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대집경

대집경(127)-1270

근와(槿瓦) 2016. 2. 18. 01:14

대집경(127)-127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261 / 1773] 쪽

...을 갖고서 갖가지 꽃·과일·음식을 보시하여 여러 비구와 함께 서로 의지하여 먹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일찍이 사방의 스님들의 꽃·과일·음식을 얻어먹었습니다.”

“저는 절에 가서 대중 스님에게 보시하기도 하였고, 혹 다시 예배를 하면서 이렇게 먹었습니다.”

“저는 비바시(毘婆尸)여래의 법 안에서 속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시기불(尸棄佛)여래의 법 안에서 속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비섭파(毘葉婆)여래의 법 안에서 속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라구촌불(迦羅拘村佛)여래의 법 안에서 속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라가모니(迦那迦牟尼)부처님 법 안에서 속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섭불(迦葉佛)여래의 법 안에서 속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석가모니(釋迦牟尼)부처님 법 안에서 속인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용은 또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친구를 방문하는 인연과 법 듣기 위하여 오가는 인연으로 절에 다니었으며, 신심 있는 사람이 스님을 공양하기 위하여 꽃·과일과 갖가지 음식을 보시하였는데 그 음식을 비구가 얻어서 도로 저에게 보시하는 것을 제가 얻어먹었습니다. 그 업의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져 한량없는 겁을 지나면서 맹렬한 불 속에 태워지기도 하고 달여지기도 했으며, 혹은 녹은 구리물[洋銅]을 마시기도 하고 철환(鐵丸)을 머금기도 했으며, 지옥에서 벗어나서는 축생 속으로 떨어지고, 축생의 몸을 버리고는 아귀 속에 태어났으니, 이와 같이 태어나는 곳마다 갖은 쓰라림과 괴로움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쁜 업이 아직 다하지 않아서 용으로 태어나 항상 고뇌를 받았으니, 뜨거운 물에 몸이 문드러지고 뜨거운 바람이 몸에 불었으며, 뜨거운 모래, 뜨거운 땅, 뜨거운 분뇨, 뜨거운 재[灰]에 시달렸으며, 음식이 입에 들어가서는 동집(銅汁)이나 철환(鐵丸)으로 변하기 때문에 언제나 그 먹이가 입에 들어가면 입이 타고, 목구멍에 들어가면 목구멍이 타고, 배속에 들어가면 배가 탔으며, 동시에 바로 땅에 떨어지면서 온몸에 구멍이 뚫리는, 이러한 견딜 수 없는

 

                                                                             [1262 / 1773] 쪽

괴로움을 받았습니다. 원컨대 여래께서 가엾이 여기시어 구제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여러 용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쁜 업은 부처님의 물건을 훔치는 것과 다름없으니, 비구가 저지른 업도 그 죄의 반(半)은 되느니라. 그러나 이 죄의 과보를 아직 다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해탈하기 어려울 것이니, 너희들은 이제 다 삼귀의(三歸依)을 받아서 일심으로 착한 일을 닦아야 하느니라. 이러한 인연을 지님으로써 현겁(賢劫)중에 최후의 부처님을 만나게 되리니, 그 부처님은 바로 누지(樓至)라는 부처님이시라. 그때 가서야 죄를 다 없앨 수 있으리라.”

 

그때 용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죄다 지극한 마음으로 형상과 수명이 다하도록 각각 삼귀의를 받았다.

 

당시 그 대중 가운데는 소경인 용녀(龍女)가 있었다. 그녀의 입 안이 헐고 터져 온갖 벌레가 가득한 모양이 오줌·똥과 같고, 심지어 추악하기가 마치 여자의 근(根)속과 같아 깨끗하지 못하고도 더러운 냄새 풍기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으며, 갖가지 먹이를 씹을 때는 피고름이 흐르고 온몸이 갈라지고 항상 악독한 모기·파리 따위에게 빨아 먹혔으니, 그 몸뚱이의 더러움을 차마 보고 들을 수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 크게 슬픈 마음[大悲心]으로 저 소경인 용녀의 고통을 보시고는 이렇게 물으셨다.

“그대는 무슨 인연으로 이런 나쁜 몸을 얻었는가? 과거세에 무슨 업을 지었는가?”

 

용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의 몸은 이제 뭇 괴로움에 시달리면서 잠시도 그 괴로움이 멈추지 않으니, 설령 말하려고 하여도 다시 말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과거를 기억하건대, 36억 백천 년 동안 나쁜 용으로 태어나 이 같은 괴로움 받았으며, 나아가 밤낮으로 한 찰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가 옛날 91겁에 비바시(毘婆尸)부처님의 법속에서 비구니가 되었을 때에 음욕에 도취함이 마치 술 취한 사람보다 지나쳐서 출가는 하였으나 법답게 수행하지 못하고, 심지어 가람(伽藍) 안에서 잠자리를 깔고는 범행(梵行)에 어긋난 일을 자주 저지르면서 커다란 쾌락을 느꼈으며, 혹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탐내어서 신시(信施)

 

                                                                             [1263 / 1773] 쪽

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91겁 동안에 항상 하늘·사람의 몸을 받지 못하고 3악취에만 태어나서 모든 괴로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그렇다면 여기에서 겁이 다하면, 그대는 다시 어느 곳에 태어날 것인가?”

 

용녀가 대답하였다.

“제가 과거 업력(業力)의 인연으로 다른 세계에 태어났다가도 그곳의 겁이 다하면 나쁜 업의 바람이 불어서 도로 여기에 환생합니다.”

 

그때 용녀는 이 말을 하고 나서 또 이렇게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구제하여 주소서. 원컨대 저를 구제하여 주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손으로 물을 움켜쥐고서 용녀에게 말씀하셨다.

“이 물의 이름은 진타류지약화(瞋陀留脂藥和)이니라. 내가 이제 너에게 성실히 말하노니, 옛날 내가 집비둘기[鴿]를 구제하기 위하여 몸과 목숨을 버리면서도 끝까지 의심하거나 인색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도다. 이 말이 만약 사실이라면 너의 나쁜 병을 죄다 제거하여 주리라.”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입으로 물을 머금었다가 저 소경인 용녀의 몸에 뿌리자, 그 용녀는 모든 나쁜 병과 냄새나는 곳이 다 없어졌다. 이렇게 다 없어지자 그녀가 말하였다.

“저는 이제 부처님에게 삼귀의를 받기를 애걸합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즉시 용녀를 위하여 삼귀의를 주었다.

 

당시 그 대중 가운데 또 어떤 용도 입에는 갖가지 나쁜 냄새와 독한 벌레가 가득하고 목구멍 안에는 피고름이 흘렀으며, 이것을 보거나 듣는 사람은 죄다 버리고 갈 수밖에 없었다.

 

때마침 부처님께서 보시고는 곧 물으셨다.

“선남자여, 너는 과거에 어떤 나쁜 업을 지었기에 이러한 과보를 받는가?”

 

그 용은 입을 벌리자 입 안에서 갖가지 벌레가 나오고 피고름이 마치 뜨거운 불처럼 넘쳐흘렀다. 비록 입을 벌리기는 하였으나 끝내 말할 수 없으므로

 

                                                                             [1264 / 1773] 쪽

도로 입을 닫고야 말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그 용을 위해 곧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너는 과거에 도둑질을 하고 성인을 경멸한

그 인연으로 이런 과보를 받는 것이니

지극정성으로 나의 진실한 말을 듣는다면

즉시 청량해지면서 모든 괴로움을 없애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이 성실한 말씀을 하시고는 곧 약간의 물로써 용의 입안을 씻어 주시자, 불·벌레·고름 따위가 다 없어지고 용의 입이 청량해졌다. 용은 이와 같이 말하였다.

 

“큰 성인 여래시여, 제가 과거 일을 기억하건데 가섭(迦葉)부처님 때에 저는 일찍이 속인이 되어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때 어떤 비구가 와서 돈 50전(錢)을 요구하는 것을 제가 거절하면서 ‘농작물이 익으면 그때 먹이를 주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비구는 다시‘50전을 못준다면 다만 10문(文)이라도 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저는 그때 저 비구를 미워하여‘10문도 줄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그 비구로 하여금 근심과 괴로움을 일으키게 하였습니다. 또 어느 때는 절에 가서 나무숲 아래로 들어가 승려의 물건인 암라과(菴羅果) 열 개를 훔쳐 먹었습니다.

 

그래서 이 업의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져 괴로움을 받고, 아직 나쁜 업이 다 없어지지 않아서 야생의 늪 속에 굶주린 용의 몸으로 태어나 항상 갖가지 벌레들에게 빨아 먹히고 피고름이 넘쳐흐르고 굶주림과 목마름의 고통과 괴로움을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비구가 성내는 마음의 나쁜 업이 인연이 되어서 죽어서는 작은 독룡(毒龍)이 되어 제 겨드랑이[腋] 밑에 붙어 피를 빨아대니, 그 열기(熱氣)가 몸을 자극시켜 차마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제 몸은 이처럼 뜨거운 피고름이 가득 찼습니다.”

 

용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가엾이 여겨서 구제하여, 저 원수 독

 

                                                                              [1265 / 1773] 쪽

용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옵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손으로 물을 퉁기시면서 성실한 말로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내가 옛날에 흉년이 든 세간에 산 적이 있었다. 그때 길이와 너비가 한량없는 커다란 몸의 중생이 되길 기원하면서 신통력으로 허공에서 이렇게 외쳤느니라.

 

‘저 야생의 늪 속에 커다란 벌레가 있으니, 그 이름을 성내지 않음[不瞋]이라 하느니라. 너희들이 가서 그 살코기를 뜯어먹으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으리라.’

 

그러자 저 세간 속의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이 나의 이 소리를 듣고는 모두 다 가서 경쟁적으로 뜯어먹었느니라.”

 

이렇게 진실하고 믿음직한 말씀을 하시자, 저 용의 겨드랑이 밑에서 조그마한 독룡이 나왔다. 그리고 두 용이 함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언제나 이 용의 몸을 여의고 재앙과 죄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두 용에게 말씀하셨다.

“이 업은 5무간(無間) 죄에 다음가는 매우 중대한 죄업이니라. 왜냐하면 사방에 항상 있는 승려의 물건이든, 지금 눈앞에 있는 승려의 물건이든, 신심이 돈독한 시주의 보시 물건이든, 그 가운데 꽃·과일·나무·음식과 생활에 필요한 침구·깔개·병 고치는 약품 등 일체 필요한 것을 사사로이 사용하거나 바깥으로 가지고 가거나 친구와 이웃 사람과 속인에게 빌려 준다면, 이 죄는 아비(阿鼻)지옥에서 받는 과보보다 더 중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삼귀의(三歸依)를 받아 삼보(三寶)에 귀의해야만 비로소 시원한 물속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며, 이와 같이 세 번 일컫고 세 번 받아야만 몸이 안온하여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용을 위하여 곧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차라리 날카로운 칼로 스스로 몸을 베어

팔·다리·뼈·살을 찢을지라도

 

                                                                             [1266 / 1773] 쪽

신심으로 보시한 물건을

속인이 먹는다면 실로 곤란하다네.

뜨거운 큰 철환(鐵丸)을 머금어

입 안에서 불꽃을 낼지라도

모든 대중 스님의 음식거리를

바깥에서 사사로이 사용하지 말아야 하네.

수미산 같은 큰 불덩어리를

손으로 움켜쥐고 스스로 먹을지라도

재가(在家)의 모든 속인이라면

스님께 보시한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네.

자기 몸뚱이의 껍질과 힘줄을

날랜 칼로써 베어 먹을지라도

재가의 모든 속인이라면

스님의 섞인 음식을 받지 않아야 하네.

온 집에 가득한 맹렬한 불꽃 속에

몸을 던져 스스로 사라질지라도

재가의 모든 속인들이라면

스님의 좌석에 앉거나 눕지 않아야 하네.

뜨거운 불에 다룬 쇠뭉치를

주먹으로 잡고 지질지라도

재가한 그 속인 무리로서는

스님의 물건을 사사로이 쓸 수 없으리.

날래고 좋은 칼·창 따위로써

 

                                                                             [1267 / 1773] 쪽

스스로 그 몸을 끊을지라도

출가하여 청정한 그 사람에겐

한 생각도 성내거나 미워하지 말아야 하며

차라리 자기 손으로 두 눈을 빼내어

땅에 던져 그대로 버릴지라도

착한 법을 닦아 행하는 자에겐

분개한 마음으로 보지 않아야 하네.

차라리 뜨거운 쇠로 그 몸을 두드리며

사방을 다니면서 앉고 누울지언정

성냄과 분함과 질투한 마음으로

스님들의 청정하게 보시된 옷을 입지 말 것이며

차라리 재[灰]와 소금의 독한 물을 마시다

그 입이 불처럼 부풀어 탈지언정

탐욕을 내거나 나쁜 마음을 품고서

스님들의 청정하게 보시된 약을 먹지 말라.

 

그때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자, 1만 4천의 뭇 용들은 죄다 삼귀의를 받아서 과거와 현재의 모든 업보의 고뇌로부터 해탈하고는 삼보를 깊이 믿어 그 마음이 물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80억의 용들도 삼보에 귀의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교진여(憍陳如)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보아라. 이 나쁜 중생들은 스스로 그 마음을 속임으로써 빈궁한 인연을 겁내기도 하고, 혹은 나쁜 갈래에 태어날 것을 두려워하여 착한 법을 수행하기도 하고, 혹은 신심 있는 시주가 비구에게 보시한 갖가지 생활의 물자를 이 중생이 스스로 먹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훔쳐내어 숨겨두고는 사사로이 사용하기도 하니, 이러한 업 때문에 3악취에

 

                                                                             [1268 / 1773] 쪽

떨어져 오래도록 괴로움을 받으리라. 또 어떤 중생은 빈궁하고 미천하여 자재롭지 못한 탓에 풍요와 해탈의 안락을 바라면서 출가하는데, 출가한 뒤에는 게을러서 경전을 읽어 외우지 않고, 선정·지혜·정진을 부지런히 닦아서 익히지 않고, 사중의 살림살이 맡아보기를 즐기느니라. 그러다 다시 어떤 비구가 밤낮으로 정근하여 착한 법 닦기를 즐기고, 경전을 독송하고 좌선으로 지혜 닦기를 잠시도 버리지 않고, 이 인연으로 모든 사부대중을 감동시켜 갖가지 공양을 얻는데, 그 때 사중 살림살이를 맡은 사람은 이양(利養)을 얻고 나서는 자신이 사사로이 먹기도 하고, 다시 훔쳐서 친구와 속인에게 주기도 하나니, 이러한 인연으로 오랫동안 나쁜 갈래에 처하면서 설사 그 나쁜 갈래를 벗어나더라도 도로 들어가는 것이니라. 이같이 어리석고 어두운 중생은 오는 세상의 받을 과보의 가볍고 무거움을 보지 않느니라.

 

내가 이제 사문(沙門) 제자들에게 훈계하나니, 염법(念法)에 머물면서 지니되 스스로‘나는 사문이고 참된 법을 행하는 사람’이라고 자칭하지 말아야 하며, 대중 스님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신심으로 보시한 물건이라면 떡·과일·채소·꽃 무엇이든지 대중 스님의 먹을 것을 어떤 속인에게도 주지 말아야 하며, 또 이것은 내 물건이니 대중들과 달리 먹어야 한다고 말하지 말 것이며, 대중 스님의 물건을 저축하여 생활을 돕거나 갖가지 물건을 판매하면서 이익이 있다고 말하다가 세간 사람의 조롱과 의심을 초래하지 말 것이며, 귀한 것을 팔고 천한 것을 수입하면서 세간과 이익을 경쟁하지 말 것이며, 음식과 스님의 인연을 위하다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3악취에 떨어지지 않게 할 것이며, 응당 착한 법에 들어오도록 권유해서 비구들로 하여금 진실히 삼보를 믿게 하고, 온갖 중생과 그 부모까지 섭수하여 안온함을 얻게 해서 3해탈에 머물게 해야 하리라.”

 

                                                                             [1269 / 1773] 쪽

대방등대집경 제45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이진영 번역

 

14. 일장분

13) 호탑품(護塔品)

 

그때 장로 교진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일장(日藏)수다라는 기나긴 밤을 밝게 비추어서 모든 용의 나쁜 업이 빚은 과보의 불가사의를 말하고 있으며, 다시 보살들의 진실행법(眞實行法)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교진여야, 이 사천하에는 큰 지제(支提; 탑)로서 성인이 머무는 처소가 있으니, 어떤 중생이라도 부지런히 정진하는 방편으로 선정과 지혜를 닦는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은 비어 있지[空] 않을 것이며, 이러한 복된 자리야말로 일장(日藏)의 법보를 유포하게 되리라. 무엇을 이름하여 큰 지제(支提)라고 하는가? 말하자면 이 염부제(閣浮堤)의 왕사성(王舍城)성 중이 그것이니, 이 성인의 처소로서 큰 지제라는 것은 바로 과거세의 한량없는 여래, 한량없는 보살, 한량없는 연각, 한량없는 성문들이 일찍이 그 속에서 도를 닦아 멸도(滅度)한 곳으로서 지금도 다 그대로 남아 있고 미래세도 그러하리라.

 

과거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 성인은 다 바루나(婆婁那)용왕에게 부촉하여 옹호하고 주지(住持)하고 안립(安立)하게 하였으니, 나도 이제 이 처소의 광명을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려면 역시 바루나용왕에게 부촉해야 하리라. 가령 어떤 중생일지라도 나의 법을 수호하면서 부지런한 정진의 방편으로 선정과

 

                                                                            [1270 / 1773] 쪽

지혜를 닦는다면, 모든 부가라(富伽羅)가 언제나 수호하고 공급하고 공양하리라.”

 

그때 바루나용왕은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그리하겠습니다. 과거에 가라구촌타(伽羅鳩村駄)부처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이곳을 수호하고 공급하고 공양하게 하는 동시에 부지런한 정진의 방편으로 선정과 지혜를 닦게 함으로서 착한 법 닦는 자가 시주를 하게 하셨으니, 저는 그때 법이 멸할 때까지 공급하고 수호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다음 구나가모니(拘那伽牟尼)부처님에서부터 가섭(伽葉)부처님도 다 이곳을 저에게 수호하고 공양하도록 부촉하신 탓에 제가 역시 법이 다할 때까지 마찬가지로 공급하고 공양하였습니다.

 

그리고 저 부처님 법 속에서 어떤 제자가 노비(奴婢), 머슴, 전지(田地) 따위의 보시를 받지 않고 청정한 마음으로 부지런히 고행하면 저는 이 모든 자를 모두 수호하였는데, 오늘 여래께서는 다시 이곳에 제가 머물면서 수호하도록 부촉하셨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서쪽 구야니(瞿那尼) 지방의 수미산 밑 하라사저라산(何羅闍低羅山)에 있는 성인의 처소[그 이름을 운진(雲盡)이라 함]를 보호(寶護)용왕에게 부촉하시자, 보호용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그러하겠습니다. 과거 가라구촌타(伽羅鳩村駄)여래께서도 이 성인이 머무시는 운진이란 곳을 저에게 부촉하셨으니, 그때 저는 이 처소는 물론 부처님 제자로서 법답게 수행하는 자까지 법이 멸할 때까지 수호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동쪽 불바제(弗婆提) 지방의 수미산 밑 청앙가나산(靑鴦伽那山)에 있는 성인이 머무시는 지제(支提)[그 이름을 성인생(聖人生)이라 함]를 소마호로차(蘇摩呼盧叉)용왕에게 부탁하시자, 용왕은 이렇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이 그러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수미산 북쪽의 화치산(華齒山)에 있는 성인이 머무시는 지제[그 이름을 향봉모니(香峰牟尼)라 함]를 비창가소지(毘晶伽蘇脂)용왕에게 부.....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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