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265-25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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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32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905. 외도경(外道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6권 14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섭(摩訶迦葉)과 존자 사리불(舍利弗)은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있었다. 그 때 많은 외도 출가자들이 존자 사리불에게 나아가 존자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다음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존자 사리불에게 말했다. 어떻습니까? 사리불이시여, 여래께서는 후세(後世)에 나고 죽음이 있습니까?[여래는 사후(死後)에도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사리불이 말했다. 외도들이여, 세존께서는 그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無記]. 또 물었다. 어떻습니까? 사리불이여, 여래는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습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외도들이여, 세존께서는 그것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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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여, 여래께서는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기도 하고 나고 죽음이 없기도 합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그것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또 물었다. 사리불이여, 여래께서는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는 것도 아닙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외도들이여, 세존께서는 그것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여러 외도 출가자들이 존자 사리불에게 또 물었다. 무슨 까닭에 저희가 여래께서는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는지,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지, 후세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지, 후세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지를 질문하였는데, 매번 답하기를 '세존께서는 그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라고 대답하십니까? 무슨 까닭에 상좌(上座)께서는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처럼 잘 대답하지도 못하시고 분별하지도 못하시며, 마치 어린애처럼 자기 주장이 뚜렷한 지혜가 없습니까? 이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버렸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섭과 존자 사리불은 서로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나무 밑에 앉아서 제각기 낮 선정에 들어 있었다. 존자 사리불은 여러 외도 출가자들이 떠나버린 것을 알고 나서, 존자 마하 가섭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여러 외도 출가자들과 이야기했던 일을 존자 마하 가섭에게 자세히 말했다. 존자 마하 가섭이시여, 무슨 인연(因緣)으로 세존께서는,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는지,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는지,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지,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지에 대해 확실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존자 마하 가섭이 사리불에게 말했다. 만일 여래께서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다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은 색(色)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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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것이요, 만일 여래께서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다고 말씀하신다면 그것도 색이 되는 것입니다. 만일 여래께서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다던가, 후세에는 나고 죽음이 없다고 말씀하신다 해도 그것은 색이 되는 것이요, 만일 여래께서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지도 않고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것도 색이 되는 것입니다. 여래께서는 색이 이미 다하셨고 마음이 잘 해탈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다고 말하면 그것은 옳지 못하고,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다거나, 후세가 있기도 하고 후세가 없기도 하다거나, 또는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후세에 나고 죽음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더라도 그것도 또한 옳지 않습니다. 여래는 색이 이미 다하였고 마음이 잘 해탈하셨으며, 매우 깊고 넓고 크며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분으로서 적멸열반(寂滅涅槃)에 드셨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만일 여래께서 후세의 나고 죽음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곧 수(受)가 되고, 상(想)이 되며, 행(行)이 되고 식(識)이 되며, 움직임[動]이 되고 생각함[慮]이 되며, 헛된 속임수[虛誑]가 되고 유위(有爲)가 되며 애욕[愛]이 되고,……(내지)……후세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는 것에 대해서도 또한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여래는 애욕[愛]이 이미 다하셨고 마음이 잘 해탈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후세가 있다고 말하는 것도 옳지 않고, 후세가 없다고 말하거나, 후세가 있기도 하고 후세가 없기도 하다고 말하던가, 후세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그것도 옳지 않습니다.
여래는 애욕이 이미 다하셨고 마음이 잘 해탈하여, 매우 깊고 넓고 크며,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적멸열반에 드셨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이와 같은 인(因)과 이와 같은 연(緣)이 있기 때문에 누가 세존께 '여래는 있는가 없는가, 혹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가, 또 후세에 나고 죽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가?' 하고 물어도 정확하게 말씀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하기를 마치고 제각기 본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갔다.
906. 법손괴경(法損壞經)[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6권 15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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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섭은 사위국 동쪽 공원에 있는 녹자모(鹿子母) 강당에 있었다. 그는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因緣)으로 세존께서 과거에는 여러 성문(聲聞)들을 위해 계를 적게 제정하셨는데도 그 때의 비구들은 대부분 마음으로 즐겁게 여기며 배우고 익혔는데, 지금은 성문들을 위해 많은 계를 제정하셨는데도 모든 비구들이 즐겁게 여겨 익히고 배우는 이가 적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가섭아, 지금은 명탁(命濁) · 번뇌탁(煩惱濁) · 겁탁(劫濁) · 중생탁(衆生濁) · 견탁(見濁)[이것을 통틀어 5탁(濁)이라고 한다. 즉 악세(惡世)에 생겨나는 다섯 가지의 혼탁한 것들로서, 첫째 명탁(命濁)은 인간의 수명이 점점 단축되는 것이요, 둘째 번뇌탁(煩惱濁)은 탐욕·성냄·어리석음 등의 번뇌가 일어나 성행하는 것이요, 셋째 겁탁(劫濁)은 기근(饑饉)·질병·전쟁 등의 악업(惡業)이 일어나는 것이요, 넷째 중생타(衆生濁)은 인간의 과보가 점점 쇠해져 중생의 마음이 둔감해지고 신체가 허약해지며, 고통은 많고 행복은 적어지는 것이요, 다섯째 견탁(見濁)은 각종 삿된 생각과 나쁜 견해가 성행하는 것을 말한다.]으로 인하여 중생들의 착한 법이 퇴보하여 줄어들었기 때문에, 대사(大師 : 부처님 자신을 지칭하는 말)가 성문들을 위해 많은 계를 제정하였으나 즐겨 배우고 익히는 이가 적은 것이다.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겁(劫)이 무너지려고 할 때가 되면 진짜 보물이 다 없어지지는 않았으나, 온갖 비슷한 가짜 보배가 세상에 나오나니, 가짜 보배가 세상에 나오면 진짜 보배는 곧 사라지고 만다.[이 비유는 비슷한 상법(像法)이 세상에 출현하면, 정법(正法)은 사라지게 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가섭아, 여래의 바른 법이 사라지려고 할 때가 되면 비슷한 상법(像法)이 나오나니, 비슷한 상법이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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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면 바른 법은 곧 사라지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에서 많은 보배를 배에 가득 실으면 배가 곧 가라앉고 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여래의 바른 법은 그렇지 않고 차츰차츰 사라진다. 여래의 바른 법은 지계(地界)에도 부서지지 않고, 수계(水界) · 화계(火界) · 풍계(風界)에도 부서지지 않는데, ……(내지)……나쁜 중생들이 세상에 나와, 온갖 악(惡)을 즐겨 행하고 온갖 악을 행하려 하며, 또 온갖 악을 성취해 가지고 법 아닌 것을 법이라고 말하고 법을 법이 아니라고 하며, 율(律)이 아닌 것을 율이라고 하고 정작 율은 율이 아니라고 하여, 비슷한 법의 글귀와 뜻이 불꽃처럼 성하면 여래의 바른 법은 여기서 사라지게 되느니라.
가섭아,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서 여래의 바른 법을 사라지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만일 비구가 큰 스승님에 대해서 공경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지도 않으면서 거기에 의지해 살아가고, 그의 법이나 학문이나 또는 가르침을 따르는 이나 깨끗한 행을 행하는 이, 즉 큰 스승님이 칭찬하는 사람들을 공경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간다면 가섭아, 이것을 이른바 다섯 가지 인연으로 인하여 바른 법이 사라진다고 하는 것이니라.
가섭아, 또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 여래의 바른 법과 율을 사라지지 않게 하고 잊혀지지 않게 하며 물러나지 않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만일 비구가 큰 스승님에 대하여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가고, 그의 법과 학문과 가르침을 따르는 이와 온갖 깨끗한 행[梵行]을 행하는 이들인, 즉 큰 스승님이 칭찬하고 찬양하는 사람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면서 거기에 의지해 살아가는 것이다. 가섭아, 이것이 이른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서 여래의 법과 율을 사라지지 않게 하고 잊혀지지 않게 하며 물러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가섭아, 마땅히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한다. '큰 스승님을 반드시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면서 의지해서 살아가자. 그리고 그 법과 학문과 가르침을 따르는 이와 깨끗한 행을 행하는 사람들인, 즉 큰 스승님께서 찬탄하시는 사람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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