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2033-79-화엄-235

근와(槿瓦) 2016. 5. 5. 00:32

2033-79-화엄-23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이 때 선재동자는 손가락 튀기는 소리를 듣고 삼매에서 일어났다.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보살의 부사의하게 자재한 해탈에 머물러 보살들의 삼매의 기쁨을 받았으므로, 보살의 신통한 힘으로 가지하고, 도를 돕는 데서 흘러나오고 원과 지혜로 나타난 여러 가지 훌륭하게 장엄한 궁전을 보았으며, 보살의 행을 보고 보살의 법을 듣고, 보살의 덕을 알고, 여래의 원을 마치었느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그러합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는 선지식의 가피하시고 생각하여 주신 위덕과 신통의 힘입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이름은 무엇이오니까?”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해탈문의 이름은 삼세의 모든 경계에 들어가서 잊지 않고 기억하는 지혜로 장엄한 갈무리니라. 선남자여, 이 해탈문 가운데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해탈문이 있으니, 일생보처 보살이라야 얻는 것이니라.”

 

선재동자가 물었다.

“이 장엄하였던 것이 어디 갔나이까?”

 

미륵보살이 대답하였다.

“왔던 데로 갔느니라.”

 

“어디서 왔었나이까?”

“보살의 지혜의 신통한 힘으로부터 와서, 보살의 지혜의 신통한 힘을 의지하여 머무른 것이며, 간 곳도 없고 머무른 곳도 없고 모인 것도 아니고 항상한 것도 아니어서 모든 것을 멀리 여의었느니라.

 

선남자여, 용왕의 비를 내리는 것이 몸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모으는 일도 없지만,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니, 다만 용왕의 마음에 생각하는 힘으로, 비가 줄줄 내려서 천하에 두루하는 것이며 이런 경계는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저 장엄하는 일도 그와 같아서, 안에 머무는 것도 아니고 밖에 머무는 것도 아니지만,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니, 다만 보살의 위덕과 신통의 힘과, 그대의 선근의 힘으로 그런 일을 보는 것이니라.

 

                                                                                                                 [2029 / 2062] 쪽

선남자여, 마치 요술장이가 눈어리를 만들 적에 오는 데도 없고 가는 데도 없어 오고 가는 일이 없지만, 요술의 힘으로 분명하게 보는 것과 같나니, 저 장엄하는 일도 그와 같아서 오는 데도 없고 가는 데도 없어 오고 가는 일이 없지만, 습관으로 부사의한 눈어리 같은 지혜의 힘과, 지난 옛적에 세운 큰 서원의 힘으로 이렇게 나타나느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성인께서는 어디서 오셨나이까?”

 

미륵보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들은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이 그렇게 오느니라. 다니는 일도 없고 머무는 일도 없이 그렇게 오느니라. 처소도 없고 집착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고 옮기지도 않고 동하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연연함도 없고 애착함도 없고 업도 없고 과보도 없고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아주 없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아니하여 그러하게 오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은 크게 가엾이 여기는 곳에서 오나니, 중생들을 조복하려는 연고며, 크게 인자한 곳에서 오나니, 중생들을 구호하려는 연고며, 깨끗한 곳에서 오나니, 좋아함을 따라서 태어나는 연고며, 크게 서원한 곳에서 오나니, 옛날의 서원한 힘으로 유지하는 연고니라.

 

신통한 곳에서 오나니, 모든 곳에 좋아하는 대로 나타나는 연고며, 동요함이 없는 데서 오나니, 모든 부처님을 항상 떠나지 않는 연고며, 가지고 버림이 없는 데서 오나니, 몸과 마음을 시켜서 가고 오지 않는 연고며, 지혜와 방편인 데서 오나니, 모든 중생을 따라 주는 연고며, 변화를 나타내는 데서 오나니, 영상처럼 화하여 나타나는 연고니라.

 

그러나 선남자여, 그대가 내게 묻기를 어디서 왔느냐 하였으니, 선남자여, 나는 태어난 곳인 마라제국(摩羅提國)으로부터 여기 왔노라.

 

선남자여, 그곳에 방사(房舍)라는 마을이 있고, 거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구파라(瞿波羅)니라. 그 사람을 교화하여 불법에 들어오게 하느라고 거기 있었으며, 또 태어난 곳[生處]에 있는 사람들로서 교화를 받을 이들에게 법을 말하고 또 부모와 권속들과 바라문들에게 대승을 연설하여 들어가게 하

 

                                                                                                                 [2030 / 2062] 쪽

느라고 저기 있다가 여기 왔느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어떤 것이 보살의 태어난 곳[菩薩生處]이오니까?”

 

미륵보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은 열 가지 태어나는 곳이 있느니라. 무엇이 열이냐. 선남자여, 보리심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보살의 집에 나는 연고며, 깊은 마음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선지식의 집에 나는 연고며, 모든 지[諸地]가 보살의 나는 곳이니, 바라밀의 집에 나는 연고며, 큰 원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묘한 행의 집에 나는 연고며, 크게 가엾이 여김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네 가지 거두어 주는[四攝] 집에 나는 연고며, 이치대로 관찰함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반야바라밀의 집에 나는 연고며, 대승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방편인 교묘한 집에 나는 연고며, 중생을 교화함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부처님 가문에 나는 연고며, 지혜와 방편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죽살이 없는 법 지혜[法忍]의 집에 나는 연고며, 모든 법을 수행함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과거 · 현재 · 미래의 모든 여래의 가문에 나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로 어머니를 삼고, 교묘한 방편으로 아버지를 삼고, 단바라밀은 유모가 되고, 지계바라밀은 양모가 되고, 참는 바라밀은 장엄거리가 되고, 정진바라밀은 양육하는 이가 되고, 선정바라밀은 빨래하는 사람이 되고, 선지식은 가르치는 스승이 되고, 여러 보리분은 동무가 되고, 모든 선법은 권속이 되고, 모든 보살은 형제가 되고, 보리심은 집이요, 이치대로 수행함은 집안 규모[家法]요, 모든 지(地)는 집이 있는 곳이요, 모든 지혜는 가족이요, 큰 서원은 집안 교법이요, 모든 행을 만족함은 집안 규모를 순종함이요, 대승심을 내도록 권함은 가업(家業)을 이음이요, 법물을 정수리에 부어 일생보처가 되는 보살은 왕의 태자요, 보리를 성취함은 가족을 깨끗이 함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은 이렇게 범부에서 뛰어나 보살의 지위에 들며, 여래의 가문에 나서 부처님의 종자에 머물며, 모든 행을 닦아서 삼보가 끊어지지 않게 하고, 보살의 종족을 잘 수호하여 보살의 종자를 깨끗이 하며, 태어난 곳이 높아서 허물이 없으므로, 모든 세간의 하늘 · 사람 · 마 · 범천 · 사문 · 바라

 

                                                                                                                 [2031 / 2062] 쪽

문들이 공경하고 찬탄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훌륭한 집에 태어나서는, 모든 법이 영상과 같음을 알므로 세간에 싫어함이 없고, 모든 법이 변화함과 같음을 알므로 모든 존재의 길[有趣]에 물들지 않고, 모든 법이 나[我]가 없음을 알므로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에 고달프지 않고, 대자비로 자체를 삼는 연고로 중생을 거두어 주는 데 괴로움을 느끼지 않으며, 나고 죽음이 꿈과 같음을 아는 연고로 모든 겁을 지내어도 두려움이 없으며, 모든 쌓임[薀]이 눈어리 같음을 아는 연고로 일부러 태어나도 고달프지 않으며, 계(界)와 처(處)가 법계와 같음을 아는 연고로 모든 경계에 망그러질 것이 없으며, 모든 생각이 아지랑이 같음을 아는 연고로 모든 길[諸趣]에 들어가도 의혹하지 않으며, 모든 법이 눈어리 같음을 아는 연고로 마의 경계에 들어가도 물드는 생각을 내지 않으며, 법의 몸을 아는 연고로 모든 번뇌에 속지 않으며, 자유자재함을 얻은 연고로 모든 길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의 몸은 모든 법계에 두루 나므로 모든 중생의 차별한 형상과 같고, 모든 중생의 갖가지 음성과 같고, 모든 중생의 갖가지 명호와 같고, 모든 중생의 좋아하는 거동과 같아서 세간을 따라 교화 · 조복하고, 모든 청정한 중생의 일부러 태어남과 같고, 모든 범부 중생의 짓는 사업과 같고, 모든 중생의 생각과 같고, 모든 보살의 서원과 같아서, 몸을 나타내어 법계에 가득하니라.

 

선남자여, 나는 옛적에 나와 함께 수행하다가 지금에는 보리심에서 퇴타한 이를 제도하고, 또 부모와 권속들을 교화하고, 또 여러 바라문을 교화하여, 대성문이란 교만을 여의고 여래의 종족 중에 나게 하기 위하여 이 염부제의 마라제국(摩羅提國) 구타(拘) 마을 바라문의 집에 태어났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큰 누각에 있으면서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 여러 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조복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주기 위하여, 나는 도솔천에서 함께 수행하던 하늘을 성숙케 하기 위하여, 나는 보살의 복과 지혜와 변화와 장엄이 모든 욕심 세계보다 뛰어남을 보이기 위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든 욕락을 버리게 하려고, 함이 있는[有爲] 법이 무상함을 알게 하려고, 모든 천인들

 

                                                                                                                 [2032 / 2062] 쪽

도 성하면 반드시 쇠함을 알게 하려고, 장차 내려올 적에 큰 지혜의 법문을 일생보처 보살과 함께 토론하려고, 같이 수행하는 이[同行]를 거두어 교화하려고, 석가여래께서 보내시는 이를 교화하여 연꽃처럼 깨닫게 하려고,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태어나느니라.

 

선남자여, 내 서원이 만족하고 온갖 지혜[一切智]를 이루어 보리를 얻을 때에는 그대가 문수보살과 함께 나를 보게 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문수사리 선지식에게 가서 묻기를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현의 수행하는 문에 들어가며, 어떻게 성취하며, 어떻게 광대하게 하며, 어떻게 따르며, 어떻게 청정하게 하며, 어떻게 원만하는가' 하라. 선남자여, 그는 그대에게 분별하여 연설하리라.

 

무슨 까닭이냐. 문수사리의 가진 서원을 다른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은 가지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문수사리동자는 그 수행이 광대하고 그 서원이 그지없어서 모든 보살의 공덕 내기를 쉬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여, 문수사리는 항상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의 어머니가 되며,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의 스승이 되며,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성숙시켜 시방세계에 소문이 났으며, 모든 부처님의 대중 가운데서 법을 연설하는 법사가 되어 모든 여래의 찬탄하는 바며, 깊은 지혜에 머물러 있어 모든 법을 사실대로 보고, 모든 해탈의 경계를 통달하고, 보현의 행하는 행을 끝까지 마치었느니라.

 

선남자여, 문수사리동자는 그대의 선지식이니, 그대로 하여금 여래의 가문에 나게 하였고, 모든 선근을 자라게 하였고, 모든 도를 돕는 법[助道法]을 일으키게 하였고, 진실한 선지식을 만나게 하였으며, 그대로 하여금 모든 공덕을 닦게 하였고, 모든 서원의 그물에 들어가게 하였고, 모든 원에 머물게 하였으며, 그대를 위하여 모든 보살의 비밀한 법을 말하고 모든 보살의 부사의한 행을 나타내었으며, 그대와 더불어 옛적에 함께 나고 함께 행하였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문수사리에게 가야 하나니,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라. 문수사리는 그대에게 모든 공덕을 말하리니, 왜냐 하면 그대가 먼저 선지식을 만나고, 보살의 행을 듣고 해탈문에 들어가고, 큰 원을

 

                                                                                                                [2033 / 2062] 쪽

만족한 것은, 모두 문수사리의 위덕과 신통의 힘이니라. 문수사리는 모든 곳에서 구경까지 얻게 하느니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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