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경(75)-75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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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온갖 슬기로운 사람도 믿지 않으니, 원컨대 이러한 의심을 무너뜨리기 위해 연설하옵소서. 이 여러 중생도 듣는다면 기뻐하여 신심을 낼 것이고 신심을 낸다면 출세하는 도를 설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중생도 마땅히 즐겁게 받음으로써 쉽게 조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심으로 들으십시오, 내 마땅히 말하겠습니다. 대왕이여, 옛날 설산(雪山)에 바가바(婆伽婆)라는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과일과 풀뿌리를 먹으면서 자비심을 닦았어도 여러 번뇌를 제거하지 못하고 탐욕의 마음을 조복하지 못하였었습니다. 때마침 그가 머무는 곳에 암호랑이[雌虎] 한 마리가 있었는데, 곧 암범과 함께 정욕을 통하였습니다. 범은 이내 잉태하여서 만삭이 되자, 선인의 처소에서 열두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때서야 선인은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곧 목욕시켜 먹이고, 어미 범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때에 맞춰 젖을 먹이면서 길렀습니다. 그때 선인은 열두 아들에게 각각 이름을 정하는데, 첫째는 갈가(竭伽), 둘째는 발가파(跋伽婆), 셋째는 호랑이[虎], 넷째는 사자(師子), 다섯째는 담중(擔重), 여섯째는 바라타사(婆羅墮闍), 일곱째는 보행(步行), 여덟째는 바라노(婆羅奴), 아홉째는 건식(健食), 열째는 악성(惡性), 열한째는 사자담(師子擔), 열두째는 건행(健行)이라 하였습니다.
이 열 아들의 나이 7세가 되어 풀뿌리와 꽃 과일을 먹기 시작하자, 그들의 부모가 한꺼번에 죽었습니다. 그래서 열두 아들은 슬픔과 수심을 품고서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기를,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귀의할 곳이 없어졌는가’라고 외쳤습니다.
이때 나무귀신[樹神]이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여러 동자여, 울지 말라. 귀의할 곳이 있게 되리라. 이른바 범천(梵天)은 중생을 가엾이 여기니, 너희들은 응당 밤낮 여섯 시에 깨끗이 목욕하고 허공을 향하여 지심으로 예배하고는 이 슬픈 사정을 범천에게 알려 도움을 구하라. 범천은 마땅히 걸림 없는 하늘귀[天耳]로써 너희들의 소리를 들을 것이며, 듣고 나서는 너희들 머무는 곳에 와서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너희들의 어리석음과 어둠을 부수고 지혜의 광명을 베풀어 주리라. 만약 지혜를 얻는다면, 모든 하늘도 마땅히 너희들에게 공양할 것이거늘, 하물며 세간 사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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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는 말할 것도 없느니라.”
이때 열두 아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그의 가르침과 같이 열두 해 동안 실행하였습니다. 그런 뒤에야 범천이 그 소리를 듣고 곧 삼십삼천에 내려왔는데, 그때 제석(帝釋)이 범천이 오는 것을 보고는 곧 공양한 다음, 다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대사여, 어느 곳으로 가시려 합니까?’
‘교시가(憍尸迦)여, 그대는 저 설산 속에 있는 열두 선인을 보지 않았습니까. 교시가여, 같이 저곳으로 갑시다.’
이때 제석천왕(桓因)도 한량없는 하늘과 더불어 함께 설산 속에 내려왔습니다.
그러자 열두 선인은 범천이 오는 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예배하고 공양하였는데, 범천은 열두 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무슨 까닭으로 열두 해 동안이나 정근하고 고행하면서 나에게 공양하였는가. 무엇을 요구하려 함인가, 어떤 명성(名聲)과 색·힘·재물·보배거나 또는 성인의 도와 지혜 또는 여러 하늘의 몸을 구하려고 그렇게 하였는가?’
그때 갈가(竭伽) 선인이 범천에게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대사여, 저희들은 이제 그러한 따위 일을 요구하지 않고 중생을 위해 지혜를 구하고자 합니다.
저희들은 고독하고 유치합니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마음대로 자라나서 가르쳐 주시는 이가 없사오니, 원컨대 대사께서 저희들에게 지혜를 베푸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착하고 나쁜 업을 알고 중생들의 착하고 나쁜 업도 알고 또 중생의 국토․도시와 찰리(刹利)·바라문·비사(毘舍)·수타(首陀)·남녀·대소의 착하고 나쁜 모양과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일이며, 여러 왕으로서 나라를 탐내어 만족을 모르고 전쟁을 일으켜 서로 치거나 쇠(衰)하고 왕성한 따위의 모양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만약에 저희들이 알고 난다면 마땅히 방편으로써 그들을 가르쳐 나쁜 모양을 없애고 즐거움을 받게 하겠나이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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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륵품(彌勒品)
그때 미륵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마음으로 염하면서 게송을 읊어 부처님께 여쭈었다.
도로(途路)가 없어도
바퀴의 굴림은 있다네.
여래도 온갖 도(道)에
머물지 않으시니,
도 아닌 것에서 도를 보고
도에서 도 아닌 것을 보시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도 아닌 것이란, 바로 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아서 지혜가 아닌 것이니라. 지혜의 경계가 아니므로 밝음도 아니고 어둠도 아니고 항상함[常]과 끊김[斷]도 아니고 선과 악도 아니고 색음(色陰)이나 내지 식음(識陰)도 아니어서, 이를 실성(實性)이라 하고 법성(法性)이라 하고 온갖 행이라 하고 일체 법의 진실제[眞實際 : 진제(眞際). 실제(實際)라고도 한다. 제(際)는 궁극의 뜻. 진여(眞如)의 궁극, 진여의 이치, 진여실상(眞如實相)의 뜻이다.]라 하고 도 아님이라 하느니라.
이러한 도에 여러 부처님들은 법바퀴[法輪]를 굴리시지만, 이러한 도에 탐착하지 않나니, 만약 중생으로서 도를 도 아닌 것이라 보고 도 아닌 것을 통달하거나 세 가지 도를 알지 못함이니라. 여래만은 다 이를 분별 해설하고 또 도를 끊느니라.
선남자야, 여래 세존은 도 없는 데에서 법바퀴를 굴리나니, 이는 중생의 세 가지 도를 파괴하기 때문이니라. 어떤 것을 세 가지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번뇌의 도, 둘째는 괴로움의 도, 셋째는 업의 도다. 업의 도는 이른바 지어감[行]과 존재[有]요, 번뇌의 도는 이른바 무명(無明)과 애욕[愛]과 취함[取]이요, 괴로움의 도는 이른바 식별[識]과 이름과 색[名色]과 6입(入)과 닿임[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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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느낌[受]과 나고 늙고 죽음 따위이니라. 이러한 세 가지 도는 무슨 인연으로 존재하느냐 하면, 닿임[觸]의 인연이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눈은 색을 봄으로써 사랑하는 마음을 내나니, 사랑하는 마음은 곧 무명이니라. 사랑을 위해서 업을 짓는 것을 지어감이라 하고, 지심으로 전일하게 염하는 것을 분별이라 하고, 분별이 물질과 함께 지어가는 것을 이름과 색이라 하고, 6처(處)를 탐내는 것을 6입(入)이라 하고, 입(入)으로 인하여 느낌을 닿임[觸]이라 하고, 탐착하는 마음을 애욕[愛]이라 하고, 이러한 법을 취함[取]이라 하고, 이러한 법이 나는 것을 존재[有]라 하고, 차례로 끊어지지 않음을 난다 하고, 차례로 끊어짐을 죽음이라 하고, 생사의 인연으로 뭇 괴로움이 닥치는 것을 번뇌라 하나니, 내지 식별의 법이 인연을 따라 탐내는 것도 그러하니라.
이와 같은 12인연은 한 사람의 한 생각마다 다 갖추어 있어서 이 인연이 나는 것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인(因)으로 나고, 둘째는 처음으로 나고, 셋째는 도(道)로 나는 것이니라.
만약에 비구가 법행을 수행하여 모든 사랑하는 마음의 모습을 관찰함에는 마땅히 이렇게 관찰해야 하느니라. 사랑하는 마음은 곧 무명이요, 무명의 바탕은 두 가지 허물을 내나니, 첫째는 지어감을 내고, 둘째는 식별을 낸다. 식별도 두 가지가 있으니, 이름을 내고 색을 내는 것이다. 이름과 색에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머묾이 없고, 둘째는 6입(入)을 일으키는 것이다. 6입도 두 가지가 있으니, 욕심을 싫어하지 않음과 닿임[觸]을 내는 것이다. 닿임도 두 가지가 있으니, 느김[受]의 마음과 느낌[受]을 구하는 것이다. 느낌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고, 둘째는 탐심과 애욕[愛]을 내는 것이다. 애욕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얽어 묶음이 견고하고 둘째는 취함[取]을 구함이다. 취함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탐심이고, 둘째는 존재[有]를 구함이다. 존재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즐거이 머묾과 둘째는 나는 인연이다. 나는 것도 두 가지가 있으니, 나서 늙음과 괴로움의 인연이다. 늙음도 두 가지가 있으니, 장엄한 빛을 파괴함과 죽는 원인을 지음이다. 죽음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수명을 파괴하고 둘째는 사랑과 이별함이니, 이를 나는 인[出因]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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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처음으로 나는 것인가 하면, 만약 비구로서 법행을 닦아서 이러한 법은 나기도 하고 멸하기도 한다고 관찰한다면, 이는 처음으로 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도(道)의 나는 것인가 하면, 비구가 도를 봄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지어감[行]의 행이요, 둘째는 지혜의 행이다. 교진여야, 너는 이 지어감의 행과 지혜의 행을 아는가?”
교진여는 아뢰었다.
“아직 알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여래께서 12인연을 관찰하시어 비구로 하여금 큰 지혜를 얻고 모든 번뇌를 부술 수 있도록 분별 해설하옵소서. 비구들이 듣고 나서는 갖추어 받아 지니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보당(寶幢)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자못 숨[息]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을 아는가?”
“알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야, 법행 비구는 먼저 무명과 지어감과 내지 늙고 죽음을 관찰하느니라. 무명을 관찰하는 것이란, 먼저 중음(中陰)에서 부모로부터 생기는 탐애(貪愛)하는 마음을 관찰함이니, 사랑하는 인연으로써 4대가 화합하여 정기와 혈액(精血), 두 물방울이 한 물방울로 이루어져서 콩알[豆子]처럼 크게 된 것을 가라라(歌羅羅)라 하느니라.
이 가라라에는 세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는 목숨[命], 둘째는 식(識), 셋째는 난위(煖位) 등이다. 과거세상 업연(業緣)의 과보(果報)로써 지음과 받는 것이 없이 처음 숨의 드나듦을 무명이라 한다. 가라라 때에 기식(氣息)의 드나듦이 또 두 갈래가 있으니, 이른바 어머니 기식의 오르내림에 따라 이레 만에 한 번 범하는데, 숨의 드나듦을 수명이라 하고 이를 풍도(風道)라 하며, 냄새 나거나 뭉그러지지 않음을 난위라 하고, 이 속의 마음[心]과 뜻[意]을 식(識)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약 벽지불과(辟支佛果)를 얻으려고 함에는 마땅히 이러한 12인연을 관찰한 뒤에 3수(受)의 인연, 5음(陰), 12입(入), 18계(界)를 관찰할지니라. 관찰함이란 어떤 것인가 하면, 염하는 마음에 따라 숨의 드나듦을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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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몸의 내부와 피부·뼈·살·뇌수는 공중의 구름 같다고 관찰하고, 이 몸 속의 바람도 그러하여 바람이 있으므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가득 차기도 하고 마르기도 하고 더 자라나기도 하는 것을 관찰함이니, 그러므로 숨의 드나듦을 몸의 행[身行]이라 하며, 드나드는 숨은 각(覺)과 관(觀)을 따라 나기 때문에 뜻의 행[意行]이라 하며, 화합하여 소리를 내기 때문에 입의 행[口行]이라 하느니라. 이러한 세 가지 인연으로써 분별이 생기고 분별의 인연으로써 4음(陰)과 색음(色陰)이 있나니, 그러므로 이름과 색[名色]이라 하느니라.
5음(陰)의 인연에서 분별은 여섯 경계에서 행하므로 6입(入)이라 하고, 감관과 경계가 상대하므로 닿임[觸]이라 하고, 닿임의 인연인 까닭에 색을 염함에서 법을 염하기에 이르므로 느낌[受]이라 하고, 색 내지 법에 탐착하므로 애욕[愛]이라 하고, 애욕의 인연으로 사방에 탐색하므로 취함[取]이라 하고, 취함의 인연으로서 후세의 몸을 받으므로 존재[有]라 하고, 존재하는 인연으로서 나고 늙고 죽는 따위의 갖가지 괴로움이 있나니, 이것을 5음과 12입과 18계와 12인연의 큰 숲이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드나드는 숨을 인연하여 능히 온갖 괴로움과 번뇌를 낳게 되기 때문에 범부는 날 때도 번뇌에 얽매임이 되고 죽을 때에도 그와 같아서 마음의 자재를 얻지 못하고 삼매를 얻지 못하고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하느니라.
만약에 비구가 드나드는 숨을 관찰함에는, 공중의 바람이 나와 내 것 없고 지음과 받는 것이 없어 인연에 따라 나고 인연에 따라 사라지므로 모양 없고 물질 없고 각(覺)과 관(觀)이 없는 것처럼, 중생의 바람도 그와 같아서 4대(大)가 함께 행하여 가라라(歌羅羅)가 될 적에 아홉 구멍에서 9만 9천의 구멍에 이르기까지 조작 없고 느낌 없으며, 이 바람은 이러한 육단(肉段)에 드나들고 이 인연으로 무명에서 늙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괴로움을 모으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물질 없고[無物] 나 없음[無我]과 같이, 드나드는 모든 숨과 땅·물·불·바람과 수명(壽命)·난위[煖]·식(識)과 무명 내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도 그러하니라.
중생은 뒤바뀌어서 나 없는 가운데에 헛되게 나를 보며 이러한 허공과 같은 법에서 음·계·입의 생각을 일으키므로, 온갖 범부는 이 뒤바뀜을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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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나고 죽음에 돌아다니기를 다함이 없느니라.
만약에 법행 비구가 이 숨이 차면 온몸도 차다고 관찰한다면 이 숨이 따뜻하면 온몸도 따뜻하다고 관찰한다면 이 몸은 그때 뜻에 따르고 바람에 따르나니, 차다고 관찰할 때에 선정을 얻지 못하고, 선정의 덩이[聚]에 들어가지 못하면 이 사람은 차가운 지옥 속에 떨어질 것이고, 따뜻하다고 관찰할 때 선정을 얻지 못하고 선정의 덩이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이 사람은 뜨거운 지옥 속에 떨어지리라.
이와 같이 불제자로서 법행을 닦음에 있어 드나드는 숨이 차고 따뜻한 때를 관찰한다면, 곧 바른 도를 얻을 것이며, 법행 비구로서 여실히 무명 내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관찰하여 마음에 뒤바뀌지 않는다면, 이를 정목(淨目) 다라니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네가 만약 이 다라니를 받는다면 곧 진실히 드나드는 숨을 관찰하게 되리라.”
보당보살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의 경계는 헤아릴 수 없으므로, 이는 성문과 벽지불로서 미칠 바가 아니겠나이다.”
그때 사천왕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이 유포되는 곳을 따라 저희들은 마땅히 따라다니면서 모시어 수호할 것이며, 모든 나쁜 일을 다 소멸하겠나이다.”
4) 사무량심품(四無量心品)
그때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러 성문․벽지불들이 법행을 수행하므로 인하여 염부제(閻浮提)에는 병들거나 굶주리거나 나쁜 일을 없게 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4무량심(無量心)을 닦음에 있어, 만약 4성(姓)으로서 공양하고 공경한다면 얼마만한 복을 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만약 어떤 보살이 4무량심을 닦음에는 머무는 국토에 따라서 여덟 가지 훌륭한 일을 갖추게 되리니, 첫째는 그 국토의 인민들이 부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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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하고 부끄러움을 자라게 하고 사문·바라문과 늙은 사람과 덕 있는 이를 공경하고 계율을 받아 지닐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 여러 국토에 많은 보살들이 4무량을 닦는다면, 그 국토의 인민은 다 이러한 처음 일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곳에 따라 그 국토의 인민들은 자비심을 닦아서 살해하지 않고, 그 마음이 고르고 부드러워서 흐리거나 성내고 미워함이 없이 평등하여 둘이 없으리니, 이것이 그 둘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재물과 보배를 탐내지 않고 보시하기를 즐기며 도둑질하는 마음을 가책하리니, 이것이 그 셋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자기 아내에 만족하여 법 아닌 것을 멀리 여의고 욕심을 가책하리니, 이것이 그 넷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진실한 말을 하고 파괴하는 말이 없으며 항상 착한 말을 닦으리니, 이것이 그 다섯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질투하거나 흐리고 나쁜 마음이 없으리니, 이것이 그 여섯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바른 소견이 그릇되지 않고 삿된 소견이 없으리니 이것이 그 일곱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다 삼보(三寶)를 공양 공경하고 나쁜 소견을 멀리 여의리니, 이것이 여덟째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이러한 여덟 가지 공덕을 원만히 갖추게 됩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는 여덟 가지 겁내거나 두려워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 여덟 가지란, 첫째는 안팎 군사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둘째는 모든 나쁜 귀신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셋째는 나쁜 성수(星宿)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넷째는 모든 나쁜 병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다섯째는 모든 모진 짐승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여섯째는 모든 나쁜 도둑의 두려움이 없으며, 일곱째는 가뭄과 장마의 두려움이 없으며, 여덟째는 모든 식량의 걱정이 없음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에는 이 같은 여덟 가지 두려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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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이여,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곳에 따라 그 나라에는 여덟 가지 대장부를 원만히 갖추나니, 그 여덟 가지란, 첫째는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곳에서 깊이 선근을 심었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둘째는 또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계를 닦고 많이 들었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셋째는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부모와 스승·스님과 늙은이 덕 있는 사람을 공양하였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넷째는 또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하늘의 업을 성취하여 마땅히 하늘의 몸을 받겠으므로, 하늘 몸을 바꿔서 그 국토에 태어남이요,
다섯째는 또 어떤 중생은 3악취의 업을 파괴하였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여섯째는 또 어떤 중생은 성문의 승(乘)을 갖추었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일곱째는 또 어떤 중생은 연각의 승을 즐겨하므로, 그 국토에 와서 태어남이요,
여덟째는 또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6바라밀을 닦았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국토에는 이러한 여덟 사람이 원만히 갖추어지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에는 그가 머무는 나라를 따라 그 땅은 맛있는 물맛과 위없는 법의 맛과 중생의 맛을 원만히 갖추므로 온갖 중생은 마음으로 서로 친애하니, 이러한 중생은 이 몸을 버리고 나면 다시 천상에 태어나고 내지 새와 짐승도 다 그러합니다.
대왕이여, 마치 한 광주리에 네 가지의 향, 말하자면 침수(沈水)·다가라(多伽羅)·우두전단(牛頭旃檀)․다마라엽(多摩羅葉)을 합친 네 냥[四兩]을 넣어 두고서, 어떤 네 성[四姓] 사람이 네 종류의 옷을 광주리 속에 둔 채 수일을 지난 뒤에 각각 자기의 옷을 찾아 가는데, 네 가지 향의 중량은 줄지 않고 이 옷 속에는 각각 냄새가 있는 것처럼,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마다 그 나라의 인민이 각각 갖가지 공덕을 성취하여도 보살에게는 아무런 줄어드는 것이 없습니다.”
그때 모임 가운데 정광(淨光)이란 보살이 있다가 무승(無勝)보살에게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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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이미 더없는 이익을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대는 항상 4무량을 닦았기 때문입니다.”
무승보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이제 무슨 큰 이익을 얻었겠습니까. 이러한 법 속에는 지음 없고 받음 없고 깨달음이 없고 보는 것이 없고 아는 것이 없으며,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습니다.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저 허공에 영락장엄(瓔珞莊嚴)을 그릴 수 있다’고 하지만 진실로 그럴 수가 없는 것처럼, 일체 법 또한 그러하여 출생하는 것이 없고 파괴되거나 멸함이 없으며 머무는 곳이 없고 각(覺)도 관(觀)도 없으며, 3해탈을 깨끗이 하여 모양과 조각과 원이 없습니다.
그와 같이 법계도 흔들리거나 흩어짐이 없고 모임과 걸림이 없고 흐림도 없고 그지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이 화합하는 일 없고 욕심과 성품 없고 보는 것도 말하는 것도 없고 법성(法性)이 무수하여도 적거나 많음이 없고 경계가 없고 둘 없고 집착 없고 한량없고 색 없고 소리 없이 고요하고 변함 없고 측량할 수 없으며, 마치 허공과 같이 견줄 데 없고 더 훌륭할 이 없고 항상함[常]과 끊김[斷]도 없고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렵고 생각하기 어렵고 견고하여 지어감이 없고 미워하거나 성내는 일이 없어 모든 부처님 세계를 포섭하나니, 이른 범행(梵行)이라 하고 4무량이라 하며, 여래께서 ‘이를 닦아서 마음에 만족함이 없이 부지런히 행하고 정하게 나아감을 불법의 큰 신념(信念)이며, 크게 방일하지 않음이며 지심으로 잊지 않음이라 하셨습니다.
만약에 보살마하살이 이 같은 4무량심을 닦는다면, 이는 바로 보살의 보리의 아주 깊은 법계를 수행함입니다. 이러한 보살은 장차 무생법인(無生法忍)에 가까이 들어가고자 6바라밀을 행하여 모든 불법을 옹호하고 이미 제3의 참된 법 수순한 지혜[如法順忍]에 가까워 진실히 부처님 몸을 보고 능히 마군의 무리를 부수고 삿된 도를 부수며 생사의 물을 건너 큰 지혜 바다에 들고 온갖 부처님 경계에 통달하여 부처님의 공덕을 갖추어 장엄하고 지닌 색과 종성(種姓)과 재물은 중생보다 뛰어나고 차례로 여래의 법좌에 앉아 온갖 삼매와 다라니를 원만히 갖추어서 모든 성인에게 깔보이지 않고 연각들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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