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보상은 스스로 불러들인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사밧티의 파세나디왕이 낮잠을 자다가 두 내관(內官)이 서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왕을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네.”
이 말에 한 사람은,
“나는 의지하는 데가 없어. 내 업력(業力)으로 살아가는 거지 뭐.”라고 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왕을 의지해 살아간다는 쪽에 정이 쏠렸으므로, 그에게 상을 주려고 당직을 보내어 왕비에게 미리 알려 두었다.
“내가 곧 내관 한 사람을 보낼테니 그에게 돈과 의복과 패물을 두둑히 주어 보내시오.”
이윽고 왕은 그 내관을 불러 자신이 마시다 남긴 술을 왕비에게 갖다 드리라 하였다.
그때 그가 술을 가지고 문을 나서려고 하자, 코에서 주루룩 피가 흘러 나왔다. 그는 곧 동료 내관에게 대신 해달라고 부탁했다. 왕비는 술을 가져온 그 동료 내관에게 왕의 분부대로 두둑히 주어 보냈다.
<雜寶藏經 제2권>
*** ‘이와 같이 선악의 보상은 그 행업(行業)이 불러들이는 것이지 하늘이나 왕이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 설화는 끝을 맺고 있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 데 콩나고…’‘불 안땐 굴뚝에…’ 등등 인과관계에 대한 부분이 많은 걸 보면, 과거 우리 선인들의 의식 속에서는 인과관계를 믿는 그 농도가 자못 짙었을 것 같다. 이런 질서를 확신한다면 오늘날과 같은 불의나 부도덕한 짓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출전 : 인연이야기(법정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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