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455-9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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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 때 '그 행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행은 무명(無明)이 인이 되고, 무명이 발생이 되며, 무명이 태어남이 되고, 무명이 접촉이 된다'라고 알아야 한다. 그 복된 행도 무명이 연(緣)이 되고, 복되지 않은 행도 또한 무명이 연이 되며, 복되기도 하고 복되지 않기도 한 행도 또한 무명이 연이 된다. 그러므로 '그 행은 무명이 인이 되고, 무명이 발생이 되며, 무명이 태어남이 되고, 무명이 접촉이 된다'고 알라. 그 무명이 남김없이 영원히 소멸되면 행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무명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무명의 소멸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무명(無明)을 좋아하지 않아서 밝음[明]을 일으킨다면, 다시 그 무명을 인연하여 복된 행이나 복되지 않은 행이나 아무 것도 아닌 행을 짓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무명을 즐거워하지 않아서 밝음을 일으킨다면, 무명이 소멸되고 행(行)이 소멸된다. 행이 소멸되면 식(識)이 소멸되며, 이와 같이 결국에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까지 다 소멸됩니다. 이렇게 하여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나도 또한 그와 같이 말하였고 너희들도 또한 그것을 알았다. 이러저러한 법에서 이러저러한 법을 일으키면 이러저러한 법이 생기고, 이러저러한 법을 소멸하면 이러저러한 법이 소멸해 그치고,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진다.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무명에 대해서 탐욕을 여의고 밝음[明]을 일으켜 몸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낀다면, 몸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낄 때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만일 수명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낀다면 수명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낄 때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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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는 이 모든 느낌에서 감각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소멸하느니라.
비유하면 역사(力士)가 갓 구워낸 오지그릇을 가져다 열을 식히기 위해 땅 위에 놓아두면, 잠깐 사이에 뜨거운 기운은 다 흩어지고 무너져 소멸하는 것과 같나니, 그와 같이 비구들아,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고 밝음[明]을 일으켜 몸의 범주에서 느끼는 감각을 사실 그대로 알고, 수명의 범주에서 느끼는 감각을 사실 그대로 알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날 때 감각된 모든 느낌은 남김없이 다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93. 심심경(甚深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어떤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의심을 벗어났고 망설임을 여의었으며 삿된 소견의 가시를 뽑아 다시는 물러서지 않는다. 마음에 집착하는 바가 없는데 그 어느 곳에 나라는 것이 있겠느냐? 나는 저 비구들을 위하여 법을 설명하였고, 저 비구들을 위하여 현성(賢聖)이 세상에 나와 공(空)과 서로 호응하여 연기(緣起)가 수순(隨順)하는 법을 설명하였다. 그것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있고, 이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가 있으며,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고,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으며,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으며,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고,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내지)…… 이와 같이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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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설법하였건만 그래도 저 비구들은 아직도 의혹과 망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찍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생각하고 획득하지 못한 것을 획득했다 생각하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지금 법을 듣고서도 마음에 근심과 괴로움·후회(後悔)와 원망·흐리멍덩함에 빠짐·막히고 걸림이 생겼다. 왜냐 하면 이 매우 심오한 이치는 이른바 저 연기보다 몇 곱이나 더 깊어서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니, 즉 일체의 취함을 여의어 애욕이 다하고 탐욕이 없어져 적멸(寂滅)한 열반(涅槃)에 드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두 법이 있으니, 이른바 함이 있는 법[有爲]과 함이 없는 법[無爲]이다. 함이 있는 법이란 나기도 하고 혹은 머무르기도 하며 혹은 달라지기도 하고 혹은 소멸하기도 하는 것이다. 함이 없는 법이란 나지도 않고 머무르지도 않으며 달라지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 것이니, 이것을 비구의 모든 행의 괴로움이 적멸해져서 열반에 드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인(因)이 발생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발생하고, 인이 소멸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소멸한다. 모든 경로(逕路)를 끊고 서로 이어가는 것을 없애고, 서로 이어가는 것을 소멸하는 것마저 다 소멸하여 없애면 이것을 괴로움의 끝[苦邊]이라고 하느니라.
비구야, 저 어떤 것을 소멸해야 하는가? 말하자면 아직 남아 있는 괴로움이니, 그것이 만일 소멸하고 그쳐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면, 일체의 취함이 소멸하여 애욕이 다하고 탐욕이 없어져서 적멸한 열반에 드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94. 우치힐혜경(愚癡黠慧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識身]을 얻었다. 몸 안에 이 식을 갖춘 몸이 있고 몸 밖에 명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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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이 두 가지를 인연하여 접촉이 생긴다. 그러면 이 6촉입(觸入)에 부딪친 것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괴롭거나 즐겁다고 느끼며, 이를 인연하여 여러 가지를 일으킨다.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입처(眼觸入處)와 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의 촉입처(觸入處)이다.
저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도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을 얻었다. 이와 같이 몸 안에 식을 갖춘 몸이 있고 몸 밖에 명색이 있으면 이 두 가지를 인연하여 6촉입처가 생긴다. 6촉(觸)에 부딪치기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은 괴롭거나 즐겁다고 느끼며 이를 인연하여 여러 가지를 일으킨다.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입처와 이·비·설·신·의촉의 입처이다.
그러면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 그들은 내가 닦는 모든 범행(梵行)에 있어서 어떠한 차별이 있는가?"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연설하여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법을 들으면 마땅히 받아들이고 받들어 실천할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모든 비구들아, 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을 얻는다. 그들은 무명을 끊지 못하고 애욕의 인연을 다하지 못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시 몸을 받는다. 도로 몸을 받기 때문에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그 어리석은 범부들은 본래 범행을 닦음으로써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길로 바르게 향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도로 몸을 받고, 도로 몸을 받기 때문에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하느니라.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들도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을 얻는다. 그러나 그들은 무명을 끊고 애욕의 인연이 다한다. 무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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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고 애욕의 인연이 다하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 몸을 다시 받지 않기 때문에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에서 해탈하느니라. 왜냐 하면 그는 일찍부터 범행을 닦아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길로 바르게 향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시는 몸을 받지 않고, 몸을 다시 받지 않기 때문에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에서 해탈할 수 있느니라. 이것을 범부와 지혜로운 사람, 그들이 내가 닦는 범행에 있어서 가지는 갖가지 차별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95. 비여소유경(非汝所有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몸은 너의 소유도 아니요 또한 다른 사람의 소유도 아니다. 이른바 6촉입처(觸入處)일 뿐이니, 본래부터 닦고 행한 서원[願]으로 이 몸을 받은 것이다.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입처(眼觸入處)와 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의 촉입처(觸入處)이니라.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모든 연기에 있어서 '이 6식신(識身)·6촉신(觸身)·6수신(受身)·6상신(想身)·6사신(思身)이 있다'고 바르게 사유하고 관찰한다.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미래의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고, 이러이러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나니, 이것을 일러 인(因)이 있고 연(緣)이 있어서 세간이 발생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른바 이것이 없기 때문에 6식신이 없고, 6촉신·6수신·6상신·6사신이 없다. 이른바 이것이 없기 때문에 미래의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없나니, 이러이러하여 순수하고 큰 괴로움의 무...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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