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구감(7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누구나 임종할 때에 다만 오온(五蘊)이 다 빈 것이요, 이 몸에는「나」라고 할 것이 없고, 참마음은 형상이 없어서 가는 것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므로, 날 때에도 성품은 난 바가 없고, 죽을 때에도 성품은 가는 것이 아닌 까닭에 훤칠하게 맑고 두렷이 고요하여 마음과 환경이 둘 아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오직 이와 같이 대번 깨치고 보면 삼세와 인과에 얽매이거나 끌리지 않게 될 것이니, 그런 이는 곧 세상에 뛰어난 자유로운 사람이라, 만약 부처님을 보아도 따라 갈 마음이 없고, 지옥을 보더라도 무서운 생각이 없다. 다만 무심하게 되면 법계(法界)와 같이 될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요긴한 곳이다. 그러므로 보통 때에 꽃을 가꾸어 가다가 임종할 때에 열매가 맺게 되는 것이니, 도인은 이 곳에 주의하여야 한다.
참고
오온(五蘊)
① 색(色)이란 것은 물질이니, 우리의 육신과 우리를 싸고 있는 환경의 모든 물질을 가리킴이요,
② 수(受)는 우리가 환경에서 받는 촉감(觸感)이요,
③ 상(想)은 우리에게 접촉되는 대상에 대하여 분별하며 생각함이요,
④ 행(行)은 접촉되는 대상에 대하여 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가지려 하거나 버리려 하거나 기뻐하거나 골내는 것 같은 착하고 악한 것을 물론하고 마음의 활동을 말함이요,
⑤ 식(識)은 모든 일이나 물건(事物)에 대하여 생각하고 기억하고 판단하고 집행하게 하는 마음의 주체이니, 마음 임금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다섯가지는 물질과 정신의 전체를 통괄하여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우리의 망상으로 실다운 것인 줄 착각(錯覺)한 것일 뿐이다. 실상인즉 다 인연 따라 꼭두각시(幻)같이 꿈같이 나타나는 빈 것이다.
법계(法界)
곧 법(法)은 온갖 유형 무형(有形無形)한 물질과 모든 일과 어떤 이치이거나 다 들어 말함이요, 계(界)는 경계(境界) 또는 범위(範圍)란 말이다. 그러므로 온갖 것(萬有)를 총괄하여 하는 말이니 우주의 전체와 진리의 전체, 법 성품의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출전 : 선가구감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