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95-3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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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바를 얻을지어다'라고 한 까닭이니라. 이와 같이 적의여, 마땅히 이렇게 관할지니라. 보살의 소행은 그때그때의 거동에 따라서 교화하느니라. 지나간 먼 세상에 이 염부리(閻浮利)가 매우 넓고 컸고 그 주위에 팔만 사천 나라가 있었으며 그 나머지 군·현·부락은 수없이 많았으며 인민이 치성하여 한량없었다. 그때에 재보(財寶)·의식이 저절로 갖추어졌으며 기이한 보배 나무가 집을 둘러쌌었느니라.그때에 인민이 약간의 질병으로 불안과 걱정으로 지치고 파리한 자가 많았다. 그 병이란 금이(金痍)·요창(療瘡)·저통(疽痛)의 악질이었다. 또 여러 양의(良醫)가 있었으나 능히 치료하지 못하므로 뭇 사람이 병을 얻은 지 여러 해가 되어 괴로워하고 슬퍼할 뿐이었다. 그때 사람이 이런 액을 만나면 구호할 수 없고 서로 원망하며 하늘·용·귀신·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을 부르며 '누가 능히 나의 병액을 없애 줄꼬'라고 하였느니라.
보살이 그때에 인민의 머리가 되어 어진 의원으로 나타나 여러 사람의 병을 낫게 해주되 항상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성으로 간호하고 시종하기를 마치 노복이 상전의 마음을 잘 맞추어 주듯이 은혜 갚는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사람의 위액(危厄)을 건져 주었느니라.
적의여, 저 지나간 세상에 세존께서 천제석(天帝釋)이 되셨으니 이름은 선자재(善自在)라, 하늘 위에서 멀리 사람들의 병고 액난을 보고 또 하늘귀로 사람들이 병고로 신음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런 것을 보고 듣자 매우 불쌍히 여기고 슬퍼하여 생각하기를, '이제 이 사람들이 저처럼 병고에 시달리어 의지할 바가 없도다. 이제 내가 마땅히 저 곤액을 건져 주어 좋은 구호자가 되고 의지할 곳이 되게 하리라'고 하셨느니라.
그때에 염부제 가운데 한 큰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구류(具留)였다. 그때에 천제석이 이 나라의 멀지 않은 곳에서 변화하여 한 벌레가 되었으니, 이름이 '인량(仁良)'이었다. 그는 저절로 그 구류국에 화생되었느니라.”그때에 천제석이 허공에서 게송으로 염부제 사람에게 일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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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 밖 멀지 않은 곳에 큰 벌레 있으니 그 이름은 인량이라. 누구나 그 고기를 먹으면 사나운 병의 고통 곧 없어지리라. 너희들 겁내거나 두려워 말고 그 벌레 찾아가서 고기 먹어라. 원한도 품지 않고 불결함도 없으니 이것이 신비로운 좋은 약일세.
밀적금강역사는 다시 적의보살에게 말하였다.“그때에 저 국성·군·현·촌락의 모든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다들 모여 구류국으로 나아가서 그 벌레 있는 곳에 이르러 그 살코기를 도리어 싸 가지고 돌아와 병자에게 먹이자 병은 곧 나았으며, 그 벌레의 고기는 여전히 되살아났다. 그때에 그 나라의 빈 들에서 이런 노래가 들렸다.”내가 기어코 하고 싶은 말은 여러 사람 불도 이루기를. 나의 미묘한 지혜로 끝내 다함이 없기를. 두루 금계(禁戒)를 배워 익히며 살을 베어 보시하나니 이러한 지성의 말로 재빨리 불도 이루리.“이와 같은 적의여, 그때의 염부리 모든 병자는 다 인량의 고기를 취해 먹고는 그 병이 다 나았다. 그때에 그 벌레는 중생을 사랑하고 민망하게 여기어 그 몸은 여전히 늘고 줄지 않았다. 그러므로 여러 나라 군·현·읍·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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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들은 다 와서 이 인량의 고기를 먹고 다 안온하였으며 천하 사람이 다시는 질병의 걱정과 고난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신병(身病)이 제거될 뿐, 마음의 병인 음심·성냄·어리석음은 가시지 않았다. 그때에 남녀 노소가 다 안락하고 건강하자, 각기 생각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인량의 은혜를 보답할까'하고, 여러 병 나은 자들이 다 모여 구류국 인량충(仁良蟲)의 처소에 나아가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인자는 이 구호자이시며 인자의 몸은 좋은 의약 우리의 질병을 없애 주시니 무엇으로 인자의 은덕 보답하오리.“그때에 인량충은 그 몸을 숨기고 천제의 형상을 나타내어 게송을 설했다.”
나의 오늘 이 몸은 세상살이가 쓸데 없어라. 음식이나 금·은·진보도 나에게는 다 쓸 곳이 없네. 좋은 코끼리로 끄는 수레나 좋은 말에 매인 수레나 나에게는 모두 살 곳이 없고 나의 소원은 그 밖에 있네.사내나 계집, 늙은이나 젊은이는 다 같이 한마음 모아 지난 일을 고치고 오늘 일을 잘 닦아 몸소 십선업(十善業) 받들어 행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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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민망히 여기고 불쌍히 여기며 서로 보기를 골육과 같이 언제나 부모·자식과 같이 마음에 해칠 생각 품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은혜 갚는 일.
“적의여, 그때에 여러 사람이 그 교훈을 듣고 숙세의 착한 뿌리 인연으로 다 십선을 받들어 행하니 풍족히 청정하여 이지러지거나 지쳐 버림이 없었도다.
적의여, 이와 같이 그때의 염부리 남녀 노소가 십선을 봉행하다가 몸을 마친 뒤에는 삼악도의 액난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도리천상에 태어났다. 천제석이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보살업을 열어 보이므로 다 최상의 도심을 내어 곧 불퇴전 지위에 서게 하였느니라.
적의여, 이것이 곧 보살의 닦은 바 밀행이라. 몸 수호하기를 청정케 하며 신명을 아끼지 아니하고 몸으로 보시함으로써 수많은 중생을 구제하여 대도에 이르게 하였도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적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몸으로 행한 여러 가지 밀행이 견고하여 파괴할 수 없는 것이 금강과 같도다. 그 몸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어도 배우는 뜻대로 규정되었으므로 비록 헐고자 하나 파괴하지 못하며, 중생이 배우되 법을 좇아 배움에 머무르면 실체가 파괴되지 못하며, 베푼 언교(言敎)도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고 칼이 능히 상하게 하지 못하며, 그 몸이 견강하여 가히 헐지 못함이 마치 적의와 같으리라. 그 보살은 몸으로 법률을 수순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그 마음이 적연(寂然)함으로써 망상을 품지 않음이니라. 모든 중생의 몸이 본래 공한 것이며, 중생과 자기 몸이 본래 없는 줄을 깨달았으므로 모든 법이 또한 본래 없으며, 모든 법이 본래 없으므로 또 자기 몸이 본래 없는 데로 돌아갈 줄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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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모든 법이 본래 없고 모든 법이 본래 없으므로 자기 몸이 또한 본래 없는 데 돌아간다면 이미 본래 없으므로 과거·미래·현재의 법도 또한 본래 없는 데로 돌아가느니라. 과거·미래·현재의 법이 '본무(本無:眞如의 異譯)'인 줄을 깨닫고 또한 자기 몸도 본무라면 과거의 본무와 미래의 본무가 착란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의 본무가 과거의 본무와 서로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과거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 서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본무가 과거의 본무와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면 현재의 본무가 과거·미래와도 서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과거·미래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면 미래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 서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과거·현재·미래의 본무가 현재의 본무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면 그 과거·미래·현재의 본무와 모든 행법(行法)인 오음(五陰)과 모든 종자와 모든 입(入)과 중쇠(衆衰)·네 가지 요소가 서로 어그러지지 않느니라.
설령 생사(生死)와 무위(無爲)가 다 본무라면 생사의 본무가 행할 것[無所行:無所作]이 없으므로 본래 본무인 것이니 행할 것 없는 본무가 본래 행이 없는 본무와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니라.
족성자(族姓子)여, 말하자면 본무라는 것은 그 본무라고 말하는 자와 다름이 없나니 욕(欲)을 여의지 않고서 성립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본래 쟁송(爭訟)이 없나니 쟁송하는 자가 다른 쟁송자와 또한 다툴 것이 없나니 이것을 곧 여래의 본무라고 이르느니라. 여래는 형상이 없이 이 본무에 돌아가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형상은 온갖 색상(色像)을 나타냄이니라. 그러므로 온갖 형상과 여래의 형상이 다 본래 공한 것이니 이것을 여래의 상이라 이름하느니라.
이러므로 보살은 온갖 상을 나타내지만 여래는 일찍이 형상을 만들어 나타내지 않고서 상도 없고 다툼도 없이 이에 온갖 상을 나타내나니 본래 없음으로써 성립할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본래 없이 없음으로써 스스로 그 몸과 모든 몸이 본래 없는 줄을 관찰하며, 스스로 법신(法身)과 온갖 몸이 다 없음을 관찰하며, 여래의 몸을 관찰하되 일체의 몸이 인연으로 좇아 난 줄을 깨달으므로 법신의 본래 좇아 행한...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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