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세존의 四門出遊 4

근와(槿瓦) 2014. 4. 3. 00:13

세존의 四門出遊 4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그 후 10년 가까이 태자는 궁중에서 태자비와 함께 평화로운 세월을 보내셨다. 그런 가운데서도 깊은 생각을 거듭하여 이 세상의 양상을 더욱 깊이 바라보시고 드디어 출가할 시기가 온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어느 날, 왕궁의 국악 소리에서 예상치 않은 다음과 같은 노래를 들으셨다.

 

미녀가 탄주하는 현가(絃歌)는 욕(欲)으로 사람을 어지럽힌다. 그렇기는 하나 청정한 사람의 힘은 도리어 법언(法言)으로 들을지니, 성자여, 일찌기 고행했던 사람들을 거울삼아 원을 일으키고 수행을 거듭하여 옛 일을 상기하시라.

출가할 때는 바야흐로 지금인 것이어늘 큰 자비심을 품고 삼독(三毒)의 중생들을 거두시라. 바야흐로 삼계(三界)의 고뇌는 사나운 불길처럼 더욱 타오르도다. 어리석은 자는 젊음을 구가하지만 머지않아 노병사(老病死)를 어찌 무너뜨리랴.

성자는 옛날에 부처님을 만나 참다운 법을 깨달았음을.

감로(甘露)의 법을 내리게 함은 지금이라오.

 

태자는 더욱 침울하게 시간을 보내셨다. 어느 날 생각하시기를 '인간이 산다는 것은 결국 무엇인가를 구하고 있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구한다는 것에는 선한 구함과 악한 구함이 있다.

악한 구함이란 자신이 태어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타의 태어남을 구하며, 자신이 늙어가는 몸이면서 타의 늙음을 구하고, 병든 몸, 죽어가는 몸, 근심에 잠겨 오욕에 물든 존재로 자신과 같은 것을 구하는 것이다. 생이란 무엇인가! 처자, 비복, 가축, 금은 등이다. 그리고 또 이러한 것은 늙어가는 것, 병드는 것, 멸하는 것, 근심에 잠기는 것, 더러움에 물드는 것이다. 세간 중생들은 자기들이 멸하는 것이면서도 그런 멸하는 존재를 구하여 집착하고 현혹되곤 한다.

 

선한 구함이란 무엇인가! 자기도 생하는 존재이면서 생하는 것의 재화를 보고, 생하지 않는 법인 위 없는 안온한 열반을 구하며, 자기는 늙어가는 것, 병드는 것, 죽는 것, 근심에 쌓이고 더러움에 물드는 존재이면서도 그 재난을 보고는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근심하지 않고, 더러움 없는 안온한 열반을 구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도 선하지 못한 것을 구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랴. 앞으로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음과 부정을 여읠 것을 구해야겠다.

 

또 어떤 때에는 이렇게도 생각하셨다. '나의 신체는 매우 우아하고 아름답다. 나의 궁전에는 많은 연못이 있어 물이 가득하고 그 주위에는 청, 적, 백 등 현란한 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다. 나는 가시국(迦尸國) 産의 전단(檀) 향수가 아니면 몸에 바르지 않는다. 가시국의 엷은 비단으로 된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있다. 밤이나 낮이나 나의 머리 위에는 흰 일산이 준비되어 있고, 더위나 추위도 내 몸을 범하지 못하고 티끌이나 이슬도 묻지 않는다. 또 나에게는 세 개의 궁전이 있어서 우기의 4개월 동안은 우전(雨殿)에 들어앉아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나오지도 않는다. 그것은 노래와 춤과 술의 즐거움 때문이다. 다른 집 하인의 음식물이라고 하면 벼 쭉정이 밥이거나 시큼한 죽 정도인데 우리 집에서는 그들에게까지도 흰 쌀밥을 먹인다. 나는 이와 같이 영화를 누리며, 이처럼 빼어난 신체를 가지고 살고 있는데, 이러한 생활은 지금 자각하려는 나에게 있어서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세간 중생들은 자신이 끝내는 늙어갈 몸이고 병에 걸릴 몸뚱이며 또 저절로 죽어 갈 몸인데도 노인이나 병자나 죽은 사람을 보면 이를 업신여기고 혐오한다. 나는 이러한 짓을 해서는 안 되겠다. 나는 지금 젊다는 긍지, 건강하다는 긍지, 생존한다는 긍지를 깨끗이 버리고 말 것이다.'

 

태자의 마음이 몹시 초조할 때에 부왕은 일찌기 태자의 운명을 점친 아사타 선인의 말을 상기하며 항상 태자의 출가를 염려하였다. 어느 날, 태자가 성 밖으로 나와 숲속에서 놀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왕은 시종에게 명하여 더러운 물건이나 추악한 것이 태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길을 닦고 거리를 다듬어 원림(園林)을 청소하도록 하였다.

태자가 어자를 데리고 동문 밖으로 수레를 몰고 가는데 길에서 머리가 하얗고 몸이 쇠약하여 지팡이에 의지하고 꼽추처럼 헐떡거리며 가는 사람을 보시고 수행하는 어자에게 물으니,

"그 사람은 노인입니다."고 대답하였다.

"나도 저렇게 될 것인가?"

"생을 가진 자는 귀한 자나 천한 자나 모두 다 이 괴로움을 면치 못합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마음에 근심이 생겨 동산에서 노닐 생각조차 없어져 곧 수레를 돌려 왕궁으로 돌아오셨다.

 

그런 일이 있은 다음에는 남문 밖으로 또 나갔는데, 길 옆에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도록 파리한 사내가 황색 피부에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면서 숨가쁘게 쓰레기통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시고,

"나도 저와 같이 병에 걸릴 것인가?" 하고 시종에게 물으니,

"어떤 사람이라도 이 고통을 면할 길은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이번에도 또 수레를 돌려 곧 왕궁으로 돌아오셨다.

 

정반대왕은 이 말을 듣고 더욱 근심하여 전보다도 한층 엄하게 모든 거리를 깨끗하게 치우도록 하였지만, 또 다시 태자가 서문 밖으로 나갔을 때에 우연히 길에서 시체를 상여에 메고 슬프게 호곡하면서 장송하는 일행을 만났다.

"아아, 나도 드디어는 저와 같이 될 것인가?" 하고 시종에게 물으니,

"생이 있는 자는 반드시 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리하여 이날도 수레를 돌려 환궁하셨다.

 

다음에는 북문 밖으로 나갔을 때에 감색 옷을 입고 머리와 수염을 깎았으며 손에 바리때를 들고 위의도 엄숙하게 걸어가는 사람이 있었다. 수행하는 어자에게,

"어떤 사람이냐?" 고 물으니,

"출가자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태자는 수레에서 내려와 절을 하고,

"출가한 사람에게는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하고 물으셨다.

"나는 이 세상의 생, 노, 병, 사의 무상함을 보고 이를 해탈하려고 친족을 버리고 한적한 곳에서 도를 닦고 있소. 바른 법에 의해 오욕을 억제하고 대자비로써 사람들을 두호하고, 그리하여 세간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것이 출가한 자의 공덕입니다."

이 말을 듣고 태자는 마음 속으로 '세간에 이것보다 수승(殊勝)한 것은 없다. 나도 집을 나와 도를 배워야겠다'고 굳게 결심하였다. 이리하여 공손히 출가자에게 절하고 수레를 몰아 동산에 들어가 여러 가지 놀이로 그날을 보내셨다.

 

해질 무렵 숲속의 못에서 목욕하고 아름다운 옷을 가져오게 하여 몸에 걸치고는 궁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수레에 타셨을 때, 부왕의 사자가 왕손의 출생을 알렸다. 태자는 냉철히 '내가 타파해야 할 새로운 장애(라후라)가 생겼다'고 말씀하셨다. 사자는 이 장애라는 말만을 듣고 왕에게 고하였으므로, 탄생한 왕손은 그 동기도 모른 채「라후라」라고 이름하였다. 그런데 오늘 밤에야말로 출가하려고 결심했던 태자는 기쁨에 넘친 군중에 둘러싸여 궁전으로 급히 돌아오는 도중에「기사아고오타미이」라고 부르는 아가씨가 그 길에 놓인 자신의 수레에서 내려와 태자를 보고 기쁨에 넘쳐 노래를 불렀다.

 

행복한 아버지시구려, 행복한 어머니시구려. 이 같은 아들을 두시어 행복하도다. 이 같은 남편을 모시는 아내는 이 또한 얼마나 행복할손가.

 

태자의 마음은 이 같은 연가(戀歌)에 번민하지는 않았으나 이 노래의「행복」이라는 말이「열반」이라는 말과 비슷했으므로 이 노래의 전부가 참으로 평화로운 열반을 노래한 것으로 생각되어, 길 떠날 직전의 행운이라고 감사하면서 구슬로 된 목걸이를 풀어 아가씨에게 선물하고 수레를 급히 몰아 궁전으로 돌아오셨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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