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전법륜(轉法輪) 10

근와(槿瓦) 2014. 4. 17. 00:34

전법륜(轉法輪) 10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조용히 생각하셨다. '우선 처음에 누구에게 이 법을 설하면 좋을까. 누구가 이 법을 깨달을 것인가. 저 아라라가라마는 학자이며 현인으로서 마음의 흐림이 적은 사람이다.  그는 이 법을 깨달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세존은 천안으로서 그가 이레 전에 죽은 것을 알았다. '아아, 아라라가라마의 죽음은 큰 손실이도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법을 설할 것인가. 라마의 아들인 우다가도 현명한 학자이다. 그에게 이 법을 전하리라.' 그런데 우다가도 역시 어제 죽은 것을 알고 그 손실을 탄식하며 다섯 사람의 출가자에 대해 생각하였다. '그 다섯 명은 내가 고행을 닦고 있을 때 시중을 든 소중한 사람들이다. 우선 그들에게 이 법을 전하리라.' 세존은 이렇게 결정하고 우루비라 숲에서 베나레스의 이시파다나 녹야원을 향해 출발하셨다.

 

세존은 길에서 사명 외도(邪命外道)인 우바가(優婆迦)를 만났다. 우바가는 세존의 모습이 참으로 적정함에 감동하여 말씀드렸다.

"당신의 모습은 참으로 적정하며 청정하고 맑습니다. 당신은 누구에게 출가하여 어떤 가르침을 받았습니까?"

세존은 이에 대해 노래로써 대답하셨다.

 

나는 싸움에 이겼다. 이제는 지혜가 뛰어나 모든 법에 더럽혀 지지 않고, 번뇌를 여의고 갈애(渴愛)를 다하여 원숙하게 깨쳤다. 이것은 모두 나의 지혜에 의해서이다. 누구를 스승으로 부르리요. 천지 사이에 나에게 비길 자 없도다. 나야말로 세간의 각자이며, 가장 높은 스승이다. 유독 청정하고 고요한 속에 살리라. 지금부터 어두운 이 세간에 법륜을 굴려, 불사의 북을 치기 위해 가시(迦尸)의 거리로 향하리로다.

"존자여, 당신은 스스로 각자라고 부르고 승리자라고 말씀하옵니까?"

"번뇌를 멸하고 악을 제압했으니 승리자가 아니겠는가?"

우바가는 '혹 그럴지도 모른다'고 수긍하면서도 끝내 다른 길을 취하여 가버렸다.

 

세존은 베나레스의 이시파다나 녹야원에 들리셨다. 다섯 명의 출가자는 세존을 보고 서로 말하기를,

"저기 교답마가 온다. 의무를 버리고 안일로 도망친 자가 온다. 배례할 것도 없고 섬길 것도 없다. 바리때와 승의를 받아 줄 것도 못되고, 그를 위해 자리를 베풀 것도 없다. 앉고 싶은 곳에 제멋대로 앉게 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세존이 그들에게 다가왔을 때 그들은 서로 간의 약속을 잊고 어떤 자는 세존께 다가가서 바리때와 승의를 받았고, 어떤 자는 자리를 마련했으며 어떤 자는 발 씻을 물을 제공하였다.

세존은 발을 씻고 자리에 앉자 다섯 명의 출가자는 세존을 향하여 교답마 또는 친구라고 불렀는데, 세존이 이르기를,

"너희들은 부처를 그 이름이나 친구라는 말로 불러서는 안 된다. 나는 세간의 공양을 받는데 상응한 깨달음을  얻은 부처이다. 내 말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에게 불사(不死)에 이르는 도를 가르칠 것이다. 내가 가르치는 법을 지키고 행하면 머지 않아 집을 나와 출가자가 된 소망을 이루고 청정한 행을 갖추어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다."

그들은 말하였다.

"그러나 교답마여, 당신은 그 엄한 도, 그 무서운 고행에 의해서도 사람을 뛰어넘어 뛰어난 참된 지혜에 도달할 수가 없었지 않았는가? 당신은 지금 그 노력을 버리고 안일로 도피하면서 어떻게 그 법에 달할 수가 있었는가?"

"출가자들이여, 부처는 안일을 탐하는 자가 아니다. 노력을 버린 것도 아니다. 나는 실로 세간의 공양에 상응한 깨달음을 얻은 부처이다. 귀를 기울여라. 너희들에게 불사에 이르는 도를 가르치리라."

그러나 그들은 세존의 말에 따르지 않고 세 번이나 앞의 말을 되풀이하였다.

세존은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출가자들이여, 너희들은 내가 전에 이같이 말한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존자여,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보라, 부처는 안일을 탐하는 자가 아니다. 노력을 버린 자도 아니다. 나는 실로 깨달음을 얻은 자이다. 귀를 기울여라. 불사에 이르는 도를 듣는 것이 좋으리라."

이때 다섯 명의 출가자는 비로소 세존께 진심으로 경청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세존은 그들에게 고하였다.

"출가자들이여, 여기에는 출가자가 피해야 할 두 가지의 치우친 도가 있다. 그것은 비천한 욕에 빠진 어리석은 쾌락의 생활과, 부질없이 자기를 들볶는 어리석은 고행의 생활이다. 출가자들이여, 이 두 가지 치우친 도를 떠나 마음의 눈을 뜨고 지혜로 나아가 적정과 성지(聖智)와 정각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中道)를 부처는 깨달은 것이다.

출가자들이여, 이 중도란 무엇인가. 팔성도(八聖道)가 그것이다. 노, 병, 사도 괴로움이다. 원한이 있는 자와 만나야 하는 것도, 사랑하는 자와 이별해야 하는 것도, 구해도 얻지 못하는 것도 모두 괴로움이다. 집약하여 말하면 사람으로서 생존하고 있는 일의 모두가 괴로움이다.

출가자들이여, 이것이 고집성제(苦集聖 = 苦集滅道)이다. 그것은 새로운 생을 만들어 내고 기쁨과 탐욕을 동반하며 이곳저곳의 경계에 욕의 즐거움을 낳는 갈애(渴愛)이다. 여기에는 욕애(欲愛)와 유애(有愛)와 비유애(非有愛)의 세 가지가 있다.

출가자들이여, 이것은 고멸성제(苦滅聖)인 것이다.

저 사랑의 갈구가 남김없이 멸해 모든 집착이 없어진 것이다.

출가자들이여, 이것은 고멸도(苦滅道) 성제이다. 즉, 팔정도, 정견, 정사, 정어, 정업, 정명, 정정진, 정념, 정정이다.

출가자여, 이 사성제(四聖)는 지금까지 설하지 않은 내 스스로가 증득한 법인데, 나는 이 법에 의하여 마음의 눈을 뜨고 지혜를 낳고 빛을 낳았다.

이 고성제는 '분별하여 알아야 할 것'으로서 이것을 알고, 이 고집성제는 '끊어야 할 것'으로서 이것을 끊고, 이 고멸성제는 '깨달아야 할 것으로서 이것을 깨닫고' 이 고멸도성제는 '닦아야 할 것'으로서 이것을 닦았다. 그리고 이러한 나 스스로 깨달은 법 위에 마음의 눈을 뜨고 지혜와 빛을 낳았던 것이다.

출가자들이여, 이 사성제 가운데 나에게 이 깨끗한 참된 지견이 생기지 않았던 동안에는 이 모든 세계, 모든 중생 가운데에서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지견이 생긴 이후,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선언하였다. 또 나에게 이와 같은 지견이 생겼다.

계박에서 벗어난 나의 마음은 동하는 법이 없다. 이것은 나의 마지막 생인 것이며 이 이상 망집의 생은 없다."

세존이 이렇게 설하시자 그들 중의 교진여(陳如)가 먼저 때(垢)를 여읜 법안이 열려서 '생자(生者)는 필멸이다'라는 것을 간파하였다.

또 세존이 이 법륜을 굴리시자 지상의 신들은 일제히 외쳤다.

"세존은 베나레스의 이시파다나 녹야원에서 세계의 누구에 의해서도 굴린 일이 없는 그 위 없는 법륜을 굴리셨다."

이들 신들의 소리는 신들의 세계로, 이곳에서 또 저곳으로 전달되어 범천계에 이르렀다. 그 순간 이 천세계(天世界)는 진동하여 신들의 영광에 넘치는 무량한 빛이 모든 세계를 비쳤다.

이때 세존이,

"교진여여, 이미 알았도다(안냐야시)."라고 말씀했으므로 교진여는 그후「아냐(阿若) 교진여」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는 눈앞에서 깊이 법을 알고 의문을 넘어서서 망집을 여의고 두려움 없는 경지를 얻어 스승의 가르침에 따르는 제자가 되었다.

세존은 계속해서 다른 네 사람에게 법을 말씀하셨다. 파바(婆波), 발제야(跋提耶), 마하나마(摩那摩), 아설시(阿說示)등의 네 사람은 잇달아 더러움을 여의고 '생자는 필멸이다'라는 법안을 얻어 모두 교진여와 함게 불제자가 되었다.

세존은 또 그들을 모아 놓고 법을 설하셨다.

"제자들이여, 몸은 내가 아니다. 만일 몸이 나였다면 나의 몸은 이렇게 되라, 이렇게는 되지 말라고 자유로이 할 수가 있었을 터이다. 그와 같이 마음도 또한 나는 아니다. 즉, 마음도 이렇게 되라, 이렇게 되지 말라고 자유로이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제자들이여,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몸은 상주인가, 무상인가? 만일 무상이라면 고인가 낙인가?"

"세존이시여, 무상이오며 고입니다."

"무상이며 고이며 변천하는 것을 나의 것, 나의 자아라고 볼 수 있겠는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불가능하옵니다."

"제자들이여, 마음도 또한 그와 같다. 존귀한 제자는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듣고, 몸과 마음을 지겨워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들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즉 해탈하여 해탈했다고 하는 지혜를 낳는다. '생은 다했다, 청정한 행은 이루어졌다, 해야 할 일은 성취되었다. 이제부터는 다른 생은 없다.'라고 하는 지혜이다."

세존의 설법을 듣고 다섯 사람은 기뻐하며 집착을 버리고 번뇌에서 벗어나 聖者가 되었다. 이 세상에 최초로 여섯 사람의 성자가 나타난 것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