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114)-114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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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번뇌의 열독이 없으며, 여여(如如)함을 여의지 않은 것이 곧 여래이니라.
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모든 석가족은 구사라(拘娑羅)의 왕 바사닉(波斯匿)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는가?""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물으셨다."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모든 석가족이 구사라의 왕 바사닉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면, 그와 같이 구사라의 왕 바사닉도 곧 나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나를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겠는가?"
"모든 석가족이 구사라의 왕 바사닉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면, 이것은 기특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구사라의 왕 바사닉이 세존께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특한 일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바사타여, 구사라의 왕 바사닉은 나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나를 공양하며 받들어 섬긴다. 그러나 그는 '사문 구담의 종족은 지극히 높으나 내 종족은 낮고, 사문 구담은 재보(財寶)가 매우 많으나 내 재보는 적으며, 사문 구담은 형색이 지극히 묘하나 내 형색은 묘하지 못하며, 사문 구담은 큰 위신(威神)이 있으나 내 위신은 작으며, 사문 구담은 좋은 지혜가 있으나 나는 나쁜 지혜가 있다'는 그런 뜻에서가 아니다. 바사타여, 구사라의 왕 바사닉은 다만 법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기 때문에, 나에게 뜻을 낮추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지극히 존중하고, 나를 공양하며 받들어 섬기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바사타여, 언젠가 이 세상은 다 무너졌었다. 이 세상이 무너졌을 때 거기 있던 중생들은 황욱천(晃昱天)에 태어났다. 그들은 그 하늘에서 묘한 빛깔[色]을 생각대로 만들어 일체의 지절(支節)과 모든 근(根)을 구족하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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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음식으로 삼고, 스스로 몸에 광명이 있어 허공에 올라, 깨끗한 빛깔이 오래 머물렀다. 바사타여, 언젠가 이 대지에 물이 가득 차고, 그 큰 물 위를 바람이 불어 흔들었다. 그러면 맺히고 얽혀 정(精)이 되어 한데 모여 화합하였으니, 마치 지팡이로 젖을 저으면 숙락(熟酪 : 醍醐)이 맺히고 얽혀 정(精)이 되어 한데 모여 화합하는 것과 같았다. 이와 같이 바사타여, 언젠가 이 땅에 물이 가득 찼었고, 그 큰 물 위를 바람이 불어 흔들었다. 그러면 맺히고 얽혀 정이 되어 한데 모여 화합하였고, 여기서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는 지미(地味 : 대지의 精分)가 생겼다. 어떤 빛깔인가? 마치 생소(生酥)나 숙소(熟酥) 빛깔과 같다. 어떤 맛인가? 밀환(蜜丸)의 맛과 같다.
바사타여, 어느 땐가 이 세상이 다시 이루어졌을 때 황욱천에 태어났다가 거기서 목숨[壽]이 다하고, 업(業)이 다하고, 복(福)이 다하고, 명(命)이 다한 중생이 있으면 그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람이 되었다.
그들은 이 세간에 태어난 뒤에 묘한 빛깔을 생각대로 만들어 일체의 지절과 모든 근을 구족하였으며, 기쁨을 음식으로 삼고, 스스로의 몸에 광명이 있어 허공에 올라, 깨끗한 빛이 오래 머물렀다.
바사타여, 그 때 세상에는 해도 달도 없고 또한 별도 없었으며, 낮도 밤도 없고 한 달도 보름도 없었으며, 계절도 없고 햇수도 없었다.
바사타여, 그 때에는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었으며,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었으며, 또 양반도 없고 노비들도 없이, 다 같은 중생일 뿐이었다. 그 때 청렴하지 못하고 탐욕스런 어떤 중생이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어떤 것이 지미인가? 나는 차라리 손가락으로 그 지미를 찍어 맛보리라.'그리고 그 중생은 곧 손가락으로 지미를 찍어 맛보았다. 이렇게 하여 그 중생은 지미를 알고 나서는 다시 더 먹기를 바랬다. 그 때 중생은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나는 왜 손가락으로 이 지미를 맛보느라고 스스로 괴로워하는가? 나는 이제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으리라.'그 중생은 곧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었다. 그 중생들 가운데 다시 다른 중생들은 이 중생이 손으로 지미를 집어먹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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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참으로 좋구나. 이것은 실로 유쾌하구나. 우리도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으리라.'그 때 그 중생들은 곧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었다. 그 중생들은 손으로 이 지미를 집어먹기를 되풀이한 뒤에, 몸이 점점 뚱뚱해지고, 점점 무거워지며, 점점 단단해졌다.
그래서 그들이 본래 가졌던 청정한 빛깔은 곧 없어지고, 저절로 어둠이 생겼다.
바사타여, 세간의 법이 자연 여기서 생겼으니, 만일 어둠이 생기면 반드시 해와 달이 생기고, 해와 달이 생긴 뒤에는 곧 별이 생기며, 별이 생긴 뒤에는 곧 낮과 밤이 이루어지고, 낮과 밤이 이루어진 뒤에는 곧 한 달과 보름이 있으며, 계절과 햇수가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지미를 맛보며 오랫동안 세상에서 살았다.
바사타여, 만일 어떤 중생이 지미를 너무 많이 먹으면 그는 곧 나쁜 빛깔을 띠었고 지미를 조금 먹으면 그는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하여 중생과 중생들은 서로 업신여기면서 말하였다.'내 빛깔은 훌륭하고 네 빛깔은 못하다.'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하여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겼기 때문에, 지미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미가 없어지자 그 중생들은 모두 모여 못내 슬퍼하고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찌할꼬? 지미여, 어찌할꼬? 지미여.'마치 요즘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그 본래의 이름을 말하지도 않고 비록 받아먹더라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나니, 이 말의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바사타여, 지미가 없어진 뒤에 그 중생들에게는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는 지비(地肥 : 地餠)가 생겼다. 어떤 빛깔인가? 마치 생소나 숙소 빛깔과 같다. 어떤 맛인가? 밀환 맛과 같다. 그들은 이 지비를 먹으면서 오랫동안 이 세상에서 살았다. 바사타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지비를 많이 먹으면 그는 곧 나쁜 빛깔을 띠었고, 이 지비를 적게 먹으면 그는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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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중생과 중생들은 서로 업신여기면서 말하였다.'내 빛깔은 훌륭하고 네 빛깔은 못하다.'그리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인하여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겼기 때문에 지비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비가 없어지자, 그 중생들은 모두 모여 못내 슬퍼하고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찌할꼬? 지비여, 어찌할꼬? 지비여.'마치 요즘 사람들이 남에게 꾸지람을 당할 때, 본래의 이름도 말하지 않고, 비록 책망을 받으면서도 그 뜻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이 말의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바사타여, 지비가 없어진 뒤에, 그 중생들에게는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는 바라(婆羅)가 생겼다. 어떤 빛깔인가? 마치 우담바라꽃[曇華]의 빛깔과 같다. 어떤 맛인가? 진 밀환[淖蜜丸]과 같다. 그들은 이 바라(婆羅)를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바사타여, 만일 중생이 바라를 많이 먹으면 그는 곧 나쁜 빛깔을 띠었고, 이 바라를 적게 먹으면 그는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중생과 중생들은 서로 업신여기면서 말하였다.'내 빛깔은 훌륭하고 네 빛깔은 못하다.'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겼기 때문에 바라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바라가 없어지자, 그 중생들은 모두 모여 못내 슬퍼하고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어찌할꼬? 바라여, 어찌할꼬? 바라여.'마치 요즘 사람들이 괴로운 법에 부딪쳤을 때, 본래 이름을 말하지도 않고, 비록 괴로움을 받더라도 그 뜻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이 말의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바사타여, 바라가 없어진 뒤에 그 중생들에게는 자연 멥쌀[粳米]이 생겼는데, 희고 깨끗하고 껍질이 없으며, 또한 속껍질도 없고, 길이는 네 마디[寸] 정도였다. 아침에 베면 저녁에 나고, 저녁에 베면 아침에 났으며, 무르익으면 짭짤한 맛이 나고 풋기가 없었다. 중생들은 자연 멥쌀을 먹었고, 그 중생들이 이 자연 멥쌀을 먹은 뒤에 곧 중생들에게 몇 가지 형상이 생겼으니, 혹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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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은 남자의 형상이 되고, 혹 어떤 중생은 여자의 형상이 되었다.
만일 그 중생들이 남자와 여자의 형상이 되면, 그들은 서로 보고 '나쁜 중생이 생겼다'라고 그렇게 말하였다.
바사타여, 나쁜 중생이 생겼다는 것은 곧 부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중생들이 남자의 형상과 여자의 형상이 되자, 그 중생들은 곧 서로 엿보았고, 서로 엿본 뒤에는 곧 눈으로 서로를 보았으며, 눈으로 서로 본 뒤에는 곧 서로 친해졌고, 서로 친해진 뒤에는 곧 번열(煩熱)이 생겼으며, 번열이 생긴 뒤에는 곧 서로 애착하였고, 서로 애착한 뒤에는 곧 음욕을 행하였다.
그리고 만일 다른 중생이 음욕을 행하는 것을 보면 곧 나무나 돌이나, 혹은 몽둥이나 흙덩이로 때리면서 '아, 더럽고 나쁜 중생들이 법답지 않은 짓을 하는구나'라고 말하였다. 어떻게 중생들이 서로 이런 말을 하였는가? 마치 요즘 사람들이 신부를 맞이할 때, 복꽃[華]을 뿌리거나, 혹은 꽃다발[華鬘]을 드리우고, '신부여, 안온하시오. 신부여, 안온하시오'라고 이와 같이 말하는 것과 같았다. 본래는 미워하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것이다.
바사타여, 혹 어떤 중생은 깨끗하지 못한 법을 미워하여 증오하고 수치스러워하며, 부끄럽다는 생각을 품고는, 그는 곧 하루나 이틀, 나아가 엿새나 이레, 보름, 한 달, 내지 일년 동안 대중을 떠났다. 바사타여, 혹 어떤 중생은 이 깨끗하지 못한 짓을 행하려고 곧 집을 짓고는 '이 속에서 나쁜 짓을 하자. 이 속에서 나쁜 짓을 하자'고 이렇게 말하였다.
바사타여, 이것을 세상에 집[家]이 세워지게 된 법의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답지 않음이 아니며,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 중에 어떤 게으른 중생은 곧 '나는 왜 날마다 자연 멥쌀을 거둬야 하는가? 차라리 내일 하루 먹을 분량을 한꺼번에 거두는 것이 어떨까?'라고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는 곧 하루 먹을 쌀을 더 거두었다.
그 때 어떤 중생이 그 중생에게 말하였다. '중생아, 나와라. 쌀을 거두러 함께 가자.'그는 곧 대답했다.'나는 이미 이틀 치를 한꺼번에 거두었으니, 그대나 거두러 가게.'그 중생은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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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것은 참으로 유쾌한 일이다. 그러면 나도 이제 차라리 내일 먹을 쌀까지 한꺼번에 거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그는 곧 내일 먹을 쌀까지 한꺼번에 거둬가지고 왔다. 다시 어떤 중생이 그 중생에게 말했다.'중생아, 나와라. 쌀을 거두러 함께 가자.'그는 곧 대답했다.'나는 이미 내일 먹을 쌀까지 한꺼번에 거두었으니 그대나 거두러 가게.'그 중생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그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것은 참으로 유쾌한 일이다. 그러면 나는 이제 차라리 여러날 먹을 쌀을 한꺼번에 거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 중생은 곧 이레동안 먹을 쌀을 한꺼번에 거둬 가지고 왔다. 그 중생이 그처럼 자연 멥쌀을 많이 거둬 쌓아 두자, 그 이레치 멥쌀에서는 곧 껍질이 생겼고, 벤 지 이레가 지나도 역시 껍질이 생겼으며, 벤 자리에서 다시는 쌀이 나지 않았다. 그러자 그 중생들은 곧 모두 모여, 몹시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우리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내었으니, 곧 우리는 쌀을 묵혀 쌓아 두었다. 왜냐 하면 우리는 본래 묘한 빛깔을 생각대로 만들어 일체의 지절과 모든 근(根)을 구족하였으며, 기쁨으로 음식을 삼고, 스스로의 몸에 광명이 있어 허공에 올라 깨끗한 빛이 오래 머물렀었다. 그 때 우리에게 지미(地味)가 생겨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었으니, 어떤 빛깔이던가? 마치 생소(生酥)나 숙소(熟酥) 빛깔과 같았다. 어떤 맛이던가? 마치 밀환(蜜丸) 맛과 같았다. 우리들은 지미를 먹으면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우리는 지미를 많이 먹으면 곧 나쁜 빛깔이 생겼고, 지미를 적게 먹으면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각각 서로 업신여기면서 〈 내 빛깔은 훌륭한데 네 빛깔은 그만 못하다 〉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겨났기 때문에 지미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미가 없어진 뒤로 우리에게는 지비(地肥)가 생겨났는데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었다. 어떤 빛깔이던가? 마치 생소나 숙소 빛깔과 같았다. 어떤 맛이던가? 밀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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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았다. 우리는 지비를 먹으면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그런데 우리가 지비를 많이 먹으면 곧 나쁜 빛깔이 생겼고, 지비를 적게 먹으면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각각 서로 업신여기면서 (내 빛깔은 훌륭한데 네 빛깔은 그만 못하다)고 말하였다.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겨났기 때문에 지비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지비가 없어진 뒤로 우리에게는 바라(婆羅)가 생겼는데 빛깔과 향기로운 맛이 있었다. 어떤 빛깔이던가? 마치 우담바라꽃의 빛깔과 같았다. 어떤 맛이던가? 마치 진 밀환[淖蜜丸]과 같았다. 우리는 바라를 먹으면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우리가 바라를 많이 먹으면 곧 나쁜 빛깔이 생겼고, 바라를 적게 먹으면 곧 묘한 빛깔을 띠었다. 이로부터 빛깔에 낫고 못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빛깔의 낫고 못함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각각 서로 업신여기면서 (내 빛깔은 훌륭한데 네 빛깔은 그만 못하다)라고 말하였다. 빛깔의 낫고 못함으로 말미암아 업신여김과 나쁜 법이 생겨났기 때문에, 바라는 곧 없어지고 말았다.
바라가 없어진 뒤로 우리에게는 자연 멥쌀이 생겼다. 희고 깨끗하여 껍질도 없고, 또한 속껍질도 없으며, 길이는 네 마디 정도였다. 아침에 베면 저녁에 나고, 저녁에 베면 아침에 나며, 무르익으면 짭짤한 맛이 나고 풋기가 없었다. 우리는 그 자연 멥쌀을 먹었는데, 이렇게 우리가 그 자연 멥쌀을 많이 거두어 쌓아두자, 그렇게 묵은 멥쌀에는 곧 껍질이 생기고, 벤 지 이레가 지나도 또한 껍질이 생겼으며, 벤 자리에서 다시는 쌀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차라리 밭을 만들고 푯말을 세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에 그 중생들은 밭을 만들고 푯말을 세웠다. 그 중에 어떤 중생은 자기 밭에 곡식이 있는데도, 남의 밭에 들어가 남의 곡식을 훔쳤다. 그 주인은 그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아아, 더럽고 나쁜 중생이여, 어떻게 이런 짓을 하는가? 네 곡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의 밭에 들어와 남의 곡식을 훔치는구나. 너는 이번에는 가도 좋다. 그러나 이후에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그러나 그 중생은 다시 두 번 세 번 남의 곡식을 훔쳤다. 그 주인도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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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세 번이나 그것을 보게 되자, 곧 주먹으로 때리고, 대중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대중에게 말하였다.'이 중생은 자기도 곡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내 밭에 들어와 내 곡식을 훔쳤다.'그러자 그 중생도 또한 대중에게 말하였다. '이 중생은 주먹으로 나를 때리고, 대중이 있는 곳으로 끌고 왔다.'이에 그 여러 중생들은 모두 한데 모여, 못내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내었으니, 이른바 밭을 지킨다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밭을 지키기 때문에 서로 다투며, 잃음이 있고 다함이 있으며, 서로 할 말이 있고, 주먹으로 서로 때리는 일이 있다. 우리는 차라리 이 대중 가운데서 형색이 단정하고 지극히 묘하여 가장 제일가는 한 사람을 천거하여 밭주인으로 세우자. 그래서 만일 꾸짖을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꾸짖게 하고, 만일 물리칠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물리치게 하자. 그리고 우리가 얻은 벼곡식을 법답게 실어다가 그에게 주자.'이에 대중들은 그 대중 가운데서 형색이 단정하고 묘하여 가장 제일가는 사람을 천거하여 밭주인으로 삼고, 만일 꾸짖을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꾸짖게 하고, 만일 물리칠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시켜 물리치게 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얻은 곡식을 법답게 실어다가 그 밭주인에게 주었으니, 이것이 밭주인이요, 이 밭주인을 찰리(刹利)라고 한다.
그는 법답게 중생을 즐겁게 하고 중생을 수호하여 계를 행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왕이요, 이 왕을 왕이라 하였다.
바사타여, 이것을 세상에 찰리 종족이 있게 된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에 맞지 않음이 없으며,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긴다. 그 때 특별한 중생들은 지킴[守]을 병(病)이라 하고, 지킴을 종기[癰]라 하며, 지킴을 화살이나 가시로 여겨, 곧 지킴을 버리고 일 없이 한가한 곳에 풀집을 짓고 선(禪)을 배웠다. 그들은 일 없이 한가한 곳에서 아침마다, 이른 아침에 촌 읍이나 왕성으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많은 중생들은 그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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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타여, 이것을 이 세상에 범지 종족이 있게 된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에 맞지 않음이 없고,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느니라. 이에 그 특별한 중생들은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농사를 지었다. 이렇게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농사를 지었으니, 이렇게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농사를 짓는 사람을 비사(鞞舍)라 하였다. 바사타여, 이것을 세상에 비사 종족이 있게 된 첫 번째 인연이라 한다.
이는 옛날의 제일의 지혜로서, 법다워서 법에 맞지 않음이 없으며, 법답기에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느니라. 바사타여, 이 세상에 이 세 종성(種姓)이 일어난 뒤에는 곧 제4의 사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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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沙門種)이 있게 됨을 안다. 어떤 것이 이 세상에 세 종성이 일어난 뒤에 곧 제 4의 사문이 있게 됨을 아는 것인가?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은 능히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꾸짖고,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싫어하고 미워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면서 '나는 사문이 되어 범행(梵行)을 행하리라'고 이렇게 생각한다. 그는 곧 사문이 되어 범행을 행한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이나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또한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꾸짖고, 스스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싫어하고 미워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면서 '나는 사문이 되어 범행을 하리라'고 이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곧 사문이 되어 범행을 행한다.
바사타여, 이와 같이 세상에는 이 세 종성이 일어난 뒤에 곧 제4의 사문종이 있게 됨을 아느니라. 바사타여, 나는 이제 이 세 종성에 대해 자세히 말하리라. 어떻게 널리 이 세 종성이 있는가?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이 몸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는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몸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는다. 바사타여,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이 몸으로 착한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는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몸으로 착한 법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법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는다. 바사타여, 찰리 종족의 족성의 아들이 몸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護行)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다. 이와 같이 범지 종족 비사 종족의 족성의 아들들도 몸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을 행하고, 입과 뜻으로 두 가지 행과 호행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괴로움과.....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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