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달리기)

풀코스 완주(중앙국제마라톤대회)

근와(槿瓦) 2013. 11. 3. 15:53

방문객 여러분!

안녕하시죠?

오랜만에 마라톤 코너에 글을 올립니다.

 

올 3월초부터 시작해서 10월말까지 7개월. 정말 많이 달렸습니다.

물론 뛰는 도중 부상을 수차례 입어서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3주일

정도까지 쉬는 등, 나름대로 곡절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 멈출 수는 없었고 조금 지나면 회복되어 다시

연습에 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꾸욱 참아가면서 고통이 따르는

시간들을 견뎌내고 드디어 42.195km를 완주해 마무리 했습니다.

 

스타트 라인에 서서 염두해 두었던 것은 혹여 달리는 도중 발생할 수도

있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한 서서히 출발하자는 것이 첫째였고

두번째는 5km 지점의 음수대에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무릎 등에 대해서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여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쉬어봐야 맥시멈

30초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그리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누가 저를 잡아먹으려고 뒤쫓아 오는 것도 아니고 또한 과거처럼 sub-3나

3시간대 초반을 목표로 뛰는 것이 아니니 다소 여유로운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리하여 아래와 같은 기록으로 달려냈습니다.

 

3시간 31분 20초.(평균 속도 5.0분/km)

 

사실 9월초에 왼쪽 발목부분 아킬레스건 부위에 부상을 입어서 근 3주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속절없이 쉬었습니다. 부상의 원인은 언덕 훈련을

하면서 너무 지나친 속도를 내어 달렸기 때문인 것이었죠. 또한 속도를 내었던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경쟁심이 발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날이

일요일이었는지라 남산순환코스에 수십명의 마라톤매니아들이 달렸고 이에 

제 나름대로 경쟁심이 발동하기도 하고 조금 흥분하기도 한 것이었는지 조금

지나쳤었던 것이었죠. 그 이후 그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아예 주자들이

없는 시간대(새벽시간대)를 택하여 홀로 적막한 상태에서 연습에 연습을 가했

습니다.   

 

10월 초부터 월말까지 한 달. 이것이 저에게 남은 기간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10월 초 이전의 3주간을 쉬었으니 그동안

단련시켜온 근력들이 다 풀어져 버려 새로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으니

저의 마음이 어떠하였겠습니까?

 

하여 소위 제 나름 "特訓"이라고 할 수 있는 훈련연습계획을 짰습니다.

이전에는 하루 달리고 하루 쉬는 패턴이었는데, 이틀 달리고 하루 쉬는 패턴으로,

다리의 상태가 괜찮다면 3일 달리고 하루 쉬는 스케줄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계획을 짜면서 저 나름 고민은, 과연 이 몸이 그리고 과거 부상을 입었던

부위들이 견디어 내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죠. 그것도 하루 달릴 때마다 10km

이상의 거리였으니 고민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살살 달래가면서 아주 천천히(6.5~7분대/km) 뛰기 시작했음이었는지 아니면

불보살님들의 보살핌이 있으셨는지 상당 과한 훈련량이었음에도 부상은 없었고

장거리주도 소화를 해냈습니다. 장거리주는 대회 3주전에 28km를 달렸고, 2주전에는

24km를 달렸습니다.

왜 3주전부터 장거리주를 달렸는가 하면 저는 과거 10여년 전에 마라톤을 할 당시

상당 기간에 걸쳐 달리면서 호기록을 낼 당시 갖고 있던 노하우에서 나온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통상 대회 4주전에 장거리주를 하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긴 합니다만

저는 저에게 맞는 방법이 있는 것이기에 그렇게 선택한 것이었죠.

그리고 3주전부터 평일에 하루 걸러 하루마다 18km를 소화해 냈습니다.

그렇게 달려낸 것을 집계하여 10월 한달 평균을 내보니 하루에 10km를 넘는 거리가

나오더군요. 이 수치의 거리는 10년 전에 달렸던 것보다 더 많은 수치였습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오로지 이 풀코스를 원만하게 마무리해야겠다라는 생각에 젖어

있다보니 피곤함도 잘 모르겠더군요. 그러하게 달리고 그러하게 대회에 임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58세에,

42.195km라는 풀코스를,

3시간 31분에 달렸다는 것이,

무려 6여차례의 부상을 입었던 것을 이겨냈다는 것이,

그리고 별다른 부상없이 마무리를 지었다는 것 말입니다.

 

향후 저의 마라톤에 대한 계획은 일년에 한번 정도의 풀코스 완주입니다.

대다수의 마라토너들은 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등 여러 대회에 참가해 일년에

수차례 풀코스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저는 이번 중앙마라톤을 완주하고 느낀 것은 

지금의 제 나이에 걸맞는 횟수는 일년에 한번 정도가 아닐까 판단을 내렸습니다.

사실 지금의 제 나이대에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풀코스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는 마라톤에 대해서만큼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같이 운동을 통해 단련된 정신과 육신을 올바른, 또한 바람직한 방향에 쓰고

이에 따른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에 노력을 가할 것입니다.

 

방문객 여러분!

더욱 튼튼한, 건전한, 그리고 요긴한 블로그가 되도록.....

우리네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확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말씀들을.....

실어낼 것을 오늘 재차 다짐합니다.

 

모쪼록 이 공간을 방문하여 졸필을 읽어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공부에 공부를 하시어 결정코 불보살의 경지에 입문하시옵소서!

제가 바라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근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