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30-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6 / 3476] 쪽
...라, 너희들을 이익케 하고 불쌍히 여기어서 뒤에 큰 괴로움을 받기를 저 모리가(募理迦)와 반지가(畔地迦)·파리바라리가(波利婆羅理迦)가 모든 고통을 받듯이 하지 않게 하려 하느니라.
가섭아, 나는 끝내 아견·중생견·수자견·보특가라견(補特迦羅見)에 집착한 자로서 내 법 가운데 출가하기를 허락지 않느니라. 내가 허락지 않는데 억지로 출가하면 다 이 도둑이라, 시주의 무거운 보시를 먹을 뿐, 또한 참된 비구계를 성취하지 못하느니라.
가섭아, 차라리 육일 동안 단식할지언정 내 법에 출가하고는 무거운 시주의 보시를 먹으면서 아견·중생견·수자견·삭취취견 내지 열반견을 일으켜서는 아니 되느니라.
이러므로 보살이 마땅히 정진심을 발하되 아견·중생견·수자견·삭취취견·유견·열반견에 집착하지 말지니라. 일체의 견을 끊기 위하여 마땅히 설법할지니라.
가섭아, 이러한 경을 내가 이제 모든 보살에게 부촉하노니, 왜냐하면 그들의 의욕이 나와 같기 때문이니라. 만일 그들의 의욕이 나와 같을진대 이것은 나의 반려(伴侶)라, 곧 나의 부촉을 감당할 만하기 때문이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온갖 괴로움이 핍박하여도
도무지 구호할 이 없도다.
오직 세간의 큰 길잡이[導師]로서
희론 여읜 이를 제외하고는
모든 고뇌의 중생들
하찮은 사도를 닦으며
차츰 탐욕만 늘어가
이 때문에 악취에 떨어지네.
길잡이도 보호자도 없이
[27 / 3476] 쪽
험악한 광야에 머물러
삿된 길에 빠져드니
마침내 안온(安穩)함이 없도다.
마치 사람이 재물을 지니고
먼 길에 장사를 떠났다가
중도에 도둑이 덤비어
재물 몽땅 빼앗기듯이.
재물 잃고 빈손으로 돌아오니
이익 보려다 괴로움만 더하고
남에게 꾸어온 빚 때문에
시달림 받기 더욱 괴로워.
비구도 또한 이처럼
법을 위하여 집을 나왔건만
본래 지녀온 법의 재산
깨끗한 행업(行業) 다 소멸되고
오직 머리만 빡빡 깎고
모든 사견에 어리석게 떨어져
'나[我]'니 중생이니 하는
'보특가라'의 생각에 집착하도다.
공법(空法)을 말하는 비구
삭취취에 집착하지 않음을
이 사람에 비방심 일으키면
어느덧 지옥에 떨어지리니.
[28 / 3476] 쪽
화내고 꾸짖는 인연으로
서로서로 비방만 하며
제 허물 남 알까 겁내며
남의 허물만 망령되어 퍼뜨리며.
몸으로 나쁜 짓, 입으로 나쁜 짓
뜻으로는 아첨만 하고
뒤바뀐 생각으로 사견에 흐르니
이 사람은 악취에 떨어지리.
온갖 나쁜 짓하고는
쏜살같이 삼도(三途)에 가서
뭇 괴로움에 불타게 되니
누가 능히 구호해 주리.
오는 세상의 어떤 비구는
난폭하고 진심(嗔心)이 많아
보리도로 달려 나아가는
참다운 행자를 괴롭히나니.
이 모든 사나운 무리는
이러한 경전을 비방하여
다시는 석사자(釋師子)의 가르침
받들어 지니지 않으리.
서로 진심만 일으켜
번갈아 괴롭히고 해치며
남의 허물만 드날려
사나운 소문 사방에 퍼지네.
[29 / 3476] 쪽
헛되이 남에게 누명 씌움은
자기의 수치처럼 되나니
선량한 이는 돕는 이 적고
삿된 친구는 세력이 늘도다
이것은 바른 법이 없어질 때
악인의 세력이 강할세라
나의 사랑하는 제자로서
이른바 착한 비구들은
마땅히 다른 방향을 향하여
안온한 곳을 찾아갈지니.
사나운 무리에서 벗어난
그들에게 불쌍한 마음 일으켜
마땅히 이 경 가운데
자세히 살피어 생각하라.
부처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장소를 가리어 머무르라'고.
바른 법이 무너져 없어질 때
선량한 벗 얻기 어렵나니
여래가 찬탄한 장소에
서로 따라 함께 나아가라.
누가 말하기를 이곳은
머무를 곳이 못된다거든
마땅히 대선인(大仙人)께서
도 얻는 곳으로 나아갈지니라.
[30 / 3476] 쪽
다시 말하기를
'인자여, 그대가 실로 말하도다.
불탑(佛塔)을 돌며 도를 구하라'라고.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이니.
차라리 저곳으로 가보리.
마음도 기쁜 보리의 도량
이곳은 머무를 곳 못되나니
사나운 무리에게 핍박되기에.
비구여, 저리로 나아가자.
나를 위하여 나아가자.
부처님 노니시던 곳
그 옛날 조용히 계시던 곳.
거닐고 조용히 앉으시던 곳
돌이나 또는 빈 터이거나
모여 같이 탄식하고
위하여 자주 울어도 보리.
이것이 저 대선인께서
거닐고 수용(受用)하며
옛날에 일찍이 노니시면서
위없는 법바퀴[法輪]를 굴리셨나니.
유위(有爲)는 마침내 무상(無常)한 것
옛적엔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 등
하늘·용이 다 모였을 적에
교화하여 기쁘게 하시던 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