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관세음보살전기-36

근와(槿瓦) 2016. 11. 10. 00:13

관세음보살전기-3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6. 유리성(琉璃城)을 통과하여 수미산에 도달하다


무사히 천마봉(天馬峰)을 넘은 일행은 곧바로 몇 개의 봉우리와 골짜기를 넘어 다시 내를 건너 옛사람이 걷던 길을 따라 일로 남하하였다. 날이 저물면 인가를 찾아 숙박을 청하고 험악한 길이나 구릉(丘陵)을 만나면 길을 돌아가며, 고원의 평야로 나가게 되면 걸음을 재촉하며 사람을 만나면 길을 물으면서 목적지인 수미산을 향하여 꾸준히 걸어나갔다. 이리하여 삼일 뒤에는 유리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사는 조속히 통행수형(通行手形)을 가지고 공역소(公役所)에 가서 숙박과 통행의 허가를 받아 나오니 대사의 소문이 그전부터 이 유리성에도 전해져 있었는지 온 성내 민중들이 몰려와 환영해 마지않았다. 아래로 노동자, 농민으로부터 위로 성주에 이르기까지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설법을 청원했다.


이곳에서는 도착하자마자, 성내 가장 큰 사원에 묵게 되었다. 당시는 불멸후 삼백여년이나 돼 불교도 용약, 대승의 기운이 일기 시작할 즈음으로 일반민중들은 행자에게 정중히 대하던 때이다. 유리성은 북천축(北天竺)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찍이 불타교법이 전해져 융성한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다만 불타 교시의 본지가 시류에 의해서 약간 자기 본위로 되는 경향이 있었고 천근고루(淺近固陋)한 고행으로 기우는 바가 많이 보였다. 참다운 불타본도(佛陀本道)는 전통적 보수주의의 테두리에서 탈피하여 대중에 미치는 영향이 없으면 안되는 것이다.


성내에서 여러 가지 문물을 견문하면서 정중한 접대를 받은 세 사람은 삼일 후에 유리성을 떠나 수미산으로 향해 출발했다. 세사람은 과거 남곡(南谷)이란 곳에서 길을 잘못 들어 여러 곳을 돌게 됐으나 남쪽으로만 계속 걸어 유리성에 올 수가 있었다.그리하여 이번에도 길을 남으로만 취하였다. 이 길이 수미산에 이르는 바른 길이었다. 약간의 미로(迷路)가 일정을 지연시키기도 했고 또한 미미한 마음의 빈틈이 대사일행의 재난이 되기도 하였다. 행자의 노정에는 반드시 부지불식간의 시련이 닥치며 필설로 담지못할 마장이 있게 마련이다.


신심이 약한 자는 무슨 일에나 취약(脆弱)하게도 퇴전심을 일으키고 말지만 진리를 잡아쥐고 보리(菩提)의 오경(悟境)에 도달하려는 대사 일행에 있어서는 역으로 더욱 열의를 다하고 용맹심을 앙양하며 갈수록 정진에 매진하여 간난을 극복하려는 결의를 견고히 할 뿐이었다. 수행에 고난은 따라다니는 것으로 정과성취(正果成就)를 기필코 달성하기 위한 재난이야말로 참다운 시련이 아닐 수 없었다.


도는 의지가 강한 자만이 얻게 되는 것이며 정과는 수다한 박해를 극복한 사람만이 증득하게 되는 것이다. 묘지(妙智)가 수승한 사람은 반드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 만약 중도에 마를 겁내어 간난을 두려워해서 퇴영(退嬰)한다면 아무리 좋은 소질이 있다해도 보살도는 이룰 수가 없으리라.


시련은 대사를 금강체(金剛體)로 단조(鍛造)하고 간난은 대사를 보옥으로 만들었다. 이제 대사의 머리위에는 일보일보 전진에 따라 찬연한 호광(毫光)의 현현(顯現)이 크고 강하게 빛나는 것이었다. 유리성을 출발하면서부터 일행은 대부분 봉우리를 쳐다보는 고원연변으로 전진하여 오월이 되자 이윽고 멀리 수미산 연봉이 보이는 곳까지 오게 되었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봉우리와 또 봉우리, 은광으로 번쩍이는 미려웅대한 경관을 대하자 환희가 넘치고 감루(感淚)가 넘쳤다. 목적한 현장이 이제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세사람은 다시 새 용기가 배가되었고 몇천리의 머나먼 노정을 걷고서도 피로를 몰랐다. 그러나 그 준절에의 연봉은 좀체 멀어서 한없이 걸어도 이르기가 어려웠다.


눈앞에 빤히 보면서도 고투의 삼일후에야 이윽고 수미산 산록에 도달케 되었다. 구름위에까지 뚫고 솟아오른 영봉(靈峰), 병풍과 같은 빙설, 넓은 거야(裾野=화산기슭의 경사원만한 들판), 무한히 펼쳐있는 천고의 기암, 협곡의 밀림, 세어보면 대소 칠십이개의 고악준봉이 연이어 장엄하게 기복을 이루고 뻗어서 어찌 보면 천룡이 누워 엎드린 모양으로 보였다.


대사 일행은 어느 산악이 설련봉(雪蓮峰)인지 알 수 없어 당혹하게 되었다. 주위 일대를 오랫동안 탐색해 돌아 보았으나 인가도 볼 수 없는 곳, 초부(樵夫) 또한 지나지도 않아 물어볼 수조차 없었다.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세사람은 영봉(靈峰)을 쳐다 볼 뿐이었다.

“대사님! 설련봉(雪蓮峰)은 수미산의 주봉이라 들었사옵니다. 주봉은 반드시 종립한 고봉중에 제일 높아 타봉에 비해 다른 바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그 제일 높은 산봉우리를 오름이 어떨지요? 우리들의 참마음이 불타(佛陀)에 감응되어 반드시 설련봉으로 인도해 주시리라 여겨지옵니다.”


영련의 말에 “과연 그렇군!”하면서 영봉을 쳐다보았다. 오른편에서 세 번째 봉우리가 유달리도 눈에 띄게 가장 높이 우뚝 솟아 있었다. 이 산봉에 틀림없다고 세사람은 일제히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세사람은 그 거봉을 향해 골짜기를 건너고 숲을 지나 그 기슭에 도착하였다. 조금 쉬었다 바로 오르려 하자 어찌된 일인지 백상이 우뚝 선 채 단 일보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공복때문인가 싶어 먹을 것을 주었으나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영련과 보모가 달려들어 백상의 엉덩이를 밀었으나 대지에 뿌리받은 듯 꿈쩍도 안했다. 세사람은 산을 눈앞에 두고 초조해졌다.



출전 : 大聖 관세음보살일대기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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