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대집경

대집경(57)-570

근와(槿瓦) 2015. 12. 9. 19:54

대집경(57)-57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561 / 1773]

선남자야, 너의 말과 같이 그렇고 그렇다. 이 허공장보살은 한 글귀의 이치를 연설할지라도 한 겁이나 한 겁이 모자라는 동안에 다할 수 없음을 말하고 그 변재 또한 끊임이 없나니, 허공장보살은 이러한 한량없고 그지없고 헤아릴 수 없고 다함이 없는 변재를 지녔느니라.”

 

그때 보수보살이 손으로써 묘보장엄당(妙寶莊嚴幢)을 두루 덮고, 그의 손 속에서 한량없는 꽃 · 향 · 영락(瓔珞)과 가루 향 · 바르는 향 · 의복 따위의 몸을 장엄하는 거리와 여러 깃발[幢幡]과 묘한 일산을 내어서 이러한 훌륭하고 묘한 공양 거리를 뿌려, 여래와 허공장보살을 공양하고, 위 공중에서 백천의 음악이 울리지 않아도 스스로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 속에서 여러 묘한 게송을 내어 여래를 찬탄하였다.

 

지니고 펴는 그 공덕 백 가지 복을 갖추어

높은 뜻으로 조복하신 생각 흔들리지 않고

사문의 현사를 천인(天人)으로 강림하매

10()의 불제자 시방에 나타나네.

큰 위덕을 일컫는 자재로운 세존

두려워하는 자 항복 받고 어둠을 제거하고

표류하는 천인들을 제도하여

나쁜 길을 닫고 청량하게 하오며

성스럽고 높은 말씀 미묘한 음성

그릇됨 없고 편안하고 고요하시어

삼계에 견줄 이 없고 세 가지 번뇌[] 없으시매

시방에서 하신 말씀 중생의 즐거움 베푸셨네.

견고한 뜻 고요함을 즐겨

가장 뛰어난

10()으로 다른 힘 항복 받고

 

                                                                                                                      [562 / 1773]

아첨[諂曲]을 버리고는 단 이슬 얻으며

번뇌[塵累]가 없어 중생을 돌아가 우러르네.

세존은 중생들과 함께하여도 흔들리지 않고

그리고도 시방의 중생을 교호하며

중생의 행에 따라 수순하오매

불자들 또한 이 행을 즐거이 닦네.

햇빛은 걸림 없이 널리 비추어

뭇 꽃을 피게 하는 것처럼

부처님 지혜 광명 길이 비추니

모든 불자의 깨달음 그와 같으며,

걸림 없는 바람, 흔들리지 않는 산과 같고

깨끗하기는 허공, 밝음은 해와 같아

불자도 광명 놓아 단 이슬 뿌리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과 불자에게 경례합니다.

대천(大千)의 바닷물도 헤아릴 수 있고

시방의 허공도 건널 수 있고

중생의 마음도 같게 할 수 있지만

세존의 공덕은 다할 수 없으리다.

 

                                                                                                                       [563 / 1773]

대방등대집경 제18

북량 천축 담무참 한역

이진영 번역

 

8. 허공장보살품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때마침 마왕 파순(波旬)이 네 가지 군사를 장엄하여 부처님 계신 곳에 나오는데 장자(長者)의 모양으로 변화하여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 편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여러 대사는 능히 이같이 헤아릴 수 없는 갖가지의 신변(神變)을 성취하고 또 헤아릴 수 없는 장엄한 일을 나타내 보였나이다. 미래세상의 중생들 가운데 몇 사람이나 이 헤아릴 수 없는 신변을 듣고 깨달아서 결코 의심하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상의 중생들 중에 한 · 둘 소수의 사람이 헤아릴 수 없는 신변의 경전을 들을 것이며, 듣고서 믿고 이해[信解]하는 자는 적으리라.

 

파순아, 마치 한 개의 털()을 쪼개어 백분으로 만들고 그 백분 중의 한 분으로써 큰 바다에서 한 방울의 물을 취()한다고 하면, 네 생각에는 취한 물이 많겠느냐, 바다에 있는 물이 많겠느냐?”

세존이시여, 취한 것은 아주 적고 바다에 있는 것이 매우 많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바다에서 취한 물이 매우 적은 것처럼, 중생들이 이 헤아릴 수 없는 신변의 경전을 듣고서 믿고 이해할 수 있는 자가 적음도 그러하고, 큰 바다에 있는 물이 매우 많은 것처럼, 헤아릴 수 없는 신변의 경전을 믿고 이해하지 못

 

                                                                                                                       [564 / 1773]

하는 자가 많음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파순아, 만약에 어떤 사람이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겁에서 날마다 삼천대천세계 안에 가득한 보배로써 보시에 쓴다 하더라도, 선남자 · 선여인이 이 헤아릴 수 없는 신변의 경전을 듣고 믿고 이해할 수 있는 그들의 아주 많은 복만 못하리라. 왜냐하면, 파순아, 이 경전을 믿고 이해하는 자라면, 그 사람은 석가모니부처님을 친히 모시고 이 경전을 듣고 믿고 이해하여 의심이 없는 이라고 알지니, 그 까닭은 파순아, 만약에 선근을 심지 못한 중생으로서 이 세상에 믿고 이해하기 어려운 경전을 듣고 능히 믿고 이해한다는 그런 이치는 없느니라.

 

내가 열반한 뒤, 법이 사라지려고 할 적에 교만을 부리는 중생이 많아서, 저 중생들은 내가 말할 문자에 집착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제각기 경쟁하는 마음을 내어 법을 생각함을 버리고는 이끗[利養]과 명예, 의복과 음식을 위하여 행동하며, 스스로 얽매이고 속박됨으로써 세속의 갖은 사업이나 또는 세전(世典)과 문사(文辭)를 즐거이 논란하고 으뜸가는 진실한 이치를 배우지 않으며, 부처님의 위없는 도를 익히지 않고서 도리어 다른 사람들에게 이 같은 진실 미묘한 경전을 헐뜯고 비웃으며, 여러 부처님을 비방하여 한량없는 큰 고통 덩이[苦惱聚]를 쌓고 마신(魔神)과 여러 하늘들의 도움을 받나니, 저 사람은 이끗과 공경과 명예를 위하여 더욱 방일 오만하며, 오만하기 때문에 계율을 지닌 어진 비구가 이 경전을 받아 가지고 읽어 외우는 것을 보고서도 깔보고 미워하고 질투하여 함부로 비방하느니라.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현재세상에서 계율(戒律)을 헐뜯고 범하기 때문에, 그 중에는 살지 못할까 두려워하거나 혹은 남에게 부끄러워서 거짓으로 가사(袈娑)를 입는 자가 있고, 계율을 버리고서 환속(還俗)하는 자도 있나니 이러한 사람들은 몸뚱이가 무너지고 목숨이 다 되면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빠져 온갖 고뇌의 갚음을 받으리라.”

 

부처님께서 다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상에서 보살승(菩薩乘)을 구하는 어떤 중생이 있으되, 여러 인연에 집착하여 선근이 미천(微賤)하다든가, 새로이 도의(道意)를 발심하는데 다만 문자에 집착되어 이치를 분명히 알지 못하므로, 이러한 깊은 경전을 받아 가

 

                                                                                                                       [565 / 1773]

지고 읽어 외워 남을 위해 연설할 적에 다른 사람들에게 천대와 멸시를 당하고, 그 천대와 멸시를 당하기 때문에 문득 이 같은 깊은 경전을 버리고서 성문 · 벽지불에 해당한 경전을 읽어 외우며, 이끗과 명예의 갖은 필요한 것을 위해 얽매이게 되므로, 도로 이같이 진실하고도 깊은 경전을 비방하고 또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는 사람까지 경멸하며, 내지 눈으로 보려고도 하지 않고 항상 비열한 행동을 즐겨 보살 대승의 법을 잃어버리니, 이른바 순지(淳至)한 마음과 깊은 마음을 잃고, 마신(魔神)과 여러 하늘들이 이 같은 사람의 편(便)을 얻기 때문에, 부지런히 방편을 만들어 그 마음을 어지럽게 하여 이 같은 경전을 듣지 못하게 까지 하며, 설사 듣는다 하더라도 크게 비방만 하여 신심이 없다면, 이 사람은 또한 한량없는 죄 덩이[罪聚]를 쌓고 법을 깨뜨리는 무거운 업을 성취하고 길이 삼보를 여의어 부처님을 보거나 법을 듣거나 스님을 공양할 수 없으리라. 왜냐하면 파순아, 여래가 말씀하신 법을 속으로 의심을 내어 주저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마왕 파순이 자기의 허물이 있음을 깨닫고는 근심하고 두려워하면서 부처님 발에 나아가 절하고 한쪽편에 물러서 있었다.

 

이때 허공장보살이 파순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근심하고 초조하며, 떨고 겁내는 모습이 뜻을 잃어버린 사람과 같이 한쪽에 서 있는가?”

 

파순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같은 두려워해야 할 일을 말씀하심을 들었기 때문에 근심하고 겁내는 것이오. 마땅히 어떤 지옥에 빠질 터이니 누가 나를 구제하겠습니까. 내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과 계율 속에서 자주 한량없이 방해되는 일을 저질렀으므로 이것을 근심할 뿐이오.”

 

허공장보살이 말하였다.

파순이여, 부처님 법에는 죄를 벗어나는 법이 있으니 그대는 마땅히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서 성심껏 참회하여 다시는 그런 나쁜 일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그렇게 한다면 착한 이익을 얻고 헛되게 세월을 보내지 않을 것이오.”

 

그때 천마(天魔) 파순이 곧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아래 나아가 절하고,

 

                                                                                                                       [566 / 1773]

처님을 우러러 받들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부터 성심으로 참회하겠나이다. 과거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과 계율에 대하여 자주 한량없는 방해되는 일을 저질렀사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큰 자비심을 일으키시어 가엾이 여겨 이 참회를 받아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파순아. 너는 이제 네 자신이 저지른 여러 잘못을 깨달았으니, 가장 착하다 하겠노라. 이같이 허물과 조를 참회하는 자는 불법에 있어서 여래의 법장(法藏)을 넓히는 것이며, 여러 부처님도 그 사람의 허물 뉘우침을 받아들이느니라. 그러므로 너는 이제부터 다시 저지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현사(賢士)들이여, 너희들이 각각 마계(魔界)를 벗어나는 행법(行法)을 말함은 마왕 파순을 가엾이 여기는 때문이니라.”

 

그때 대중 가운데 금산왕(金山王)이란 보살이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안()의 경계를 방호(訪護)하는 이가 있다면 아직 마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며, 어떤 보살이 온갖 경계는 부처님 경계와 같다고 보고 부처님 경계는 바로 경계가 아닌 줄 안다면 이것은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고 하리이다.”

 

그때 보덕(寶德)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소굴(巢窟)을 의지하는 자가 있다면 이를 마계라 하며, 만약 어떤 보살이 소굴에 의지하지 않고서 일체 법은 모양을 얻는 것이 없다고 알며, 능히 중생들을 위해 소굴에 의지하는 법을 끊음을 말한다면 이는 보살이 마계를 벗어났다고 하리이다.”

 

보수(寶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나[]와 내 것[我所]을 취한다면 이를 마계라 하며, 어떤 보살이 나와 내 것을 취하지 않는다면 다툼이 없고 다툼이 없다면 심행(心行)도 없으리니, 하물며 마계가 있겠습니까. 이는 보살이 능히 모든 마계

 

                                                                                                                      [567 / 1773]

를 벗어났다 하리이다.”

 

무쟁용(無諍勇)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딪치거나 여읨이 있다면 다툼이 있고, 다투는 것이 있다면 마군이 기회를 얻을 것이며, 만약 부딪침이 없고 여읨이 없으면 스스로 다투지 않고 또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다투게 하지도 않으리니, 나 없음[無我]을 얻음으로써 고뇌의 행이 없는 자라야 능히 마계를 벗어날 것입니다.”

 

보사(寶思)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망령된 생각으로 분별함이 있다면 이는 번뇌요 번뇌하는 곳이 있으면 이는 마계이며, 만약에 어떤 보살이 일체 법은 상모(相貌)가 없는 것이라고 알고, 모든 번뇌에 망령된 생각이 없어서 안이나 바깥을 분별하지 않고, 온갖 망령된 생각으로 하는 분별을 끊는다면,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 하리이다.”

 

낙행(樂行)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즐겨하거나 즐겨하지 않음이 있다면 미움과 사랑이 있는 것이고, 미움과 사랑이 있다면 이는 마계이며, 만약에 어떤 보살이 미움과 사랑을 여의고 평등함을 행함으로써 모든 법에 두 가지 생각이 없어서, 헤아릴 수 없는 경계에 들어가게 된다면,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남이라 하리이다.”

 

이쟁(離諍)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계는 나[]로 말미암아 일어남이니 만약에 보살이 나란 것을 알고 나 없는 지혜[無我忍]을 얻어 곧 나의 청정함을 알며, 나의 청정함을 알기 때문에 일체 법의 청정함을 알고 일체 법의 청정함을 알기 때문에 모든 법 성품의 청정함이 허공 같음을 안다면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법자재(法自在)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번뇌의 법에 수순하여 애욕의 부림이 된다면, 마군은 곧 그의 방편을 얻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어떤 보살이 모든 법에서 가장 자재로움을 얻어 자연히 깨달으며, 그것으로써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게 되고 보리의 법에 끝까지 물러나지 않는다면,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568 / 1773]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산상격왕(山相擊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마음에 결함이 있다면 이는 마계인 것이니, 보살이 계율에 결함이 없고 마음에 결함이 없어서 온갖 공한 법의 행을 성취한다면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희견(喜見)보살이 아뢰었다.

만약에 부처님을 보지 못하고 법을 듣지 못한 이라면 마군은 그의 기회를 얻으리니, 보살이 항상 부처님을 보고서도 색과 모양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법을 듣고서도 문자에 집착하지 않으며, 법을 보는 것으로서 부처님 보는 것이라 하고 언설(言說)이 없음으로써 법을 듣게 된다면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제망(帝網)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믿거나 움직임이 있다면 이는 마계일 것이요, 보살이 정진에 잘 수순하여 일체 법의 마지막을 안다면 성취하는 모양()이 없기 때문에 믿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니,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덕명왕(德明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두 가지 법을 행한다면 마군은 그의 방편을 얻을 것입니다. 보살이 일체 법이 법 성품과 같음을 알아서 마계와 법성이 다르지 않다고 보며, 법성과 마계가 평등하여 두 가지 모양이 아닌 것을 안다면, 이는 보살이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향상(香象)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이 겁내고 약하여 깊은 법을 두려워하면, 마군은 그의 틈을 노리나, 용건(勇健)한 보살이 삼해탈문을 잘 통달하여 깊은 법에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현전에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을 증득하여 안다면, 이는 보살이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미륵(彌勒)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치 바다의 물은 한 맛으로 짠 것처럼 부처님 법 바다도 그와 같아서 이른바 해탈의 맛이나 이욕(離欲)의 맛이 다 동일한 벗 맛이니,

 

                                                                                                                        [569 / 1773]

약에 보살이 한 맛의 법을 잘 안다면,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허공장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치 허공은 끝까지 때[]가 없고 끝까지 밝고 깨끗하여 온갖 연기와 티끌, 구름과 안개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그러합니다. 마음이 허공과 같아 일체 법 성품이 항상 청정함을 알며 또 객진번뇌(客塵煩惱)의 간섭이나 방해가 되지 않고 반야바라밀의 저 언덕에 건너 모든 어둠을 여의게 되고 일체 법에 지혜의 광명을 얻나니, 이는 보살이 능히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문수사리법왕(文殊師利法王子)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언어(言語)가 있다면 막히거나 걸림이 있고, 막힘과 걸림이 있다면 이는 마계일 것이며, 법은 온갖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면, 곧 막힘과 걸림이 없을 것입니다. 어째서 법은 설할 수 없다 하느냐 하면 이른바 으뜸 되는 이치이니, 으뜸 되는 이치 속에는 문자와 뜻도 없는지라 만약에 보살이 능히 으뜸 되는 참 이치를 행하여 일체 법에 다 행하는 것이 없다면, 이는 보살이 마계를 벗어났다 할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마계를 벗어나는 것 말함을 들었느냐?”

 

파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들었나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만약에 이러한 법을 행하는 이가 있다면 어떠한 마군이라도 어쩔 수 없을 것이며, 모든 마군이 법 행하는 사람에게 마의 일[魔事]을 일으키려고 할지라도 끝내 힘을 쓸 수가 없고, 다시 한량없는 죄 덩이[罪聚]를 성취하리라. 이르므로 파순아, 너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야 하고 이같이 마계를 벗어나는 법을 마땅히 굳게 가져 받들어 행할 것이며, 네가 만약 이렇게 행한다면 온갖 마군 나라의 경계를 벗어나리라.

 

파순아, 마치 백천 년의 때 기름[垢膩]도 하루에 씻어서 깨끗하게 하는 것처럼, 이같이 백천 겁 동안에 쌓은 모든 나쁜 업도 불법의 힘으로 잘 수순하

 

                                                                                                                      [570 / 1773]

고 생각한다면 한때에 다 소멸시킬 수 있느니라. 파순아, 마치 마른 풀을 수미산처럼 높이 쌓았더라도 작은 불을 던짐으로써 다 타버리는 것처럼 이 같은 조그마한 지혜의 힘으로 한량없는 어둠의 덩이[]를 없애버릴 수 있느니라. 왜냐하면 파순아, 지혜의 눈은 용맹스럽고 무명의 힘은 미약하기 때문이니라.”

 

때에 파순은 곧 대자(大慈)하신 세존께서 이제 나를 가엾이 여기시어 나에게 보리심의 법을 말씀하여 주셨으니 나는 이제부터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마땅히 조그마한 선근이라도 심으리라고 생각하였다.

 

이제 파순은 84천의 가장 묘한 보배 일산과 한량없는 꽃목걸이 · 영락과 가루 향 · 바르는 향을 조화로 만들고는 자기의 권속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 출세하심은 매우 어려운 일이니, 그대들은 공양하기 위하여 다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야 하리라.”

 

그때 마천(魔天)의 권속 중에 84천의 대중과 마왕 파순이 있었는데, 각각 묘한 보배 일산과 한량없는 꽃 · 향 · 영락과 가루 향 · 바르는 향을 가지고 함께 세존이 계신 곳에 와서 공양을 베풀고는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는데, 나머지 마군의 권속으로서 보리심을 내지 못한 자들은 서로 흉보고 비웃으면서 말하였다.

 

희유한 일이다. 파순이 이제 사문 구담 앞에서 거짓으로 믿는 모양을 나타내어 지극히 친한 것처럼 행동하는구나, 그 까닭은 파순이 아마 사문 구담에게서 주문이나 요술과 방술을 배우려고 하기 때문에 면전에서 칭찬을 나타낼 뿐이리라.”

 

그때 마왕의 아들 추면(醜面)과 나머지 아들들이 다 신심이 없어서 제각기 이런 말을 하였다.

가령 사문 구담이 모든 방술로써 마왕을 회전(廻轉)시킨다 하더라도 우리들은 함께 온갖 방편을 베풀어 이러한 경전을 유포하지 못하게 하며, 설사 유포하게 하더라도 또한 돕는 사람이 적게 할 것이고, 믿고 받아서 행하는 자도 아주 적게 하며,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천대와 멸시를 받게 하고, 언제나 변두리 지방에 밀어내어 나라 복판에서는 선교치 못하게 하며, 오직 위덕(威德)이 없는 가난한 중생들만을 듣게 하고 항상 위덕이 있고 부유한 사람.......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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