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1655-65-화엄-191

근와(槿瓦) 2016. 3. 23. 09:29

1655-65-화엄-19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방 · 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 하방도 그와 같이 알고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의 넓고 좁고 크고 작은 것과 이름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겁의 이름 · 모든 부처님 이름 · 모든 법의 이름 · 모든 중생의 이름 · 모든 업의 이름 · 모든 보살의 이름 · 모든 진리의 이름을 다 분명히 아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온갖 공교한 큰 신통과 지혜의 광명 법문만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의 수효를 알며, 모든 법의 종류와 수효도 알고, 모든 법의 차별한 수효를 알고, 모든 삼세 수효를 알고, 모든 중생 이름의 수효를 알고, 모든 법 이름의 수효를 알고 모든 여래의 수를 알고, 모든 부처님의 이름의 수를 알고, 모든 보살의 수를 알고, 모든 보살 이름의 수를 아는 것이야,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을 말하며 그 수행을 보이며 그 경계를 드러내며 그 훌륭한 힘을 말하며, 그 좋아함을 말하며 그 도를 돕는 것을 말하며, 그 큰 원을 나타내며 그 묘한 행을 찬탄하며 그 바라밀을 열어 보이며 그 청정함을 연설하며 그 훌륭한 지혜의 광명을 드러내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이 바다에 머무름[海住]이요, 거기 우바이가 있으니 이름이 구족(具足)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가라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며 기쁘고 뛰놀아 희유하게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얻었고, 널리 중생을 이익케 하려는 마음을 성취하였으며,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는 차례를 분명히 보고, 깊은 지혜와 청정한 법륜을 다 통달하였으며, 모든 길에 몸을 나타내고 삼세가 평등한 경계를 잘 알며, 다하지 않은 공덕의 바다를 내고 큰 지혜의 자재한 광명을 놓으며 세 세계[三有]의 성에 감긴 쇠통을 열고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14) 구족(具足) 우바이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이 큰 바다와 같아서 큰 비를 받아들여도 만족함이 없음을 관찰하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봄 날씨와 같아서 모든 착한 법의 싹을 자라게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보름달과 같아서 비치는 곳마다 서늘케 하며, 선지식의

 

                                                                                                                    [1648 / 2062] 쪽

가르침은 여름의 설산과 같아서 모든 짐승의 갈증을 제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연못에 비치는 해와 같아서 모든 착한 마음의 연꽃을 피게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대보주(大寶洲)와 같아 가지가지 법보(法寶)가 그 마음에 충만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염부 나무와 같아서 모든 복과 지혜의 꽃과 열매를 모으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큰 용왕과 같아서 허공에서 자재하게 유희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수미산과 같아서 한량없는 선한 법의 삼십삼천이 그 가운데 머무르며, 선지식의 가르침은 제석과 같아서 모든 대중이 둘러 호위하여 가릴 이가 없고 능히 외도의 아수라 군중을 항복 받는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점점 나아갔다.

 

바다에 머무르는 성에 이르러 곳곳으로 다니며 이 우바이를 찾았다. 그 때 여러 사람이 말하기를 “선남자여, 그 우바이는 지금 이 성 중에 있는 그의 집에 있느니라”고 하였다.

 

선재는 그 말을 듣고 그 문 밖에 나아가 합장하고 섰다. 그 집은 매우 넓은데 가지가지로 장엄하였고, 보배로 쌓은 담이 둘렸고 사면에는 보배로 장엄한 문이 있었다.

 

선재가 들어가니 그 우바이가 보배 자리에 앉았는데, 젊은 나이에 살결이 아름답고 단정하며, 소복 단장에 머리카락이 드리웠고, 몸에는 영락이 있으며 거룩한 모습에는 위덕과 광명이 있어 불보살을 제하고는 미칠 이가 없으며, 그 집안에는 십억의 자리를 깔았는데 천상 · 인간에 뛰어났으니 모두 보살의 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집안에는 의복이나 음식이나 살림살이 도구는 없고, 앞에는 조그만 그릇 하나가 놓여 있다.

 

또 1만의 동녀가 둘러 모셨으니 위의와 몸매가 천상의 채녀들과 같고, 묘한 장엄거리로 몸을 단장하였으며, 음성이 아름다워 듣는 이가 기뻐하는 이들이 좌우에 모시고 있으면서 앙모하고 생각하고 허리를 굽히며 머리를 숙이고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 동녀들의 몸에서는 묘한 향기가 나서 모든 곳에 풍기니, 중생들이 이 향기를 맡기만 하면 물러가지 아니하여, 성내는 마음도 없고 원수가 맺히지도 않으며, 간탐하는 마음 · 아첨하는 마음 · 구부러진 마음 ·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 성내는 마음 · 못난이 마음 · 교만한 마음이 없고, 평등한 마음을

 

                                                                                                                   [1649 / 2062] 쪽

내고 자비한 마음을 일으키고 이익케 하는 마음을 내며, 계율을 지니는 마음에 머물러 탐하는 마음이 없으매, 그 소리를 들은 이는 기뻐하고 그 모습을 보는 이는 탐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 때 선재동자는 구족 우바이를 보고 그 발에 절하고 공경하여 두루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구족 우바이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다하지 않는 복덕장(福德藏)해탈문을 얻었으므로, 이렇게 작은 그릇에서도 중생들의 갖가지 욕망을 따라서 가지가지 맛좋은 음식을 모두 배부르게 하나니, 가령 백 중생 · 천 중생 · 백천 중생 · 억 중생 · 백억 중생 · 천억 중생 · 백천억 나유타 중생과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중생이거나, 가령 염부제 티끌 수 중생 · 한 사천하 티끌 수 중생이거나, 소천 세계 · 중천 세계 · 대천 세계 ·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중생이거나, 가령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들이라도 그들의 욕망을 따라 모두 배부르게 하여도, 그 음식은 끝나지도 않고 적어지지도 않느니라.

 

음식이 그러한 것처럼 갖가지 좋은 맛 · 갖가지 자리 · 갖가지 의복 · 갖가지 이부자리 · 갖가지 수레 · 갖가지 꽃 · 갖가지 화만 · 갖가지 향 · 갖가지 바르는 향 · 갖가지 사르는 향 · 갖가지 가루향 · 갖가지 보배 · 갖가지 영락 · 갖가지 당기 · 갖가지 번기 · 갖가지 일산 · 갖가지 살림살이 기구들도 좋아하는 대로 모두 만족케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가령 동방의 어떤 세계에 있는 성문이나 독각이 나의 음식을 먹으면 모두 성문이나 벽지불과를 얻어 맨 나중 몸에 머무느니라. 한 세계가 그런 것처럼 백 세계 · 천 세계 · 백천 세계 · 억 세계 · 백억 세계 · 천억 세계 · 백천억 세계 · 백천억 나유타 세계와, 염부제 티끌 수 세계 · 한 사천하 티끌 수 세계 · 소천국토 티끌 수 세계 · 중천국토 티끌 수 세계 · 삼천대천

 

                                                                                                                   [1650 / 2062] 쪽

국토 티끌 수 세계,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모든 성문과 연각이 내 음식을 먹으면 모두 성문이나 벽지불과를 얻어 맨 나중 몸에 머무느니라. 동방이 그런 것 같이 남방 · 서방 · 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 하방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여, 동방의 한 세계나,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일생보처 보살이 나의 음식을 먹으면 모두 보리수 아래서 도량에 앉아 마음을 항복 받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나니, 동방과 같이 남방 · 서방 · 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 하방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십천 동녀들을 보는가?”

“보나이다.”

 

우바이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십천 동녀가 우두머리가 되는 것처럼, 이런 아승기 권속들이 모두 나와 더불어 행이 같고 원이 같고 선근이 같고, 벗어나는 길[道]이 같고 청정한 이해가 같고 청정한 생각이 같고 청정한 길[趣]이 같고, 한량없는 깨달음이 같고 모든 감관 얻음이 같고, 광대한 마음이 같고 행하는 경계가 같고, 이치가 같고 뜻이 같고 분명히 아는 법이 같고, 깨끗한 모습이 같고 한량없는 힘이 같고, 끝까지 정진함이 같고 바른 법의 음성이 같고 종류를 따르는 음성이 같고 청정하고 제일가는 음성이 같으니라.

 

한량없이 청정한 공덕을 찬탄함이 같고 청정한 업이 같고 청정한 과보가 같고, 크게 인자함이 두루하여 모든 것을 구호함이 같고, 크게 가엾이 여김이 두루하여 중생들을 성숙함이 같고, 청정한 몸의 업이 연을 따라 모은 것이 보는 이를 기쁘게 함이 같고, 청정한 입의 업으로 세상의 말을 따라서 법으로 교화함이 같고,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나아감이 같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서 부처님들께 공양함이 같고, 모든 법문을 나타내어 보임이 같고 보살의 청정한 행에 머무름이 같으니라.

 

선남자여, 이 십천 동녀들은 이 그릇에 좋은 음식을 담아 가지고 한 찰나 동안에 시방에 두루 가서 모든 뒷몸[後有]을 받은 보살과 성문과 독각들에게 공양하며, 내지 여러 아귀들에까지 배를 채우게 하느니라.

 

                                                                                                                  [1651 / 2062] 쪽

선남자여, 이 십천 동녀들은 나의 이 그릇을 가지고 천상에 가면 하늘들을 만족하게 먹이고 인간에 가면 사람들을 만족하게 먹이느니라.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그대가 스스로 보리라.”

 

이렇게 말할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네 문으로 들어오니 모두 이 우바이의 본래의 소원으로 청한 것이었다. 모여 오는 대로 자리를 펴고 앉게 하고, 그들이 달라는 대로 음식을 주어 배부르게 하였다.

 

그리고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다하지 않는 복덕장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의 모든 공덕은 큰 바다와 같아서 깊이가 한이 없고, 허공과 같아서 광대하기 가이없으며, 여의주와 같아서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고, 큰 마을과 같아서 구하는 대로 얻게 되며, 수미산과 같아서 모든 보배가 두루 모이었고, 깊은 고방과 같아서 법의 재물을 항상 쌓아 두며, 밝은 등불과 같아서 어둠을 깨뜨리고, 높은 일산과 같아서 여러 중생을 가리어 주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의 공덕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남쪽에 성이 있으니 이름이 대흥(大興)이요, 거기 거사가 있으니 이름이 명지(明智)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앙모하여 만족한 줄 모르며 하직하고 떠났다.

 

(15) 명지(明智) 거사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다함이 없이 장엄한 복덕장 해탈의 광명을 얻고, 저 복덕의 큰 바다를 생각하고, 복덕의 허공을 관찰하고, 복덕의 마을에 나아가고, 복덕의 산에 오르고, 복덕의 광을 붙들고, 복덕의 못에 들어가고, 복덕의 연못에 노닐고, 복덕의 바퀴를 깨끗이 하고, 복덕의 장(藏)을 보고, 복덕의 문에 들어가고, 복덕의 길에 다니고, 복덕의 종자를 닦으면서 점점 걸어서 대흥성(大興城)에 이르러 명지 장자를 두루 찾았다.

선지식에게 갈앙하는 마음을 내고 선지식으로 마음을 닦고 선지식에게 뜻이 견고하여지고, 방편으로 선지식을 구하는 마음이 물러가지 않고, 선지식

 

                                                                                                                   [1652 / 2062] 쪽

을 섬기려는 마음이 게으르지 아니하였으며,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착한 일이 원만해지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복이 생기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행이 증장하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모든 선지식을 섬기게 되는 줄을 알았다.

 

이렇게 생각할 때에 선근이 자라고 깊은 마음을 깨끗이 하고 근기와 성품을 늘게 하고 덕의 근본을 더하게 하고 큰 소원이 많아지고 큰 자비가 넓어지며, 온갖 지혜에 가깝고 보현의 도를 갖추며,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밝게 비추고 여래의 십력과 광명이 증장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는 그 거사가 그 성안의 네 길거리 칠보대 위에서 무수한 보배로 장엄한 자리에 앉은 것을 보았다. 그 자리가 훌륭하여 청정한 마니보배로 자체가 되고 금강 제청(帝靑)보배로 다리가 되었으며, 보배 노끈으로 두루 얽었고 5백 가지 보배로 장식하였는데, 하늘 옷을 깔고 하늘 당기와 번기를 세우고 큰 보배 그물을 덮고 보배 휘장을 쳤으며, 염부단금으로 일산을 만드니, 비유리(毘瑠璃)보배로 일산대가 되어 사람들이 그 위에 받고 있었다.

 

청정한 거위의 깃으로 부채가 되었으며, 여러 묘한 향을 풍기고 여러 하늘 꽃을 내렸으며, 좌우에서는 5백 가지 음악을 연주하니 그 소리 아름답기가 하늘 풍류보다 뛰어나서 듣는 중생들이 모두 기뻐하며, 십천 권속이 앞뒤에 둘러섰는데, 모습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며 하늘의 장엄으로 훌륭하게 꾸몄으니, 하늘 사람 가운데 가장 수승하여 비길 데 없으며, 보살의 뜻을 이미 성취하였고, 명지 거사와 더불어 옛날의 선근이 같은 이들이라, 시위하고 서서 명령을 받고 있었다.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모든 중생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끝까지 안락케 하려고, 모든 중생을 생사의 바다에서 뛰쳐 나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법의 보배섬에 머물게 하려고, 모든 중생의 사랑의 물결을 말리게 하려고, 모든 중생들이 큰 자비심을 일으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애욕을 버리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부처 지

 

                                                                                                                   [1653 / 2062] 쪽

혜를 앙모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생사의 거친 벌판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부처의 공덕을 좋아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삼계의 성에서 나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온갖 지혜의 성에 들어가게 하려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니,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될지 알지 못하옵니다.”

 

장자는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은 그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라. 만일 이 마음을 내면, 그 사람은 능히 보살의 행을 구하리니, 선지식을 만나는 데 만족함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친근하는 데 게으름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공양하는 데 고달프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시중하는 데 근심을 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찾는 데 물러가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생각하여 버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섬기어 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앙모하여 그칠 때가 없을 것이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행하여 게으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의 마음을 받자와 그르침이 없을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대중을 보는가?”

선재는 대답하였다.

“예, 봅니다.”

 

거사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그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더니, 여래의 가문에 나서 흰 법[白法]을 증장하고 한량없는 바라밀에 편안히 있으며, 부처의 십력을 배워 세간의 종자를 여의었으며, 여래의 종성에 머물러 죽살이의 바퀴를 버리고, 바른 법륜을 굴리어 삼악취(三惡趣)를 없애며, 바른 법에 머물러 보살들과 같이 모든 중생을 구원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마음대로 복덕이 나오는 광의 해탈문을 얻었으므로 무릇 필요한 것은 다 소원대로 되나니, 이른바 의복 · 영락 · 코끼리 · 말 · 수레 · 꽃 · 향 · 당기 · 일산 · 음식 · 탕약 · 방 · 집 · 평상 · 등불 · 하인 · 소 · 양과, 시중꾼들의 모든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건이 찾는 대로 만족되며, 내지 진

 

                                                                                                                   [1654 / 2062] 쪽

실한 법문까지 연설하느니라.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려라. 그대가 마땅히 보게 되리라.”

 

이렇게 말할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갖가지 방위 · 갖가지 세계 · 갖가지 국토 · 갖가지 도시로부터 오는데, 종류가 각각 다르고 욕망이 같지 않지만, 과거의 서원으로 그지없는 중생들이 모두 와서 제각기 자기의 욕망대로 청구하였다.

 

그 때 거사는 여러 중생이 모인 줄을 알고 잠깐 생각하면서 허공을 우러러보니, 그들의 요구하는 것들이 허공에서 내려와서 모든 대중의 뜻을 만족케 하였다.

 

그리고 다시 가지가지 법을 연설하니 이른바 맛난 음식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가지가지 복덕을 모으는 행과, 빈궁을 여의는 행과, 모든 법을 아는 행과, 법으로 기쁘고 선정으로 즐거운 음식을 성취하는 행과, 모든 거룩한 모습을 닦아 구족하는 행과, 굴복하기 어려움을 증장하여 성취하는 행과, 위없는 음식을 잘 통달하는 행과, 다함이 없는 큰 위엄과 덕의 힘을 성취하여 마와 원수를 항복 받는 행이요, 좋은 마실 것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나고 죽는 데서 애착을 버리고 부처의 법맛에 들어가게 하며, 가지가지 좋은 맛을 얻은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부처님 여래의 맛좋은 모양을 얻게 하고 수레를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가지가지 법문을 말하여 마하연(摩訶衍) 수레를 타게 하며, 의복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청정한 부끄러움의 옷과 내지 여래의 청정한 모습을 얻게 하였으며, 이와 같이 모든 것을 만족케 한 뒤에 마땅한 대로 법을 연설하니, 법문을 듣고는 본고장으로 돌아갔다.

 

그 때 거사는 선재동자에게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를 보이고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뜻대로 복덕을 내는 광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보배 손을 성취하여 모든 시방의 국토를 두루 덮고, 자유자재한 힘으로 모든 살림살이 도구를 비내리나니, 이른바 가지각색 보배 · 가지각색 영락 · 가지각색 보배관 · 가지각색 의복 · 가지각색 음악 · 가지각색 꽃 · 가지각색 향 · 가지각색 가루향 · 가지각색 사르는 향 · 가지각색 보배

 

                                                                                                                   [1655 / 2062] 쪽

일산 · 가지각색 당기 번기를 비내려, 모든 중생의 있는 곳과 여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가득하여, 모든 중생을 성숙하기도 하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기도 하는 것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과 자재한 신통의 힘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은 사자궁(師子宮)이요, 거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법보계(法寶髻)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환희하여 뛰놀면서 공경하고 존중하며 제자의 예를 극진히 하고 생각하기를, '이 거사가 나를 생각하시므로 내가 온갖 지혜의 길을 보게 되었으니 선지식을 사랑하는 소견을 끊지 아니하고, 선지식을 존중하는 마음을 무너뜨리지 않고, 선지식의 가르침을 항상 따르고, 선지식의 말씀을 결정하게 믿고, 선지식을 섬기는 마음을 항상 내리라' 하면서,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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