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대집경

대집경(123)-1230

근와(槿瓦) 2016. 2. 14. 01:48

대집경(123)-123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221 / 1773] 쪽

“저희들은 즐거이 듣겠사오니, 원컨대 다시 말씀하소서. 저희들 범천도 모든 하늘 중에서 존귀한 것이 마치 대선(大仙)께서 성인 중에 높으신 것과 같으므로, 저희들 하늘 중에 범행(梵行)이 있는 자는 어떠한 갖가지 귀신과 주술(呪術)일지라도 다 분명히 알아서 널리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세히 분별하여 연설하리다.”

 

그때 가라슬타 선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만약 그러하다면,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다 알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푸른 눈[靑眼]의 제석천주(帝釋天主)가 대중 가운데 있었는데, 가라슬타 선인이 제석에게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천주여, 모든 착한 법이라면 반드시 원만히 갖추게 하고, 세간에 머물러 항상 밝게 비추게 하고, 착한 법을 닦는 사람이라면 버리지 않고 옹호해야 합니다. 가령 정진을 통해 착함을 즐기는 중생이거나, 계율을 지니고, 들음이 많고, 선정을 닦고, 지혜를 배우는 중생이라면, 천주는 응당 의복ㆍ음식ㆍ침구, 탕약과 그 밖의 갖가지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여 모자람이 없게 해야 합니다.

 

내가 허공의 별자리 용법을 이미 말하였고, 지금 이 세계의 모든 땅에 각각 용왕을 두어서 그곳에 머물러 수호하게 하였으니, 말하자면 사가라용(娑伽羅龍)ㆍ바루나(婆婁那)ㆍ덕차가(德叉迦)ㆍ보호(寶護)ㆍ대행(大行) 구사라바(瞿娑羅婆)ㆍ소바호(蘇婆呼)ㆍ노구차바(盧俱叉婆)ㆍ사무구차(私無俱叉) 등의 여덟 용왕은 바다 속에서 수호하여 능히 큰 바다로 하여금 더하거나 덜함이 없게 하고, 아노태치(阿奴駄致)ㆍ비창가소치(毘昌伽蘇致)ㆍ바루나(婆婁那)ㆍ득우문루차바(得于問寠叉婆) 등 네 용왕은 못[池] 속에서 나오는 모든 강물을 수호하기 때문에 그 강물들의 흐름이 마르지 않게 하고, 난타(難陀)ㆍ우바난타(優波難陀)등 두 용왕은 산(山)을 수호하기 때문에 모든 산의 총림(叢林)이 울창하게 되고, 바수길(婆須吉)ㆍ사라라개수로(娑羅羅蓋輸盧)ㆍ구마지리(瞿摩祗利)용왕도 산을 수호하게 하며, 비리사(毘梨沙)ㆍ염부가(閻浮伽)ㆍ적안(赤眼)ㆍ사라바제(娑羅婆帝) 등 용왕은 작은 강물을 수호하게 하고, 실타마로(悉陀摩奴)ㆍ아라소마(阿羅蘇摩)ㆍ하로창리(賀盧唱利) 등의 용왕은 성인의 처소와 온갖 약초(藥草)들을 수호하게 하고, 견고(堅固)ㆍ긴

 

                                                                             [1222 / 1773] 쪽

수가(緊輸迦)ㆍ환희(歡喜) 등의 용왕은 이 땅을 수호하게 하고, 최승광(最勝光)ㆍ비유바삼바리야시기(毘喩婆三婆離耶尸棄) 등의 용왕은 불[火]을 수호하게 하고, 동마도열(動摩都劣)ㆍ삼모지기란야(三摸地羈蘭耶)ㆍ기뢰거(羈賴車) 등의 용왕은 바람을 수호하게 하고, 우라바라(優羅婆羅)ㆍ아한야(阿閑耶)ㆍ제라사라(帝羅娑羅) 등의 용왕은 나무를 수호하게 하고, 우로가(旴嚧呵)ㆍ장화(張火)ㆍ박각라(薄脚羅)ㆍ사사(沙斯) 등의 용왕은 꽃을 수호하게 하고, 향상(香常)ㆍ발타야라바차(跋陀耶邏婆)ㆍ부루나가라(富婁那迦羅) 등의 용왕은 열매를 수호하게 하고, 아시림바(阿匙林婆)ㆍ비차바다(毘遮婆多)ㆍ우로지다(旴嚧脂多)ㆍ말라가(末羅伽) 등의 용왕과 비수갈마(毘首羯磨)ㆍ소마고사(蘇摩敧師)ㆍ기화사(奇和沙)ㆍ월안(月眼) 등의 네 용왕은 모든 공교(工巧)를 가장 수호하게 하고, 기라후타라(羈羅睺陀羅)ㆍ승가나사(僧伽那斯)ㆍ아란나(阿蘭那)ㆍ구무가(懼無迦) 등 네 야차(夜叉)는 모든 복덕으로 보시하는 사람을 옹호하게 하고, 금강안(金剛眼)ㆍ사자안(師子眼)ㆍ선견안(善見眼) 삼삭(三槊) 등의 네 용왕이 모든 용을 옹호하게 함입니다.”

 

그때 광미보살은 모든 선성(仙聖)ㆍ하늘ㆍ사람ㆍ용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나서 고뇌에 헤매는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겼으니, 이 때문에 이 용들의 고액(苦厄)을 구제하여 해탈하게 하였다.

 

그때 광미보살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찌해야 저 용들로 하여금 삼보(三寶)에 마음을 돌이켜 귀의하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는 곧 방편의 교묘한 말씨로서 차례대로 가르쳤다.

“모든 용왕들이 나를 믿고 있지만, 실제로 나는 너희들을 구제할 수 없노라. 이제 일체지(一切智)를 지닌 큰 성인이 계셔서 너희들을 안온하고 두려움이 없게 하리니, 바로 내가 찬탄하는 가라슬타 선인의 공덕이 그러하니라.

 

이 선인의 설법은 우리의 조그마한 덕으로선 판단할 수 없느니라. 저 성인은 과거의 한량없는 아승기겁 이래로 이미 갖가지 복덕을 닦고 온갖 하기 어려운 일도 죄다 희사(喜捨)한 적이 있었나니, 말하자면 코끼리ㆍ말과 갖가지 보배 수레, 처자(妻子)ㆍ국가와 성(城), 그 밖의 금ㆍ은ㆍ수레ㆍ사환ㆍ의복ㆍ상탑(床榻)ㆍ침구 따위 중생이 필요한 것이라면 다 뜻에 맞추어 주고, 혹은

 

                                                                             [1223 / 1773] 쪽

손ㆍ발ㆍ귀ㆍ코ㆍ혀ㆍ몸과 머리ㆍ눈ㆍ힘줄ㆍ뼈ㆍ살ㆍ껍질까지도 요구에 따라 아끼지 않았으며, 빨리 6바라밀을 만족하고 대자대비를 갖추어서 고뇌의 중생을 해탈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모든 중생을 안온하게 하기 위해 지옥에 있더라도 중생을 구원하겠다는 마음을 잠시라도 버리지 않고 또한 스스로 불도를 성취하지 않았으며, 모든 나쁜 갈래의 중생으로 하여금 갖가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하려고 하였느니라.

 

이 큰 선인은 과거 가이없는 겁에서 이러한 갖가지 원행(願行)을 겪어왔지만, 그러나 이 선인은 태어난 세간마다 꿋꿋하고 힘차게 정진과 자비를 계속하여 중생을 안온한 열반의 도로 인도하였으며, 또 저 가라슬타 선인은 한량없는 겁 이래로 가지가지 복덕을 원만히 갖추고 나아가 정반왕(淨飯王)의 집에 태어나 마야부인(摩耶夫人)의 배 안에 의탁해 있다가 출생하고 나서는 손을 들고 외치기를,‘나는 삼계(三界)안에서 가장 높고 가장 뛰어나니라’하면서 갖가지 광명을 놓아 모든 중생을 안락하게 하였느니라. 이 광명의 인연 때문에 한량없는 하늘 용ㆍ야차ㆍ아수라와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무리[人非人]들을 감동시켜 그들이 죄다 와서 함께 공양하였느니라.

 

그리고 또 출생하여서는 곧 하나하나의 방면으로 각각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그 발을 밟은 곳에는 다 연꽃이 솟아나 발을 받들었으며, 이 밟아 다닌 걸음의 인연으로 모든 산ㆍ물ㆍ땅과 큰 바다까지도 다 흔들렸으니, 이러한 변화는 출생한 공덕을 나타내는 것이니라. 또 석가자(釋迦子)는 우리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에서 해탈케 하여 적멸하고 편안해서 모든 두려움을 여의고 열반의 성(城)에 이르도록 하였느니라.”

 

이 설법을 하실 때에, 모든 하늘ㆍ용ㆍ아수라ㆍ야차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와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무리들이 저마다 갖가지 보배로운 꽃들과 바르는 향ㆍ가루 향을 가지고 허공 속에다 비를 내리는 것처럼 뿌리면서 공양하며 갖가지로 찬탄하였다.

 

그때 광미보살은 어려 대중을 위해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에서

갖가지 보시로 단나(檀那)바라밀을 닦고

 

                                                                             [1224 / 1773] 쪽

시라(尸羅)와 찬제(羼提)를 청정하게 하며

좌선을 정진하고 반야를 배워서,

모든 중생을 안락하게 하려고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디며

궁중의 6만 비빈(妃嬪)까지도

신[履] 벗듯이 몽땅 버리고 출가하였네.

홀로 고행 닦기를 6년 동안에

하루 한 낱의 곡식만을 먹으면서도

잠을 자지 않고 밤낮으로 정진하니

그 몸은 오직 껍질과 뼈뿐이었네.

보리수 아래서 사유하며 앉았으니

80만의 천마(天魔)들이 와서

사방ㆍ상하의 땅과 하늘의

80유순까지 가득 찼지만

이러한 마군과 그의 권속까지를

죄다 파괴하여 귀의하게 하고는

위없는 훌륭한 보리를 성취하여서

제일의제(第一義諦)의 과(果)를 증득했으며,

갖가지를 듣고 보아도 두려움이 없어서

그 마음 고요하기가 열반과 같으므로

항상 모든 중생 속에서도

평등한 마음과 연민의 생각이 치우침 없네.

진실한 지혜를 원만히 갖추어

 

                                                                             [1225 / 1773] 쪽

모든 하늘과 인간을 인도하오며

한 중생도 악(惡)을 내지 못하게 하니

이러한 자비가 뼈에 사무칩니다.

또한 일체 중생의 종류에서

개미와 장구벌레까지도

어지럽고 독한 마음 내지 못하도록

일체 중생의 유전(流轉) 속에서

남김없이 죄다 해탈하게 하며,

또 온갖 번뇌의 옥(獄)에 얽매이고

몸처럼 작고 작은데 걸려있는

중생을 빼내어 안락을 얻게 하고

저 용들과 같은 모든 중생을

큰 성인은 몸소 가서 다 구제하고

그들의 나쁨과 근심을 물리치니

이것이 큰 성인의 가엾이 여김이니라.

자비심으로 너희들이 옥중에서 나오도록

가이없이 깊고 비밀한 요체를 널리 말씀하여

자재롭지 못한 자는 다 마음에 부합해서

모두 귀의하여 안온하게 머무네.

저 성인의 구제를 얻는 자는

금시조왕(金翅鳥王)도 겁내지 않고

각기 머무르던 곳에 돌아가 뜻대로 노닐며

근본 즐거움을 받지만 마음은 다름이 없네.

 

                                                                              [1226 / 1773] 쪽

큰 성인은 과거에 많은 행을 닦아

한 중생에게도 괴로움 주지 않았으니

이제 너희들의 모든 재악(災惡)은

부처님의 뜻이 아니고 마왕의 조작이니라.

다른 마음으로 부처님 헐뜯지 말고

나의 가르침 받아 보리심을 발해서

의심과 악함을 내다가 스스로 헤매지 말고

하나하나 내가 앞에서 말한 대로 따를지어다.

 

그때 모니(牟尼) 성인의 처소에 있던 모든 큰 용왕들과 그들에게 속한 남녀노소의 권속들이 이 말씀을 듣자, 각기 마음을 모아 함께 합장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귀의합니다[南無], 귀의합니다. 대성이시여! 모든 세간의 중생 중에서 뛰어나셔서 일체 법을 갖추어 자재(自在)의 피안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중생에게 해탈을 주고, 모든 중생에게 안락을 주고, 모든 중생에게 기쁨을 주고, 모든 중생을 지혜의 피안(彼岸)에 이르게 하시고, 모든 중생에 대한 자비와 평등으로 착한 법을 닦아 원만히 갖추게 해서 일체의 착한 업을 성취하게 하시고, 착한 도를 안정되게 세우고 진실한 법 눈[法眼]을 주어서 하늘ㆍ용 가운데 훌륭한 복밭[福田]을 일으키시니, 삼계(三界)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높으시므로 세간의 모든 공양을 받으십니다. 저희들은 이 감옥 안에 가득한 모든 용과 쓰라림과 괴로움을 같이할 뿐 아직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하고 귀명(歸命)하였는데, 말을 끝내고 나자 모든 용은 다 본래의 모습을 얻고 옛날의 몸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아직 저 산중(山中)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었다.

 

그래서 모든 용왕들이 다시 광미보살에게 말하였다.

“원컨대, 구제하여 주소서. 대덕의 말씀처럼 저 성인은 모든 중생을 괴롭히거나 어지럽게 하지 않고 항상 안락을 베푼다 하시니, 이 성실한 말씀을

 

                                                                             [1227 / 1773] 쪽

저희들은 믿고 받아들일 뿐 의심하지 않습니다.

 

만약 중생을 가엾이 여겨 자비로운 마음으로 구제하시려면, 원컨대 빨리 오셔서 저희들로 하여금 저 마군의 감옥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옵소서.”

 

광미보살이 모든 용들에게 대답하였다.

“저 큰 성인은 지혜를 원만히 갖추었고, 모니여래께서는 마음이 모든 중생을 항상 가엾이 여기니라. 그래서 온갖 착함을 닦고 온갖 악함은 버려서 큰 슬픔[大悲]으로 널리 덮어 주며, 유전(流轉)속에서도 용맹스럽게 정진하여 중생을 보리도로 제접해 인도하여서 그들을 안온하게 하고, 현재 인과를 보아서 부처님의 눈[佛眼]을 성취하며, 모든 보살마하살은 오랜 과거로부터 성내지 않은 인연으로 자애로움[慈]과 슬픔[悲]과 기쁨[喜]과 평정[捨]의 네 가지 범행(梵行)의 법을 죄다 원만히 갖추고, 또 보살마하살은 도행(道行)의 인연 속에 태어났으므로 인연의 태어남은 이미 갖가지 나쁜 갈래와 자비의 행을 다 말한 것이니라.

 

다시 저 부처ㆍ여래ㆍ세존께서는 한량없는 아승기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불국토[佛刹]의 미진(微塵)에 한량없고 가이없이 머무르시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행을 청정히 하기 때문에 6바라밀을 원만히 갖추었으며, 보살마하살은 돌고 도는 생사의 바다를 벗어났기 때문에 큰 열반 지혜의 피안(彼岸)에 도달했느니라. 또 네 가지 마군을 파괴했기 때문에, 삼보의 종자를 끊어버리지 않고 계승했기 때문에, 법의 물[法水]로써 중생들의 모든 번뇌의 더러움을 씻어 청정하게 했기 때문에 여래는 이와 같이 반연을 영원히 여의고서 네 가지 범행(梵行)을 말씀하였느니라. 또 진여의 성품과 출리(出離)의 보양과 아견(我見)을 여읨과 모든 법의 다함없는 방편을 말씀하시니, 말하자면 5음(陰)과 18계와 12입(入)에 대한 실제(實諦)를 관찰하기 때문에 4대의 차별과 나고 죽음의 평등한 법이 다 멸진(滅盡)하게 되며, 방편으로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어 모든 번뇌의 체성(軆性)이 다 공하자 중생계(界)가 없어서 모든 반연을 여의고, 기쁨이 없으므로 기쁨을 여의고 행(行)이 없으므로 행을 여의고, 물질이 없으므로 물질을 여의고, 생각이 없으므로 생각을 여의고, 온갖 장애가 없으므로 처소가 있지 않고, 더러움이 없으므로 물들음이 없고, 어둠도 밝음도 없으므로 잡아가질 수 없고, 나[自]

 

                                                                             [1228 / 1773] 쪽

와 남[他]이 없으므로 오고 감이 없고, 다름이 없으므로 행을 여의며, 나아가 일체의 음(陰)ㆍ입(入)ㆍ계(界) 등과 지혜 눈[智眼]의 체성까지 어둠도 아니고 밝음도 아니며 행도 아니고 생김도 아니며, 법계의 진실은 사라지지도 않고 파괴되지도 않아서 여여(如如)하여 생기지 않기 때문에 법계의 진실은 다 공함이니라. 그래서 과거의 모든 법속에서 다 요달하니, 이 참된 반연은 여래로부터 생기느니라.

 

만약 어떤 보살이 이 법속에서 피안(彼岸)에 도달하여 6바라밀을 원만히 갖춘다면 마치 허공처럼 색(色)을 여의고 닿임[觸]을 여의는 것이니, 이러한 마음이 장애 없는 지혜를 얻어서 일체의 온갖 소견[見]과 습기를 다 끊어 없애니, 이처럼 모든 번뇌를 여의게 되는 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범행(梵行)의 법을 관찰함을 여읨이라 하느니라.”

 

이때 광미보살이 이 설법을 마치자, 저 대중 가운데 있던 사가라(娑伽羅)용왕과 비창가소지(毘昌伽蘇脂)용왕과 수마호로가사(須摩呼嚧迦沙)용왕과 호보(護寶)용왕 등, 이러한 용왕들은 이미 과거 보살행에서 복덕을 닦고 넓은 서원을 세웠으므로 전생 일[宿命]을 기억하는 즉시 광명 조요(照耀 ; 비춤)의 다라니를 얻고, 나머지 80나유타의 용들도 과거에 갖가지 원행(願行)을 닦아 왔으므로 모두 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서 삼매를 얻었다.

 

그때 광미보살은 곧 스스로 성인의 몸을 보살의 모양처럼 화작(化作)하고는 여러 선인과 함께 신통력을 타고 허공 속으로부터 여래의 처소에 이르렀다.

 

10) 염불삼매품(念佛三昧品)

 

그때 모든 용들은 광미보살의 말씀을 믿고 받아들이고서 다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에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단에 귀의하였다. 이들이 귀의할 때 마왕 파순(波旬)은 그 광경을 직접 보고 듣고서는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며 불안해하는 동시에 성냄과 근심으로 온몸에 땀을 흘린 채 손을 들어 머리를 만지면서 게송을 읊었다.

 

하하하, 보아라. 너무나 우습도다.

 

                                                                             [1229 / 1773] 쪽

간사함과 거짓으로 유혹하는 저 석사문(釋沙門)은

모든 용을 꼬여서 자기에게 귀의케 하고

또 중생까지 속여서 헤매게 하네.

미혹과 혼란의 길속에 망령되게 안립(安立)해서

진실이 아니면서 내 법이 진실하다고 하니

이 같은 진실한 법을 얻을 때라면

그 속에선 시종 잃지 않아야만 하네.

 

그때 파순이 게송을 설하고 나자, 그 대중들 가운데 이암(離暗)이란 한 마녀(魔女)가 있었는데, 그녀는 일찍이 과거 세상에서 뭇 공덕의 뿌리를 심었다. 마녀가 이렇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瞿曇)의 명칭과 복덕은 어떤 중생이 부처님 이름만을 듣고 일심으로 귀의하기만 해도 모든 마군이 그 중생에게 나쁜 짓을 더할 수 없거늘, 하물며 부처님을 직접 보고 법을 들은 사람이 갖가지 방편으로 지혜가 깊고 넓어진 것이랴. 부왕(父王)은 이제 여래와 그의 불도를 배우는 자에게 아무리 나쁜 마음을 일으키려고 하여도 끝내 그 마음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이때 마왕이 말하였다.

“사문 구담은 진여(眞如)를 통탈하여 지혜가 광대하고, 공한 법 가운데 깊이 견고함에 들어가서 스스로 생사의 큰 바다를 이미 벗어났으며, 또 중생을 교화하여 죄다 출리(出離)하게 하였느니라.”

 

마녀가 대답하였다.

“부왕의 말씀과 같이 만약 공한 법에서 실제(實際)를 깨달은 자라면, 설령 천만 억의 마군일지라도 끝내 잠시라도 해칠 수 없을 것입니다. 여래께서 이제 열반의 도를 열어 보이시니, 제가 그곳에 가서 부처님께 귀의하고자 합니다.”

 

그리고는 곧 부왕을 위해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모습을 여의어 집착하지 않으니 사람 중에 뛰어나고

 

                                                                              [1230 / 1773] 쪽

여여(如如)에 항상 머무심은 하늘 중의 높음이니라.

피안의 지혜성(智慧城)에 도달하셨으니

저도 이제 가서 부처님께 가서 귀의하렵니다.

3세의 모든 불법을 닦고 배워서

온갖 괴로워하는 중생을 해탈시키고

모든 법에서 자재로움을 얻었다면

미래엔 저도 부처님과 같기를 원합니다.

 

그때 이암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자, 부왕 궁중의 5백 마녀의 자매와 권속이 다 보리심을 내었다. 마왕은 그 궁중의 5백 마녀들이 모두 부처님께 귀의해 보리심을 내는 걸 보자 더욱 크게 성내고 두려워하고 근심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 이제 응당 대마왕의 힘과 대마왕의 위의를 행사해야겠다. 나의 궁중의 이 앉은 자리에서 신통의 변화를 극진히 하여 저 성인 모니의 머무는 곳과 모든 용들이 화합하고 모인 곳에다 큰 불돌[火石]을 만들어 허공에서 한꺼번에 퍼붓겠노라. 그리하여 저 용들과 광미 선인을 부수어서 멀리 흩어지게 하리니, 만약 그들이 흩어져 간다면 나 마왕의 궁중도 비로소 안락하게 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공중에서 큰 불 탄알[火雹]을 비처럼 퍼부었다.

 

이때에 여래께서는 신통력으로 저 불돌을 변화시켜 하늘 꽃을 만들었다. 그 꽃이 찬란하게 가라지(佉羅坻)에 떨어져 산꼭대기 성인의 머무르는 곳에 두루 가득 차서 충만하니, 모든 용들이 죄다 기뻐하였다.

 

이때 마왕은 그의 퍼부은 불 탄알이 성인의 머무르는 곳에 떨어짐을 보고는 곧 5백 마녀를 향하여 지시하였다.

“마녀들은 보아라. 이제 사문 구담에게 귀의한 저곳의 모든 용들과 그의 권속들을 내가 모두 부수어서 먼지처럼 만들었거늘, 하물며 나의 궁전이야 그들이 어찌 파괴할 수 있으랴. 만약 나의 궁중에서 구담께 귀의하려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저와 다름없이 부수어버리리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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