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51)-510

근와(槿瓦) 2015. 12. 23. 01:17

대반열반경(51)-51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501 / 10007]

......, 내가 이제 나쁜 감각인 번뇌를 깨뜨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비구라 하겠는가.

 

세상에 여섯 가지가 만나기 어렵거늘 내가 이미 만났으니, 어찌하여 나쁜 감각을 마음에 두겠는가.

 

무엇을 여섯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고, 둘째는 바른 법을 듣기 어려운 것이고, 셋째는 두려운 마음을 일으키기 어려운 것이고, 넷째는 큰 나라에 태어나기 어려운 것이고, 다섯째는 사람의 몸을 얻기 어려운 것이고, 여섯째는 모든 기관이 구족하기 어려운 것이니라. 여섯 가지는 얻기 어려운 것인데 내가 이미 얻었으니, 그러므로 나쁜 감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느니라.

 

보살이 이렇게 대반열반경을 수행할 때에는 부지런히 나쁜 마음을 살피거니와, 모든 범부들은 이러한 나쁜 마음의 허물을 보지 못하고, 세 가지 나쁜 감각을 받는 것을 누를 받는다 이름하거니와, 보살은 이미 보았으므로 받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았으며, 내버려 두고 수호하지 아니하며 8성도(聖道)를 의지하여 밀어 보내고, 끊어 없애므로 보살들은 누를 받는 일이 없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여래에게 누가 있다 하겠는가. 이런 이치로 여래 세존은 유루가 아니니라."

 

                                                                                                                      [502 / 10007]

대반열반경 제 21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2.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품

"또 선남자여, 범부들은 몸과 마음에 괴롬을 만나면 가지가지 나쁜 짓을 일으키고, 만일 몸에 병이 나거나 마음에 병이 생기면, 몸과 입과 뜻으로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짓게 하고, 나쁜 짓을 지었으므로 세 갈래로 헤매면서 모든 고통을 갖추 받느니라. 왜냐 하면 범부들은 생각하는 지혜가 없는 까닭이니, 그러하여 가지가지의 누를 내는 것을 염루(念漏)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항상 생각하기를, 내가 지나간 수없는 겁 동안에 이 몸과 마음을 위하여 가지가지 나쁜 짓을 지었고, 그러한 인연으로 살고 죽는 데 헤매면서 3악도에서 모든 고통을 받았으며, 그리하여 3승의 바른 길을 멀어지게 하였다 하나니, 보살이 이런 나쁜 인연으로 자기의 몸과 마음에 대하여 두려움을 내어, 모든 악을 버리고 선한 길로 가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어떤 임금이 네 마리의 독사를 한 상자에 담아 두고, 다른 이를 시켜 먹을 것을 주어 기르게 하며, 누울 적에나 일어날 적에 그 몸을 쓰다듬게 하되, 만일 어떤 독사라도 성을 내게 하면 법에 의지하여 사형하리라 하였다. 그 사람이 임금의 명령을 듣고는 무서운 생각을 내어 상자를 버리고 도망하였다. 임금은 다시 전다라 다섯 사람을 보내면서 칼을 빼어 들고 따라가라고 하였더니, 그 사람은 전다라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고는 더욱 빨리 달아났다. 그 때에 다섯 전다라는 나쁜 방편으로 들었던 칼을 숨기고 가만히 다른 사람을 보내어 거짓 친근한 척하면서 도로 가자고 달래었으나,

 

                                                                                                                       [503 / 10007]

사람은 그 말을 믿지 아니하고 어떤 마을로 들어가서 숨으려 하였다. 그 마을에 들어가서 여러 집들을 살펴보았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고 여러 독이나 뒤주들은 아무것도 담긴 것이 없었다. 사람들도 만날 수 없고 물건도 얻을 수 없어서 그냥 땅바닥에 앉았더니, 공중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가엾다. 그대여, 이 마을은 비어서 사는 사람이 없고, 오늘밤에는 여섯 도둑이 올 터인데, 그대가 만일 그들과 마주치면 생명을 보전할 수 없으리니 그대는 어떻게 면하려는가.'

 

그 때에 그 사람은 무서운 마음이 점점 더하여 그 마을에서 떠나가다가, 큰 강을 만났는데, 물살은 급하고 배도 떼도 없었다. 황망한 중에 여러 가지 풀과 나무를 꺾어다가 떼를 만들면서 다시 생각하였다.

 

'내가 만일 여기 있다가는 독사와 다섯 전다라와 거짓 친한 척하는 사람과 여섯 도둑에게 해를 당할 것이요, 만일 이 강을 건너려면 떼도 믿기 어려우니, 물에 빠져 죽을 것이다. 차라리 물에 빠져 죽을지언정, 저 독사나 도둑의 피해를 입지 아니하리라.'

 

그리고는 나무로 만든 떼를 물 위에 밀어 넣고 그 위에 몸을 의지하여 손과 발을 허위적거리면서 강을 건너가 저 언덕에 이르니, 아무 걱정이 없고 마음이 태연하여 공포가 없어졌다.

 

보살마하살이 이 대반열반경을 듣고 받아 지니면, 몸은 상자와 같고 지대 · 수대 · 화대 · 풍대는 네 마리의 독사와 같이 보나니, 보기도 독하고 건드리는 것도 독하고 기운도 독하고 물리는 것도 독한 것이다. 모든 중생이 이 네 가지 독을 만나므로 목숨을 잃게 되나니, 중생들의 4대도 그와 같아서, 보는 것도 나쁘고 건드림도 나쁘고 기운도 나쁘고 물리는 것도 나쁘며, 이런 인연으로 여러 선한 일을 여의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독사에 네 가지 족성(族姓)이 있음을 관하나니, 찰리(刹利) · 바라문(婆羅門) · 비사(毗舍) · 수타(首陀)니라. 4대라는 뱀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성질이 있으니, 굳은[] 성질, 젖는[] 성질, 더운[] 성질, 동하는[] 성질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4대가 네 마리의 독사와 성질이 같다고 보느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4대를 네 마리의 독사와 같이 관하나니, 어떻

 

                                                                                                                      [504 / 10007]

게 관하는가. 네 마리의 독사는 항상 사람의 짬을 엿보아 어느 때에 볼까, 어느 때에 건드릴까, 어느 때에 독기를 뿜을까, 어느 때에 물까 하나니, 4대의 독사도 그와 같아서 항상 중생의 짬을 엿보아 그 기회를 기다리느니라. 설사 네 마리 독사에게 물려 죽는대도 3악도에는 떨어지지 않지만, 만일 4대의 살해를 받으면 반드시 3악도에 떨어질 것이 의심없느니라. 저 네 마리의 독사를 아무리 보살펴서 기른다 하더라도 항상 사람을 물려 하나니, 4대도 역시 그러하여 아무리 이바지하여도 사람을 이끌어 나쁜 업을 짓게 하느니라. 네 마리 독사 중 한 마리만 성내어도 사람을 죽이나니, 4대의 성품도 그와 같아서 1대만 발작하여도 사람을 해치느니라.

 

이 네 마리 독사가 비록 한곳에 있어도 마음이 각각 다르듯이, 4대의 독사도 그와 같아서, 한곳에 있더라도 그 성품이 제각기 다르니라. 네 마리 독사를 아무리 공경하더라도 친근하기 어렵듯이, 4대의 독사도 그러하여, 비록 공경하더라도 친근하기 어려우니라. 저 네 마리 독사가 사람을 해칠 때에는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주문과 약으로 치료할 수 있거니와, 4대의 독사가 사람을 해칠 때에는 사문이나 바라문의 주문이나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느니라. 마치 제물을 조심하는 사람이 네 마리 독사의 냄새가 나쁜 것을 맡고는 멀리 여의는 것과 같나니, 부처님과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4대의 냄새를 맡고는 멀리 여의느니라.

 

이 때에 보살은 생각하기를, 4대의 독사는 매우 무서운 것이라 하고, 버려 두고 달아나서 8성도(聖道)를 닦았느니라.

 

다섯 전다라란 것은 곧 5음이니, 어찌하여 보살이 5음 보기를 전다라와 같이 하는가. 전다라는 항상 사람으로 하여금 은혜와 사랑은 이별하고 원수는 모이게 하나니, 5음도 그러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나쁜 법은 탐하게 하고 선한 법은 여의게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전다라는 가지각색 무기로 스스로 무장하나니, 칼이나 방패나 활이나 살이나 갑옷이나 창 따위로 사람을 해치느니라. 5음도 그와 같아서 여러 가지 번뇌로 굳게 무장[裝束]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을 해쳐 생사에 떨어지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전다라는 죄 지은 사람들을 해치나니, 5음도 그러하여 번뇌의 허물 있는 사람들을 해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들이 5음을 보기를 전다라와 같이 하느니라.

 

                                                                                                                      [505 / 10007]

또 보살이 5음을 관찰하기를 전다라와 같이 한다는 것은, 전다라는 자비한 마음이 없어서 원수나 친한 이를 모두 해치나니, 5음도 그와 같아서 자비한 마음이 없이 선과 악을 함께 해치느니라. 전다라가 모든 사람을 시끄럽게 하듯이, 5음도 그러하여 모든 번뇌로써 모든 생사하는 중생들을 시끄럽게 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들이 5음을 관찰하기를 전다라와 같이 하느니라.

 

또 보살이 5음을 관찰하기를 전다라와 같이 한다는 것은, 전다라는 항상 해치려는 마음을 품나니, 5음도 그러하여 항상 모든 번뇌로 해치려는 마음을 품느니라. 마치 사람이 발이나 칼이나 작대기나 시종이 없으면, 전다라에게 살해될 줄을 알아야 하듯이, 중생도 그러하여 발도 없고 칼도 없고 시종도 없으면 5음의 해를 입게 되느니라. 발은 계행이요 칼은 지혜요 시종은 선지식이다. 이 세 가지가 없으면 5음의 해를 입게 되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5음을 관찰하기를 전다라와 같이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5음을 관찰하기를 전다라보다도 지나치게 하나니, 왜냐 하면 중생이 만일 다섯 전다라의 살해함이 되더라도 지옥에는 떨어지지 않지만, 5음의 살해를 입으면 지옥에 떨어지기 때문이니라. 이런 뜻으로 보살이 5음을 관찰하기를 전다라보다 지나치게 한다는 것이니라. 이렇게 관찰하고는 서원을 세우되, 내가 종신토록 전다라를 가까이할지언정, 잠깐 동안만이라도 5음을 친근하지 못할 것이니, 전다라는 다만 욕계의 어리석은 사람만을 해치거니와, 5음은 삼계의 범부 중생을 모두 해치는 것이며, 전다라는 다만 죄 있는 사람만을 살해하거니와, 5음의 도둑은 중생들의 죄가 있고 죄가 없건 간에 모두 해치는 것이며, 전다라는 늙은 할머니나 어린아이들은 해치지 않지만 5음의 도둑은 중생의 늙은이, 어린이, 여자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 해롭게 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5음을 보기를 전다라보다 지나치게 하며, 발원하기를 차라리 종신토록 전다라를 가까이할지언정, 잠시라도 5음을 친근하지 않겠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전다라는 다른 사람만 해치고 자기는 해치지 않지만 5음의 도둑은 자기도 해치고 다른 이도 해치고 전다라도 해치느니라. 전다라는 좋은 말을 하거나 재물이나 보배를 주고 벗어날 수 있지만, 5음은 그렇지 아니하여 좋은 말로 달래거나 재물이나 보배를 주고 벗어날 수 없느니라. 전다라

 

                                                                                                                      [506 / 10007]

는 네 시절을 두고 늘 살해하는 것 아니지만, 5음은 그렇지 아니하여 어느 때나 항상 중생을 해치느니라. 전다라는 한 곳에만 있으므로 도피할 수도 있지만, 5음은 그렇지 아니하여 간 데마다 있으므로 도피할 수가 없느니라. 전다라는 사람을 해치더라도 해친 뒤에는 따라오지 않거니와, 5음은 그렇지 아니하여 중생을 죽이고도 따라다니면서 떠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차라리 종신토록 전다라는 가까이할지언정, 잠시라도 5음을 친근하지는 않으려 하느니.

 

지혜 있는 사람은 좋은 방편으로 5음을 벗어날 수 있나니, 좋은 방편은 8성도와 6바라밀과 4무량심이니라. 이런 방편으로 해탈하면 몸과 마음이 5음의 해침을 받지 아니하나니, 왜냐 하면 몸은 금강과 같고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몸과 마음을 파괴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이런 뜻으로 보살은 5음이 모든 선하지 못한 법을 성취함을 보고 두려운 생각을 내어 8성도를 닦나니, 마치 저 사람이 네 마리 독사와 다섯 전다라를 두려워하여 강을 건너가고 머물러 있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거짓 친근한 척하는 것은 탐애(貪愛)라 하느니라. 보살은 탐애의 번뇌를 원수같이 생각하나니, 만일 실정을 알면 어찌할 수 없거니와 만일 알지 못하면 반드시 해를 받느니라. 탐애도 그러하여 만일 그 성품을 알면 중생으로 하여금 생사의 고통에서 헤매게 하지 못하거니와, 그렇지 아니하면 여섯 갈래로 헤매면서 모든 고통을 받게 되느니라. 왜냐 하면 탐애의 병을 버리기 어려움이, 마치 친한 척하는 원수를 멀리 떠나기 어려움과 같기 때문이니라.

 

친한 척하는 원수는 항상 짬을 엿보아서, 사랑하는 것은 이별하게 하고, 미워하는 것은 모이게 하나니, 탐애도 그와 같아서 사람으로 하여금 온갖 선한 법은 멀리 여의게 하고 모든 선하지 못한 법을 가까이하게 하느니라. 이러한 이치로 보살마하살이 탐애를 보기를 원수가 거짓 친한 척함과 같이 하나니,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는 연고니라. 마치 범부가 생사의 허물을 보는 것 같아서, 비록 지혜가 있으나 어리석음이 가리운 탓으로 다시는 보지 못하나니, 성문과 연각도 그와 같아서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느니라.

 

그 까닭을 말하면 탐애하는 마음을 인한 탓이니, 왜냐 하면 생사의 허물을 보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빨리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

 

                                                                                                                      [507 / 10007]

니라. 그런 뜻으로 보살마하살은 탐애의 번뇌를 친한 척하는 원수와 같이 보느니라.

 

어떤 것을 이름하여 원수가 친한 척하는 것이라 하는가. 원수는 참이 아닌 것을 참인 듯이 나타내고 친근하지 못한 것을 친근한 듯이 나타내고 실로는 선하지 아니한 것을 선한 듯이 나타내며, 사랑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듯이 나타내나니, 왜냐 하면 항상 사람의 짬을 엿보아 해치려는 까닭이니라. 탐애도 그와 같아서 항상 중생을 위하여 참이 아닌 것을 참인 듯 꾸미고, 친근하지 아니한 것을 친근한 듯이 꾸미며, 선하지 아니한 것을 선한 듯이 꾸미고사랑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듯이 꾸미어서, 모든 중생들을 속여 생사에 바퀴돌 듯하게 하나니, 이러한 뜻으로 보살이 탐애를 보기를 원수가 친한 척하는 것과 같이 하느니라.

 

원수가 친한 척하는 것은, 몸과 입만 보고 마음을 보지 못하므로 능히 속이나니, 탐애도 그러하여 다만 허황할 뿐이요, 실상은 얻을 수 없으므로 모든 중생들을 의혹케 하느니라. 원수가 친한 척하는 것은 처음도 있고 나중도 있어 멀리 떠나 보낼 수도 있거니와, 탐애는 그렇지 아니하여 처음도 없고 나중도 없으므로 멀리 여의기 어려우니라. 원수가 친한 척함은 멀면 깨닫기 어렵고 가까우면 알기 쉽거니와, 탐애는 그렇지 아니하여 가까워도 알기 어렵거든하물며 멀면 알까보냐.

 

이런 이치로 보살이 탐애를 볼 때에 친한 척하는 원수보다는 지나치게 하느니라. 모든 중생들은 탐애하는 번뇌의 탓으로 대열반을 멀리하고 생사를 가까이하여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멀리하고, 무상하고 괴롭고 내가 없고 부정함을 가까이하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여러 가지 경전에서 세 가지 때[三垢]라고 말하였으니, 현재의 일에는 무명 때문에 허물을 보지 못하여 여의지 못하거니와, 탐애의 원수가 친한 척하는 것으로는 마침내 지혜 있는 사람은 해치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은 탐애를 보고 두려움을 내어 8성도를 닦나니, 마치 저 사람이 네 마리 독사와 다섯 전다라와 친한 척하는 이를 무서워하여 달아나고 돌아오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빈 마을이라 함은, 곧 안으로 여섯 군데 받아들이는 것[內六入]이니 보살마하살이 이 6()이 비어서 아무것도 없음을 보되, 빈 마을과 같이 여기

 

                                                                                                                       [508 / 10007]

는 것은, 마치 저 무서워하는 사람이 마을에 들어갔지만, 한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독이나 뒤주 따위를 살펴보았으나 한 물건도 찾지 못함과 같으니라.

 

보살도 그와 같아서, 6입을 관찰하였으나 비어서 아무것도 없고, 중생이나 한 물건도 실다운 것이 없으므로, 보살이 안의 6입이 비어서 아무것도 없음을 보되, 빈 마을과 같이 하느니라. 선남자여, 저 빈 마을을 도둑들이 멀리서 보고는 비었다는 생각을 내지 않나니, 범부들도 그러하여, 6입의 마을에 대하여 비었다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 비었다고 생각하지 못하므로 생사에서 바퀴돌 듯하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느니라.

 

선남자여, 도둑들이 마을에 들어가고는 빈 줄을 알 듯이, 보살도 그러하여 이 6입을 보고 비었다는 생각을 내며, 비었다고 생각하므로 생사에서 바퀴돌 듯하는 고통을 받지 아니하며, 보살마하살은 이 여섯 군데에 뒤바뀌지 아니하나니, 뒤바뀌지 아니하므로 다시 생사에서 바퀴돌 듯하지 아니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마치 도둑들이 빈 마을에 들어가서는 편안한 것같이 번뇌의 도둑도 그러하여 이 6입에 들어가면 안락하게 되는 것이며, 도둑이 빈 마을에 머무를 적에 두려운 마음이 없듯이, 번뇌의 도둑도 그러하여 6입에 머물면 두려움이 없느니라.

 

저 빈 마을에는 사자나 호랑이, 이리 따위의 영악한 짐승들이 사는 것처럼, 안의 6입도 그와 같아서, 온갖 나쁜 번뇌 짐승들이 머무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6입을 보되, 비어서 아무것도 없고, 순전히 선하지 못한 것들만이 머무는 데라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안의 6입이 비어서 아무것도 없음을 볼 때에, 빈 마을처럼 생각함은 무슨 까닭인가. 그것이 허황하여 참되지 못한 연고며, 아무것도 없는 데를 있다고 생각하는 연고며, 즐거울 것이 없음을 즐겁다고 생각하는 연고며, 사람이 없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는 연고니라. 안의 6입도 역시 그러하여, 아무것도 없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며, 즐거울 것이 없는 것을 즐겁다고 생각하며, 사람이 없는 것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거니와 지혜 있는 사람만이 분명히 알고 실지를 얻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여, 빈 마을은 어떤 때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6입은 그렇지 아니하여 한결같이 사람이 없나니, 왜냐 하면 성질이 항상 공한 까닭이니라. 지혜 있는 이가 알 것이요, 눈으로 볼 것이

 

                                                                                                                       [509 / 10007]

아니므로, 보살들은 안의 6입이 피해가 많음을 보고, 8성도를 닦아서 잠시도 쉬지 아니하나니, 마치 저 사람이 네 마리 독사와 다섯 전다라와 친한 척하는 사람과 여섯 도둑이 무서워서 바른 길로 달아나는 것과 같으니라.

 

여섯 도둑이란 것은 밖에 있는 여섯 티끌[外六塵]을 말함이니, 보살마하살이 이 6()을 여섯 도둑처럼 보는 것은 무슨 까닭이냐. 온갖 선한 법을 빼앗은 연고니라. 여섯 도둑이 모든 사람의 재물을 빼앗듯이, 6진의 도둑도 그와 같아서, 온갖 중생의 선한 재물을 빼앗느니라.

 

마치 여섯 도둑이 사람의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있는 것은 좋건 나쁘건 모두 빼앗아 큰 부자라도 금시에 가난뱅이가 되게 하나니, 6진의 도둑도 그와 같아서, 사람의 근()에 들어가면 모든 선한 법을 빼앗으며, 선한 법이 다 없어지면, 가난하고 외로운 일천제(一闡提)가 되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6진을 보기를 여섯 도둑과 같이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여섯 도둑이 남의 재물을 빼앗으려 할 때에는 안에 있는 사람과 결탁하여야 하나니, 만일 안에 있는 사람이 없으면 문득 중도에 물러가느니라. 6진의 도둑도 그와 같아서, 선한 법을 빼앗으려면 안에 있는 중생의 지견인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여[] 공하지 않다는 모양을 연결하여야 하나니, 안에 만일 이런 모양이 없으면 6진의 나쁜 도둑이 모든 선한 법을 빼앗지 못하느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안에 이런 모양이 없거니와, 범부에게는 있으므로 6진이 항상 와서 선한 법을 침노하는 것이며, 잘 수호하지 못하고 빼앗음을 받게 되느니라.

 

수호하는 것은 지혜라 하나니, 지혜 있는 사람은 잘 방비하고 수호하여서 빼앗음을 받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6진을 보기를 여섯 도둑과 같이 하여 차별이 없느니라.

 

또 선남자여, 여섯 도둑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시끄럽게 하듯이, 6진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몸과 마음을 항상 괴롭게 하느니라. 여섯 도둑은 사람의 현재 있는 재물만 빼앗거니와, 6진의 도둑은 중생들의 삼세의 선한 재물을 빼앗느니라. 여섯 도둑은 밤에는 즐거워하나니, 6진의 도둑도 그러하여 무명의 어두운 밤에는 즐거워하느니라. 여섯 도둑은 임금의 법으로만 막을 수 있듯이, 6진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이나 보살들만이 막을 수 있느니라.

 

여섯 도둑이 재물을 빼앗을 때에는 단정한 가문이나 총명한 철인이나 많이 아는

 

                                                                                                                       [510 / 10007]

박사나 부유하고 빈천한 이를 가리지 아니하듯이, 6진의 도둑도 그와 같아서, 선한 법을 빼앗을 때에는 단정하거나 내지 빈천한 이를 가리지 않느니라. 여섯 도둑은 비록 왕의 법률로 그들의 손과 발을 끊을 수 있으나, 그들의 마음을 쉬게 할 수는 없나니, 6진의 도둑도 그와 같아서, 수다원이나 사다함이나 아나함들이 그 손과 발을 끊을 수는 있으나, 선한 법을 빼앗지 못하게는 할 수 없느니라. 용맹한 사람은 여섯 도둑을 굴복시킬 수 있듯이, 부처님과 보살들은 6진의 도둑을 꺾어 굴복시키느니라.

 

마치 사람이 문벌이 흥왕하고 종족이 많으면 여섯 도둑의 빼앗음을 받지 아니할 수 있듯이, 중생들도 그러하여 선지식이 있으면 6진의 도둑의 빼앗음을 받지 않느니라. 여섯 도둑은 사람의 물건을 보고서야 훔치지만, 6진은 그렇지 아니하여 보거나 알거나 듣거나 맡거나 부딪치고 지각하는 것을 모두 빼앗느니라. 여섯 도둑은 욕계 사람의 재물만을 빼앗고, 색계나 무색계의 것은 빼앗지 못하거니와, 6진의 도둑은 그렇지 아니하여, 삼계의 온갖 선한 보배를 모두 빼앗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6진을 관찰할 때에 여섯 도둑보다 지나치게 하며, 그렇게 관찰하고는 8성도를 닦아서 바로 가고 돌아오지 아니하나니, 마치 저 사람이 네 마리 독사와 다섯 전다라와 친한 척하는 사람과 여섯 도둑을 무서워하여 빈 마을을 버리고 달아나는 것과 같으니라.

 

길에서 강을 만났다 함은 번뇌를 말함이니, 어찌하여 보살이 번뇌 보기를 큰 강과 같이 하느냐. 물살이 급한 강물이 향상(香象)을 떠내려 보내듯이, 번뇌의 강물도 그러하여 연각도 떠내려 보내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번뇌 보기를 물살 급한 강물과 같이 하느니라.

 

깊어서 바닥을 알 수 없으므로 강이라 하고, 넓어서 가[]를 알 수 없으므로 크다 하며, 그 속에 나쁜 고기들이 많이 있나니, 번뇌의 강도 그러하여 부처님이나 보살들만이 바닥을 얻을 수 있으므로 깊다 하고, 부처님이나 보살들만이 가를 얻을 수 있으므로 크다 하고, 모든 어리석은 중생을 해치므로 나쁜 고기라 이름한다.

 

그러므로 보살이 번뇌 보기를 큰 강물처럼 하느니라. 마치 강물이 온갖 초목을 자라게 하듯이, 번뇌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25()를 자라게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번뇌 보기를 큰 강과 같이 하느니라 마치 사람이 강물에 빠지면 부끄러움이 없듯이, 중생도 그러하여 번뇌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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