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명경(金光明經)

금광명경-140-28

근와(槿瓦) 2016. 8. 27. 01:38

금광명경-140-2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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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장자가 우리에게 물과 먹을 것을 주었고, 다시 우리를 위하여 매우 깊은 열두 가지 인연을 말하여 주고, 아울러 보승여래의 이름을 들려 준 인연으로 우리들이 이 도리천에 태어나 천자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당장 유수 장자 집으로 가서 은혜를 갚고 공양하여야 한다.'그 때에 십천의 천자들은 곧 도리천으로부터 염부제에 내려와서 큰 의사 유수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 때에 유수 장자는 누(樓)의 마루에서 누어 자고 있었다. 이 십천의 천자들은 십천 개의 진주와 묘한 하늘영락을 유수 장자의 머리맡에 놓아 두고, 또 십천 개는 발치에 두고, 또 십천 개는 오른 옆에 두고, 또 십천 개는 왼 옆에 두고, 작은 만다라꽃·큰 만다라꽃을 뿌려서 무릎까지 쌓이게 하였고, 여러 가지 천상의 풍류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들려 주었다. 그래서 염부제에서 잠자던 사람들은 모두 잠을 깨었다. 유수 장자도 잠을 깨었다. 이 십천의 천자들은 허공중에 날아다니면서 천자재광왕 나라의 간 데마다 아름다운 하늘 연꽃을 뿌렸고, 이 모든 천자는 다시 본래 살던 빈 못에 가서도 하늘 꽃비를 내리고는, 도리천궁에 되올라가서 자유롭게 하늘의 다섯 가지 욕락을 뜻대로 즐기고 있었다. 그 때에 염부제에서는 그 이튿날 천자재광왕이 여러 대신들에게 물었다.'어젯밤에 무슨 인연으로 그렇게 훌륭한 상서로운 일과 큰 광명이 있었던가?' 대신들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도리천 천자들이 유수 장자의 집에 내려와서 사십천의 진주와 하늘 영락과 수없이 많은 만다라꽃을 뿌렸나이다.' 왕은 대신에게 명령하였다. '유수 장자의 집에 가서 좋은 말로 위로하고 그를 불러오너라.' 대신은 장자의 집에 가서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고 장자더러 대궐로 가자고 말하였다. 장자는 대신을 따라 대궐에 들어왔다. 임금은 어젯밤에 상서가 있었던 연유를 물었다. 유수는 이것은 아마 십천 고기들이 죽었을 것이라고 여쭈었다. 임금은 그러면 사람을 보내어서 그 사실을 조사하여 보라고 명령하였다. 유수는 그의 아들을 못 있는데 보내어 고기들이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 보고 오라고 일렀다. 그 때에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그 못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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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보았더니, 못 안에는 만다라꽃이 가득히 쌓여 있었고 못 가운데 고기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그것을 보고는 곧 돌아 와서 아버지에게 고기들이 모두 죽었더라고 말하였다. 유수 장자는 그 사실을 듣고 다시 임금에게 가서 십천의 고기들이 모두 죽었다더라고 여쭈었다. 임금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세존께서는 도량에 있는 보리수신에게 이어서 말씀하셨다. "선녀천이여, 그 때의 유수 장자를 알고 싶은가. 그는 지금 나의 몸이고, 맏아들 수공은 지금의 라후라이고, 둘째 아들 수장은 지금의 아난이고, 십천 마리 고기는 지금의 십천의 천자이다. 그래서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기를 준 것이다. 그 때에 몸을 반쯤 나타냈던 나무 귀신은 지금 너의 몸이니라."

 

17. 사신품(捨身品)

 

그 때에 도량에 있는 보리수신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듣기로는 세존께서 지난 세상에 보살행을 닦으실 적에 한량없는 백천 가지 괴로움을 받으시면서 몸과 생명과 살과 피와 골수까지 버리셨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옛날에 고행하시던 인연을 말씀하시어 중생을 이익케 하여 즐거움을 받게 하옵소서." 세존께서는 문득 신통을 나타내셨다. 그 신통력으로 이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큰 강당 안 대중 가운데 7보탑(七寶塔)이 땅 속으로부터 솟아 올라오니, 보배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다. 그 때에 대중은 이 일을 보고 처음 보는 기쁜 생각을 내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 탑에 예배하고 조심조심 탑을 돌고 자리에 돌아가 앉으셨다. 그 때에 도량 보리수신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세상에 큰 영웅이시라 세간에 나타나시면 모든 것들의 공경을 받으시며, 중생들 중에 가장 뛰어나고 가장 높으시온데, 어찌하여 이 탑에 예배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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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천아, 내가 보살행을 닦을 적에 내 몸의 사리(舍利 : 靈珠)를 이 탑에 넣어 두었다. 이 사리[身]로 말미암아 내가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느니라."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탑을 열고 그 속에 있는 사리를 꺼내어 대중에게 보여라. 이 사리는 한량없는 여섯 가지 바라밀다의 공덕을 닦아서 생긴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나서 탑 앞에 가서 예배하고 공양한 뒤에 탑문을 여니, 그 속에는 7보로 만든 함이 들어있는 것이 보였다. 손으로 함을 열고 보니, 그것은 빛이 붉고 흰 묘한 사리였다. 그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속에 있는 사리는 그 빛이 붉고 희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그 사리를 가져 오너라. 이것은 보살의 몸에서 난 사리다." 그 때에 아난은 7보 함을 받들고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올렸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이 사리에 예경하여라. 이 사리는 계(戒)·정(定)·혜(慧)를 닦아 익혀서 된 것이니, 매우 만나기 어려운 가장 으뜸가는 복밭[福田]이니라." 대중들은 이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보살의 사리에 경례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대중의 의심을 풀기 위하여 이 사리의 지나간 때의 인연을 말씀하셨다. "아난아, 지나간 세상에 마하라타(摩訶羅陁)라는 임금이 있어, 선한 법을 닦으며 나라를 잘 다스려서 원수나 대적이 없었다. 이 임금이 아들 3형제를 두었는데 모두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몸매가 훌륭하고 위엄과 덕행이 놀라웠다. 맏태자는 이름이 마하파나라(摩訶波那羅)이고 둘째는 마하제바(摩訶提婆)고, 막내는 마하살타(摩訶薩埵)였느니라. 어느 날 이 세 왕자들은 동산을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차츰차츰 큰 대숲 속에 이르러 쉬고 있었다. 맏태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내 마음이 대단히 무섭고 두렵다. 이 숲 속에서 무슨 좋지 못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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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는지도 모르겠다.' 둘째 왕자는 또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오늘 몸은 아끼지 않거니와 다만 사랑하는 이를 여읠까봐 걱정된다.' 막내 왕자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홀로 아무런 공포도 걱정도 없다. 산 속이 고요한 것은 신선들이 칭찬하는 것이니, 이 곳이 매우 조용하여 노니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구나.' 이 때에 왕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범 한 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범은 새끼를 낳은 지 이레가 되었는데, 일곱 마리 새끼들에게 둘러 싸여 먹을 것을 먹지 못하여 지쳤고 몸이 야위어서 머잖아 죽을 것 같았다. 맏태자가 이 범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상도 하다. 이 범은 새끼 낳은 지 이레가 지났는데 일곱 마리 새끼에게 에워싸여 먹을 것도 구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러다가 배가 몹시 고프면 반드시 저 새끼라도 잡아 먹겠구나.' 막내 왕자가 이렇게 물었다. '이 범은 예사 때에는 무엇을 먹습니까?' 맏이가 답하였다.'이 범들은 오직 싱싱하고 더운 고기와 피를 먹느니라.' 막내가 말하였다. '형님들 중에 누가 이 범에게 먹을 것을 줄 수 있겠습니까?' 둘째 왕자가 말했다. '이 범이 오래 굶어서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몸이 야위고 피곤하여 쓰러져서 목숨이 얼마 남지 아니하였으니, 다른 데 가서 먹을 것을 구할 겨를이 없겠다. 설사 구하더라도 그 동안에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터이니, 누가 이 범을 위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할 것인가.' 맏태자가 말하였다. '가장 버리기 어려운 것으로 제 몸보다 더한 것이 없느니라.' 둘째 왕자가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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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지금 탐욕 때문에 목숨을 아까워하는 탓으로 이런 데서 몸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며, 지혜가 적기 때문에 이런 일에 겁을 내지만, 만일 보살들로서 남을 이익케 하며 자비한 마음으로 중생을 위하는 이면, 이 몸을 버리는 것이 그리 어려울 것 없을 것이다.' 세 왕자들은 걱정하는 마음으로 오래도록 눈을 딴 데로 옮기지 않고 이 범만을 바라보다가 이러한 말만을 남긴 채 떠나가고 말았다. 막내 왕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나는 이제 이 몸을 버릴 때가 돌아왔다. 왜냐 하면 나는 오랜 옛적부터 수 없이 이 몸이 죽어 버렸지만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었고, 항상 애착하고 아껴 집에서 살게 하며, 또 의복과 이부자리·약·코끼리·말·수레 같은 것을 공급하여 때를 따라 이바지하되 부족함이 없게 하였다. 그러나 은혜는 고사하고 도리어 원망하였으며, 그러면서도 필경에는 죽고 마는 것이었다. 또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여 이익될 것이 없고, 밉기가 도둑과 같고 또 걸어 다니는 변소와 같은 것이니, 내가 오늘날 이 몸으로써 훌륭한 일을 하여서 나고 죽는 바다에서 큰 다리가 되게 하리라. 그리고 이 몸을 버리는 것은 곧 한량없는 등창이나 옴이나 백천 가지 무서운 질병을 떼어버리는 것과 같다. 이 몸에는 오직 똥·오줌이 가득하며,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여 물 위에 뜬 거품 같으며, 이 몸은 깨끗하지 못하여 벌레집이 많으며, 이 몸은 나쁜 것이니 힘줄로 얽고 피로 발랐으며, 가죽·살·뼈·골수로 부지하는 것이니, 이렇게 관찰하면 근심거리요 싫증이 난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꼭 이 몸을 버려서 위없이 고요한 열반을 구하고, 근심·걱정과 덧없이 변천함을 영원히 여의고, 나고 죽는 것을 쉬어버려 번뇌를 없애고 한량없는 선정(禪定)과 지혜·공덕으로 미묘한 참된 몸[法身]을 구족히 성취하고, 백 가지 복으로 장엄하여 부처님들의 칭찬을 받으며, 이와 같은 위없는 법신(法身)을 증득하여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법의 즐거움을 주리라.) 이 때에 막내 왕자는 용맹한 결단으로 큰 원을 세웠으며, 훌륭한 자비심으로써 마음을 닦았다. 그러나 두 형이 마음에 무서운 생각 낼 것을 염려하고, 또는 자기의 하려는 짓을 억지로 말리면 일을 치루기 어려울 것을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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