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촬요

미혹한 만행은 윤회를 면치 못함

근와(槿瓦) 2013. 11. 1. 00:07

미혹한 만행은 윤회를 면치 못함(迷心萬行未免輪廻)

 

어떤 이가 물었다.

"만일 견성(見性)은 못했더라도 염불하고 경 읽고 계행을 지키고 보시하고 정진해서 널리 복을 닦으면 부처를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이렇게 답하였다.

"못하느니라."

어떤 이가 물었다.

"어찌하여 못합니까?"

이렇게 답하였다.

"조그만치라고 얻을 법이 있으면 이는 유위의 법이며, 인과(因果)의 법이며, 과보를 받는 법이다. 윤회하는 법이라 생사를 면치 못하거늘 언제 부처를 이루리요? 부처를 이루려면 성품을 보아야 한다. 성품을 보지 못하면 인과 등의 말이 모두가 외도의 법이다. 만일 부처라면 외도의 법을 익히지 않나니, 부처란 업(業)도 없는 사람이며, 인과도 없는 지위이니 조그만큼의 법이라도 얻을 것이 있다면 모두가 부처를 비방하는 짓으로 어떻게 부처를 이루리요.

 

조금의 마음, 기능, 견해, 소견에라도 집착해 있다면 부처는 모두 허용치 않는다. 부처는 지키고 범함이 없어 심성(心性)이 본래 공하고, 또 더럽거나 깨끗한 법도 아닌지라 닦을 것도 증득할 것도 없으며 원인도 결과도 없다. 부처는 계도 지키지도 않으며, 부처는 계를 범하지도 않으며, 부처는 선을 닦지도 않으며, 부처는 악을 짓지도 않으며, 부처는 정진을 하지도 않으며, 부처는 게으르지도 않나니, 부처는 이런 만듬이 없는 사람이므로 집착하는 마음이 있기만 하면 부처는 이를 허락치 않느니라."

 

출전 : 선문촬요(달마혈맥론)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