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113)-1130

근와(槿瓦) 2016. 2. 3. 02:09

중아함경(113)-113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121 / 10006] 쪽
.....락을 구하여 그 증세에 꼭 맞는 좋은 약을 주었고, 그 증세에 꼭 맞는 좋은 약을 준 뒤에 그는 병이 없어지고 기력이 회복되어, 모든 근(根)이 무너지지 않고 이미 문둥병을 벗어나, 몸이 완전히 건강해지고 옛날처럼 회복되어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그런 그가 만일 어떤 문둥병을 앓는 사람이 몸이 썩어 문드러지고 벌레에게 먹힐 때, 손톱으로 부스럼을 긁어 헤집고 불구덩이에다 그슬리는 것을 본다면 수한제여, 그 사람이 그것을 본 뒤에 과연 즐겁다는 생각이 들어 칭찬하고 좋아하겠는가?"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왜냐 하면 병이 있다면 반드시 약을 써야 하겠지만 병이 없으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수한제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그 문둥병을 앓던 사람이 병이 없어지고 기력이 회복되어 모든 근이 무너지지 않고 이미 문둥병을 벗어나, 몸이 완전히 건강해지고 옛날처럼 회복되어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갔을 때, 두 역사(力士)가 강제로 그 사람을 붙잡아 불구덩이에다 그슬린다면, 그는 그 속에서 놀라고 두려워 불을 피하면서, 몸으로 심한 뜨거움을 느낄 것이다. 수한제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불구덩이가 지금 더욱 뜨거워지고 큰 고통과 재앙이 예전보다 심해서이겠는가?"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그가 전에 문둥병을 앓아 몸이 썩어 문드러지고 벌레에게 먹힐 때, 손톱으로 부스럼을 긁어 헤집고 불구덩이에다 그슬리며 그 고통에 대해 매우 즐겁다는 갱락상(更樂想)을 내었던 것은, 그 마음이 미혹되고 산란하며, 전도(顚倒)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담이시여, 그 사람은 이제 병이 없어지고 기력을 회복하여 모든 근이 무너지지 않고 이미 문둥병에서 벗어나, 몸은 완전히 건강해지고 옛날처럼 회복되어,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가 고통에 대해 매우 괴롭다는 갱락상을 내는 것은 그 마음이 태연하고 전도된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한제여, 문둥병을 앓는 사람은 몸이 썩어 문드러지고 벌레에게 먹힐 때, 손톱으로 부스럼을 긁어 헤집고 불구덩이에다 그슬리며 그가 고통에 대해 매우 즐겁다는 갱락상(更樂想)을 내는 것은 그 마음이 미혹되고 산란하며 전도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한제여, 이와 같이 중생은 5욕을 여의지 못하여 5욕에 대한 애착에 잠식당하고, 5욕의 열에 뜨거워지면서도 5욕을

 

                                                                                                                [1122 / 10006] 쪽
행한다. 그들이 고통스런 5욕에 대해 5욕은 즐겁다는 생각[樂欲想]을 가지는 것은, 그 마음이 미혹되고 산란하며 전도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한제여, 마치 그 사람이 병이 없어지고 기력이 회복되어 모든 근이 무너지지 않고 이미 문둥병을 벗어나, 몸이 완전히 건강해지고 옛날처럼 회복되어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면, 그는 고통에 대해 매우 고통스럽다는 갱락상을 내고 그 마음이 태연하여 전도된 생각이 없는 것처럼, 이와 같이 수한제여, 나는 고통스런 5욕에 대해 5욕은 괴롭다는 생각[苦欲想]을 하고, 진실을 얻어 전도된 생각이 없다.

 

왜냐 하면 수한제여, 과거의 5욕도 깨끗하지 못한 냄새나는 곳이요, 마음은 매우 더럽고 악하여 향할 수 없고, 미워하고 다투어 괴로움과 다시 부딪히며, 미래와 현재의 5욕도 또한 깨끗하지 못한 냄새나는 곳으로서, 마음은 매우 더럽고 악하여 향할 수 없고, 미워하고 다투어 괴로움과 다시 부딪히기 때문이다.

 

수한제여,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병이 없는 것이 제일가는 이익이요, 열반이 제일가는 즐거움이라고 말하느니라."

 

"구담이시여, 저도 일찍이 나이 많고 덕이 높은 장로와 오래 배운 범행자들에게서 '병이 없는 것이 제일가는 이익이요, 열반이 제일가는 즐거움이다'라고 들었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수한제여, 만일 네가 일찍이 나이 많고 덕이 높은 장로와 오래 배운 범행자들에게서, '병이 없는 것이 제일가는 이익이요, 열반이 제일가는 즐거움이다'라고 들었다면 수한제여, 어떤 것이 병이 없는 것이며, 어떤 것이 열반인가?"

 

이에 수한제 이학은 자신이 곧 병(病)이요 종기[癰]이며, 화살이요 뱀이며, 무상(無常)이요 고통이며, 공(空)이요 비신(非神)이면서 두 손을 문지르며 이렇게 말하였다."구담이시여, 이것이 병이 없는 것이며, 이것이 열반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수한제여, 나면서부터의 장님이 눈이 있는 사람에게서 '희고 깨끗하여 때가 없구나, 희고 깨끗하여 때가 없구나'라는 말을 듣고는, 곧 희고 깨끗한 것을 찾았다. 그 때 그를 위해 이익과 요익을 구하지 않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

 

                                                                                                                 [1123 / 10006] 쪽
지 않는 어떤 사기꾼이 때가 묻어 더러운 옷을 가지고 그에게 가서 말하였다. '너는 알아야 한다. 이것은 희고 깨끗하여 때가 없는 옷이다. 너는 두 손으로 공경스럽게 받아 몸에 걸쳐라.'그러자 그 장님은 기뻐하면서 곧 두 손으로 공경스럽게 받아 몸에 걸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희고 깨끗하여 때가 없구나, 희고 깨끗하여 때가 없구나.'수한제여, 그 사람이 스스로 알아 말했다고 하겠느냐, 알지 못하고 말했다고 하겠느냐, 스스로 보고 말했다고 하겠느냐, 스스로 보지 못하고 말했다고 하겠느냐?"

 

"구담이시여, 그렇게 말한 것은 실로 알지도 보지도 못한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이와 같이 수한제여, 눈이 없는 장님이 자신이 곧 병이요 종기며, 화살이요 뱀이며, 무상이요 고통이며, 공이요 비신이면서 두 손을 문지르며 '구담이시여, 이것이 병이 없는 것이요, 이것이 열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수한제여, 너는 병이 없는 것도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어찌 열반을 알고 보겠는가? 알고 본다고 말한다 해도 끝내 그럴 수 없느니라.

 

수한제여,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말하노라."병이 없는 것 제일가는 이익이요 열반은 제일가는 즐거움이며 모든 도(道) 가운데는 8정도(正道)가 안온한 감로에 머물게 하느니라.

 

그 많은 사람들이 다같이 이것을 들었는데, 많은 이학들은 이 게송을 들은 뒤에 계속하여 서로 전하였으나 그 뜻은 알지 못하였다. 그들은 이미 듣고는 가르침을 구하고자 하였으나, 그들은 똑같이 어리석고 미련하여 도리어 서로 속였다. 그들의 그 현재의 몸은 4대(大)의 종류로서, 부모를 좇아 나서 음식으로 자라나며, 항상 덮어주고 문지르며 목욕시키지만, 억지로 참아야 하고 부서지며, 갈려 없어지고 떠나 흩어지는 물질이었다. 그래서 신(神)을 보고

 

                                                                                                                 [1124 / 10006] 쪽
신을 받으며, 받음을 인연하여 곧 있고[有], 있음을 인연하여 곧 나며[生], 남을 인연하여 곧 늙고 죽으며[老死], 늙고 죽음을 인연하여 곧 시름하고 슬퍼하고 울며, 근심하고 괴로워하고 번민하였으니, 이와 같이 그 생은 순전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였다.

 

이에 수한제 이학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구담이시여, 저는 이제 사문 구담을 지극히 믿습니다. 원컨대 구담이시여, 잘 설법하시어 저로 하여금 '이것은 병이 없는 것이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알게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慧眼)이 깨끗해지지 못한다면, 내가 너를 위하여 병 없음과 열반을 말하더라도 끝내 알지 못하고, 한낱 나를 번거롭게 하고 괴롭게만 할 것이다. 수한제여, 마치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이 남이 찾아가서 '너는 알아야 한다. 이것은 푸른빛이요, 누런 빛 빨간 빛 흰 빛이다'라고 하면 그 말을 따르는 것과 같나니, 수한제여,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이 혹 남의 말로 인해, 그 푸른 빛 누런 빛 빨간 빛 흰 빛을 알겠는가?""아닙니다, 구담이시여."

 

"그와 같이 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이 깨끗해지지 못한다면, 내가 너를 위하여 병 없음과 열반을 말하더라도 끝내 알지 못하고, 한낱 나를 번거롭게 하고 괴롭게만 할 것이다. 수한제여, 내가 너를 위하여 너의 증세에 꼭 맞는 묘한 약을 말하여 아직 깨끗하지 못한 거룩한 혜안(慧眼)을 청정하게 하리라.

 

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이 청정해지면, 너는 곧 '이것은 병이 없는 것이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수한제여, 마치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에게 여러 친족들이 있어, 그들이 그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겨, 이익과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기 때문에, 그를 위하여 눈을 치료하는 의사를 구하는 것과 같다. 그 눈을 치료하는 의사는 여러 가지 치료법을 베푸는데, 혹은 토하게 하고, 혹은 내리게 하며, 혹은 코에 물을 붓고, 혹은 다시 씻어 내리며, 혹은 힘줄을 자극하고, 혹은 눈물을 흘리게 하면, 수한제여, 혹 그럴 때 깨끗한 두 눈을 얻게 되는 것과 같다. 수한제여,

 

                                                                                                                 [1125 / 10006] 쪽
만일 그의 두 눈이 청정해지면, 곧 스스로 '이것은 푸른 빛 누런 빛 빨간 빛 흰 빛이다'라고 볼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때묻은 더러운 옷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저 사람은 나의 원수이다. 오랜 세월 동안 때묻은 옷으로써 나를 속였다.'그래서 그는 미워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니 수한제여, 이 사람은 혹 그를 죽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수한제여, 나는 너를 위해 너의 증세에 꼭 맞는 묘한 약을 말하여, 아직 깨끗해지지 못한 거룩한 혜안을 청정하게 하리라.

 

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이 청정해지면, 너는 곧 '이것은 병이 없는 것이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수한제여, 아직 깨끗하지 못한 거룩한 혜안을 청정하게 하는 네 가지 법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 선법(善法)을 듣는 것, 잘 생각하는 것,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수한제여, 너는 마땅히 이렇게 배워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선법을 듣고 잘 생각하여,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가라. 수한제여, 너는 마땅히 이렇게 배우라. 수한제여, 너는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하여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고 나서는 곧 선법을 듣고, 선법을 들은 뒤에는 잘 생각하고, 잘 생각한 뒤에는 곧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가고,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간 뒤에는 곧 이 괴로움[苦]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발생[苦習]을 알며, 이 괴로움의 소멸[苦滅]을 알고,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苦滅道]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아야 한다.

 

어떻게 괴로움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태어남[生]이 괴로움이요,

늙음[老]이 괴로움이며,

병듦[病]이 괴로움이요,

죽음[死]이 괴로움이며,

싫어하는 것과 만남이 괴로움이요,

사랑하는 것과 헤어짐이 괴로움이며,

구하되 얻지 못함이 괴로움이니, 간략히 말해 5성음(盛陰)이 괴로움이다'라고 이렇게 괴로움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괴로움의 발생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이 애욕은 장차 미래의 목숨을 받고, 기쁨의 탐욕[喜欲]과 함께 여러 가지 목숨을 원한다'고 이렇게 괴로움의 발생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괴로움의 소멸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이 애욕은 장차 미래의 목숨을 받고 기쁨의 탐욕과 함께 여러 가지 목숨을 원한다. 그러나 그것은 멸할 수

 

                                                                                                                  [1126 / 10006] 쪽
있고 무여(無餘)일 수 있으며, 끊을 수 있고 버릴 수 있으며, 토할 수 있고 다할 수 있으며, 무욕(無欲)일 수 있고 없앨 수 있으며, 쉬고 그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이렇게 괴로움의 소멸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8정도[支聖道]로서 곧 바른 견해[正見]와 나아가 바른 선정[正定]까지이다. 이것을 여덟 가지라 한다'고 이렇게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이 법을 말씀해 마치시자, 수한제 이학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떠나, 모든 법에 대한 법안(法眼)이 생겼다. 이에 수한제 이학은 법을 보고, 법을 얻고, 희고 깨끗한 법을 깨달았다.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다시는 다른 높일 이가 없어 남을 좇지 않고, 망설임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러, 세존의 법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세존이시여, 원컨대 제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시고,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비구가 되게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잘 왔구나. 비구여, 범행을 닦아라."그래서 수한제 이학은 곧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었다. 수한제 이학은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구족계를 받고 법을 안 뒤에는 아라하(阿羅訶)가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수한제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127 / 10006] 쪽
중아함경 제 39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2. 범지품 ⑤
바라바당경(婆羅婆堂經)1) 제 13 [제4 분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동원(東園) 녹자모당(鹿子母堂)에 계셨다. 그 때 바사타(婆私 )와 바라바(婆羅婆) 두 범지족(梵志族)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웠다. 여러 범지들은 그들을 보고 심하게 꾸짖고 몹시 다그쳐 괴롭히면서 말하였다.

 

"범지종은 훌륭한데 다른 종성은 그만 못하고, 범지종은 흰데 다른 종성은 다 검으며, 범지는 청정한데 범지가 아닌 종성은 청정하지 못하다.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훌륭한 것을 버리고 그만 못한 것을 따르며, 흰 것을 버리고 검은 것을 따른다. 저 까까머리 사문은 검은 것에 묶였고, 종자를 끊어 자식이 없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하는 짓이 매우 나빠서 지극히 큰 잘못을 범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해질 녘에 연좌(燕坐)에서 일어나 녹자모당 위에서 내려와서, 당(堂) 그늘 한데를 거니시면서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

 

                                                                                                                  [1128 / 10006] 쪽
한 법을 말씀하고 계셨다. 존자 바사타는 멀리서 세존께서 해질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당에서 내려오셔서, 당 그늘 한데를 거니시며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고 계신 것을 보았다. 존자 바사타는 그것을 본 뒤에 말하였다."현자 바라바(婆羅婆)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세존께서는 해질 녘에 연좌에서 일어나, 당에서 내려오셔서, 당 그늘 한데를 거니시며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고 계신다. 현자 바라바여, 우리 함께 부처님 처소로 가자. 가게 되면 부처님께 법을 들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바사타와 바라바는 곧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그 뒤를 따라 거닐었다. 세존께서는 돌아보시고 그 두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바사타여, 너희들 두 범지는 범지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고 있다. 여러 범지들이 그런 너희를 보고 크게 꾸짖지 않았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러 범지들은 저희들을 보고 심하게 꾸짖고 다그치며, 몹시 괴롭혔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바사타여, 여러 범지들이 너희들을 보고 어떻게 심하게 꾸짖고 다그치며, 몹시 괴롭혔느냐?"

 

"세존이시여, 여러 범지들은 저희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범지종은 훌륭한데 다른 종성은 그만 못하고, 범지종은 흰데 다른 종성은 다 검으며, 범지는 청정한데 범지가 아닌 종성은 청정하지 못하다.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훌륭한 것을 버리고 그만 못한 것을 따르며, 흰 것을 버리고 검은 것을 따른다. 저 까까머리 사문은 검은 것에 묶였고 종자를 끊어 자식이 없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하는 짓이 매우 나빠서 지극히 큰 잘못을 범하였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바사타여, 저 여러 범지들의 말은 지극히 나쁘고, 지극히 부당하다. 왜냐 하면 그들은 어리석고 미련하여 이치를 잘 깨닫지 못하고 좋은 밭을 분별하

 

                                                                                                                 [1129 / 10006] 쪽
지 못하며, 스스로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의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바사타여, 나의 이 위없는 밝음[明]과 행(行)과 깨달음[作證]에서는 생(生)의 훌륭함을 말하지 않고, 종성(種姓)을 말하지 않으며, 교만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 뜻을 옳다느니, 내 뜻을 옳지 않다느니 하는 것은 자리[坐]와 물[水]과 배운 경서를 표준한 것이다.

 

바사타여, 만일 혼인하는 자가 있으면 그들은 마땅히 생(生)을 말할 것이요, 종성(種姓)을 말할 것이며, 교만(憍慢)을 말할 것이다. 그들이 내 뜻을 옳다느니 내 뜻을 옳지 않다느니 하는 것은 자리와 물과 배운 경서를 표준한 것이다.

 

바사타여, 만일 생을 헤아리고, 종성을 헤아리며, 교만을 헤아리는 자가 있다면, 그들은 나의 위없는 밝음[明]과 행(行)과 깨달음[作證]에서 아득히 멀어질 것이다. 바사타여, 생을 말하고 종성을 말하며 교만을 말하고, 내 뜻을 옳다느니, 내 뜻을 옳지 않다느니 함에 있어서 자리와 물과 배운 경서를 표준하는 것은, 내 위없는 밝음[明]과 행(行)과 깨달음[作證]에서 아득히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바사타여, 어떤 사람도 서로 논쟁할 수 없는 세 종성이 있는데, 그들은 선(善)과 불선법(不善法)이 뒤섞여 있어 성인들의 칭찬을 받기도 하고 받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찰리종과 범지종과 거사종이다. 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찰리는 산목숨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으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를 가질 수 있고, 거사도 또한 그러한데, 범지는 그렇지 않은가?"

 

"세존이시여, 찰리도 또한 산목숨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으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하며, 나아가 삿된 견해를 가질 수 있고, 범지 거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범지는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견해 등을 여의어 바른 견해를 얻을 수 있지만, 찰리 거사는 그렇지 않은가?"

 

"세존이시여, 범지도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으며,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1130 / 10006] 쪽
것과 사음과 나아가 삿된 견해 등을 여의어 바른 견해를 얻을 수 있고, 찰리 거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바사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으면, 이것은 찰리나 거사의 소행이요 범지는 아닌가? 또 만일 한량없이 착한 법이 있으면, 이것은 범지의 소행이요 찰리나 거사는 아닌가?"

 

"세존이시여, 만일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으면, 그것은 찰리나 거사도 행할 수 있고, 범지도 또한 그렇습니다. 만일 한량없이 착한 법이 있으면, 그것은 범지도 행할 수 있고, 찰리나 거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바사타여, 만일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어, 한결같이 찰리나 거사만이 행하고 범지는 아니라면, 또 만일 한량없이 착한 법이 있어, 한결같이 범지만 행하고 찰리나 거사는 그렇지 않다면, 저 모든 범지들은 '우리들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의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왜냐 하면 바사타여, 범지의 여자가 처음으로 혼인하는 것을 보거나, 혼인한 뒤에 아이를 배는 것을 보거나, 아이를 밴 뒤에 아이를 낳는 것을 보면, 혹은 사내요 계집애다.

 

바사타여, 이렇게 모든 범지들도 또한 세상법과 같이 생산하는 길을 따라 태어난다. 그런데 저들은 거짓말로 범천을 빙자하여 '우리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그렇게 말한다.

 

바사타여, 만일 여러 성(姓)과 여러 이름의 족성자가 여러 종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나를 따라 도를 배운다면, 마땅히 '우리 범지들은 범천의 아들로서 그의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라.

 

왜냐 하면 바사타여, 그 족성자는 내 바른 법률 가운데 들어와 내 바른 법률을 받고,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되었고,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망설임이 없으며, 세존의 법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마땅히 '우리 범지는 범천의 아들로서 그 입에서 나왔으니, 범지는 범천의 변화로 된 것이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바사타여, 저 범천은 곧 여래(如來) 무소착(無所著) 등정각(等正覺)을 말한다. 범천은 곧 여래요, 냉철함은 곧 여래이며, 번뇌가 없.......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아함경(115)-1150   (0) 2016.02.05
중아함경(114)-1140   (0) 2016.02.04
중아함경(112)-1120   (0) 2016.02.02
중아함경(111)-1110   (0) 2016.02.01
중아함경(110)-1100   (0) 201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