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80-3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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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왜 아까 '어떤 것이 몸도 병들어 괴롭고 마음도 병들어 괴로운 것이며, 어떤 것이 몸은 병들어 괴롭지만 마음은 병들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입니까' 하고 세존께 거듭 여쭈지 않았습니까?"장자는 대답하였다. "제가 그 때문에 존자께 찾아왔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그 법의 요긴한 점을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존자 사리불은 장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장자여,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십시오. 그대를 위해 설명하리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의 발생[色集]과 색의 소멸[色滅]과 색의 재앙[色患]과 색에 맛들임[色味]과 색에서 벗어남[色離]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합니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색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색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거두어 취하다가 만일 그 색이 무너지거나 달라지면 마음도 그 따라 움직여 고통과 번민이 생깁니다. 고통과 번민이 생긴 뒤에는 두려워하고 마음이 막히며, 돌아보고 근심하며 잊지 못합니다. 수 · 상 · 행 · 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나니, 이것을 몸과 마음이 괴롭고 병든 것이라 합니다. 어떤 것을 몸은 괴롭고 병들었지만 마음은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은 것이라 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사실 그대로 안 뒤에는 그것을 사랑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아 '색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 색이 혹 변하거나 달라지더라도 마음이 그것을 따라 움직여 괴로움과 번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따라 움직여 괴로움과 번민이 생기는 일이 없으면, 두려워하거나 마음이 막히거나 돌아보거나 애착하지 않습니다. 수 · 상 · 행 · 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것을 몸은 괴롭고 병들었으나 마음은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은 것이라 합니다."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나구라 장자는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 때 나구라 장자는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알고 법에 들어가 모든 의심을 벗어나서,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바른 법 안에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민 뒤에 공경히 합장하고 존자 사리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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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아뢰었다. "저는 이미 초월하였고 이미 건넜습니다. 저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승가, 삼보에 귀의하여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저를 인증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삼보에 귀의하겠습니다."
그 때 나구라 장자는 존자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108. 서경(西經)[『증일아함경』 제35권 4번째 소경을 참조.]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씨의 천현(天現)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려 하면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찾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어 여러 가지로 가르치고 기쁘게 하셨다. 이 때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고자 이제 하직을 고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서방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사리불에게 하직을 고하였는가?" "아직 하직을 고하지 않았습니다." "사리불은 순수하게 범행을 닦는다. 너희들은 가서 하직을 고하거라. 그는 능히 너희들로 하여금 이치로써 이익되게 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게 하리라." 이 때 모든 서방 비구들은 하직하고 물러나 떠나려 하였다. 이 때 존자 사리불은 부처님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의 어떤 견고수(堅固樹) 밑에 앉아 있었다. 모든 서방 비구들은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앉아 사리불게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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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려고 일부러 찾아와 하직을 아룁니다."사리불은 말하였다. "그대들은 세존께 하직을 아뢰었습니까?" "이미 아뢰었습니다." "그대들이 서방으로 돌아가면 여러 다른 나라의 여러 사람들이 반드시 그대들에게 질문할 것입니다. 그대들은 세존에게서 들은 좋은 설법을 잘 배우고, 잘 기억하며, 잘 관찰하고, 잘 들어가 능히 그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여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 되지 않게 할 수 있겠습니까? 또 그들이 힐난하고 꾸짖거나 폄하하고 등지는 일이 없게 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비구들은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법을 듣기 위해 존자께 찾아왔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저희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존자 사리불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염부제 사람들은 총명하고 날카롭습니다. 혹 찰리나 바라문, 장자, 사문들은 반드시 그대들에게 '너희들의 스승은 어떻게 설법하며 무엇을 너희들에게 가르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그대들은 '우리 스승께서는 오직 욕망과 탐욕[欲貪]을 항복 받으라고 말씀하시고 이것으로써 가르치신다'고 대답해야 합니다. 그들은 다시 그대들에게 '어떤 법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는가'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스승께서는 오직 저 색음(色陰)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음(受陰) · 상음(想陰) · 행음(行陰) · 식음(識陰)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스승께서는 이렇게 설법하신다.' 그들은 다시 '욕망과 탐욕에 어떤 재앙이 있기에 너희 스승은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음 · 상음 · 행음 · 식음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하는가'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만일 색에 대해서 욕심을 끊지 않고, 탐욕을 끊지 않으며, 사랑을 끊지 않고, 생각을 끊지 않고, 갈망을 끊지 않으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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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곧 근심 · 슬픔 · 괴로움 · 번민이 생기리니, 수 · 상 · 행 · 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욕망과 탐욕에서 이러한 재앙을 보았기 때문에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 · 상 · 행 · 식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는 것이다.' 그들은 다시 '욕망과 탐욕을 끊으면 어떤 행복과 이익이 있다고 보기에 너희 스승은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 · 상 · 행 · 식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하는가'라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만일 색에 대해서 욕심을 끊고 탐욕을 끊으며, 생각을 끊고 사랑을 끊고 갈망을 끊으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지더라도 근심 · 슬픔 · 괴로움 · 번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수 · 상 · 행 · 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여러분, 만일 좋지 않은 법의 인연을 받고도 현세에서 즐겁게 살면서 괴로워하지도 않고, 걸리지도 않으며, 번민하지도 않고, 애태우지도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좋은 곳에 태어난다면, 세존께서는 끝내 '모든 좋지 않은 법은 끊어야 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이요, 또한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으면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가르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모든 좋지 않은 법의 인연을 받기 때문에 현세에서 괴롭게 살면서 걸리고, 마음이 타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나쁜 세계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마땅히 모든 좋지 않은 법을 끊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만일 모든 착한 법의 인연을 받고도 현세에서 괴롭게 살면서 걸리고, 마음이 타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면, 세존께서는 끝내 '착한 법을 받아 가지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착한 법을 받아 가지면 현세에서 즐겁게 살면서 괴로워하지 않고, 걸리지도 않으며, 번민하지도 않고, 애태우지도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좋은 곳에 태어납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그것을 찬탄하시면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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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에게 '모든 착한 법을 받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여러 서방 비구들은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였다.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모든 비구들은 다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109. 모단경(毛端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둘레가 50유순(由旬)이요 깊이 또한 그와 같은 어떤 못이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 있는 것과 같다. 어떤 장부[士夫]가 털이나 풀이나 혹은 손톱으로 그 물을 뜬다면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냐? 그 장부가 뜬 물이 많으냐, 못 물이 많으냐?"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장부가 털이나 풀이나 손톱으로 뜬 물이 적습니다. 적다고 말할 것도 없으니, 그 못 물은 엄청나게 많기가 백천만 배나 되어 견줄 수도 없습니다."
"그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진리를 본 사람이 끊은 온갖 괴로움도 그 못 물과 같으니라. 그리고 그것은 미래에도 영원히 다시 나지 않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이 법을 말씀하신 뒤 방으로 들어가 좌선하셨다. 이 때 존자 사리불이 대중 가운데 앉아 있다가 세존께서 방으로 들어가신 뒤에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오늘 못에 비유해 하신 말씀은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거룩한 제자가 진리를 완전하게 본다면 빈틈없는 한결같음[無間等]을 그 과보로 얻기 때문입니다. 혹 어떤 범부는 삿된 소견인 신견(身見) · 근본신견(根本身見) · 집신견(集身見) · 생신견(生身見)이 일어나, 이른바 근심하고 기가 죽거나 기뻐하고 아끼며 나[我]를 말하고, 중생을 말하며, 기특한 일과 자랑스러운 일을 말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삿된 소견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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