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5-66-화엄-19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고하고 장애 없는 금강담 · 훌륭한 그물광 금강담 · 티끌 없이 청정한 금강담이었다. 무수한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장엄하고, 가지가지 보배로 성가퀴가 되었다.
성의 가로와 세로는 10유순이요, 둘레는 8면인데, 면마다 여덟 문을 내었고, 모두 칠보로 찬란하게 장식하였으며, 비유리(毘瑠璃) 보배로 땅이 되고, 가지가지로 장엄하여 매우 찬란하며, 성안에는 10억의 가로가 있는데, 가로들 사이에는 한량없는 만억 중생이 살고 있으며, 수없는 염부단금 누각에는 비유리 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은 누각에는 적진주 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비유리 누각에는 묘장(妙藏) 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파리 누각에는 때 없는 광 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었다.
수없는 광명이 세간에 비추는 마니 누각에는 일장마니왕(日藏摩尼王)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제청마니 누각에는 묘광(妙光)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중생 바다 마니왕 누각에는 불꽃 광명 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금강 보배 누각에는 이길 이 없는 당기 마니왕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흑전단 누각에는 하늘 만다라꽃 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없는 무등향왕 누각에는 가지각색 꽃 그물이 위에 덮이었다.
그 성에는 또 수없는 마니 그물 · 수없는 보배 풍경 그물 · 수없는 하늘 향 그물 · 수없는 하늘 꽃 그물 · 수없는 보배 형상 그물과, 수없는 보배 옷 휘장 · 수없는 보배 일산 휘장 · 수없는 보배 누각 휘장 · 수없는 보배 화만 휘장들이 덮였으며, 간 데마다 보배 일산과 당기 · 번기를 세웠다. 이 성 중에 누각이 있으니 이름이 정법장(正法藏)이었다. 아승기 보배로 장엄하였는데 광명이 찬란하여 가장 훌륭하기가 비길 데 없어 보는 중생들은 싫은 줄을 모르며 대광왕은 그 가운데 있었다.
그 때 선재동자는 이 모든 보물이나 내지 남자 · 여자나 여섯 대상[六塵境界]에는 조금도 애착이 없고, 다만 최고의 법을 생각하여 일심으로 선지식을 만나기만 원하면서 점점 다니다가 대광왕이 거처하는 누각에서 얼마 멀지 아니한 네 길거리에서 여의주 보배로 만든 연화장광대장엄사자좌(蓮華藏黃大莊嚴師子座)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아청유리로 사자좌의 다리를 만들고 황금 비단으로 휘장이 되고, 여러 보
[1667 / 2062] 쪽 배로 그물이 되고 썩 좋은 하늘 옷을 깔았는데, 그 위에 대광왕이 가부하고 않았다. 스물여덟 종의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으로 몸을 장엄하였으니 진금산과 같이 빛이 치성하고 맑은 허공에 뜬 해와 같이 광채가 찬란하며 보름달과 같이 보는 이마다 시원해 하고 범천왕이 범천 무리 가운데 있는 것 같으며 큰 바다와 같아서 공덕의 보배가 한정이 없고 설산과 같아서 잘생긴 모습의 숲으로 꾸미었으며, 큰 구름과 같이 법의 우레를 진동하여 여러 무리를 깨우치고 허공과 같이 갖가지 법문의 별들을 나타내며, 수미산처럼 네 가지 빛이 중생의 마음 바다에 비치고 보배섬처럼 여러 가지 지혜 보배가 가운데 가득하였다.
왕이 앉은 평상 앞에는 금 · 은 · 유리 · 마니 · 진주 · 산호 · 호박 · 보패 · 구슬 등의 모든 보배와, 의복 · 영락과 모든 음식이 한량없고 그지없이 가득 쌓였다. 또 한량없는 백천만억 훌륭한 수레와 백천만억 하늘의 풍류와 백천만억 하늘의 묘한 향과 백천만억 병에 필요한 탕약과 살림사는 도구들의 모든 것이 훌륭하며, 한량없는 젖소는 굽과 뿔이 금빛이요, 한량없는 천억의 단정한 여인들은 기묘한 전단향을 몸에 바르고, 하늘 옷과 영락으로 가지가지 장엄하였으며, 64종의 기능을 모르는 것이 없고, 세상의 인정과 예법을 다 잘 알았다.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보시하여 주는데, 성중이나 마을이나 길거리에는 모든 필수품을 쌓아 두고, 길거리마다 20억 보살이 있어서 이런 물건으로 중생들에게 보시하였다. 중생을 두루 거두어 주기 위하며, 중생들을 기쁘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을 뛰놀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의 마음을 깨끗케 하기 위하며, 중생들을 시원케 하기 위하며,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기 위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이치를 알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을 온갖 지혜의 길에 들어가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이 대적하는 마음을 버리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이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나쁜 짓을 여의게 하기 위하며, 중생들의 나쁜 소견을 뽑기 위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업을 깨끗케 하기 위한 연고니라.
이 때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의 발에 절하고 공경하여 오른쪽으로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1668 / 2062] 쪽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저에게 말씀하여 주소서.”
왕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을 닦으며,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을 만족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으로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법을 묻고 생각하고 관찰하고 닦아서 장엄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법으로 왕이 되고 이 법으로 가르치고 이 법으로 거두어 주고 이 법으로 세상을 따라가고 이 법으로 중생을 인도하고 이 법으로 중생을 수행케 하고 이 법으로 중생을 나아가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에게 방편을 주고 이 법으로 중생을 이익하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이 행을 일으키게 하고 이 법으로 중생이 법의 성품에 머물러서 생각케 하며, 이 법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인자한 마음에 머물러서 인자함으로 근본을 삼아 인자한 힘을 갖추게 하며, 이리하여 이익하는 마음 · 안락한 마음 · 불쌍히 여기는 마음 · 거두어 주는 마음 · 중생을 수호하여 버리지 않는 마음 · 중생의 괴로움을 뽑기에 쉬는 마음이 없게 하느니라.
나는 이 법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끝까지 쾌락하고 항상 기쁘며, 몸에는 괴로움이 없고 마음은 청량하며, 생사의 애착을 끊고 바른 법의 낙을 즐거워하며, 번뇌의 더러움을 씻고 나쁜 업의 장애를 깨뜨리며, 죽살이의 흐름을 끊고 진정한 법의 바다에 들어가며, 모든 중생의 길을 끊고 온갖 지혜를 구하며, 마음 바다를 깨끗이 하여 무너지지 않는 신심을 내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크게 인자한 당기의 행에 머물러서 바른 법으로 세간을 교화하느니라.
선남자여, 내 나라에 있는 모든 중생은 모두 나에게 공포함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빈궁하고 궁핍하여 나에게 와서 구걸하면, 나는 고방 문을 열어 놓고 마음대로 가져 가게 하며 말하기를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중생을 해치지 말고 여러 가지 소견을 일으키지 말고 집착을 내지 말라. 만
[1669 / 2062] 쪽 일 필요한 일이 있거든 나에게 오거나 네 길거리에 가면, 모든 물건이 갖가지 구비되어 있으니 마음대로 가져가고 조금도 어려워하지 말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묘광성에 있는 중생들은 모두 보살들로서 대승의 뜻을 내었으며, 마음의 욕망을 따라서 보는 것이 같지 아니하니라. 어떤 이는 이 성이 좁다고 보고, 어떤 이는 이 성이 넓다고 보며, 흙과 자갈로 땅이 된 줄로 보기도 하고, 여러 보배로 장엄한 줄로 보기도 하며, 흙을 모아 담을 쌓은 줄로 보기도 하고, 보배로 쌓은 담이 둘리었다고 보기도 하며, 돌과 자갈이 많아서 땅이 울퉁불퉁하다고 보기도 하고, 한량없는 마니보배로 장엄하여 손바닥처럼 평탄하다고 보기도 하며, 집들이 흙과 나무로 지어졌다고 보기도 하고, 궁전 · 누각 · 증대 · 창호 · 난간 · 문들이 모두 보배로 되었다고 보기도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마음이 청정하고 선근을 심었으며, 부처님께 공양하여 온갖 지혜의 길로 나아갈 마음을 내어서 온갖 지혜로써 끝까지 이르는 곳이라고 하거나, 내가 과거에 보살행을 닦을 적에 거두어 주었던 사람이면 이 성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다고 보지만 다른 이들은 더러운 줄로 보느니라.
선남자여, 이 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다섯 가지 흐린 세상[五濁世]에서 나쁜 짓을 많이 지었으므로, 내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구호하여 보살들의 인자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에 들어가게 하노라. 이 삼매에 들어가는 때에는, 중생들이 가졌던 무서워하는 마음 · 해롭게 하는 마음 · 원수로 생각하는 마음 · 다투는 마음들이 모두 소멸되나니, 왜냐 하면 보살들이 인자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에 들어가면 으레 그렇게 되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마땅히 보게 되리라.”
이 때에 대광왕이 이 삼매에 들어가니 그 성의 안팎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보배 땅 · 보배 담 · 보배 강당 · 보배 궁전 · 누각 · 섬돌 · 창호 등 모든 것에서 묘한 음성을 내며 왕을 향하여 경례하며, 묘광성 내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환희하여 뛰놀면서 왕이 있는 데를 향하여 땅에 엎드리고, 마
[1670 / 2062] 쪽 을이나 영문이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와서 왕을 보고 환희하여 예배하며, 왕의 처소에 가까이 있던 새와 짐승들도 서로 쳐다보고 자비한 마음을 내어 왕에게 향하여 공경하고 예배하며, 모든 산과 들과 초목들도 두루 돌면서 왕을 향하여 예경하고 못 · 물 · 샘 · 강 · 바다가 모두 넘쳐 솟아서 왕의 앞으로 흘러 갔다.
십천의 용왕은 향기 구름을 일으키며 번개치고 뇌성하면서 보슬비를 내리고, 십천의 천왕이 있으니, 도리천왕(忉利天王) · 야마천왕(夜摩天王) · 도솔타천왕(兜率陀天王) · 선변화천왕(善變化天王) ·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들이 우두머리가 되어 허공에서 여러 가지 풍악을 잡히고, 무수한 천녀들은 노래하고 찬탄하면서 수없는 꽃 구름 · 수없는 향 구름 · 수없는 보배 화만 구름 · 수없는 보배 옷 구름 · 수없는 보배 일산 구름 · 수없는 보배 당기구름 · 수없는 보배 번기 구름을 비내리며 공중에 장엄하여 왕에게 공양하였다.
이라바나(伊羅婆拏) 큰 코끼리는 자유로운 힘으로 공중에서 무수한 큰 보배 연꽃을 펴 놓으며, 무수한 보배 영락 · 무수한 보배 띠 · 무수한 보배 화만 · 무수한 보배 장엄거리 · 무수한 보배 꽃 · 무수한 보배 향 등의 갖가지 기묘한 것을 드리워 훌륭하게 장엄하고, 무수한 채녀들은 가지가지로 노래하고 찬탄하였다.
염부제 안에 또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찰왕 · 야차왕 · 구반다왕 · 비사차왕들이 있는데, 바다에 있기도 하고 육지에 살기도 하면서, 피를 마시고 살을 먹어 중생을 해치던 것들이, 자비심을 일으키고 이익한 일을 행하며, 뒷세상을 분명히 알고 나쁜 업을 짓지 아니하며, 공경하고 합장하여 왕에게 예배하였다.
염부제와 같이 다른 세 천하와 내지 삼천대천세계와 시방의 백천만억 나유타 세계에 있는 모든 악독한 중생들도 모두 그러하였다.
이 때 대광왕이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크게 인자함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은 높은 일산이 되나니 여러 중생을 두루 그늘 지어 덮어 주는 연고며, 행을 닦음이 되나니, 하품 ·중품 · 상
[1671 / 2062] 쪽 품의 행을 평등하게 행하는 연고며, 땅덩이가 되나니 인자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맡아 지니는 연고며, 보름달이 되나니 복덕의 광명이 세간에 평등하게 나타나는 연고며, 청정한 해가 되나니 지혜의 빛으로 모든 알아야 할 경계를 비추는 연고며, 밝은 등불이 되나니 모든 중생의 마음 속 어둠을 깨뜨리는 연고며, 물 맑히는 구슬이 되나니 중생들의 마음 속 속이고 아첨하는 흐림을 밝히는 연고며, 여의주가 되나니 모든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는 연고며, 큰 바람이 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빨리 삼매를 닦아서 온갖 지혜의 성중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니라.
그런 것이야 내가 어떻게 그 행을 알고 그 덕을 말하며, 그 복덕의 큰 산을 측량하고 그 공덕의 별을 우러르며, 그 서원의 바람 둘레를 관찰하고 그 깊은 법문에 들어가며, 그 장엄한 큰 바다를 보이고 그 보현의 행하는 문을 밝히며, 그 삼매의 굴을 열어 보이고 그 대자비한 구름을 찬탄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서울이 있으니 이름이 잘 머무는 데며, 거기 우바이가 있으니 이름이 부동(不動)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왕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20) 부동(不動) 우바이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묘광성에서 나와 길을 걸어 가면서 바른 생각으로 대광왕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보살의 크게 인자한 당기의 수행하는 문을 기억하며, 보살의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의 광명문을 생각하며, 그 부사의한 서원과 복덕의 자유자재한 힘을 증장하며, 그 부사의한 중생을 성숙시키는 지혜를 견고히 하며, 그 부사의한 함께 수용하지 않는 큰 위덕을 관찰하며, 그 부사의한 차별한 모양을 기억하며, 그 부사의한 청정한 권속을 생각하며, 그 부사의한 짓는 업을 생각하고서는, 환희하는 마음을 내고 깨끗한 신심을 내며 맹렬하게 날카로운 마음을 내고 즐기는 마음을 내며 뛰노는 마음을 내고 다행해 하는 마음을 내며 흐리지 않은 마음을 내고 청정한 마음을 내며 견고한 마음을 내고 광대한 마음을 내며 다함이 없는 마음을 내었다.
[1672 / 2062] 쪽 이렇게 생각하고는 슬픈 듯이 눈물 흘리면서 '선지식은 진실로 희유하여 모든 공덕의 처소를 내며, 모든 보살의 행을 내며, 모든 보살의 깨끗한 생각을 내며, 모든 다라니 바퀴를 널리 내며, 모든 삼매의 광명을 내며, 모든 부처님의 법 비를 널리 내리며, 모든 보살의 서원한 문을 나타내 보이며, 생각할 수 없는 지혜의 광명을 내며, 모든 보살의 뿌리와 싹을 증장한다'고 생각하였다.
또 생각하기를 '선지식은 모든 나쁜 길을 널리 구호하며 여러 평등한 법을 널리 연설하며, 모든 평탄하고 험난한 길을 널리 보이며 대승의 깊은 이치를 널리 열며, 보현의 모든 행을 널리 권하여 일으키며, 온갖 지혜의 성에 널리 인도하여 이르게 하며, 법계의 큰 바다에 두루 들어가게 하며, 삼세의 법 바다를 널리 보게 하며, 여러 성인의 도량을 널리 주며, 모든 흰 법[白法]을 널리 증장케 한다'고 하였다.
선재동자가 이렇게 슬퍼하고 생각할 때에 항상 따라다니며 보살을 깨우쳐 주는 여래의 심부름하는 하늘이 공중에서 말하였다. “선남자여, 선지식의 가르치는 대로 수행하면 부처님 세존이 모두 환희하며, 선지식의 말을 순종하면 온갖 지혜의 지위에 가까워지며, 선지식의 말에 의혹이 없으면 모든 선지식을 항상 만날 것이며, 마음을 내어 항상 선지식을 떠나지 않으려 하면, 모든 이치를 구족하게 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잘 머무는 서울에 가라. 부동 우바이 큰 선지식을 만나게 되리라.”
이 때 선재동자는 그 삼매의 지혜 광명에서 일어나서 점점 가다가 잘 머무는[安住] 서울에 이르러 “부동 우바이가 어디에 있습니까?”고 두루 물었다.
한량없는 사람들은 다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부동 우바이는 처녀로서 집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으면서 한량없는 그의 친족들에게 묘한 법을 말합니다.”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기쁘기가 부모를 본 듯하여 곧 부동 우바이의 집에 가서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 집에서는 금빛 광명이 두루 비치는데, 이 광명을 받는 이는 몸과 뜻이 청량하였다.
선재동자는 광명이 몸에 비치매 곧 5백 가지 삼매의 문을 얻었으니, 이른바 모든 희유한 모양을 아는 삼매의 문 · 고요함[寂靜]에 들어가는 삼매의
[1673 / 2062] 쪽 문 · 모든 세간을 멀리 여의는 삼매의 문 · 넓은 눈으로 모두 버리는 삼매의 문 · 여래장 삼매의 문 등 5백 가지 삼매의 문이었다. 이 삼매의 문을 얻었으므로 몸과 마음이 부드럽기가 이레된 태와 같으며, 또 묘한 향기를 맡으니 하늘 · 용 · 건달바 등 사람과 사람 아닌 이에게 있는 향이 아니었다.
선재동자가 그의 처소에 나아가 공경하며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펴보았다. 그 용모는 단정하고 기묘하여 시방세계의 모든 여인들로는 미칠 수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지나갈 이가 있겠는가. 다만 여래의 정수리에 물을 부은 모든 보살은 제외할 것이다.
입에서 묘한 향기가 나오는 일과 궁전의 장엄과 그 권속들도 그와 같을 이가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지나갈 이가 있겠는가.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이 이 우바이에게는 물드는 마음을 일으키는 이가 없으며, 잠깐 보기만 하여도 모든 번뇌가 스스로 소멸합니다. 마치 백만의 대범천왕은 결정코 욕심 세계의 번뇌가 생기지 않듯이, 이 우바이를 보는 이의 번뇌도 그와 같으며, 시방 중생들이 이 여인을 보고는 싫은 생각이 없나니, 다만 큰 지혜를 구족한 이는 제외할 것이다.
이 때 선재동자는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였다. 이 여인의 몸은 자유자재하여 헤아릴 수 없으며, 빛깔과 용모는 그와 같을 이가 이 세상에는 없고 광명은 사무쳐 비추어 그를 장애할 것이 없어서 중생들을 위하여 많은 이익을 지으며, 털구멍에서는 묘한 향기가 항상 나오고, 권속이 그지없고 궁전이 제일이며, 공덕이 깊고 넓어서 끝닿은 데를 알 수 없으므로 환희한 마음을 내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청정한 계를 항상 지키고 넓고 큰 참음 닦아 행하며 꾸준히 노력하여 물러가지 않으니 광명이 온 세계에 밝게 비치네.
선재동자는 게송을 마치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1674 / 2062] 쪽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이 때 부동 우바이는 보살의 부드러운 말과 뜻에 맞는 말로 선재동자를 위로하여 말하였다. “훌륭하다, 훌륭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꺾을 수 없는 지혜장(智慧藏) 해탈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견고하게 받아 지니는 수행의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에 평등한 모두 지니는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밝히는 변재의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의 문을 얻었노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보살의 꺾을 수 없는 지혜장 해탈문과 내지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의 문은 그 경계가 어떠합니까?”
아가씨[童女]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그것은 알기 어려우니라.”
선재는 또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부처님의 신통을 받자와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선지식을 인하여 능히 믿고 받아 지니고 알고 통달하오며, 나아가 관찰하고 닦아 익히며 순종하여 모든 분별을 떠나서 끝까지 평등하겠습니다.”
우바이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지난 세상에 때 여읜[離垢] 겁이 있었는데 부처님의 명호는 수비(脩臂)였고, 전수(電授)라는 국왕이 있어 한 명의 딸을 두었으니 그가 곧 나의 몸이다. 그 때 음악 소리가 그쳤을 밤중에 부모와 형제는 모두 잠에 들었고, 5백의 동녀들도 자고 있었다. 나는 누각 위에서 별을 보고 있다가 허공에 계시는 그 부처님을 뵈오니 보배산과 같았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하늘 · 용 등의 팔부신장과 보살들이 둘러 모시었으며, 부처님 몸에서 큰 광명 그물을 놓아 시방세계에 두루하는데 나는 그 향기를 맡고 몸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이 환희하였다.
[1675 / 2062] 쪽 나는 누각에서 내려와 땅에 서서 열 손가락을 모아 부처님께 예배하였고, 또 부처님을 살펴보았으나 정수리를 볼 수 없었으며, 좌우를 살펴보았으나 끝닿은 데를 알 수 없었고,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과 잘생긴 모양을 생각하였으나, 만족하지 아니하였다. 나는 생각하기를 '부처님 세존께서는 어떠한 업을 지어서, 이렇게 훌륭한 몸을 얻었으며, 거룩한 모습이 원만하고 광명이 구족하며, 권속을 많이 두고 궁전이 장엄하며, 복덕과 지혜가 청정하고 다라니와 삼매가 부사의하며, 신통이 자재하시고 변재가 걸림이 없는가' 하였노라.
선남자여, 그 때 여래께서 나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시기를 '너는 깨뜨릴 수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번뇌를 없애라. 이길 이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집착을 깨뜨려라. 물러가지 않는 마음을 내어 깊은 법문에 들어가라. 참고 견디는 마음을 내어 나쁜 중생을 구호하라. 의혹이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길에 태어나라. 만족이 없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 뵈오려는 생각을 쉬지 말라.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을 내어 모든 여래의 법 비를 받으라. 옳게 생각하는 마음을 내어 모든 부처님의 광명을 내라. 크게 머물러 지니는 마음을 내어 여러 부처님의 법륜을 굴려라. 널리 유통하려는 마음을 내어 중생의 욕망을 따라 법보를 널리 베풀라' 하시었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그 부처님 계신 데서 이러한 법을 듣고, 온갖 지혜를 구하며 부처의 십력을 구하며 부처의 육신을 구하며 부처의 잘생긴 모습을 구하며 부처의 모인 대중을 구하며 부처의 국토를 구하며 부처의 위의를 구하며 부처의 수명을 구하였노라. 이런 마음을 내니 그 마음이 견고하기 금강과 같아서 모든 번뇌나 이승들로는 깨뜨릴 수 없었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이 마음을 낸 후부터 염부제의 티끌 수 겁을 지내면서 탐욕을 생각하는 마음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그런 일을 행하였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나의 친족에게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는데 하물며 다른 중생에게 일으켰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나의 몸에도 나라는 소견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모든 도구에 내 것이란 생각을 내었겠는가. 저러한 겁 동안에 죽을 때 · 날 때 · 태에 들었을 때에 한 번도 미혹하여 중생이란 생각이나 기억이 없는 마음[無記心]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다른 때이겠는가.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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