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의 탄생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그로부터 수미타는 점차 부처님의 도를 닦아 드디어 부처님의 계위에 올라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 정당(淨幢)이라고 이름하는 보살이 되었다.
보살은 무우수(無憂樹), 만다라화(曼陀羅華), 묘향화(妙香華)가 꽃피는 곳, 앵무새, 공작, 가릉빈가(迦陵頻伽)가 우짖는 동산에서 천녀의 주악에 둘러싸여 항상 정법전(正法殿)의 사자좌(獅子座)에 오르시어 제신(諸神)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다.
어느 날 집회에서 모든 신들의 음악은 신비로와 저절로 노래를 자아내게 했다.
성자시여, 그 옛날 연등불께서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으셨는데 이제야 수행은 이루어지고 예지는 족하시도다.
성자시여, 중생들이 갈구(渴求)한 지가 오래니 서둘러 인계(人界)에 하강하여 감로수를 뿌리소서.
타오르는 번뇌의 업화가 치성(熾盛)하니 자비를 베풀어 법열의 비를 내리시옵소서.
악마의 행위나 사교를 쳐부수고 보살의 도를 시현하시어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옵소서.
보살은 이 노래를 들으시고 큰 사명감을 깨닫자 인간 세계에 내려갈 것을 결심하였다.
모든 신들은 '이제야말로 부처님이 세상에 강림하신다'고 환성을 올렸다.
보살은 두루 인계(人界)를 살피시어 가장 영예로운 집안에 태어나려는데 가비라 성의 석가족의 왕인 교답마가(喬答摩家)를 택하셨다.
석가족의 왕인 정반(淨飯) 대왕은 항상 선행을 하고 어진 정사를 베풀어 백성을 교도하였다. 또 왕후 마야부인(摩耶夫人)은 구리성주(拘利城主)의 공주로서 아름답고 마음이 온화하며, 갖가지 재주가 뛰어나 참으로 부처님의 어머니가 될 덕을 갖추고 있었다.
이리하여 보살은 많은 신들을 위해 설법하시기를,
"그대들은 먼저 신심을 발하여 법을 공경하고, 불을 염하고 법을 염하여 승을 염하여 성도(成道)를 이룰지어다. 세상은 무상하며 괴로움임을 깨닫고 무아의 마음에 주(住)하며 마음을 고요히 하여 탐하는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항상 선정(禪定)에 들어가 지혜를 얻어 좋은 방편으로써 우매하고 어둠에 뒤덮인 사람들을 교도할지어다."
미묘한 천계의 장엄도 과보가 다하면 언젠가는 또 고의 세계에 떨어지리.
욕심은 무상하며 덧없고 그 허무함은 꿈과 같도다. 만족을 모르는 욕망은 목마름에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도다.
그러하니 스스로 힘써 무위(無爲)의 즐거움을, 얻을지어다. 만약 세간에 뛰어난 지혜를 얻을진대 곧 족함을 얻게 될 것을.
배움에는 의의(意義)를 찾는 것이니 말에 사로잡히지 말지어다. 말과 같이 행하면서 행함과 같이 말함이 가하도다.
항상 스스로 범한 죄를 살피고 남의 허물을 보지 말라. 한 일이 없이 받지 말 것이며 남이 이룬 것을 빼앗지 말지어다.
이와 같이 모든 신들에게 가르치고 바야흐로 천계에서 내려오려 할 때, 헤아릴 수 없는 천계의 사람들은 도솔궁에 모여 주악으로 보살을 공양해 드렸다. 그때 보살의 몸에서 빛이 흘러 두루 삼천대천 세계를 비추자 어둠이 사라졌다. 이에 천지는 크게 진동하고 해와 달의 빛도 그 힘을 잃으니 사람들은 기쁨에 넘쳐 어머니와 자식 사이처럼 서로 화목하였다. 모든 신들은 또한 허공에서 만나 노래하였다.
참으로 무량한 시간을 거듭하면서 살을 찢고 뼈가 부서지는 원만한 행의 과보로써 보살은 부동신을 얻었도다.
자비의 투구를 받아 쓰고 번뇌의 장애를 제거하면서 모든 사람을 불쌍히 여겨 지금 보살이 세간에 나섰도다.
지혜의 횃불을 비추어 잠든 사람들을 눈뜨게 하고 대천 세계의 왕으로서 태양처럼 세간에 나섰도다.
보살은 이때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큰 백상(白象)의 모습으로 도솔천을 내려와 편안히 잠든 마야 부인의 우협(右脇)으로 태에 들어가셨다. 왕궁은 환희와 평화로 가득 차고, 상서로운 구름은 여러 층의 높은 누각의 지붕을 뒤덮었다. 임삭의 어느 날, 부인은 문득 꽃동산의 봄놀이를 생각하고, 왕의 허락을 얻어 많은 시녀에 옹위되어 수레를 몰아 룸비니(藍毘尼) 동산으로 나섰다. 나무마다 아름다운 꽃향기를 풍기고 공작의 꼬리 같은 남빛풀은 바람에 나부끼어 엷은 천의(天衣)처럼 흔들렸다.
부인은 가볍게 걸음을 옮겨 꽃들이 축 드리워진 무우수 가지에 의지했을 때, 산기를 느껴 뜻밖에도 부처는 순탄하게 태어나셨다. 때는 온갖 꽃들이 만발한 4월 초 8일이었다. 부처는 태어나자 마자 그 자리에서 사방으로 일곱 발짝을 걷고 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세간에 가득찬 괴로움을 몰아내리라'고 선언하셨다.
모든 신들은 허공 가운데서 어머니이신 마야 부인의 덕을 기리고 용왕 형제가 냉수와 온수를 내려 부처의 몸을 씻으니 대지는 일제히 환희로 진동했다. 잠시 후 왕궁으로 맞아들이니 정반왕은 기쁨의 정을 금치 못하였으며 태자는 실달다(悉達多)로 명명되었다. 탄생 후 이렛만에 부인은 이 세상을 떠나 도리천에 탄생하시고 마야 부인의 동생인 마하파사파제가 태자의 인자한 양모가 되셨다.
그때 가비라 성에서 멀지 않은 산중에 살고 있던 선인(仙人) 아사타(阿私陀)는 태자가 탄생하셨을 때의 서조(瑞兆)에 놀라 조카인 나라타(那羅陀)라는 아이를 데리고 왕궁을 방문하여 조심스럽게 태자를 안고 그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더니 갑자기 슬프게 흐느끼면서 이르기를,
"임금님이시여, 태자의 상은 의젓하고 큰 위덕이 있어 단정하며 그 이마는 일산과 같고 코는 대통을 자르는 듯 하며 지체가 고와서 마치 금상(金像)과 같은데 몸에는 32장부상(丈夫相)과 80종의 미묘한 형호(形好)가 있습니다. 만약 이 아이가 재가하면 전륜왕(轉輪王)이 되어 사천하를 다스리겠으나, 그렇지 아니하고 출가하면 반드시 부처님이 되어 널리 중생을 구제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미 늙어 이 부처님의 훌륭한 법을 듣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불현듯 슬퍼져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정반 대왕은 이 말을 듣고서 크게 기뻐하며 여러 선인과 나라타를 극진히 공양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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