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490-9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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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부루나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그 사람들이 혹 너를 죽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부루나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서방의 수로나 사람들이 혹 저를 죽인다면, 저는 '모든 세존의 제자들은 몸을 싫어하여 혹 칼로 자살하기도 하고 독약(毒藥)을 먹기도 하며 노끈으로 스스로 목을 매기도 하고 깊은 구덩이에 몸을 던지기도 한다. 저 서방 수로나 사람들은 어질고 착하며 지혜롭다. 썩어 무너질 나의 몸을 조그마한 방편으로써 곧 해탈하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부루나야, 너는 인욕(忍辱)을 잘 배웠구나. 너는 이제 수로나 사람들 틈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너는 이제 떠나 건지지 못한 사람을 건네주고, 편안하게 하지 못한 사람을 편안하게 하며, 열반을 얻지 못한 자들에게 열반을 얻게 하라."
그 때 존자 부루나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 때 존자 부루나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밥을 다 먹고는 다시 나와 침구를 다른 이에게 물려준 뒤에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떠나 서방 수로나에 이르러 인간 세상을 유행(遊行)하였다. 거기 이르러서는 여름 안거를 지내며 5백 우바새를 위하여 설법하였고, 5백 승가람(僧伽藍)을 세워 평상과 요와 공양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다 갖추어 만족하였다. 3개월이 지난 뒤에는 3명[明 : 3달(達)·3증법(證法)이라고도 한다. 무학위(無學位)에 이르러 어리석음을 완전히 제거하면 세 가지를 통달하는 걸림이 없는 지혜가 밝아지게 된다. 즉 숙명지증명(宿命智證明)·생사지증명(生死智證明)·누진지증명(漏盡智證明)이 그 세 가지이다.] 을 두루 갖추었고, 그곳에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었다.
312. 마라가구경(摩羅迦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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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마라가구[摩羅迦舅 : 팔리어로는 Malukya이다.]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십시오. 저는 법을 듣고는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게 머물고, ……(내지)……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젊은이들은 총명하고 지혜로워, 나의 법(法)과 율(律)에 출가한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나의 법과 율에서 게으름을 피운 일이 없다. 그런데 하물며 너는 오늘날 나이도 많고 감각기관도 쇠해지고서야 나에게서 간략한 가르침과 훈계를 듣고자 하는구나." 마라가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비록 나이도 많고 감각기관도 쇠했지만 그래도 세존의 간략한 가르침과 훈계를 듣고 싶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가르침과 훈계를 간략하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는 그 법을 들은 뒤에 마땅히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고, ……(내지)……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겠습니다." 두 번 세 번 이와 같이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그만 두라."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시면서 역시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라."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눈으로 일찍이 본 적이 없는 빛깔이라면, 네가 그것을 보고자 하고 그런 빛깔에 대해 탐욕을 일으키고 애욕을 일으키며, 생각을 일으키고 물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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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함을 일으키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귀과 소리 · 코와 냄새 · 혀와 맛 · 몸과 감촉· 뜻과 법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마라가구야, 볼 때는 본 것으로 분량을 삼고, 들을 때는 들은 것으로 분량을 삼으며, 느낄 때에는 느낀 것으로 분량을 삼고, 인식할 때에는 인식한 것으로 분량을 삼느니라."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네가 그것이 아니면 그것도 또한 이것이 아니네. 이것과 그것의 중간도 아니니 이것을 괴로움의 끝이라 하느니라. 마라가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미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내가 간략하게 말한 법 가운데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였느냐?" 마라가구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일 눈으로 빛깔을 보고 바른 기억[正念]을 잃어버리면 그는 곧 그가 본 빛깔에서 사랑하고 사모할 모양 취하네. 사랑하고 즐거워할 모양 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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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언제나 얽매이고 집착하며 갖가지 종류의 애욕(愛欲)을 일으켜 한량없는 색이 발생하게 된다네.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은 그 마음을 감(減)해 물러나게 하고 온갖 괴로움을 자라게 하여 영원히 열반(涅槃)을 여의게 하네. 빛깔을 보아도 그 모양에 집착하지 않고 그 마음이 바른 기억 따르면 나쁜 마음 애욕에 물들지 않고 또한 얽매여 집착하지도 않네. 저 모든 애욕을 일으키지 않으니 한량없는 색이 싸이더라도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이 능히 그 마음을 무너뜨리지 못하네. 온갖 괴로움을 기르는 일 적고 차츰차츰 열반으로 다가가리니 태양의 종족이신 존자께서 말씀하신 것은 모든 애욕 떠난 반열반(般涅槃)이네. 만일 귀로 온갖 소리 듣고는 그 마음에 바른 기억을 잃고 또 모든 소리의 모양을 취해 꼭 움켜쥐고 버리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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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 냄새맡고 혀로 맛을 보며 몸으로 감촉하고 뜻으로 법을 생각하고는 바른 기억을 잃어버리고 모양을 취하는 것 또한 그렇게 하면 그 마음에 애욕과 즐거움 생겨 얽매여 집착하고 견고히 머물러 갖가지 온갖 애욕을 일으키면서 한량없는 법이 발생하게 된다네.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 그런 마음 무너뜨려 물러나게 하고 온갖 괴로움의 무더기 자라게 하여 영원히 열반을 여의게 하네. 모든 법에 물들지 않고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에 머물면 그 마음은 더러워지지 않고 즐거워하거나 집착하지도 않네. 어떤 애욕도 일으키지 않아 한량없는 법이 발생하지 않으면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은 그 마음을 감해 물러나게 하지 못하네. 온갖 괴로움도 그 따라 줄어들어 차츰차츰 반열반에 가까워지리니 애욕이 다하면 반열반이라는 말 바로 세존의 가르침이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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