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945-18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941 / 2145] 쪽
'존자께서 계시는 곳에는 상좌가 있습니까?' '상좌가 있습니다. 대왕이여, 그 분은 부처님께 수기[記]를 받은 사람으로서 이름은 빈두로(賓頭盧)[산스끄리트어로는 Pi olabharadv ja라고 함. 16나한(羅漢) 가운데 한 사람. 한역하여 부동이근(不動利根)이라 하며, 부처님의 제자. 빈두로는 이름이고, 파라타(頗羅墮)는 성임. 흰머리에 긴 눈썹을 가진 나한으로 원래 발차국(跋蹉國) 구사미성 보상(輔相)의 아들로 태어남. 어렸을 때 불교에 귀의하여, 출가해서는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여러 곳으로 다니며 전도함. 부처님께서 득도하시고 6년 뒤에 이 나한이 왕사성에서 신통력을 나타냈다가 외도들의 조소를 받은 일로 부처님께서 이 뒤로는 부질없이 신통력을 나타내지 말라 하시고서 서구야니주(西瞿耶尼洲)에 가서 4부대중을 교화하고 부처님 법을 전하게 함. 뒤에 다시 돌아와서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서 열반에 들지 않고 남인도의 마리산에 머물며 불멸 후에 중생을 제도하며, 말세의 공양을 받아 대복전(大福田)이 되었으므로 주세(住世)아라한이라고 일컬어짐. 훗날 인도의 대승 사찰에서는 문수(文殊)를 상좌로 함에 대하여 소승의 사찰에서는 빈두로를 상좌로 하는 풍습이 생김. 우리나라에서도 독성(獨聖)·나반존자(那畔尊者)라 하여 절마다 봉안하기도 함.] 라 합니다. 그 분은 상좌이니 이 자리에 앉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가운데에 부처님을 직접 뵌 비구가 있습니까?' '있습니다. 대왕이여, 빈두로께서는 아직도 옛날처럼 이 세상에 살고 계십니다.' 왕이 다시 말한다. '그 비구를 만나 뵐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오래지 않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곧 오실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 큰 기쁨이 생겨 게송으로 말한다. 나 이제 기쁘게도 이익 얻게 되었네. 나를 거두어 받아주셨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내 눈으로 직접 존자 빈두로를 뵙게 하시네. 그 때 존자 빈두로가 차례대로 뒤를 따르는 한량없는 아라한을 거느리고
[942 / 2145] 쪽
오는데, 마치 큰기러기가 허공을 날아오는 것 같은 것이다. 그가 상좌의 자리에 앉자 여러 비구 스님들은 제각기 예경(禮敬)하고 차례로 앉는다. 그 때 왕이 존자 빈두로를 보니 머리는 희고 몸은 벽지불(辟支佛)과 같다. 머리를 그의 발에 대어 예를 올린 뒤에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서 존자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게송으로 말한다. 내가 지금 왕의 자리에 있어 이 염부제를 통솔하면서도 그것을 기쁨으로 여기지 않았는데 이제 존자를 뵙게 되었네. 나 이제 존자를 뵙게 되니 이는 곧 산 부처님 뵌 것이라 내 가슴 떨려 뛰는 것 왕 자리 얻을 때보다 더하기만 하네. 왕은 다시 존자에게 묻는다. '존자께서는 삼계에서 우러러 존경하는 세존을 뵈었습니까?' 그 때 존자 빈두로는 손으로 눈썹을 치켜들고 왕을 보면서 말한다. 나는 여래를 뵈었네. 이 세상 무엇으로도 비유할 수 없는 분 그 몸은 황금빛에 서른 두 가지 상호. 얼굴은 깨끗한 보름달 같고 맑은 음성은 너무도 부드러우며 모든 번뇌의 시달림 항복 받아 언제나 적멸에 들어 계셨네.
[943 / 2145] 쪽
왕이 다시 묻는다. '존자는 어디에서 부처님을 뵈었습니까?' '여래께서 5백 아라한과 함께 처음으로 왕사성에서 안거하셨을 때, 저도 그 때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대모니(大牟尼) 세존께서는 욕심을 여읜 이들에게 둘러싸여 왕사성에 계시면서 여름 석 달의 안거(安居)를 지내셨네. 나도 그 때 그 대중들 속에 있으면서 언제나 여래 곁에 머물렀으니 이제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나는 직접 눈으로 참 부처님 뵈었네. '또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계실 때 크게 신통력을 일으켜 갖가지로 변화하시고, 모든 부처님 형상을 지어 모든 곳에 두루 계셨는데, 나아가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색구경천(色究竟天)을 말함. 색계(色界) 18천 가운데 맨 꼭대기에 있는 하늘로 5불환천(不還天)의 하나이고, 4선천(禪天) 가운데 가장 위의 하늘임.]까지 이르렀었습니다. 저도 그 때 그곳에 있으면서 여래의 갖가지 변화와 신통의 모습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래께서는 신통력으로 모든 외도 항복 받으시고 부처님 시방세계 거니실 때 나는 그 모습 친히 보았네.
[944 / 2145] 쪽
'다시 여래께서 천상에서 그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실 때 저도 또한 그 자리에 있었는데, 어머니를 위한 설법을 마치시고는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천상에서 승가사국(僧迦奢國)으로 내려 오셨습니다. 그 때 나는 이 두 가지 일을 보았습니다. 즉 천인(天人)들이 복과 즐거움을 받았고, 우파라(優波羅)[산스끄리트어로는 Utpalavar 라고 함. 비구니 이름으로 즉 연화색(蓮華色)비구니를 말함.]비구니가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한량없는 권속들을 거느리고 허공을 타고 내려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갔는데, 저도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래께서는 천상에 계시면서 거기서 여름 안거 지내셨으니 저도 모니(牟尼)의 권속으로서 또한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또 세존께서는 5백 아라한들과 함께 사위국에 계셨었습니다. 그 때 급고독(給孤獨) 장자의 딸이 마침 부루나발타나국(富樓那跋陀那國)에 있었는데, 그녀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였습니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은 각자 허공을 타고 그곳으로 갔고, 저도 그때 신통력으로 큰산을 끼고서 그곳으로 가 공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저를 꾸짖으셨습니다. (너는 어찌하여 그런 신통력을 부리느냐? 내 이제 너에게 벌을 주리라. 너는 언제나 이 세상에 있으면서 열반에 들지 말고 내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켜 멸하게 않게 하라.)' 곧 게송으로 말한다. 세존께서는 5백 비구와 함께 그 여인의 청을 받았고 그 때 나는 신통력으로
[945 / 2145] 쪽
큰산을 끼고 그곳으로 갔었네. 세존께서는 내게 벌을 주시되 세상에 머물면서 열반에 들지 말고 내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켜 법이 멸해 없어지게 않게 하라 하였네. '또 여래께서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실 때, 왕께서는 두 소년과 함께 모래밭에서 장난치다가,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모래를 떠서 부처님께 바쳤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소년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내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 뒤에, 이 소년은 파련불읍(巴連弗邑)에서 왕위를 받아 염부제를 통솔할 것이고, 이름을 아육(阿育)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내 사리를 널리 전파하고 하루동안에 8만 4천 개의 탑을 지을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지금의 왕이 곧 그 소년입니다. 저도 그 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왕께서 소년이었을 때 모래를 부처님께 바치자 부처님께서 왕에게 수기를 주셨는데 그 때 나도 바로 그 자리에 있었네. 그 때 왕이 존자에게 말한다. '존자께서는 지금 어디서 머물고 계십니까?' 존자가 왕에게 대답한다. '범행을 닦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북쪽 산에서 지내는데 산 이름은 건타마라(揵陀摩羅)[산스끄리트어로는 Gandham dana라고 함. 이것을 향취산(香醉山)·향적산(香積山)이라고도 쓰는데, 현재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마나사(m nasa)호 북쪽 기슭의 카이라사(kail sa)산을 말함.]입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아함경-955-191 (0) | 2016.12.15 |
---|---|
잡아함경-950-190 (0) | 2016.12.14 |
잡아함경-940-188 (0) | 2016.12.11 |
잡아함경-935-187 (0) | 2016.12.09 |
잡아함경-930-186 (0) | 2016.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