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1608-63-화엄-186

근와(槿瓦) 2016. 3. 18. 21:09

1608-63-화엄-18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대방광불화엄경 제63권

우전국삼장 실차난타한역

이운허 번역

 

39. 입법계품 [4]

2) 가지 법회 [3]

 

(5) 미가(彌伽) 장자를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법의 광명인 법문을 바로 생각하여,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 들어가서 부처님을 오로지 생각하여 삼보를 끊이지 않게 하며, 욕심을 여읜 성품을 찬탄하고 선지식을 생각하며, 삼세(三世)를 널리 비추어 큰 서원을 기억하며, 중생들을 두루 구제하되 함이 있는[有爲] 데 집착하지 않고 필경까지 모든 법의 성품을 생각하며, 모든 세계를 다 깨끗이 장엄하고, 여러 부처님의 도량에 모인 대중에게 마음이 집착하지 아니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가다가 자재성(自在城)에 이르러 미가(彌伽)를 찾다가 보니, 그 사람이 시장 가운데서 법을 말하는 사자좌에 앉았는데, 십천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어 바퀴 윤(閏)자 장엄 법문을 연설하고 있었다.

 

그 때 선재동자가 그의 발 아래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앞에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어떻게 하여 여러 생사의 길에 헤매면서도 보리심을 항상 잊지 아니하며, 어떻게 평등한 뜻을 얻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으며, 어떻게 청정한 마음을 얻고 능히 파괴할 이 없으며, 어떻게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을 내어 항상 고달프지 않으며, 어떻게 다라니에 들어가서 두루 청정함을 얻으며, 어떻게 지혜의 광대

 

                                                                                                                  [1600 / 2062] 쪽

한 광명을 내어 모든 법에 어둠을 여의며, 어떻게 걸림없는 이해와 변재의 힘을 얻어 모든 깊은 이치의 광[藏]을 결정하며, 어떻게 바로 기억하는 힘을 얻어 모든 차별한 법륜을 기억하여 가지며, 어떻게 길을 깨끗케 하는 힘을 얻어 모든 길에서 법을 두루 연설하며, 어떻게 지혜의 힘을 얻어 모든 법을 능히 결정하고 이치를 분별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 때 미가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이미 내었는가?”

“그러합니다. 저는 아뇩다라삼먁보리심을 이미 내었습니다.”

 

미가는 문득 사자좌에서 내려와 선재가 있는 데서 땅에 엎드리고, 금꽃 · 은꽃과 값 많은 보배와 훌륭한 가루 전단향을 흩으며, 한량없는 여러 가지 옷을 그 위에 덮고, 또 한량없는 가지가지 향과 꽃과 갖가지 공양거리를 흩어서 공양하고, 일어서서 칭찬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능히 내었도다.

 

선남자여,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이는 모든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게 함이며, 모든 부처의 세계를 깨끗이 함이며, 모든 중생을 성숙케 함이며, 모든 법의 성품을 통달함이며, 모든 업의 종자를 깨달음이며, 모든 행을 원만함이며, 모든 서원을 끊지 않음이며, 탐욕을 여읜 성품을 사실대로 이해함이며, 능히 삼세에 차별한 것을 분명히 보고, 믿는 지혜를 영원히 견고케 함이니라.

 

곧 모든 여래의 거두어 주심이 되며, 모든 부처님의 생각함이 되며, 모든 보살과 평등하며, 모든 성현의 찬탄함이 되며, 모든 범천왕이 절하여 뵈옴이 되며, 모든 천왕이 공양함이 되며, 모든 야차의 수호함이 되며, 모든 나찰의 호위함이 되며, 모든 용왕의 영접함이 되며, 모든 긴나라왕의 노래하여 찬탄함이 되며, 모든 세상 임금의 칭찬하고 경축함이 되느리라.

 

모든 중생 세계를 편안케 하나니, 이른바 나쁜 길을 버리게 하는 연고며, 어려운 데서 벗어나게 하는 연고며, 모든 가난의 근본을 끊는 연고며, 모든 하늘들이 쾌락하는 연고며, 선지식을 만나 친근하는 연고며, 광대한 법을 듣고 받아 지니는 연고며, 보리심을 내는 연고며, 보리심을 청정케 하는 연고

 

                                                                                                                  [1601 / 2062] 쪽

며, 보살의 길을 비추는 연고며, 보살의 지혜에 들어가는 연고며, 보살의 지위에 머무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알아라. 보살의 하는 일이 매우 어려우니, 나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려우며, 보살을 보기는 곱이나 더 어려우니라. 보살은 모든 중생의 믿을 데가 되나니, 낳고 기르고 성취하는 연고며, 모든 중생을 건짐이 되나니, 여러 괴로움에서 빼어내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니, 세간을 수호하는 연고며, 모든 중생을 구호함이 되나니, 공포에서 면해 나게 하는 연고며, 보살은 바람 둘레와 같으니, 세간을 유지하여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연고며, 땅과 같으니, 중생들의 선근을 증장케 하는 연고며, 큰 바다와 같으니, 복덕이 충만하여 다하지 않는 연고니라.

 

밝은 해와 같으니, 지혜의 광명이 널리 비추는 연고며, 수미산과 같으니, 선근이 높이 솟아난 연고며, 밝은 달과 같으니, 지혜의 빛이 나타나는 연고며, 용맹한 장수와 같으니, 마의 군중을 굴복하는 연고며, 임금과 같으니, 불법의 성중에서 마음대로 하는 연고며, 맹렬한 불과 같으니, 중생들의 애착하는 마음을 태우는 연고며, 큰 구름과 같으니, 한량없는 법 비를 내리는 연고며, 때 맞춰 오는 비와 같으니, 모든 믿음의 싹을 자라게 하는 연고며, 뱃사공과 같으니, 법 바다의 나루를 보여 인도하는 연고며, 다리[橋梁]와 같나니, 생사의 흐름을 건너게 하는 연고니라.”

 

미가는 이렇게 선재동자를 찬탄하여 여러 보살을 기쁘게 하고, 얼굴로써 갖가지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니, 그 가운데 있는 중생들이 이 광명을 만나고는, 용과 귀신과 내지 범천들이 모두 미가의 있는 데로 모여왔다. 미가 대사(大士)는 곧 방편으로 바퀴 윤자(輪字) 품의 장엄 법문을 보여서 연설하고 분별하여 해석하니, 저 중생들이 그 법문을 듣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는 미가가 다시 자리에 올라 앉아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묘한 음성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하늘들의 말과, 용 · 야차 ·건달바 ·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이들과 범천들의 말을 모두 분별하여 아노라. 이 삼천대천세계와 같이, 시방의 수가 없는 세계와, 내지 말할 수

 

                                                                                                                  [1602 / 2062] 쪽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들도 역시 그러하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묘한 음성 다라니 광명 법문만을 알거니와, 저 여러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생각 바다와 여러 가지 시설 바다와, 여러 가지 이름 바다와 여러 가지 말씀 바다에 들어가고, 모든 비밀을 말하는 법구 바다[法句海]와, 모든 끝까지를 말하는 법구 바다와, 모든 반연할 것 가운데 온갖 삼세에서 반연할 것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상품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상상품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차별을 말하는 법구 바다와 온갖 차별을 말하는 법구 바다에 두루 들어가며, 모든 세간의 주문 바다와, 모든 음성의 장엄한 바퀴와, 모든 차별한 글자 바퀴의 짬에 두루 들어가나니, 이러한 공덕이야 내가 어떻게 알고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으로 가면 한 마을이 있으니 이름이 주림(住林)이요, 거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해탈(解脫)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이루며,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모으며,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으로 말미암아 온갖 지혜의 법에 존중한 마음을 내고 깨끗한 신심을 심고 매우 더 이익하여 미가의 발에 예배하고 눈물을 흘리며 수없이 돌고 사모하고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6) 해탈(解脫) 장자를 찾다

 

이 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걸림없는 지해[解] 다라니의 광명으로 장엄한 문을 생각하여, 보살들의 말씀 바다 문에 깊이 들어갔고, 보살들의 모든 중생을 아는 미세한 방편물을 기억하고, 보살들의 청정한 마음의 문을 관찰하고, 보살들의 선근의 광명문을 성취하고, 보살들의 중생을 교화하는 문을 깨끗이 다스리고, 보살들이 중생을 거둬 주는 지혜의 문을 밝히고, 보살들의 광대하게 좋아하는 문을 견고히 하고, 보살들의 훌륭하게 좋아하는 문에 머물러 지니고, 보살들의 가지가지로 믿고 이해하는 문을 깨끗이 다스리고, 보살들의 한량없는 착한 마음의 문을 생각하였다. 그래서 서원이 견고하여 고달픈 생각이 없고, 여러 갑주로 스스로 장엄하

 

                                                                                                                 [1603 / 2062] 쪽

며, 정진하는 깊은 마음을 물리칠 수 없으며 깨뜨릴 수 없는 신심을 갖추고 마음이 견고하기가 금강이나 나라연(那羅延)과 같아서 파괴할 이 없으며, 여러 선지식의 가르침을 지니어 모든 경계에서 깨뜨릴 수 없는 지혜를 얻었으며, 넓은 문이 청정하여 행하는 데 걸림이 없으며, 지혜의 광명이 원만하여 모든 것을 두루 비추며, 모든 지위의 모두 지니는 광명을 구족하여 법계의 가지가지 차별을 알며, 의지함도 없고 머무름도 없어 평등하여 둘이 없으며, 저 성품이 청정하여 두루 장엄하고 여러 행하는 것이 끝까지 이르렀으며, 지혜가 청정하여 집착을 여의었다.

 

시방의 차별한 법을 알매 지혜가 걸림없으며, 시방의 차별한 곳에 가되 몸이 고달프지 않으며, 시방의 차별한 업을 다 분명히 알며, 시방의 차별한 부처님을 모두 보며, 시방의 차별한 시간에 깊이 들어갔으며, 청정한 묘한 법이 마음에 가득 차고 넓은 지혜의 삼매가 마음을 밝게 비추며, 마음이 평등한 경계에 항상 들어가 여래의 지혜를 비추어 알며, 온갖 지혜의 흐름이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으며, 몸과 마음이 불법을 떠나지 않았으며, 모든 부처님의 신통으로 가피(加被)하고, 모든 여래의 광명으로 비추어서 큰 서원을 성취하고, 서원의 몸이 모든 세계에 두루하며, 온갖 법계가 다 그 몸에 들어가는 것이다.

 

점점 걸어서 12년 동안을 다니다가 주림(住林)성에 이르러 해탈(解脫)장자를 두루 찾다가 장자를 보고는 땅에 엎드려 절하고 일어서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제가 이제 선지식과 한데 모였으니, 이는 제가 광대한 좋은 이익을 얻음입니다. 왜냐 하면 선지식은 보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렵고 나타나기도 어려우며, 받들어 섬기기도 어렵고 가까이 모시기도 어렵고, 대하여 뵈옵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렵고, 함께 있기도 어려우며 기쁘게 하기도 어렵고 따라다니기도 어렵사온데, 저는 이제 만났사오니 이것이 좋은 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니, 모든 부처님을 섬기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만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뵈옵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관찰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님을 알기 위함

 

                                                                                                                  [1604 / 2062] 쪽

이며, 모든 부처의 평등함을 증득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큰 서원을 내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큰 서원을 채우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지혜 빛을 갖추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여러 가지 행을 이루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신통을 얻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여러 힘을 갖추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두려움 없음을 얻기 위함입니다.

 

또 모든 부처의 법을 듣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받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지니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이해하기 위함이며, 모든 부처의 법을 보호하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 대중과 한 몸이 같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선근과 평등하여 다름이 없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바라밀을 원만하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수행을 성취하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청정한 서원을 내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위신의 장(藏)을 얻기 위함입니다.

 

모든 보살의 법장의 끝이 없는 지혜와 큰 광명을 얻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삼매인 광대한 장을 얻기 위함이며, 모든 보살의 한량없고 수가 없는 신통의 장을 성취하기 위함이며, 크게 가엾이 여기는 장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여 모두 필경에 저 가[邊際]에 이르게 하기 위함이며, 신통 변화의 장을 나타내기 위함이며, 모든 자유자재한 장에서 자기의 마음으로 자재함을 얻기 위함이며, 청정한 장 속에 들어가서 온갖 모습으로 장엄하기 위함입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제 이런 마음 · 이런 뜻 · 이런 낙(樂) · 이런 욕망 · 이런 희망 · 이런 사상 · 이런 존경 · 이런 방편 · 이런 끝닿은 데 · 이런 겸양으로 거룩하신 이의 계신 데 왔습니다.

 

제가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는 보살들을 잘 가르치어, 방편으로써 얻은 바를 열어 밝히며, 길을 보이며 나루터를 일러 주며 법문을 주시오며, 아득한 장애를 제거하고 망설이는 살을 뽑고 의혹의 그물을 찢고 마음의 숲을 비추고 마음의 때를 씻어서, 마음을 결백케 하고 마음을 청정케 하고 마음의 아첨을 바로 하고 마음의 생사를 끊고 마음의 착하지 못함을 멈추고 마음의 집착을 풀고, 집착한 데서 마음을 해탈케 하고 물든 애욕에서 마음을 돌리게 하며, 온갖 지혜의 경계에 빨리 들어가게 하고, 위없는 법성(法城)에 빨리

 

                                                                                                                  [1605 / 2062] 쪽

이르게 하고 크게 가엾이 여김에 머물게 하고, 크게 인자함에 머물게 하고, 보살의 행에 들어가게 하고 삼매의 문을 닦게 하고 증득하는 지위에 들게 하고, 법의 성품을 보게 하고 힘을 증장케 하고 행을 익히게 하여 온갖 것에 마음을 평등케 하신다 하더이다.

 

원하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으며, 닦아 익힌 것이 빨리 청정해지며, 빨리 분명하여지는 것을 저에게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 해탈 장자는 과거의 선근의 힘과 부처님 위신의 힘과 문수사리동자의 생각하는 힘으로써 보살의 삼매의 문에 들어갔으니, 삼매의 이름을 모든 부처의 세계를 두루 거두어 그지없이 도는 다라니[普攝一切佛刹無邊旋陀羅尼]다.

 

이 삼매에 들어가서는 청정한 몸을 얻었다. 그 몸에서는 시방으로 각각 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과, 부처님의 국토와 여럿이 모인 도량과 가지가지 광명으로 장엄한 것을 나타내고, 또 저 부처님들이 옛적에 행하시던 신통 변화와 모든 서원과 도를 돕는 법과 벗어나는 행과 청정한 장엄을 나타내며, 또 부처님들이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어 중생을 교화함을 보겠으며, 이런 일들이 그 몸 가운데 나타나지만 조금도 장애되지 아니하였다.

 

가지가지 형상과 가지가지 차례로 본래와 같이 머물면서도 섞이거나 혼란하지 아니하니, 이른바 갖가지 국토 · 갖가지 모인 대중 · 갖가지 도량 · 갖가지 장엄들이며, 그 가운데 계시는 부처님이 갖가지 신통한 힘을 나타내고, 갖가지 법의 길을 세우고, 갖가지 서원의 문을 보이었다.

 

한 세계에서 도솔천궁에 계시어 불사를 짓기도 하고, 한 세계의 도솔천궁에서 죽어서 불사를 짓기도 하는데, 태중에 있기도 하고, 탄생도 하고, 궁중에 계시기도 하고, 출가도 하고, 도량에 나아가기도 하고, 마의 군중을 깨뜨리기도 하고, 하늘과 용들이 공경하여 둘러 모시기도 하고, 세상 임금들이 법 말씀하기를 청하기도 하고, 법륜을 굴리기도 하고, 열반에 들기도 하고, 사리를 나누기도 하고, 탑을 쌓기도 하였다.

 

저 여래께서 가지가지 대중의 모임과 가지가지 세간과 가지가지 태어나는 길과 가지가지 가족과 가지가지 욕망과 가지가지 업과 가지가지 말과 가지가

 

                                                                                                                   [1606 / 2062] 쪽

지 근성과 가지가지 번뇌와 습기를 가진 중생들 가운데서, 작은 도량에 있기도 하고 넓은 도량에 있기도 하고, 1유순 되는 도량에 있기도 하고 10유순 되는 도량에 있기도 하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유순되는 도량에 있기도 하면서, 갖가지 신통과 갖가지 말과 갖가지 음성과 갖가지 법문과 갖가지 다라니 문과 갖가지 변재의 문으로써, 여러 가지 성인의 참 이치 바다에서 여러 가지 두려움 없는 대사자후로 중생의 가지가지 선근과 가지가지 생각을 말하며, 여러 가지 보살의 수기를 주며, 여러 가지 부처의 법을 말하였다.

 

저 모든 여래의 말씀을 선재동자가 다 들었으며, 부처님들과 보살들이 부사의한 삼매와 신통 변화를 보기도 하였다.

 

이 때 해탈 장자가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여래의 걸림없는 장엄 해탈문에 들어갔다 나왔노라. 선남자여, 내가 이 해탈문에 들었다 나올 적에 동방의 염부단금 광명[閻浮檀金光明] 세계의 용자재왕(龍自在王)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비로자나장(毘盧遮那藏)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남방의 속질력(速迭力) 세계의 보향(普香)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심왕(心王)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서방의 향광(香光) 세계의 수미등왕(須彌燈王)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무애심(無礙心)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북방의 가사당(袈娑幢) 세계의 불가괴금강(不可壞金剛)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금강보용맹(金剛步勇猛)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동북방의 일체상묘보(一切上妙寶) 세계의 무소득경계안(無所得境界眼)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무소득선변화(無所得善變化)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동남방의 향염광음(香光音) 세계의 향등(香燈) 여래 · 응공 · 정등

 

                                                                                                                   [1607 / 2062] 쪽

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금강염해(金剛海)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서남방의 지혜일보광명(智慧日普光明) 세계의 법계윤당(法界輪幢)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현일체변화당(現一切變化幢)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서북방의 보청정(普淸淨) 세계의 일체불보고승당(一切佛寶高勝幢)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법당왕(法幢王)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상방의 불차제출현무진(佛次第出現無盡) 세계의 무변지혜광원만당(無邊智慧光圓滿幢)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법계문당왕(法界門幢王)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또 하방의 불광명(佛光明) 세계의 무애지당(無礙智幢) 여래 · 응공 · 정등각을 도량에 모인 대중이 둘러쌌는데 일체세간찰당왕(一切世間刹幢王)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음을 보았노라.

 

선남자여, 내가 이렇게 시방으로 각각 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를 보지만, 저 여래들이 여기 오시지도 아니하고 내가 저기 가지도 아니하느니라.

 

내가 안락(安樂) 세계의 아미타여래를 뵈오려 하면 마음대로 보고, 내가 전단(栴檀) 세계의 금강광명(金剛光明)여래나, 묘향(妙香) 세계의 보광명(寶光明)여래나, 연화 세계의 보련화광명(寶蓮華光明)여래나, 묘금(妙金) 세계의 적정광(寂靜光)여래나, 묘희(妙喜) 세계의 부동(不動)여래나, 선주(善住) 세계의 사자(師子)여래나, 경광명(鏡光明) 세계의 월각(月覺) 여래나, 보사자장엄(寶師子莊嚴) 세계의 비로자나(毘盧遮那)여래를 뵈오려 하면 이런 부처님을 다 보게 되느니라.

 

그러나 저 여래께서 여기 오시지도 않고 내 몸이 거기 가지도 않나니, 모든 부처님이나 내 마음이 모두 꿈과 같음을 알며, 모든 부처님은 그림자 같고 내 마음은 물 같은 줄을 알며, 모든 부처님의 모습과 내 마음이 눈어리 같음을 알며, 모든 부처님과 내 마음이 메아리 같음을 아나니, 나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뵈옵는 부처님이 제 마음으로 말미암음인 줄을 생각하노라.

 

선남자여, 그렇게 알아라. 보살들이 부처의 법을 닦아 부처의 세계를 청정

 

                                                                                                                  [1608 / 2062] 쪽

케 하며, 묘한 행을 쌓아 중생을 조복하며, 큰 서원을 내고 온갖 지혜에 들어가 자재하게 유희하며, 부사의한 해탈문으로 부처의 보리를 얻으며, 큰 신통을 나타내고 모든 시방세계에 두루 가며, 미세한 지혜로 여러 겁에 널리 들어가는 이런 것들이 모두 자기의 마음으로 말미암느니라.

 

그러기에 선남자여, 마땅히 착한 법으로 제 마음을 붙들며, 법의 물로 제 마음을 윤택케 하며, 모든 경계에서 제 마음을 깨끗이 다스리며, 꾸준히 노력하므로 제 마음을 굳게 하며, 참으므로 제 마음을 평탄케 하며, 지혜로 증득하여 제 마음을 결백케 하며, 지혜로써 제 마음을 명랑케 하며, 부처의 자재함으로 제 마음을 개발하며, 부처의 평등으로 제 마음을 너그럽게 하며,부처의 십력으로 제 마음으로 비추어 살필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여래의 걸림없는 장엄 해탈문에서 드나들거니와,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걸림없는 지혜를 얻고 걸림없는 행에 머물며, 모든 부처를 항상 보는 삼매를 얻으며, 열반의 짬[際]에 머물지 않는 삼매를 얻으며, 삼매의 넓은 문 경계를 통달하며, 삼세 법이 다 평등하며, 능히 몸을 나누어 여러 세계에 두루 이르며, 부처님의 평등한 경계에 머물러 시방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거든 지혜로 관찰하여 분명히 알며, 몸 가운데 모든 세계가 이루어지고 무너짐을 나타내어도 자기의 몸과 여러 세계가 둘이란 생각을 내지 아니하나니, 이렇게 미묘한 행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보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으로 가서 염부제(閻浮提)의 경계선에 이르면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마리가라(摩利伽羅)요, 그 나라에 비구가 있으니 이름은 해당(海幢)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 선재동자는 해탈 장자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며 관찰하고, 일컬어 찬탄하여 생각하여 앙모하고 슬프게 울어 눈물을 흘리면서 생각하기를 '선지식을 의지하며 선지식을 섬기고 선지식을 공경하며, 선지식을 말미암아 온갖 지혜를 보았으니, 선지식에게 거스리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 선지식에 아첨하거나 속이는 마음이 없으며, 마음으로 선지식을 항상 순종하며, 선지식에게 어머니란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 모든 무익한 법을 버리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아버지란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 모든 선한 법을 내게 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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