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명경(金光明經)

금광명경-145-29

근와(槿瓦) 2016. 8. 28. 00:35

금광명경-145-2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41 / 174] 쪽

'형님들은 어서 권속과 함께 처소로 돌아가십시오.'막내 왕자 마하살타는 범 있는 데로 도로 가서 옷을 벗어 대나무 가지 위에 걸어 놓고 이렇게 서원을 세웠다.(나는 이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것이며, 가장 훌륭한 위없는 도를 증득하려는 것이며, 흔들리지 않는 대비심(大悲心)으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며, 보리를 구하여 지혜 있는 이의 찬탄을 받으며, 삼계의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나고 죽는 무서움과 모든 번뇌를 끊으려 하노라.) 왕자는 이렇게 서원하고 곧 몸을 던져 굶주린 범 앞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왕자의 대자대비한 힘에 눌리어 범도 어찌하지 못하였다. 왕자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이 범이 너무 야위고 기운이 없어서 내 몸의 피와 살을 먹지 못한다.) 그리고는 즉시 일어나 두루 다니면서 칼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였다. 그러자 마른 댓가지로 목을 찔러 피를 내고, 높은 산에 올라가서 범의 앞에 몸을 던졌다. 이 때에 땅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해는 빛이 없어져서 마치 마후라·아수라왕이 손으로 해를 가리운 것 같았고, 또 여러 가지 꽃과 향이 비오듯 하였다. 이 때에 허공중에 있는 하늘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환희한 마음을 내어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해 말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십니다! 보살이여, 당신은 지금 참으로 대자대비를 행하는 이옵니다. 중생을 위하여서 버리기 어려운 몸을 버리니, 모든 수행하는 사람 중에 가장 용맹하십니다. 당신은 벌써 부처님들께서 찬탄하시는 항상 즐겁게 있을 곳을 얻었으니, 오래지 않아서 번뇌가 없고 시끄럽지 않은 깨끗하고 시원한 열반을 증득하리이다.' 범은 그 때 피가 흘러서 왕자의 몸을 적시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피를 핥아먹고, 또 살을 뜯어먹고서 뼈만 남기었다. 이 때에 맏태자는 땅이 진동함을 보고 둘째 왕자에게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142 / 174] 쪽

땅이 진동하고 바다가 흔들리고 해는 빛이 없어 가리운 것 같으며 허공에서 꽃과 향기 내려오니 반드시 내 동생이 몸을 버렸나보다. 둘째 왕자도 또 게송으로 답했다. 저 호랑이 새끼 낳은 지 이레가 되었는데 일곱 새끼 둘러앉고 먹을 것 없어 기운은 쇠진하여 일어나지 못하고 오래지 아니하여 죽게 될 것을내 동생 자비한 맘 그 모양 보았으니 그냥 두면 저 새끼 먹을까봐 겁을 내고 아까울사 자기 몸 범에게 던져 죽을 것 구원한 것 틀림없으리. 그 때에 두 왕자는 크게 걱정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였다. 얼굴이 핼쑥하여 서로 손을 잡고 범 있는 데로 가 보았다. 거기에는 동생


                                                                              [143 / 174] 쪽

이 입었던 옷가지들이 모두 대나무 가지 위에 걸려 있었고, 해골과 머리털과 손톱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피가 흘러 땅을 적신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는 견딜 수 없어 기절하여 해골 위에 쓰러졌다. 얼마 뒤에 소생한 두 왕자는 일어나서 하늘을 부르며 통곡하였다. '우리 동생이 비록 나이는 어리나 재주가 남보다 뛰어나고 유달리 부모님이 사랑하던 터인데, 이렇게 별안간에 몸을 버려 굶주린 범을 먹이었으니, 우리가 이제 궁궐로 돌아간들 부모님이 물으시면 무어라 대답할 것인가. 나도 차라리 이 곳에서 나란히 죽어서 이 뼈와 머리털들을 보지 아니하리라. 무슨 면목으로 죽은 동생을 내버리고 돌아가서 부모님과 처자 권속과 친구들을 보겠는가.'이 때에 두 왕자는 이렇게 통곡하고 한탄하다가 할 일 없이 떠나갔다. 막내 왕자가 데리고 있던 시종들은 제각기 여러 곳에 뿔뿔이 헤어졌다가 서로 만나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도련님은 지금 어디 계신가.' 바로 이 때 왕비는 졸다가 꿈을 꾸었는데, 젖이 잘리어지고 어금니가 빠지고, 비둘기 세 마리 중에서 한 마리를 매가 잡아먹는 것을 보았다. 왕비는 꿈을 꾸다가 땅이 흔들리는 통에 놀라 깨었다. 마음으로 몹시 걱정하면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은 무슨 일로 땅과 강물들이 모두 흔들리며 물건들이 덜덜 떨까. 해는 빛이 없어 아수라가 가리운 듯 내 마음 불안하고 눈시울 깜짝이네.


                                                                             [144 / 174] 쪽

내 이제 듣고 본 여러 가지 조짐들은 반드시 재변일테니 불길한 일 있을까 걱정되네. 이 때에 왕비가 이 게송을 말하고 있는데, 밖에 있던 하인들이 왕자의 소식을 듣고는 놀라서 황급히 내전으로 들어와 왕비에게 아뢰었다. '밖에서 듣기로는 모든 시종들이 막내 왕자님을 찾아 다녔으나 계신 곳을 알지 못하였다 하나이다.' 왕비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임금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아까 밖에서 전하는 말을 들으니, 우리가 사랑하는 막내 왕자가 없어졌다 하나이다.' 임금은 이 소식을 듣고 기절하였다. 정신을 차려 슬피 흐느끼다가 눈물을 씻으면서 말하였다. '오늘이 무슨 날인데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단 말인가.'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다시금 이 뜻을 되풀이하여 말씀하셨다. 나는 지난 옛적 오랜 세월에 소중한 몸을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임금도 되었었고 왕자도 되어서 버리기 어려운 이 몸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생각하니 지난 옛적에


                                                                             [145 / 174] 쪽

한 큰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임금 이름 마하라타(摩訶羅陁)였네. 이 왕에게 아들 있으니 보시하기 좋아해 그 왕자 이름은 마하살타(摩訶薩埵)였네. 이 왕자에게 두 형 있으니 맏이의 이름은 마하파나라[大波那羅]요, 둘째의 이름은 마하제바[大天]였네. 3형제가 손에 손을 잡고 빈 산 속 놀러 갔다가 새끼 갓난 어미 범이 먹지 못해 굶주린 것 보았네. 이 때에 훌륭한 보살 마하살타가 가엾은 마음 생겨서 맹세하기를 나는 지금 여기서 소중한 몸 버린다 하였네. 이 범이 혹여 그러다가 굶주림에 몹시 시달리면제가 낳은 제 새끼를 할 수 없이 먹으리니...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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