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야사(耶舍)의 출가 11

근와(槿瓦) 2014. 4. 19. 00:42

야사(耶舍)의 출가 11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그때 베나레스에 야사(耶舍)라고 하는 호상(豪商)의 아들로서 훌륭한 청년이 있었다. 큰 상인의 외아들이므로 온갖 사치가 허락되어 추울 때에는 겨울 궁전, 더울 때에는 여름 궁전, 우계에는 우정(雨亭)이 마련되었다. 어느 날 밤, 그는 애욕의 즐거움에 빠진 후 꾸벅꾸벅 잠시 졸고 있었는데, 얼마 후 눈을 뜨니 난등(蘭燈)만이 홀로 휘황한 가운데 관현에 지친 여자들은 조신함을 잊어버리고 잠에 빠져 있었다. 겨드랑이 밑에 공후()를 낀 여자도 있고 목에 북을 걸고 있는 무희도 있었으며, 머리카락을 산발한 여자, 침을 흘리면서 잠꼬대를 하는 여자, 마치 무덤 같은 광경을 눈앞에서 본 야사는 애욕의 화를 알고 혐오하는 마음을 일으켜 '위태롭다, 위태롭다'하고 외치면서 황금의 신을 신고 달려나와 그대로 녹야원으로 나가 새벽녘에 고요한 곳에 계신 세존의 곁으로 달려갔다. 세존 곁에서도 '위태롭다, 위태롭도다'하는 말이 그의 입에서는 잇달아 나오고 있었다. 세존은, "야사여, 여기는 조금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 여기에 앉아라. 그리고 나의 법을 들으라."

 

이 말은 야사(耶舍)의 광란한 마음을 진정시켰다. 야사는 황금의 신을 벗고 세존의 옆에 앉으니 세존께서는 보시의 이야기, 계율의 이야기, 하늘에 태어나는 이야기, 요욕(樂欲)의 재앙과 불결함, 애욕의 세계를 벗어나는 이익 등, 순서를 좇아 이야기를 진행하여 야사의 마음을 조복한 후, 고집멸도 사성제의 가르침을 설하셨다. 깨끗한 옷이 빛깔에 물들기 쉬운 것처럼 야사의 마음은 법의 빛깔에 물들어 '생자는 필멸이다'라는 법안이 열렸다.

 

야사가 높은 누각에서 사라졌다는 소식은 말할 수 없는 놀라움을 일가인 사람들에게 주었다. 사람을 사방으로 보내어 야사의 행적을 탐문케 하였다. 아버지도 몸소 아들을 찾아 나섰는데, 마침 녹야원 근처에 황금 신발이 버려져 있음을 보고 세존께 자기 아들의 해방을 물었다. 세존은,

"잠시 후 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니 잠깐 여기 앉아 있으라."고 말씀하시고 법을 설하여 더러움을 여의는 법안을 증득하게 하셨다. 장자는 크게 기뻐하여,

"세존이시여, 훌륭하신 일입니다. 마치 넘어진 것을 일으키고 덮은 것을 나타내시고, 헤매고 있는 자에게 도를 보이고, 눈이 있는 자에게 물건의 형태를 보게끔, 어둠에 빛을 가져오듯이 세존은 여러 가지로 법을 보여 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와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이시여, 지금부터 생명이 끝날 때까지 귀의하는 신자로서 저를 받아 주십시오." 하며 삼귀의(三歸依)를 말씀드렸다.

이리하여 탐색하던 자도 탐색 당하던 자도 드디어 도에 들어가, 야사는 출가 후 성자가 되었다.

세존은 이튿날 야사의 집에 초대되어 야사의 어머니와 젊은 아내를 신자로 만드셨다. 야사의 친구인 무구(無垢), 선비(善臂), 덕승(德勝), 우왕(牛王) 등 네 명도 야사를 따라 출가하였고 다른 일단의 친구들 50명도 또한 야사의 권고에 의해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이리하여 그들은 세존의 가르침을 지켜 법대로 수행하여 각을 얻었다. 이때 이 세상에는 60명의 성자가 있게 되었다.

 

그때 세존은 제자들에게 명령하시기를,

"제자들이여, 나는 모든 계박에서 해탈하였다. 너희들도 또한 모든 계박에서 벗어났다. 제자들이여, 세간에 연민심을 가지고 뭇 중생의 행복을 위해 세간을 순회하라. 두 사람이 짝지어 한 길로 가지 않도록 하라. 처음도 아름답고 중간도 아름답고 뒤도 아름다운 의(義)와 문(文)이 갖추어진 법을 선전하라. 모두가 원만하고 청정한 행을 설하여 밝히라. 세간에는 지혜의 눈에 때가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법을 설하는 일이 없으면 망할 것이지만 법을 들으면 깨달을 것이다. 제자들이여, 나는 법을 펴기 위해 우루비라(優樓頻螺)의 장군촌에 가고자 한다."

그때 갑자기 악마가 세존 앞에 나타났다.

"너는 많은 포승에 묶이고 큰 밧줄에 매인 몸이다. 나에게서 벗어날 수는 없다."

세존은 이에 대하여 대답하셨다.

"나는 모든 계박에서 해탈하였다. 너는 이미 패했다."

악마가 다시 말하기를,

"허공행(虛空行)이라고 이름하는 포승은 탐욕을 말하는 것인데, 나는 포승에 의해 너를 묶었다. 출가자여, 너는 나를 벗어날 수가 없다."

세존은 다시 대답하셨다.

"즐거운 오욕 앞에서 나는 탐욕을 여의었다. 너는 이미 패했다."

악마는,

"세존은 나를 알고 있다."라고 하면서 슬픈 듯이 모습을 감추었다.

 

세존이 제자 60명을 제방(諸方)에 파견하고 홀로 우루비라의 겁파시야(劫波尸耶) 숲에 들어가셨을 때, 행조(幸組)라 이름하는 30명의 사나이들이 그 숲에서 놀고 있었다. 그 중 29명은 아내가 있고 나머지 한 명만이 독신이었으므로, 창부를 한 사람 고용하여 그 남자의 아내역으로 삼아, 남녀 60명이 봄 숲의 잔치에서 자기를 잊고 놀고 있었다. 창부는 사람들의 틈을 엿보아 아름다운 의상이나 구슬 장식물을 훔쳐 가지고 도망쳤다. 사람들은 놀라 좌우로 그 뒤를 탐색하다가, 뜻밖에 고요히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세존의 곁에 다가가서 빛나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며, 세존께 그 여자의 행방을 물었다.

세존이 말씀하시기를,

"공자들이여, 그대들은 어찌하여 여자를 찾는 것인가. 여자를 찾는 것과 자기 자신을 찾는 것과 어느 편이 훌륭한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자기가 자신을 찾는 일입니다."

"공자들이여, 그렇다면 여기에 앉으라. 나는 자기 스스로를 구하는 법을 설하리라."

그들은 말씀에 따라 세존의 곁에 앉았다. 세존은 순서를 따라 법을 설하시고 그들의 마음이 안정되기를 기다려 사제(四)의 법을 설하시니 그들은 모두 법안이 열려 세존께 출가하여 불제자가 되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