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을 죽이더라도 법신을 보라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코사라>국의 깊은 산중에 두 비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부처님의 직접 제자가 아니고 <카사파>의 제자였기 때문에, 아직 한 번도 부처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의 교주(敎主)인 부처님을 뵈려고 늘 염원(念願)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의논하고 산을 내려와, 부처님이 계시는 <사바스티>국으로 멀리 찾아갔습니다.
한 방울의 물도 얻을 수 없는 괴로운 여행을 계속하는 그들에게, 태양은 사정없이 내려 쬐었습니다. 그들은 목이 말라 금세라도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들은 문득, 아주 적은 물이 담긴 웅덩이 하나를 발견했는데, 그 물 속에는 많은 물고기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 얼마 되지 않는 물은 그들의 생명수였습니다.
분명히 그 물을 먹는다는 것은, 얼마 안되는 물로 겨우 살아가는 고기들의 생명을 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목이 말라 금세라도 죽을 듯한 그들에게 있어서 그 물은 참으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잠깐 동안 서로 이야기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매우 괴로워했습니다.
“비록 작은 생명들을 죽이더라도, 또 부처님의 계율을 어기더라도 부처님을 뵈옵고 싶은 우리 소원은 버릴 수 없다. 그러므로 나는 이 물을 먹고 생명을 이어, 부처님을 뵈오러 가고 싶다”하고 한 비구가 그 물을 먹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비구는,
부처님은 멀리서 이 비구를 보시고, 법의를 벗고 황금빛 살을 드러내시어,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도중에서 죽었어야 할 비구가 왕성한 원기로 도착했습니다. 그는 정성스럽게 부처님께 예배했습니다.
“벗이여, 나를 용서하라. 부처님이시여, 참회하나이다. 그리고 저는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법신보다도 오히려 부처님의 육신을 뵙는 것을 더 기대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지 않고, 작은 생명을 빼앗으면서까지 살려고 한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더구나 쓰러진 벗을 돌보지 않고 내버려둔 죄, 부디 용서해 주소서.” 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면서 울었습니다.
“착하구나 비구여, 너는 지금부터 법을 보기에 전심전력을 다하라. 내가 죽은 뒤에도 이 이치를 알아 내가 가르친 것을 잊지 말고 법을 잘 지켜라. 어디로 가든지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으로 실행하라. 그렇게 하면, 내가 죽은 뒤에도 내 바른 법은 영원히 흘러 퍼질 것이다.”
출전 : 불교이야기(김달진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