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1902-75-화엄-219

근와(槿瓦) 2016. 4. 19. 00:35

1902-75-화엄-21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이른바 세계의 넓기 · 세계의 정돈됨 · 세계의 바퀴 · 세계의 도량 · 세계의 차별 · 세계의 옮김 · 세계의 연화 · 세계의 수미산 · 세계의 이름과, 이 세계해의 끝까지 모든 세계가 비로자나 세존의 본래의 원력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내가 다 알고 능히 기억하노라.

 

또 여래께서 옛날에 있었던 바다도 기억하노니, 이른바 모든 승(乘)의 방편을 닦아 모으며, 한량없는 겁 동안에 보살의 행에 머물렀으며,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교화하며, 부처님을 받자와 섬기고 있을 곳을 마련했으며, 법문 말씀함을 듣고 삼매를 얻어 자재하여지며, 단(檀)바라밀을 닦아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 들어가며, 계율을 지니고 고행하며, 여러 가지 참음을 갖추고 용맹하게 정진하며,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를 원만하며, 여러 곳에 일부러 태어나며, 보현의 행과 원을 모두 청정히 하며, 여러 세계에 두루 들어가서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며, 모든 여래의 지혜 바다에 널리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두루 거두어 가지는 것이다.

 

또 여래의 큰 지혜의 광명을 얻고 부처님의 온갖 지혜의 성품을 증득하며,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며, 부처님의 도량에 모인 대중과, 그 대중 가운데 중생들이 옛적부터 심은 선근과 처음 발심할 적부터 중생을 성숙하며, 수행하는 방편이 잠깐잠깐마다 증장하여 여러 삼매와 신통과 해탈을 얻은 따위의 모든 일을 내가 분명히 아노라.

 

왜냐 하면 나의 이 해탈은 모든 중생의 마음과 행동과 모든 중생의 닦아 행한 선근과 모든 중생의 물들고 청정함과 모든 중생의 갖가지 차별을 능히 알며, 모든 성문의 여러 삼매문과 모든 연각의 고요한 삼매 · 신통 · 해탈과 모든 보살 · 모든 여래의 해탈과 광명을 모두 분명히 아는 연고니라.”

 

선재동자는 구파에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을 얻은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나이까?”

 

“선남자여, 지난 옛적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에 한 겁이 있었으니 이름은 썩 좋은 행[勝行]이요, 세계의 이름은 두려움 없음[無畏]이며, 그 세계에 안은(安隱)이란 사천하가 있고, 그 사천하의 염부제에 서울이 있으니 이름이 가장 좋은 나무[高勝樹]인데, 80개의 서울 중에 가장 첫째이며, 그 나라의 임금은 재물 주인[財主]이니라. 그 왕에게 6만 시녀와 5백 대신과

 

                                                                                                                  [1894 / 2062] 쪽

5백 왕자가 있는데, 그 왕자들이 모두 용맹하고 건장하여 대적을 항복 받았느니라.

 

그 왕의 태자는 이름이 위덕주(威德主)이니, 단정하고 특출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며, 발바닥은 판판하며 수레바퀴 모양이 구족하고, 발등은 불룩하고, 손과 발가락 사이에는 그물 같은 막이 있고, 발꿈치는 가지런하고 손발이 보드랍고, 이니야(伊尼耶) 사슴의 장딴지 같고, 일곱 군데가 원만하고, 남근(男根)은 으슥하게 숨어 있고, 몸의 윗부분은 사자왕 같고, 두 어깨는 평평하고, 두 팔은 통통하며 길고, 몸이 곧고, 목에 세 줄 무늬가 있고, 치아는 40개인데 가지런하며 빽빽하고, 어금니 4개가 유난이 희고, 혀가 길고 넓고, 범천의 음성을 내고, 눈이 검푸르고 속눈썹이 소와 같고, 미간에는 흰 털이 있고, 정수리에는 살상투[肉髻]가 있고, 살결은 보드랍고 연하여 진금빛이요, 몸에 솜털이 위로 쓸리고, 머리카락이 제청(帝靑) 구슬빛 같고, 몸이 원만하기가 니구타(尼拘陀) 나무와 같았다.

 

그 때 태자는 부왕의 명령을 받고 십천 시녀와 함께 향아원(香芽園)에 가서 구경하며 즐겼다. 태자는 이 때 보배 수레를 탔는데, 수레에는 여러 가지 장엄을 갖추었고, 큰 마니 사자좌를 놓고 그 위에 앉았으며, 5백 시녀는 보배 줄을 잡고 수레를 끌고 가는데, 나아가고 멈춤이 법도가 있어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았고, 백천만 사람은 보배 일산을 받고, 백천만 사람은 보배 당기를 들고, 백천만 사람은 보배 번기를 들고, 백천만 사람은 풍악을 잡히고 백천만 사람은 유명한 향을 사르고, 백천만 사람은 아름다운 꽃을 흩으며 앞뒤로 호위하고 따라갔다. 길은 평탄하여 높고 낮은 데가 없고, 여러 가지 보배 꽃을 위에 깔았으며, 보배 나무는 줄을 짓고 보배 그물이 가득히 덮였으며, 여러 가지 누각이 그 사이에 뻗었는데, 그 누각에는 갖가지 보물을 쌓아 두기도 하고 모든 장엄거리를 벌여 놓기도 하고 갖가지 음식을 베풀기도 하고 갖가지 의복을 걸어 놓기도 하였으며,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품을 저축하며, 얌전한 여인들과 많은 하인들을 있게도 하고서 요구하는 대로 보시하였다. 그 때 잘 나타나는 여인에게 처녀 딸이 있으니 이름이 묘한 덕 갖춘 이[具足妙德]이었다. 얼굴이 단정하고 모습이 점잖으며, 몸과 키가 알맞고 눈과

 

                                                                                                                 [1895 / 2062] 쪽

머리카락이 검푸르며, 소리는 범천의 음성 같고 모든 기술을 통달하고 변론에 능하며, 공손하고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않고 인자하고 사랑하여 남을 해롭게 하지 않으며, 예모를 잘 알고 온화하고 질직하며, 어리석지 않고 탐욕이 없으며, 아첨하거나 속이는 일이 없는데, 보배 수레를 타고 시녀들께 호위되어 어머니와 더불어 서울에서 나와 태자보다 앞서서 가다가 태자의 음성과 노래를 듣고 사랑하는 마음이 나서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나는 저 사람을 섬기고자 합니다. 만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살이라도 하겠나이다.”

 

어머니가 말하였다.

“너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이 일은 될 수 없는 일이다. 저 태자는 전륜왕의 거룩한 모습을 구족하였으니 후일에 왕의 대를 이어 전륜왕이 되며, 보녀(寶女)가 생겨서 허공으로 자재하게 다니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천하여 그의 배필이 될 수 없으므로 이 일은 가망이 없으니, 너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그 때 향아원 옆에 법구름 광명이란 도량이 있었고, 그 도량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승일신(勝日身)이요, 십호(十號)가 구족하였으며, 세상에 나신 지 이레가 되었다. 그 때 처녀가 잠깐 졸다가 꿈에 그 부처님을 뵈옵고 깨어나니, 공중에서 천인이 말하였다.

“승일신여래께서 법구름 광명 도량에서 등정각을 이루신 지 이레가 되었는데, 보살 대중이 앞뒤에 둘러 모시었고 하늘 · 용 · 야차 · 건달바 ·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와, 범천과 내지 색구경천과, 지신 · 풍신 · 불 맡은 신 · 물 맡은 신 · 강 맡은 신 · 바다 맡은 신 · 산 맡은 신 · 나무 맡은 신 · 동산 맡은 신 · 약 맡은 신 · 땅 맡은 신들이 부처님을 뵈오려 모여왔다.”

 

이 때 묘한 덕 갖춘 처녀는 꿈에 여래를 뵙기도 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들었던 연고로 마음이 편안하고 두려움이 없어서 태자의 앞에서 게송을 말하였다.

 

내 몸은 가장 단정해

 

                                                                                                                 [1896 / 2062] 쪽

소문이 시방에 퍼지고

지혜는 짝할 이 없으며

모든 기술을 모두 잘 알아

한량없는 백천 무리들

나를 보고 욕심 내지만

나는 그들에게

조금도 애욕이 없어

성내지도 원망하지도 않으며

싫어하지도 기뻐하지도 않고

광대한 마음을 내어

중생을 이익하려네.

내가 지금 태자를 보니

모든 공덕의 모습 갖추고

마음은 기쁘고 경행하며

여러 감관이 모두 화평해

살갗은 빛난 보배 같고

고운 머리카락 오른쪽으로 돌고

넓은 이마에 눈썹 가늘어

나는 당신을 섬기려 하오.

태자의 몸을 보니

순금으로 부은 동상 같고

큰 보배 산과도 같고

거룩한 모습 맑고 빛나며

 

                                                                                                                  [1897 / 2062] 쪽

눈은 길고 검푸른 빛

얼굴은 보름달, 사자의 뺨

화평한 면모, 고운 음성

나의 소원 받아 주소서.

넓고 길고 아름다운 혀

붉은 구릿빛 같고

범천의 음성, 긴나라 목소리

듣는 이 모두 즐거워하며

입은 방정해 들리지[蹇縮] 않고

이는 희고 가지런하고

말하거나 웃을 적에는

보는 이가 즐거워하며

때 없고 깨끗한 몸

삼십이 거룩한 모습

당신은 반드시 이 세계에서

전륜왕이 되오리다.

 

태자는 그 처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누구의 딸이며, 누구의 보호를 받는가? 만일 허락한 데가 있다면 나는 사랑하는 마음을 낼 수가 없소.”

 

그 때 태자는 게송으로 물었다.

 

그대의 몸 매우 청정하고

공덕의 모습 갖추었네.

내 지금 묻노니

그대는 어디 있으며

 

                                                                                                                  [1898 / 2062] 쪽

부모는 누구고

누구에게 매여 있는가.

이미 매인 데 있으면

그 사람이 너를 지배하리라.

그대는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가.

남을 해치려는 마음 없는가.

삿된 음행 하지 않는가.

어떤 말을 의지해 머무는가.

남의 나쁜 일을 말하지 않는가.

남의 친한 이를 헐뜯지 않는가.

다른 이의 경계를 침노하지 않는가.

남에게 성내지 않는가.

잘못된 소견을 내지 않는가.

어그러지는 업을 짓지 않는가.

아첨하거나 잘못된 힘과

방편으로 세상을 속이지 않는가.

부모를 존중하는가.

선지식을 공경하는가.

가난하고 곤궁한 이에게

거두어 줄 생각을 내는가.

만일 선지식이

법을 말하여 주면

견고한 마음을 내어

끝까지 존중하겠는가.

 

                                                                                                                  [1899 / 2062] 쪽

부처님을 사랑하는가.

보살을 잘 아는가.

스님들의 공덕 바다를

능히 공경하겠는가.

법을 능히 아는가.

중생을 청정케 할 수 있는가.

법에서 살겠는가.

법 아닌 데서 살겠는가.

외로운 이들을 보면

인자한 마음을 내겠는가.

나쁜 길에 있는 중생에게

가엾은 마음을 낼 수 있는가.

다른 이의 잘 되는 것을 보고

환희한 마음을 내겠는가.

누가 당신을 핍박하여도

성을 내지 않겠는가.

그대는 보리심을 내어

중생을 깨우쳐 주겠는가.

끝없는 세월에 수행하여도

게으른 생각이 없겠는가.

 

그 때 처녀의 어머니가 태자에게 게송을 말하였다.

 

태자여, 들으소서.

이 딸이 처음 나던 일과

 

                                                                                                                  [1900 / 2062] 쪽

자라던 모든 인연을

이제 말하오리다.

태자께서 처음 나던 날

이 애가 연꽃에서 났는데

눈은 깨끗하고 길고

사지가 모두 구족하였소.

나는 어느 봄철에

사라 나무 동산에 구경 갔더니

여러 가지 약풀은

갖가지로 무성하였고

이상한 나무에 핀 꽃

바라보매 좋은 구름과 같고

아름다운 새 화답하는 노래

숲 속에서 즐거워하고

함께 나갔던 8백 아가씨들

단정하기 사람 홀리며

입은 의복 화려하고

노래도 아름다워.

그 동산에 못이 있어

이름을 연꽃 당기[蓮華幢]

나는 시녀들께 둘러싸여

연못가에 앉았소.

그 연못 속에는

 

                                                                                                                   [1901 / 2062] 쪽

천 잎 연화가 났는데

보배잎, 유리로 된 줄기

염부단금 꽃받침 되고

그날 밤 지새고

햇볕이 처음 올라와

연꽃이 활짝 피어

청정한 광명 놓으니

그 광명 매우 찬란해

해가 처음 떠오르는 듯

염부제에 두루 비추니

모두들 희한하다고

막 이 때 옥 같은 딸

그 연꽃 속에 태어나는데

몸은 한없이 청정하고

팔다리 모두 원만해

이것은 인간의 보배

깨끗한 업으로 나는 것

전세의 인으로 고스란히

이 과보를 받았소.

검은 머리칼, 청련화 같은 눈

범천의 음성, 금빛 광명

화만과 보배의 상투

깨끗하여 때가 없고

 

                                                                                                                  [1902 / 2062] 쪽

팔다리 모두 완전하고

몸은 아무 흠도 없이

마치 순금으로 된 불상

보배 꽃 속에 의젓이 앉은 듯

털구멍에서 나오는 전단 향기

모든 것에 풍기고

입에서 연꽃 향기 나며

범천의 음성을 내나니

이 처녀 있는 곳에는

항상 하늘풍류 잡히니

용렬한 인간으로는

이런 이를 짝할 수 없어

이 세상에 어느 사람도

아가씨의 남편될 이 없고

오직 당신만이 훌륭하오니

바라건대 받아지이다.

키가 크지도 짧지도 않고

뚱뚱하지도 훌쭉하지도 않고

모든 것이 모두 단정하오니

바라건대 받아지이다.

글이나 글씨나 셈하는 법이나

여러 가지 기술과 학문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나니

바라건대 받아지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방광불화엄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22-75-화엄-221   (0) 2016.04.21
1912-75-화엄-220   (0) 2016.04.20
1892-75-화엄-218   (0) 2016.04.18
1882-74-화엄-217   (0) 2016.04.17
1875-74-화엄-216   (0) 201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