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910-18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906 / 2145] 쪽
'아들아, 그런 짓을 하지 말라.' 이렇게 세 번을 타일렀으나, 그는 착하지 못한 마음을 내어 곧 그 부모를 죽인 뒤에 그곳에 다다른다. 그러자 사신들이 묻는다. '무엇 때문에 빨리 오지 않고 시간이 오래 경과되었는가?' 그 때 그 흉악한 사람은 위의 사실을 자세히 말하고, 사신들은 이 일을 또 왕에게 자세히 말한다. 왕은 곧 그에게 명령한다. '나에게 죽어 마땅할 일을 저지른 죄인이 있는데 네가 알아서 처리하라.' 그가 왕에게 아뢴다. '저를 위해 집을 지어 주십시오.' 왕은 곧 그를 위해 집을 지어주는데 방은 매우 단아하고 장엄하며, 문은 오직 하나만 내었는데, 그 문 역시 매우 정미로우면서도 장엄하다.그 안에는 죄를 다스리도록 모형을 벌려놓은 광경은 마치 지옥과 같고, 그 감옥 또한 매우 훌륭하고 좋다. 그 때 그 흉악한 사람은 왕에게 말한다. '이제 왕에게 간절히 원하옵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이 안에 들어오면 다시는 나가지 못하게 하소서.' 왕이 대답한다. '네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리라.' 그 때 그 백정은 절에 가서 여러 비구들의 지옥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 때 어떤 비구가 지옥경(地獄經)을 설명한다. '중생이 지옥에 태어나면 지옥에서는 곧 그 죄인을 잡아, 뜨거운 쇠집게로 그 입을 벌리고 뜨거운 쇠구슬을 그 입에 넣으며, 다음에는 끓는 구리쇳물을 입에 쏟으며 다시금 쇠도끼로 그 몸을 자르고, 그 다음에는 형틀과 사슬로 그의 몸을 묶는다. 그 다음에는 불수레[火車]와 숯불이 가득한 화로[鑪炭], 그 다음에는 끊는 쇠솥[鐵鑊], 그 다음에는 뜨거운 잿물이 흐르는 강[灰河], 그 다음에는 칼산[刀山]과 칼나무[劍樹] 등이 있는데 더 자세한 내용은 천오사경(天五使經)에서 설한 바와 같다.' 그 백정은 비구가 이런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자신이 있는 곳에다 그가 말한 대로 죄를 다스리는 모형을 만들고 이 방법대로
[907 / 2145] 쪽
죄인을 다스린다. 어느 때 한 상인 우두머리가 그 부인을 데리고 큰 바다로 나아간다. 바다로 나갔을 때 그 부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위해(爲海,Samudra)라 한다. 이렇게 10여년 동안 바다에서 살면서 온갖 보물을 캐어 고향으로 돌아오다가, 도중에서 5백 명의 도둑을 만난다. 도둑들은 그 상인을 죽이고 그의 보물을 빼앗는다. 그 때 그 상인의 아들은 아버지가 죽는 것을 목격하고 보물을 잃게 되자, 세상의 괴로움이 싫어진 까닭에 여래의 법에 출가한다. 그는 도를 배우고 그의 본래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여러 나라를 유행(遊行)하다가, 파련불읍에 이른다. 그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그 백정의 집에 잘못 들어가게 된다. 그 때 그 비구는 멀리서 집 안을 보게 되는데, 불수레와 숯불이 그득한 화로 등으로 중생을 다스리는 것이 지옥과 같은 것을 보고 곧 두려움이 생겨 털이 다 곤두서서 이내 문을 나오려고 한다. 그 때 그 흉악한 백정이 곧 달려와 그 비구를 붙잡고 말한다. '이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너는 이제 여기서 죽게 되리라.' 비구는 그 말을 듣고 몹시 슬픈 마음에 눈물이 눈에 글썽글썽할 것이고, 백정은 그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다. '너는 왜 어린애처럼 우는가?' 그 때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한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원하여 해탈을 구했건만 구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으니 그러므로 눈물 흘리며 우는 것이네. 사람 몸으로 태어나기 극히 어렵고 출가하는 것 또한 그러한데 다행히 석씨의 사자왕을 만났건만
[908 / 2145] 쪽
이제는 다시 뵙지 못하게 되었구나. 그 때 백정[兇主]이 비구에게 말한다. '너는 이제 틀림없이 죽을 것인데 무엇을 그렇게 근심하고 괴로워하는가?' 비구는 다시 슬픈 목소리로 대답한다. '나에게 잠시만 생명을 빌려다오. 한 달이면 된다.' 그러나 그 흉악한 백정은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날짜를 하루씩 줄여 나가다 이레만 더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허락한다. 그 때 비구는 오래지 않아 죽을 줄 알고, 용맹 정진하여 좌선하며 마음을 쉬었으나, 끝내 도를 얻지 못한 채 이레를 맞게 된다. 그 때 왕궁의 여인 중에 죽을죄를 지은 자가 있어 그 죄를 다스리도록 백정에게 보내진다. 백정은 그 여자를 잡아다 절구통 안에 넣고 절구공이로 찧어 가루를 만든다. 비구는 그것을 보고 그 몸이 몹시 싫어져 '아아 괴롭구나. 나도 오래지 않아 저렇게 되겠구나' 하고는 이내 게송으로 이렇게 말한다.
아, 크게 자비로운 스승께서는 바르고 묘한 법을 연설하시되 이 몸은 모여 있는 물거품 같아 이치로 보아 참 알맹이 없다고 하셨지. 아까 아름답던 여자의 그 모습 지금은 과연 어디 있는가. 나고 죽는 것 아주 버려야 하겠거늘 어리석은 사람들 탐하여 집착하네. 마음을 잡아매어 거기에 두어 이제 마땅히 사슬과 형틀 벗어나 삼계 존재[有][삼계(三界)에 있어 각각의 존재하는 방법을 가리킴.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의 삼계에 생존하는 것. 즉 욕유(欲有: 욕계의 생존)·색유(色有: 색계의 생존)·무색유(無色有: 무색계의 생존)를 말함.]의 바다를 건너 마침내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
[909 / 2145] 쪽
이렇게 부지런히 방편으로써 부처님 법을 알뜰히 닦아 일체 결박을 끊어버리고 마침내 아라한이 되게 되었네. 그 때 그 흉악한 백정이 그 비구에게 말한다. '기한이 다 되었다.' 비구가 묻는다. '나는 네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전에 이레를 약속했는데 이제 그 기한이 다 되었다는 말이다.'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한다.
내 마음 이미 무명의 큰 어둠 벗어났으니 온갖 존재의 덮개를 없애버리고 번뇌의 도적 죽여버렸네. 지혜의 해가 이제 이미 솟아올라 심(心)·의(意)·식(識)을 밝게 살피고 나고 죽음을 분명히 깨달았으니 지금은 중생을 가엾이 여길 때 거룩한 법 그대로 따라 닦으며 나는 이제 내 이 몸뚱이를 네가 원하는 대로 맡겨두고 다시는 아끼거나 인색하지 않으리.
[910 / 2145] 쪽
그 때 그 백정은 비구를 잡아 쇠솥의 끓는 기름에 넣고 밑에서 불을 붙이지만 불은 끝내 붙지 않고, 설령 태우더라도 뜨겁지 않을 것이다. 백정은 불이 붙지 않는 것을 보고 그 부하를 때려 준 뒤에 스스로 불을 붙이는데 그 때서야 불은 맹렬히 타오른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쇠솥 뚜껑을 열고 보면, 그 비구는 쇠솥 안에서 연꽃 위에 앉아 있다. 그는 이상하다는 마음이 생겨 곧 국왕에게 아뢰고, 왕은 곧 수레를 장엄하고는 한량없는 대중을 거느리고 찾아와 비구를 살펴본다. 그 때 그 비구는 항복 받을 때가 되었다 여기고, 마치 기러기 왕처럼 몸이 허공으로 떠올라 여러 가지 변화를 보이는데, 다음 게송과 같다.
왕은 그 비구가 몸이 허공에 뜬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기뻐 합장하고 그 성인을 우러러 보았네. 나는 이제 물을 것 있으니 알 수 없는 일이어라. 모습은 별다르지 않은 사람인데 신통력은 이제껏 처음 보는 것이네. 나를 위해 분별해 설명하라. 어떠한 법을 닦고 또 익혔기에 네가 청정하게 되었는지 나를 위해 자세히 연설하여라. 훌륭하고 묘한 법 얻게 한다면 나는 그 법을 밝게 안 뒤에 그대를 위한 제자가 되어 끝내 다시는 후회하지 않으리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아함경-920-184 (0) | 2016.12.05 |
---|---|
잡아함경-915-183 (0) | 2016.12.02 |
잡아함경-905-181 (0) | 2016.11.26 |
잡아함경-900-180 (0) | 2016.11.23 |
잡아함경-895-179 (0) | 2016.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