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91)-910-끝-

근와(槿瓦) 2016. 2. 1. 00:16

대반열반경(91)-91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901 / 10007] 쪽

'제가 지난번 가비라성에 있을 때에, 여래께서 공삼매를 닦으신다는 말씀을 들었사온데, 그 일이 진실하오니까?'

 

나는 대답하였다. '아난아, 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여섯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얻지 못하였으나, 여래가 드는 선정을 항상 안 것이고,

 

일곱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소원대로 아는 지혜[願智]는 얻지 못하였으나, 여러 중생들이 여래에게 와서는, 현재에 네 가지 사문의 과를 얻기도 하고, 나중에 얻는 이도 있고, 사람의 몸을 얻을 이와 천인의 몸을 얻을 이들을 분명하게 안 것이고,

 

여덟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여래의 비밀한 말을 다 안 것이니라.

 

선남자여, 아난 비구가 이렇 게 여덟 가지 부사의한 일을 구족하였으므로 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아는 광[多聞藏]이라고 칭찬하는 바니라.

 

선남자여, 아난 비구는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여 12부경을 갖추어 지녔으니, 무엇이 여덟인가.

 

하나는 신심이 견고한 것이고, 둘은 마음이 질직(質直)하고, 셋은 몸에 병고가 없는 것이고, 넷은 항상 부지런히 정진한 것이고, 다섯은 기억하는 마음을 구족한 것이고, 여섯은 교만한 마음이 없는 것이고, 일곱은 선정과 지혜를 성취한 것이고, 여덟은 들음을 따라 생기는 지혜를 구족한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비바시(毘婆尸)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아숙가(阿叔迦)인데, 역시 이런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고, 시기(尸棄)여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차마가라(差摩迦羅)요, 비사부(毗舍浮)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우파선타(優波扇陀)요, 가라구촌타(迦羅鳩村馱)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발제(跋提)요, 가나함모니(迦那含牟尼)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소지(蘇坁)요, 가섭(迦葉)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섭파밀다(葉婆蜜多)인데, 모두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는데, 지금 나의 아난도 이와 같이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으므로, 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아는 광이라고 칭찬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의 말과 같이 이 대중 중에서 한량없는 보살들이 있으나, 이 보살들은 다 중대한 책임이 있나니, 이른바 대자대비니라. 이 대자대비한

 

                                                                                                                  [902 / 10007] 쪽

인연으로 각각 일이 바쁘고 권속을 조복하고 몸을 장엄하여야 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내가 열반한 뒤에 12부경을 선전하고 유통할 수 없으며, 어떤 보살이 혹시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믿지 않으리라.

 

문수사리여, 아난 비구는 나의 동생이고, 나를 시중한 지 20여 년에 들을 만한 법은 모두 구족하게 지니었으매, 마치 물을 부어 한 그릇에 담는 듯하느니라. 그래서 내가 지금 아난이 어디 있는가 물은 것은, 이 열반경을 받아 지니게 하려는 것이로다.

 

선남자여, 내가 열반한 후에 아난 비구가 듣지 못한 것은 홍광(弘廣)보살이 유포할 것이요, 아난이 들은 것은 스스로 유통하리라.

 

문수사리여, 아난 비구가 지금 다른 곳에 있는데, 이 회상에서 12유순이 된다고 하며, 6만 4천억 마군에게 시달린다 하니, 그대는 그곳에 가서 큰 소리로 외치라. '모든 마군들은 자세히 들으라. 여래께서 지금 대다라니(大陀羅尼)를 말씀하시나니, 모든 천인 · 용 · 건달바(乾闥婆) · 아수라(阿修羅) · 가루라(迦樓羅) · 긴나라(緊那羅) · 마후라가(摩睺羅伽) · 사람 · 사람 아닌 이[非人]와 산신 · 목신 · 수신 · 해신 · 가택신 들이 이 지명(持名)을 듣고는 공경하여 받아 지니지 않는 이가 없느니라. 이 다라니는 10항하사 부처님 세존들이 함께 말씀하시는 것이어서 여인의 몸을 전환시킬 수 있으며,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게 하느니라.

 

만일 다섯 가지 일을 받되, 하나는 범행이요, 둘은 어육을 끊는 것이고, 셋은 술을 끊는 것이고, 넷은 5신채(辛菜)를 끊는 것이고, 다섯은 고요한 데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를 받고 지성으로 이 다라니를 믿으며 읽고 외우고 쓰면, 이 사람은 즉시에 77억 더러운 몸을 초월하게 되느니라.'"

 

이 때에 세존께서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아마례 비마례 녜마례 몽가례혜 마라야갈비 사만나발디 사바라타사단니

바라마타사단니 마나사아보뎨 비라기 암라래디바람미 바람마사례 부라

니부라나마노래뎨

 

                                                                                                                 [903 / 10007] 쪽

문수사리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다라니를 받잡고,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러 마군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마와 권속들아, 내가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다라니주를 말하는 것을 자세히 들으라."

 

마왕들이 이 다라니를 듣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마의 업을 버리고 아난을 놓았다. 문수사리가 아난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니, 아난은 부처님을 뵈옵고 지성으로 예경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이 사라숲 밖에 수발타라는 범지가 있는데, 나이는 120세이다. 비록 5통(通)을 얻었으나 교만을 버리지 못하였으며, 비상비비상정(非想非非想定)을 얻고는 일체지(一切智)라는 마음을 내어 열반이라는 생각을 일으켰느니라. 네가 거기 가서 수발타에게 말하여라. '여래가 세상에 나심이 우담바라꽃과 같은데,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들리니, 만일 하려는 일이 있거든 이 때에 하고, 후일에 후회하지 말라.'

 

아난아, 너의 말이면 그가 믿을 것이니, 왜냐 하면 네가 지나간 옛적 5백 세 동안에 수발타의 아들이 되었는데, 그 사랑하는 애정이 아직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런 인연으로 너의 말을 믿을 것이니라."

 

그 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수발타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마땅히 알라. 여래께서 세상에 나심이 우담바라꽃 같은데,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드실 것이니, 하려는 일이 있거든 이 때에 하고, 후일에 후회하지 말라."

 

수발타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아난이여. 제가 지금 여래께서 계신 곳에 가겠습니다."아난은 수발타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왔다. 이 때에 수발타는 문안을 여쭙고 이렇게 말하였다.

 

                                                                                                                  [904 / 10007] 쪽

"구담이여, 제가 지금 물으려 하오니, 제 뜻을 따라 대답해 주소서."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발타여, 지금이 바로 그 때니, 그대의 마음대로 물으라. 나는 방편으로 그대의 뜻을 따라 대답하리라."

 

"구담이여,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말하기를, '온갖 중생들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음은 모두 지난날에 지은 업의 인연이니, 만일 계행을 지니고 정진하여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받으면 본래의 업이 없어지고, 본래의 업이 다하면 모든 고통이 멸하고, 고통이 멸하면 곧 열반을 얻는다' 하오니, 이 이치가 어떠하오니까?"

 

"선남자여,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가 있으면, 나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그런 사람에게 갈 것이요, 가서는 물을 것이다. '당신이 참으로 이런 말을 하였는가?' 그 사람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였소. 왜냐 하면 구담이여, 내가 보니 중생들이 나쁜 짓을 행하면서도 재물이 넉넉하고 몸이 자재한 이가 있으며, 또는 선한 일을 닦으면서도 빈궁하고 자재하지 못한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사람은 갖은 애를 써서 재물을 구하면서도 얻지 못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구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얻는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이는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을 하지 아니하여도 도리어 단명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살생을 좋아하여도 장수하는 이가 있으며, 또 어떤 이는 범행을 깨끗이 닦고 정진하며, 계행을 지니면서 해탈을 얻는 이도 있고, 얻지 못하는 이도 있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중생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은 다 지난날의 본래 업으로 말미암는다고 합니다.'

 

수발타여, 나는 다시 묻을 것이다. '당신은 참으로 과거의 업을 보았는가? 만일 과거의 업이 있다면 얼마나 되는가. 현재의 고행으로 얼마나 깨뜨릴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하고 다하지 못함을 알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한다면 온갖 것이 다하느냐?' 저 사람이 '나는 진실로 알지 못하노라'라고 대답하면, 나는 그 사람을 위하여 비유를 말하겠노라.

 

                                                                                                                  [905 / 10007] 쪽

'어떤 사람이 몸에 독한 화살을 맞았을 때에 집안 권속들이 의사를 청하여 살을 뽑게 하였고, 살을 뽑은 후에 몸이 편안해졌다면 10년 후에도 이 사람은 분명하게 기억할 것이오. 이 의사가 나의 독한 살을 뽑고 약을 붙여 주었으므로 나의 살 맞은 자리가 나아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그런데 당신은 과거의 본래 업을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현재의 고행으로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아는가?' 저가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당신도 지금 과거의 본래 업이 있다고 하면서, 무슨 연고로 나의 과거 업을 책망하는가?

 

구담의 경전에서도 말하기를, 만일 어떤 사람이 호화롭게 자재함을 보거든, 이 사람은 지난 세상에서 보시하기를 좋아한 줄을 알라 하였으니, 이런 것이 과거의 업이 아닌가?' 하면, 나는 또 이렇게 대답하리라.

 

 '그대여, 그렇게 아는 것은 비겨서 아는 것[比知]이요, 참으로 아는 것[眞知]이라 하지 않느니라. 나의 불법에는 혹은 인으로 말미암아 과를 알기도 하고, 혹은 과를 따라서 인을 알기도 하는 것이며, 나의 불법 중에는 과거의 업도 있고 현재의 업도 있거니와, 그대는 그렇지 아니하여 오직 과거의 업뿐이요 현재의 업은 없으며, 그대들의 법에는 방편을 따라서 업을 끊지 않거니와, 나의 법은 그렇지 아니하며, 방편으로 끊느니라. 그대는 업이 다하면 곧 괴로움이 다한다 하거니와, 나는 그렇지 아니하여 번뇌가 다하여야 업과 고가 다한다 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지금 그대의 과거의 업을 책망하는 것이라.'

 

저 사람이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나는 실로 알지 못하거니와, 스승에게서 배운 것이요, 스승이 이런 말을 한 것이므로 나는 허물이 없노라' 하면, 나는, '그대의 스승이 누구냐?' 하겠고, 저가 대답하기를 '부란나요' 하면, 나는 또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은 과거의 업을 아느냐고 낱낱이 묻지 않았느냐. 그대의 스승이 만일 나는 알지 못하노라 한다면,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의 말을 믿으며, 만일 내가 아노라 하거든, 다시 묻기를 (하품 고[下苦]의 인연으로 중품과 상품의 고도 받나이까? 중품 고의 인연으로 하품과 상품의 고도 받나이까? 상품 고의 인연으로 중품과 하품의 고도 받나이까?) 하지 않았느냐.

 

                                                                                                                  [906 / 10007] 쪽

만일 아니라 하거든, 다시 묻기를 (스승께서는 어찌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의 과보는 오직 과거의 업뿐이요, 현재가 아니라고 하나이까?) 할 것이며, 또 묻기를 (이 현재의 괴로움이 과거에 있었나이까? 만일 과거에 있었다면, 과거의 업은 다 없어졌을 것이요, 만일 다 없어졌다면, 어찌하여 또 오늘의 몸을 받나이까?

 

만일 과거에는 없었고 현재에만 있다면, 어찌하여 중생의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 과거의 업이라 하나이까?) 할 것이니라.

 

그대여, 만일 현재의 고행이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안다면, 현재의 고행은 또 무엇으로 깨뜨리겠는가. 만일 깨뜨리지 못한다면 괴로움이 항상할 것이요, 괴로움이 만일 항상하다면, 어떻게 괴로움에서 해탈함을 얻는다 하겠는가.

 

만일 다른 행이 고행을 깨뜨릴수 있다면 과거에 이미 다하였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괴로움이 있는가.

 

그대여, 이런 고행은 즐거운 업으로 하여금 괴로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또 괴로운 업으로 하여금 즐거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업으로 하여금 받지 않는 과를 짓게 할 수 있는가. 현재의 업보로 하여금 다음 생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다음 생의 업보로 하여금 현재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업보로 하여금 없는 보[無報]를 짓게 할 수 있는가. 결정된 보로 없는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없는 보로 결정된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할 것이니라.'

 

저가 만일 '구담이여, 그러할 수가 없노라' 하면,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여, 만일 그러할 수 없다면, 무슨 인연으로 이 고행을 받는가. 그대는 결정코 과거의 업과 현재의 인연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할지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번뇌로 인하여 업을 내고, 업으로 인하여 보를 받는다고 했느니라.

 

그대여, 모든 중생이 과거의 업이 있고, 현재의 인이 있음을 알아야 하나니, 중생이 비록 과거에 장수할 업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현재에 음식의 인연을 힘입어야 하느니라. 그대가 만일 말하기를, 중생이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음이 결정코 과거의 본래 업의 인연으로 말미암는다 하면, 그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그대여, 마치 어떤 사람이 왕을 위하여 원수를 없애고, 그 인연으로 재물을 많이 받았다면, 이 재물로 인하여 현재의 즐거움을 받는 것과 같

 

                                                                                                                  [907 / 10007] 쪽

나니, 이런 사람은 현재에 즐거운 인을 짓고, 현재에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왕의 사랑하는 아들을 죽이고, 그 인연으로 목숨을 잃어버린다면, 이 사람은 현재에 괴로운 인을 짓고, 현재에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대여, 모든 중생들이 현재에 4대(大)와 시절과 토지와 인민들로 인하여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중생이 모두 과거의 본업만으로 인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였노라.

 

만일 업을 끊는 인연의 힘으로 해탈을 얻는다 할진대, 모든 성인이 해탈을 얻지 못함은 무슨 까닭인가. 모든 중생의 과거의 본래 업이 처음과 나중이 없는 연고니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성인이 도를 닦을 때에, 이 도가 능히 처음과 나중이 없는 업을 막는다 했느니라.

 

만일 고행을 받는 것으로 도를 얻는다 하면, 온갖 축생들이 다 도를 얻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할 것이요, 몸을 조복할 것이 아니니라.

 

이런 인연으로 나의 경전에서 말하기를, 숲을 찍을 것이언정 나무를 찍을 것이 아니라 하였으니, 왜냐 하면 숲으로부터 공포가 생길지언정 나무로부터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몸을 조복하려면 먼저 마음을 조복할 것이라 하나니, 마음은 숲에 비유한 것이고, 몸은 나무에 비유한 것이니라."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나는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나이다." "선남자여, 그대는 어떻게 마음을 먼저 조복하였는가?"

 

"세존이시여, 제가 먼저 생각하오니, 욕계는 무상하고 즐거움이 없고 깨끗지 아니하옵기에 색계가 항상하고 즐겁고 깨끗한 줄을 관찰하였사오며, 이런 관찰을 하여 마치니, 욕계의 결박이 끊어졌고 색처(色處)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 이름하였나이다.

 

다음에 또 색계를 관찰하니, 색계가 무상하여 등창과 같고 창질과 같고 독약과 같고 화살과 같사오며, 무색계가 항상하고 청정하고 고요하더이다. 이렇게 관찰하여 마치니, 색계의 결박이 다하였고 무색계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 이름하였나이다.

 

다음에 또 생각[想]을 관찰하니, 곧 무상하고 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더이다. 이렇게 관찰하고는 비상비비상처를 얻었사오니, 이 비상

 

                                                                                                                 [908 / 10007] 쪽

비비상처는 곧 일체지며 고요하며 청정하여 타락함이 없고, 항상하여 변역하지 아니하오매, 그러므로 제가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가 어찌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다 하겠느냐. 그대가 얻은 비상비비상정도 오히려 생각이라 이름하는 것이요, 열반이라야 생각이 없는 것이거늘, 그대가 어떻게 열반을 얻었다 말하겠느냐.

 

선남자여, 그대가 먼저는 능히 거친 생각을 꾸짖더니, 이제는 어찌하여 미세한 생각에 애착하느냐. 이 비상비비상처를 꾸짖을 줄을 알지 못하므로, 생각을 이름하여 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의 스승인 울두람불은 영리 하고 총명하지만 그래도 이 비상비비상처를 끊지 못하고 나쁜 몸을 받았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일까 보냐."

 

"세존이시여, 어찌하오면 모든 유를 능히 끊겠나이까?" "선남자여, 만일 실상(實相)을 관찰하면, 이 사람이 능히 모든 유를 끊게 되느니라."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실상이라 이름하나이까?" "선남자여, 모양이 없는 모양[無相之相]을 실상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이름하여 모양이 없는 모양이라 하나이까?" "선남자여, 온갖 법이 제 모양도 없고 남의 모양도 없고, 저와 남의 모양도 없고 인이 없는 모양도 없으며, 짓는 모양도 없고 받는 모양도 없고, 짓는 이의 모양도 없고 받는 이의 모양도 없으며, 법의 모양도 없고 법 아닌 모양도 없으며, 남녀 모양도 없고 장정 모양도 없으며, 티끌 모양도 없고 시절 모양도 없으며, 자기를 위하는 모양도 없고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고, 자기와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으며, 있는 모양도 없고 없는 모양도 없으며, 나는 모양도 없고 내는 이 모양도 없으며, 인(因) 모양도 없고 인의 원인 모양도 없고, 과(果) 모양도 없고 과의 결과 모양도 없고, 낮과 밤의 모양도 없고 어둡고 밝은 모양도 없으며, 보는 모양도 없고 보는 이 모양도 없으며, 듣는 모양도 없고 듣는 이 모양도 없으며, 깨닫는 모양도 없고 깨닫는 이 모양도 없으며, 보리의 모양도 없고 보리를 얻은 이 모양도 없으며, 업 모양도 없고

 

                                                                                                                  [909 / 10007] 쪽

업의 주인 모양도 없으며, 번뇌 모양도 없고 번뇌 주인 모양도 없나니, 선남자여, 이런 모양들이 멸한 곳을 진실한 모양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온갖 법이 모두 헛된 가짜이거든, 그것이 없어진 데를 참이라 하나니 이것을 실상(實相)이라 하고, 법계(法界)라 하고, 필경지(畢竟智)라 하고, 제일의제(第一義諦)라 하고, 제일의공(第一義空)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실상 · 법계 · 필경지 · 제일의제 · 제일의공을 하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성문보리(聲聞菩提)를 얻고, 중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연각보리(緣覺菩提)를 얻고, 상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느니라."

 

이 법을 연설할 때에, 10천 보살이 1생에 실상을 얻었고, 1만 5천 보살이 2생에 법계를 얻었고, 2만 5천 보살이 필경지를 얻었고, 3만 5천 보살이 제일의제를 깨달았으니, 이 제일의제를 제일의공이라고도 하고, 수릉엄삼매라고도 하느니라. 4만 5천 보살이 허공삼매를 얻었으니, 이 허공삼매를 광대(廣大)삼매라고도 하고, 지인(智印)삼매라고도 하느니라.

 

5만 5천 보살이 불퇴인(不退忍)을 얻었으니, 이 불퇴인을 여법인(如法忍)이라고도 하고, 여법계(如法界)라고도 하느니라. 6만 5천 보살이 다라니를 얻었으니, 이 다라니를 대염심(大念心)이라고도 하고, 걸림없는 지혜라고도 하느니라. 7만 5천 보살이 사자후(師子吼)삼매를 얻었으니, 이 사자후삼매를 금강삼매라고도 하고, 오지인(五智印)삼매라고도 하느니라. 8만 5천 보살이 평등삼매를 얻었으니, 이 평등삼매를 대자대비라고도 하느니라.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연각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성문의 마음을 내었고, 세간의 여자와 천상의 여자 2만억 사람들이 현재에서 여인의 몸을 변하여 남자의 몸을 얻었고, 수발타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끝>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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