지 않고서,……(내지)……훌륭하고 묘한 지견으로 안락하게 머물지 못하면[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불(不)'자가 있지만, 본문 앞 문장의 내용과,『별역잡아함경』제7권 여섯 번째 소경의 내용을 고려해 볼 때 '불'자는 생략하거나, '소(少)'자로 바꿔야 문의(文意)에 적합할 듯하다.], 이것을 나는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는 사람 중에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하느니라. 촌장이여, 이것을 이른바 제 자신을 괴롭히는 방편을 쓰지만, 그 괴로움은 법답지 않고 바르지 않으며 이치에 맞지 않는 이익을 구하는 세 가지이니라. 촌장이여, 비천하고 하열하고 농부와 보통 범부들이나 좋아 즐기는 세 가지 욕락(欲樂)으로 향하지 않고,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을 쓰지만, 그 괴로움은 법답지 않고 바르지 않으며 이치에 맞지 않는 이익을 구하는 세 가지로 향하지 않는 길[道]이 있고 방도[跡]가 있다.
촌장이여, 어떤 길과 어떤 방도가 세 가지 욕락을 누리는 것과, 세 가지 제 자신을 괴롭게 하는 방편으로 향하지 않게 하는가? 촌장이여, 탐욕이 장애가 되기 때문에 혹 제 자신을 해치려 하거나 남을 해치려고 하며, 혹은 자기와 남을 한꺼번에 해치려고 한다. 그래서 현세와 후세에서 그 죄의 과보(果報)를 받아 마음에 근심하고 괴로워한다. 또 성냄과 어리석음이 장애가 되기 때문에 혹 제 자신을 해치려 하거나 남을 해치려고 하며, 혹은 자기와 남을 한꺼번에 해치려고 한다. 그래서 현세와 후세에서 그 죄의 과보를 받아 마음으로 근심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므로 만일 탐욕의 장애를 여의면, 방편으로 제 자신을 해치려 하거나 남을 해치려 하거나, 혹은 제 자신과 남을 한꺼번에 해치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현세나 후세에서 그 죄의 과보를 받지 않아 그 마음[心]과 마음작용[心法]에 있어 항상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이와 같이 성냄과 어리석음의 장애를 여의면, 제 자신을 해치려 하지 않고 남을 해치려 하지 않으며, 제 자신과 남을 한꺼번에 해치려 하지 않을 것이고, 현세와 후세에서 그 죄의 과보를 받지 않아, 그 마음과 마음작용에 있어 항상 안락함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세상에서 불꽃처럼 치열한 번뇌를 여의어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열반과 가까워질 것이고, 곧 현재 세상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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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스스로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니라.
촌장이여, 이와 같이 현재 세상에서 불꽃처럼 치열한 번뇌를 영원히 여의면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열반과 가까워질 것이고, 곧 현재 세상에서 그 몸으로 스스로 깨달아 알 것이라고 한 것은, 바른 소견과……(내지)……바른 선정의 여덟 가지 거룩한 길을 수행해야 그렇게 될 수 있느니라.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 왕정 촌장은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 때 왕정 촌장은 법을 보고 법을 얻었으며 법을 알고 법에 깊이 들어가 의심에서 벗어나되,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바른 법과 율로써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르게 여미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제도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부터 부처님과 법과 비구스님들께 귀의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그 때 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913. 갈담경(竭曇經)[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7권 7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역사(力士 : 나라 이름)국[고대 인도 16대국 가운데 한 나라로 말라국(末羅國)을 말한다.]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울비라(鬱鞞羅)라는 곳에 이르시어 앵무염부림(鸚鵡閻浮林)에 계셨다. 그 때 갈담(竭曇)[소경의 뒷부분과 명본(明本)에는 게담(揭曇)으로 되어 있다.] 촌장은 사문 구담(瞿曇)께서 역사국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울비라라는 마을에 있는 앵무염부림에 이르시어 현재 세상의 괴로움의 발생원인[苦集]과 괴로움의 소멸[苦沒]에 대하여 연설하신다는 말을 듣고, '내가 당장 저 사문 구담을 찾아가야 하겠다. 만일 내가 사문 구담을 찾아가면 그는 틀림없이 나를 위해 현재 세상의 괴로움의 발생원인과 괴로움의 소멸에 대하여 설명해주실 것이다.' 그리고는 곧 울비라 마을로 가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 발...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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