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대집경

대집경(78)-780

근와(槿瓦) 2015. 12. 31. 01:29

대집경(78)-78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771 / 1773] 쪽

.....님의 큰 지혜 바다[智海]를 끊지 않으려고 하는구나.

 

선남자야, 시방 불국토의 보살들이 만약 너와 함께 삼매의 지혜를 같이 행한다면, 내가 설법할 때에 이러한 무리들은 다 증명[明證]이 되겠지만, 만약 이러한 보살의 증명[證] 없으면, 나는 인연 없는 범행(梵行)을 말하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내가 말하여도 말 속에 많은 의심을 낼 것이며, 인연 없는 범행을 얻지 못한 자도 의심을 내리라. 그러므로 마땅히 펴 말하지 않으리라.”

 

그때 세존께서 곧 삼매에 드시니, 그 삼매를 허공당(虛空幢)이라 하였다. 삼매에 드시자, 입으로부터 큰 광명이 나왔는데, 그 광명이 갖가지로 시방 여러 불세계를 두루 비추고 해와 달을 덮어 다시 나타나지 못하게 하니, 그 광명 속에서 큰 소리가 나며 말하였다.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는 여러 중생을 위해 범행을 널리 설하여 번뇌를 파괴하고 성문승과 벽지불승과 인연 없는 범행(梵行)을 연설하매 한량없는 중생과 보살이 차례로 앉아 바른 법을 받아 듣는구나. 또 청정한 보리의 행을 말씀하심은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 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며, 큰 모임을 만들어 갖가지 행을 말씀하심은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일생(一生)과 후생(後生)을 얻게 하심이로다.’

 

시방 중생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다 사바세계에 모이니, 어떤 보살은 진금(眞金)의 몸을 나타내어 금가루[金沙]를 뿌리고, 어떤 이는 은(銀) 몸을 나타내어 은가루를 뿌리고, 어떤 이는 유리(琉璃) 몸을 나타내어 유리 가루를 뿌리고, 어떤 이는 파리(頗梨)의 몸을 나타내어 파리 가루를 뿌리고, 어떤 이는 침수(沈水)의 몸을 나타내어 침수 가루를 뿌리고, 어떤 이는 전단(栴檀)의 몸을 나타내어 전단 가루를 뿌리고, 어떤 이는 다마라발(多摩羅跋)의 몸을 나타내어 다마라발 가루를 뿌리면서 부처님을 공양하며, 공양을 마치고는 땅에 엎드려 경례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허공성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오늘 시방에서 모여온 여러 큰 보살 가운데 법의 지혜[法忍]을 얻은 이도 있고, 무생인(無生忍)과 일생·후생을 얻은 이도 있어서 다 나의 증명이 되었도다. 이러한 보살은 사랑과 슬픔과 기쁨과 평정을 닦아서 모든 법의 성품을 분명히 통달하고, 또 몸의 모양[身相]과 업의 모양[業相]을 멀리

 

                                                                                [772 / 1773] 쪽

여의어 그 마음이 함이 있는 것[有爲]에나 함이 없는 것[無爲]에 집착하지 않으며, 눈 내지 뜻이 색 내지 법에 탐착하지 않고서 지심으로 인연 없는 범행을 닦으며 각(覺)과 관(觀)이 없어 교만을 내지 않고 아무런 탐착이 없어 진실한 성품을 아니, 이른바 3세(世)·삼계(三界)·3계(戒)의 일체 법이 다 평등함을 관찰하고 또 크게 사랑과 슬픔과 기쁨과 평정을 더 자라게 하느니라.

 

온갖 중생은 삼계와 음·입·계 따위를 멀리 여의고 온갖 글자·이름·글귀 모임의 함이 있는 법을 여의나니, 이렇게 관찰할 적에 곧 크게 사랑과 기쁨과 평정을 원만히 갖추게 되고, 허공삼매와 범행과 6바라밀을 함께 닦아서 여러 부처님의 옹호를 받고 착한 방편을 갖추어 제3의 지혜[忍]에 머물고 성문·벽지불의 도를 벗어나 온갖 눈과 색의 인연 내지 뜻과 법의 인연을 멀리 여의며, 법계의 진리를 관찰하되 수순하여 뒤바뀜이 없고 큰 자비의 힘을 얻어 모든 법에서 크게 자재롭되 나고 죽음을 싫어하거나 뉘우치지 않으며, 큰 세력을 지니어 중생을 조복하고 3승(乘) 가운데 지혜 방편을 얻어 능히 법비[法雨]를 뿌려 걸림 없는 지혜를 얻고, 모든 중생의 이어(異語) 방편을 아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일러 성목 다라니가 걸림 없는 지혜를 갖추어 범행을 닦는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약에 보살로서 이 범행을 닦는다면, 이러한 보살은 항상 부처님을 보게 되어 능히 부처님 법을 갖추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며, 스스로의 성품도 깨끗하고 행이 깨끗하고 지혜가 깨끗하고 뜻이 깨끗하므로 공양도 깨끗하여 능히 10지(地)를 갖추어 차례로 여래의 법좌에 앉으리니, 이것을 청정한 법행이라 하고 여래라 하고 세존이라 하고 네 조류[四潮]를 벗어남이라 하고 보리의 도로써 능히 보리의 큰 법바퀴를 굴림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온갖 지혜[一切智]라 하느냐 하면, 지혜로써 능히 온갖 것의 평등과 중생의 평등과 3세의 평등과 뒤바뀌지 않음의 평등을 관찰하나니, 이러한 일체 법은 허공목이라 보고, 법의 허공목이라 보고, 행 없는 허공목이라 보고, 성품의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如]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안[內]이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바깥이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안팎이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큰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773 / 1773] 쪽

여실하게 으뜸가는 이치의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함이 있는[有爲]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함이 없는[無爲]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필경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처음이 없는 허공목이라 보고, 여실하게 성품의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진리는 흩어지고 공한 허공목이라 보느니라.

 

진리는 자성(自性)이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진리는 일체 법의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진리는 아무 깨달음이 없는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진리는 법이 없는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진리는 성품이 없는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지리는 법이 있기도 하고 법이 없기도 한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지리는 실성(實性)이 공한 허공목이라 보고, 진리는 모양이 없고 원이 없는 허공목이라 보느니라.

 

진리는 일체 법의 그지없고 처소가 없는 허공목이라 보고, 진리는 크게 자비한 허공목이라 보고, 온갖 지견은 허공목이라 보아서 온갖 지혜를 보나니, 이와 같이 보고는 바른 법바퀴를 굴리므로 이것을 일러 중생과 같이하지 않는 법계라 하고 온갖 지혜라 하고 부처님 경계라 하느니라.”

 

이 인연 없는 범행을 말씀하실 적에 9만 2천의 중생이 이 법을 성취하고,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중생이 참된 법의 지혜를 얻고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중생이 때[垢]와 더러움을 멀리 여의어 법 눈[法眼]이 깨끗하게 되고, 1천의 비구는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고, 한량없는 사람과 하늘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9) 호법품(護法品)

그때 온갖 욕계와 색계의 하늘이 묘한 향·꽃과 당기·일산과 기악으로 부처님을 공양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미 염부제에서 바른 법바퀴를 굴리셨고, 이제 다시 이 큰 보배 궁전에서 큰 법바퀴를 굴리심은 보리행을 위한 때문이겠나이다.”

 

온갖 대중들도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의 경계는 헤아릴 수 없도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이 큰 보배 궁전 가

 

                                                                               [774 / 1773] 쪽

운데 계시어 법바퀴를 굴리실 적에 시방 한량없는 불세계의 모든 보살이 다 여기에 와서 모이는 것은 이러한 허공목 법행을 듣기 위함이로다.”

 

그때 문수사리 동자·금강산 동자·무승당 동자·무승의 동자·허공성 동자 등 이러한 9만 2천억의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여래께서는 원력을 지니심으로써 이 허공목 법행으로 하여금 이 사바세계와 시방 불토에 오래 머물러 사라지지 않게 하옵소서. 왜냐하면 이러한 법 가운데 세 가지의 범행(梵行)을 말하였는데, 보살이 이 세 가지 범행을 행하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남방 세계의 금강광명공덕(金剛光明功德)여래와 시방세계의 지당(智幢)여래와 북방 세계의 발광공덕(發光功德)여래와 동방 세계의 보개광명공덕(寶蓋光明功德)여래, 이 네 여래께서는 앞서 이미 서원을 세웠으므로 이 경전은 뒤에 마땅히 시방에 유포되어 여러 보살이 모두 다 이러한 세 가지 범행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이제 내가 이 바른 법으로써 사대천왕과 공덕 천녀(功德天女)와 4대 용왕과 성실어천(誠實語天)과 4아수라와(阿修羅王)과 구천(具天)과 대자재천(大自在天)과 팔비천(八臂天)과 천지의 신녀(神女)들에게 부촉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선남자야, 만약 어떤 폐악(弊惡)한 중생이 큰 세력으로써 나쁜 업을 많이 지어 이 경전을 받지 않으면, 이 사람이 죽고 난 뒤에 나쁜 귀신의 몸이나 나쁜 용의 몸으로 태어나서, 이 나쁜 귀신과 용이 불법을 파괴하고자 모진 비·바람·티끌을 퍼부어서 3업(業)을 수행하는 여러 비구에게 중병(重病)을 일으켜 손으로 배(腹)를 더듬어 심장과 간장을 꺼내고, 악한 기운을 토해 음식 속에 넣어 먹는 자로 하여금 중병에 걸려 훌륭한 의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치료하지 못하고, 이러한 3업을 수행하는 비구가 다 목숨을 버린다면, 이를 법멸(法滅)이라 하느니라.

 

또 이러한 나쁜 귀신은 여래의 모든 제자와 찰리·바라문·비사(毘舍)·수타(首陀)와 대신·장자로 하여금 다 나쁜 마음을 내게 하며, 나쁜 마음을 내고는 서로 해치게 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가서는 염부제의 국토와 성읍(城邑)이 황폐하여 사람이 없으리니, 백

 

                                                                                [775 / 1773] 쪽

성이 없는 데에서 누가 이러한 경전을 유포하겠는가. 그러므로 내 이제 이 경전을 보살이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나 여러 국왕에게 부촉하지 않고 이것을 사천왕으로부터 내지 지신(地神)에게 부촉하는 까닭은, 이러한 천황과 지신은 마음껏 옹호하여 가질 것은 물론이요, 만약 어떤 국토의 찰리·바라문·비사·수타와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서 이러한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는 자가 있다면, 이 여러 천신은 마땅히 지심으로 옹호할 것이며, 또 여러 시주에게 권하여 이른바 음식·의복·침구·약품·방사(坊舍)·등촉(燈燭) 따위로써 공양하게 할 것이며, 이 여러 시주가 만약에 나쁜 모양이나 나쁜 병이 있을 때에는 여러 천왕의 힘으로 다 소멸시키리니, 이 인연으로써 법이 더욱 자라게 되어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으리라.”

 

그때 온갖 천신과 지신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지금 현재라도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라면, 저희들은 마땅히 자기 일을 버리고 이 법을 수호할 것이며, 부처님 제자로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이러한 경전을 받아 지니어 부지런히 정진하는 이가 있다면, 비록 처자와 금·은·유리·파리(頗梨)와 집[田宅]·노비·사환 따위의 여덟 가지 부정한 종류를 거느리고 있더라도 저희들은 법을 위함으로써 마땅히 수호하여 여러 나쁜 귀신을 막아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며, 이 경전이 있는 곳마다 그 토지에는 해와 달과 다섯 별로 하여금 상도(常度)를 넘지 못하게 하고, 원수와 전쟁을 다 없애버리고, 모든 중생으로 남자·여자와 크고 작은 사람에게 다 즐거이 이 경전을 받아 외우게 하고, 계율을 지니되 청정하게 부지런히 정진하도록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인연으로써 모든 하늘들은 인간에 살기를 좋아합니다. 이 사람은 몸을 버리고 나서는 곧 하늘로 태어나게 되고, 여러 하늘은 색력(色力)과 수명을 더 자라게 하여 온갖 나쁜 모양을 남김없이 없애며, 믿지 않는 자는 저희를 믿도록 하겠나이다.

 

만약에 부처님 제자로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이러한 경전을 받아 지녀 읽어 외우고 베껴 쓰지 못하거나, 고요함을 즐기지 못하거나, 잘 생각하지 못하거나, 공양만을 즐거이 구하고 청정한 계율을 가지지 못하거나, 게으르고 거만하며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이 속인[白衣]에게 친근한다면,

 

                                                                                 [776 / 1773] 쪽

이러한 비구는 재물과 속된 힘으로 불제자를 헐뜯고, 치고 죽이고 얽매고 꾸짖으면서 왕과 대신을 향하여 그 죄악을 연설하리니, 부처님의 여러 제자로서 이 일을 듣고 나면 큰 나쁜 마음을 낼 것이며, 나쁜 마음을 낸다면 모든 착한 귀신은 그 국토를 버리고 나쁜 곳으로 떠날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쁜 귀신들이 그 기회를 얻을 것이고, 기회를 얻고는 여러 나라에 전쟁을 일으켜 서로 토벌하게 하고, 모진 바람과 비를 내려 곡식을 성숙치 못하게 하며, 백성은 굶주려 서로 푸성귀를 먹게[茹食] 될 것입니다.”

 

그때 사방 세계의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러한 다섯 가지 더러운 세계의 중생을 위하여 금계를 마련하옵소서. 원컨대 여래께서 법을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 몸의 계, 입의 계, 뜻의 계, 이른바 금계를 다시 마련하시고 온갖 나쁜 물건을 받아 쌓거나 나쁜 마음으로 투쟁하거나 국왕과 대신․장자에게 친근하거나 온갖 속인들의 물건을 받아 쌓지 못하게 하여 다른 불토에서 청정한 계율을 마련한 바와 같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만 두어라. 부처님 스스로 때를 알고 있노라. 선남자야, 아직 인연이 되지 않으므로, 여래는 미리 금계를 마련하지 않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대왕의 국법에서는 어떤 것을 큰 죄라 하고 어떤 것을 작은 죄라 합니까?”

 

빈바사라왕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우리 국법에서는 네 가지 무거운 죄가 있으니, 첫째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끊음이요, 둘째는 5전(錢)에 이르기까지 도둑질함이요, 셋째는 남의 부녀에게 간음함이요, 넷째는 5전을 위해서 대중이게나 왕의 곁에서 일부러 망령된 말을 조작함이니, 이러한 네 가지 죄를 범한 자는 살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이제 미래의 제자들을 위하여 네 가지 중한 법을 마련하겠습니다.

대왕이여, 왕자(王子)의 나이 몇 살이 되면 궁중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

 

                                                                                [777 / 1773] 쪽

지 않습니까?”

“세존이시여, 스무 살이 지나면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도 그러합니다. 사미(沙彌)는 스무 살부터 득도(得道)할 때까지 대중에 들어감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우리의 국법에서는 죄를 짓는 자는 틀림없이 죽게 되나이다. 만약에 때리거나 꾸짖거나 가두거나 얽매거나 고역을 시키거나 국경 밖으로 내쫓는다면, 여래의 법으로 볼 때에 그 이치를 어떻다 하겠습니까?”

 

“대왕이여, 우리의 법도 그러합니다. 범죄자가 있을 때 한·두 달 동안 고역을 시키기도 하고,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 말하거나 같이 앉거나 같이 먹지 못하게 하고, 같이 머물지도 못하게 하고, 혹은 한 나라로부터 네 나라에까지 쫓아내며, 불법이 있는 곳이라면 이러한 나쁜 비구를 쫓아내어 모든 착한 비구들이 안락하게 법을 받도록 하나니, 그러므로 법으로 하여금 오래 머물러 사라지지 않게 합니다.

 

대왕이여, 만약 미래세상에 나의 제자들이 넉넉한 재물과 많은 보배로써 큰 세력을 지니고 왕의 친애를 받아 온갖 대중으로는 처리할 수 없다면, 이러한 사람은 마땅히 대왕 스스로가 다스려야 합니다. 찰리·바라문·비사·수타 따위의 다스릴 수 없는 이런 4성(姓)이 곧 나의 삼보 종성(種姓)을 끊기 위해서 능히 법의 횃불을 끄고 법 배[法船]를 부수고 법 맛[法味]을 마르게 하고 중생의 눈을 빼앗을 것이니, 나의 법이 파괴될 때에 마음도 곧 놓아버릴[放捨] 것입니다.

 

대왕이여, 마치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의 눈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대왕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 죄가 큽니까, 크지 않습니까?”

“세존이시여, 이루 측량할 수 없고 계산할 수 없겠나이다.”

 

“대왕이여, 만약에 큰 세력을 지닌 찰리·바라문·비사·수타로서 우리 법이 멸함을 보고서도 그대로 버리어 수호하지 않는다면, 그 죄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에 어떤 나라 임금이 한량없는 세간에서 보시·지계·지혜

 

                                                                                 [778 / 1773] 쪽

를 닦되 우리 법이 멸함을 보고도 옹호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한량없는 선근을 심은 것은 다 상실되고 그 나라에는 마땅히 곡식이 귀하든가 전쟁이 일어나든가 전염병이 생기든가 하는 세 가지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을 것이며, 온갖 착한 귀신은 다 떠나버리고 그 왕의 교령(敎令)을 사람들이 따르지 않고 항상 이웃 나라의 침해를 받으며, 때 아닌 사나운 불이 일어나고 모진 풍우가 많고 홍수가 넘쳐 백성들이 떠돌아다니며, 안팎 친근하던 사람도 함께 다 배반하게 되어 그 왕은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중병에 걸려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태어날 것입니다. 만약 지난 세상의 선근을 뒤쫓아 본다면 도로 사람 몸을 얻기는 하지만, 한량없는 세간에 항상 눈 없는 소경이 되어 가난에 허덕이고 빌어먹는 거지 생활을 하면서 항상 나쁜 마음을 낼 것이며, 이 나쁜 마음을 인연하여 다시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왕의 부인·태자·대신·성주(城主)·촌주(村主)·장수·군수·재신(宰臣) 같은 이도 다 그러할 것입니다.”

 

빈바사라왕이 이 말씀을 듣자, 슬피 울부짖으면서 눈물을 거두고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를 만나 보았어도 오히려 법답게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거늘 하물며 미래세상의 방일한 왕들이 계율을 지녀 정진을 수행하지 못하고, 나쁜 비구를 물리쳐 불법을 옹호하지 못하고, 삼보의 종성을 이어받지 못함을 어찌합니까. 이러한 왕들은 긴 밤에 항상 3악취에 다니게 될 것입니다.”

 

그때 왕의 부인·태자·대신·성주·촌주·장수·군수·관리들도 다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도 현재세상에서 마땅히 부지런한 마음으로 불법을 수호하고 또 법을 받아 지니는 자에게 의복·음식·침구·약품 따위를 공양하며, 나쁜 비구를 물리쳐 삼보의 종성을 이어받게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희들이 만약 이런 일을 실행한다면, 곧 3세의 부처님들을 공양함이 되고 또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착한 공덕을 얻으리라.”

 

                                                                                [779 / 1773] 쪽

10) 대중환품(大衆還品)

그때 세존께서 다시 여러 하늘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희들은 염려하지 말라. 나는 이제부터 마땅히 미래의 제자들로 하여금 법을 옹호하게 하기 위하여 엄중한 법제를 세우리니, 이는 삼보의 종성을 끊지 않기 위함이며, 모든 착한 법을 더 자라게 하려고 하기 위함이며, 많이 들음을 더하여 법장(法藏)을 가득히 하기 위함이며, 온갖 괴로움과 번뇌를 여의기 위함이며 위없는 보리의 도를 성취하게 하기 위함이니라.

 

선남자야, 내가 이제 연설한 것은 온갖 성문으로서는 성문승을 원만히 성취하고, 연각으로서는 벽지불승을 원만히 얻고, 보살로서는 세 가지 범행(梵行)을 원만히 성취하여 더 없는 지혜를 얻게 되리라.

 

선남자야, 경전은 능히 모든 나쁜 중생을 여의고 중생의 착하지 않은 법을 무너뜨리고 몸과 입과 뜻의 착하지 않은 업을 없애고 온갖 나쁜 과보를 깨뜨리나니, 만약에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이 경전에 공양한다면, 시방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과 같으리라.”

 

그때 사바세계의 온갖 중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런 말을 하였다.

“거룩합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직까지 듣지 못했던 이 큰 법 덩이[聚]를 이제야 들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능히 이 법을 받아 지니어 수호할 것이며, 법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신명을 아끼지 않겠나이다. 만약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서 이 경전을 받는 이가 있다면, 그들의 필요에 따라 온갖 물자를 공급하고, 또 이러한 경전 받아 지니는 이를 공양하는 자가 있으면, 저희들이 또한 부지런히 수호하며 안팎 재물과 보배를 모자람이 없게 하며, 이 경전 법이 유포되는 것을 따라서도 그 국토에 옹호하여 모든 나쁜 것을 없앨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너희들이 능히 이와 같이 법을 수호한다면, 3세의 여러 부처님을 공양함이 되리라.

 

선남자야, 만약에 중생으로서 법을 옹호할 마음을 가졌더라도 이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나거나 하늘에 태어나거나 큰 자재를 얻을 것이고 내지 축생

 

                                                                                [780 / 1773] 쪽

으로 태어날지라도 사람에게 존중을 받아 가난과 괴로움을 겪지 않으리라.

 

선남자야, 이 법을 옹호하는 자에겐 나쁜 짓을 더할 수 없고 마음에 두려움이 없으므로 파괴할 수 없고 어떤 악마와 번뇌로서도 그 기회를 얻지 못하며, 권속이 넉넉하고 지혜를 원만히 갖추어 모든 말씀은 걸림이 없고 열 가지 착함을 즐거이 행하여 바른 선정을 닦으므로 부모와 임금까지도 보고는 곧 공경하며, 능히 법좌(法座)에 올라 바른 법바퀴를 굴리고 들은 것은 모두 끝까지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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