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45-9

근와(槿瓦) 2016. 6. 16. 00:49

대보적경-45-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41 / 3476]

믿는 까닭이니라. 하물며 믿고 욕심을 버리고 집을 나와서 의지할 것 없이 모든 선정을 닦음이랴.


가섭아, 이러한 중생은 그 중에서 가장 희유하다고 인정하노라. 능히 부처의 법을 잘 호지하며 능히 저 감로법(甘露法)을 깨달아 알리라. 마치 여러 사람이 짐승의 가죽이나 썩고 더러운 물건으로 인형(人形)을 만드는 것과 같으니라. 혹은 갖가지 잡된 얼굴 모습을 만들고 채색을 하여 꾸며서 매우 단정하게 만들고는 사람의 얼굴위에 올려 놓기도 하고, 옷으로 얽어 싸서 노리개를 만드나니, 어찌 그 겉모양으로 좋다 하겠느냐? 그것이 더러운 물건으로 만든 줄을 알면 곧 내버리려는 생각을 내느니라. 이와 같이 모든 나쁜 비구가 여래의 위덕과 의용(儀容)으로서 자기의 겉치레를 하지만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로소 극악인 줄을 알 것이다. 나와 남의 치레를 하지만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로소 극악인 줄을 알 것이다. 나와 남의 꼭 있는 생각[我想]으로 말미암아 탐애심을 내는 까닭이다. 만일 사람이 나라는 생각이 실답지 않은 줄을 알면 이런 경을 들어도 진에심을 내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다른 사람에게 훼방하고 거슬림을 당하더라도 이 경을 듣고는 그런 무리를 멀리 떠날 생각이 더욱 간절하여지기 때문이니라. 만일 중생이 집착심을 품으면, 이것은 곧 사견의 사람이니라. 만일 사견을 일으키면 이런 경의 여실한 교훈에 곧 진심을 내리라. 왜냐하면 나라는 생각이 있는 자는 진심이 있는 까닭이니라.


만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이 경을 듣고 진심을 내어 헐뜯고 비방하는 이는 곧 사문이 아니니라. 비록 사문이란 명칭이 있더라도 나의 성문제자가 아니며 나는 그의 스승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나의 성문제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나는 거짓말 하는 자의 스승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여래는 이 실다운 말을 하는 이[實語者]라 능히 온갖 법의 '(空)을 진실하게 말하는 자이니라.


가섭아, 여래는 능히 '아집(我執)'을 깨뜨리고 그것과 싸우느니라. 만일 여래와 더불어 싸우는 자는 악마니라. 여래는 악마의 무리가 집을 떠나 구족계(具足戒) 갖기를 허락지 않느니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청작(靑雀)이라는 작은 새가 큰 용·코끼리를 낳았다'고 하면 어떻겠느냐? 이런 말을 믿겠는.”


                                                                              [42 / 3476]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네 뜻에 어떠한가, 같은 종류가 된다고 하는가.”
같은 종류가 되지 않나이다.”
다시 가섭아, 또 말하기를 '묘시조왕(妙翅鳥王)이 뱁새에서 났다'고 하면 믿겠는가. 같은 종류가 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다시 가섭아, 또 말하기를 반딧불의 작은 벌레가 수미산을 지고 공중으로 날아 갔다면 믿겠는가. 같은 종류가 되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이와 같이 악인이 만일 ''라는 생각과 열반이란 생각에 머무르는 자가 나를 일컬어 스승이라 한다면 엉뚱하게 같은 종류가 아니니라.


가섭아, 만일 제왕이 편안히 국계에 머물러서 백성을 어루만져 기르고 쾌락이 한량없으며 갖가지 음식이 절로 갖추었고 곁에 시신들이 왕의 교화를 받들던 때에, 어떤 모르는 사람이 재리(財利)를 위하여 왕의 신하라 자칭하고 왕의 명을 받지 않고서 스스로 임금과 신하들 가운데서 거짓 왕의 명을 펴되 '너희들은 마땅히 이에 머물러 있어라'하거나, 혹은 '너희들은 이런 일을 하여라'하는 것도 같도다.


가섭아, 여래 법왕도 이와 같이 대천세계에서 왕 노릇하여 일체의 삼승(三乘) 중생을 교화하되 십력(十力)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여 모든 불사를 짓되, 안락하기 끝이 없으며 음식 공양이 절로 풍족하도다. 그 가운데 남 모르는 어떤 중생이 먹고 살기 위하여 ''와 중생 내지 열반을 말하고 여래의 나 없는 성교[無我聖敎]를 받지 않고 이런 말을 한다. '여래의 말씀은 이 일은 마땅히 할 것이요, 이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부처를 믿고 가르침에 순종하여 비방하지 않고 그 말을 듣고, '이것이 훌륭하고 깨끗한 복밭[福田]이라'하여 자기의 재산과 처자의 부분을 가져서 은근한 신심으로 법대로 베풀되, 모든 허물을 깨닫지 못하고 그 뒤로 잠깐도 끊임이 없느니라.


이러한 악인은 남이 모르는 어떤 사람과 같으니라. 음식을 얻어먹고는 시끄러운 곳에서 나날이 왕의 하는 일[王事도둑의 일[賊事음식에 대한


                                                                              [43 / 3476]

[食事음란한 일[淫事여인에 대한 일[女人事의방에 대한 일[醫方事술 마시는 일[飮酒事일식과 월식에 대한 일[日月薄蝕事왕의 사신 다니는 일[王使去來事종족에 대한 일[種族事] 등을 논설하며, 혹은 '어느 날 어디를 가면 음식이 생긴다'느니 이런 종류의 갖가지의 말로 밤낮을 보내고 절에 돌아온다. 혹 두 번 자고 엿새를 지내면서 머무르는 곳에 또한 항상 이런 일을 말하여 바른 생각과 지혜를 잃고 위의를 바로잡지 못하며, 몽롱히 잠들 적엔 침이 흘러 내리며, 항상 낮에 하던 일이 꿈에 나타나며, 혹 자기가 다른 곳으로 가되 빨리 가고 느리게 가는 갖가지의 일을 보게 되느니라. 이미 깨어나서는 서로 향하여 말하기를 '꿈에 네 몸이 이렇게 다니고 앉았다. 이런 곳으로부터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다'고 하며, 다시 말하기를 '이 꿈은 길한 꿈이다. 마땅히 빨리 촌··왕성에 가서 다른 집에 이르러야 된다'고 하며, 나들이하여 쏘다니면서 얼굴과 눈을 희번덕거리다가 괴로움에 시달리므로 마음이 안정치 못하여 고요한 선정[等引定]이 없고 교만하고 방자하며, 여섯 감관[六根]이 혼잡하여 속인과 다름 없으며, 말은 때를 맞추지 못하고 마음은 달려 흩어져서 마을의 큰 성바지 집에 돌아다니며 별해탈계를 받들어 지니지 아니하고, 홀로 연인을 위하여 법문을 말하되 법을 말할 때엔 물든 마음에 머무느니라. 이런 가운데 좋은 음식·의복을 얻으면 물든 마음이 마치 좋은 음식물을 씹어 삼키듯이 어리석고 탐착하여 시간이 갈수록 더욱 집착하며, 뉘우칠 줄을 모르고 떠날 때에는 울고 가느니라.


또 두 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열어 보이느니라. 둘이라 함은 깨끗하고 좋은 보시를 얻으면 찬탄하고, 그렇지 못함을 얻으면 문득 나무라느니라. 서로 만날 때엔 서로 그 소득을 보느니라. 서로 묻기를 '시주가 이제 무엇을 보시할 것이며, 누구에게 베풀어 줄까, 음식·자재가 얼마나 되는가' 하느니라.


가섭아, 이것을 수행 않는 자라 이르며, 내지 목숨이 마치기까지 수행하지 않는 자라 말하느니라. 다시 남은 허물이 있어서 나쁜 뜻을 내나니, 이른바 바른 법을 비방함이니라. 가섭아, 마땅히 이러한 모든 비구에게 불쌍한 마음을 낼지니라. 왜냐하면 그들이 장차 괴로움의 과보를 받기 때문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44 / 3476]

어리석은 사람은 저 살기 위하여
제왕의 신하라 자칭하며
남 몰래 다른 곳에 나아가서
거짓 왕의 제령(制令)을 펴나니.


저곳에서 비밀의 말을 전하되
'왕의 명령이니 거슬리면 안 된다'.
어리석은 사람이 이곳에서
저 살기 위하여 이런 짓 하도다.


하물며 거룩한 부처는
저 수없이 많은 겁() 속에
목숨과 몸을 버리고
허다한 어려운 일 다 겪었나니.


이것은 법왕가(法王家)의 하인에게
꾸지람이나 벌받음으로서가 아니며
또는 이것은 하고 이것은 하지 말라고
문책하는 자가 있음도 아니니라.


비구에게 도 닦을 장소며
아름다운 진수 성찬이며
또는 가장 묘한 의복을
이런 것 모두 다 바치었노라.


부지런히 재물을 구하여
계 지니는 이에게 베풀어 주고
제 몸에 이바지하거나
또한 처자를 위함이 아니었네.


                                                                              [45 / 3476]

법대로 머물지 않는 사람은
공양만 받아 먹고 달아날 뿐
다음날 서로 만날 적에는
'내가 그때에 잘 먹었다'.


어디나 한데 모이는 곳에서
왕의 정사가 어떠니, 도둑의 일 어떠니
국경을 지키는 일이 어떠니
갖가지의 음식 요리가 어떠니.


일식·월식에 대한 일이며
왕의 사신으로 가고 오는 일이며
혹은 '마땅히 이기리라'
혹은 '장차 망하리라'.


이것이 말할 바 아니언만
그들은 항상 이야기하면서
화려한 침상에 누워서
밤낮으로 즐겨 잠만 자나니.


낮으론 신도 집에 나가고
부자 많은 곳을 찾아서
'이 보시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최상의 보시는 될 수 없다'.


이런 일로 찾아가고는
자리에 앉아 부질없는 이야기로
어리석고 게을러 닦지는 않나니
마치 노새가 무거운 짐 지듯이.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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