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

불반니원경(8)-76(끝)

근와(槿瓦) 2015. 12. 2. 19:37

불반니원경(8)-76(끝)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71 / 76] 쪽

구이왕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스스로 이곳에 오셨으니 내가 마땅히 공양하겠습니다. 멀리서 여러분이 수고하셨으나 사리만은 나누어 줄 수가 없습니다."

 

적택국(赤澤國)의 여러 석씨(釋氏)들도 또 네 가지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말하였다.

"들으니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열반하셨다 하니 그 분은 석가 종족의 성웅(聖雄)이십니다. 우리의 친족에서 나셨으니 실로 우리의 모든 어버이입니다. 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와서 청하건대, 사리를 나누어 가지고 돌아가서 탑묘를 세워 봉안하고자 합니다."

 

구이국 왕은 처음과 같이 대답하고 나누어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갈국(摩竭國) 아사세왕(阿闍世王)도 또 네 가지 군사를 거느리고 물을 건너 나루에 와서 범지 모궐(毛蹶)을 시켜 들어가게 하여 소식을 묻고 은근히 말하였다.

"우리는 본래 지난날 믿는 마음으로 당신들과 우호하여 빼앗거나 다툰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부처님께서 여기에서 열반하셨으니 그 분은 삼계에서 높으신 분이며, 실로 우리의 하늘이십니다. 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와서 사리 나누어 주기를 청하니, 당신이 나에게 나누어 주면 나와 당신이 소유한 중보(重寶)를 끝까지 같이 보존할 것입니다."

 

구이국 왕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스스로 여기에 오셨으니 내가 마땅히 공양할 것이로다. 너의 대왕에게 아뢰되 '사리를 나누어 줄 수 없다'고 하라."

 

이에 모궐은 여러 사람들을 모아 놓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제 저마다 사람을 뽑아서

멀리 찾아와 머리를 조아리고

겸손히 나눠 주기를 구하였으니

만일 나에게 주지 않으면

손들어 신호하여 군사 움직이리니

네 가지 병사들이 여기 있도다.

 

                                                                                                                              [72 / 76] 쪽

의리의 이 말을 듣지 않으면

반드시 목숨 걸고 겨루리라.

 

구이국 사람들이 또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멀리서 그대들이 수고롭게

욕되고 비굴하게 절하여도

부처님 남겨 두신 이 사리는

감히 허락하지 못하겠노라.

만일에 무리들을 움직인다면

내게도 이 또한 모두 있노라.

다 같이 명령하여 겨루어 보자.

그런 것 두렵지 않노라.

 

범지 모궐은 여러 사람들을 달랠 심산으로 말하였다.

"그대들이 일찍이 부처님의 엄하신 가르침을 받아서 날마다 법언(法言)을 외우고 마음으로 인화(仁化)에 감복하여 언제나 온갖 중생을 편안하게 하려고 생각하였고, 또 부처님께서 크게 사랑하시므로 몸을 불살라 사리를 남긴 것은 널리 천하를 도우려고 하신 것이니, 어찌 근본 은혜의 뜻을 저버리려고 합니까? 사리가 여기 있으니 서로 나누어 갖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여러 대중들은 감복하여 훌륭하다고 하고, 함께 사리 앞에 나아가 절하고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리고 모궐에게 사리를 나누도록 하였다. 이에 모궐은 한 섬들이 밀봉된 한 항아리를 가지고 나누어 8등분으로 갈라놓았다.

 

그리고 나서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미 부처님을 공경하고 또한 여러분의 뜻을 가상히 여기니, 사리 담았던 항아리를 얻어 가지고 돌아가서 탑묘를 쌓으려고 합니다."

 

그 때에 대중들이 모두 말하였다.

"매우 슬기로운 일이다. 이것은 때를 아는 처사다."

 

곧 모두가 가져가기를 허락하였다.

 

                                                                                                                             [73 / 76] 쪽

또 온위(溫違)라는 범지가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간절히 좋은 뜻을 사모하나니, 땅에 있는 타고 남은 숯을 얻어 가지고 돌아가서 탑묘를 세우고자 합니다."

 

모두가 그것을 주라고 말하였다.

 

뒤에 유형국(有衡國)의 외도 도사(道士)도 와서 땅에 남은 재를 구하여 얻었다.

 

그 때에 여덟 나라가 부처님의 사리를 여덟으로 나누어 얻어 가지고 각기 돌아가 탑을 세우고 모두 매우 아름답게 장엄하였다. 범지 모궐과 종읍도인(種邑道人) 대온위(大溫違)는 비분읍(俾賁邑)으로 돌아갔고, 유형국 도사는 땅에 남은 재를 얻어 가지고 돌아가서 모두 탑묘를 세웠다. 여덟으로 나눈 사리는 여덟 개의 탑이 되었고, 아홉 번째는 항아리 탑[甖塔]이요, 열 번째는 숯 탑[炭塔]이요, 열한 번째는 재 탑(灰塔)이었다.

 

부처님께서 4월 8일에 태어나셨고, 4월 8일에 집을 버리고 떠나셨으며, 또 4월 8일에 불도(佛道)를 얻으셨고, 4월 8일에 열반[般泥洹]에 드셨으니, 모두 불성(佛星)이 나올 때였다. 이 때에 온갖 풀이 꽃 피고 수목도 무성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으니 천하에 광명이 없어졌으므로 시방의 모든 천신(天神)들이 모두 부처님께 귀의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미 사리를 나누고, 또 먼 곳의 여러 네 무리[輩] 제자들이 아직 다 듣지 못하였기 때문에 90일을 머물렀다가 탑묘를 세웠다. 다른 나라에서는 임금 · 귀족 · 백성 · 집안 권속 · 노비들이 모두 90일 동안 재계(齋戒)하였다. 먼 곳에 있던 네 무리 제자들이 다 구이성에 모여 함께 아난에게 물었다.

"어디다 탑을 세울 것입니까?"

 

아난은 대답하였다.

"마땅히 성에서 40리쯤 되는 위치향(衛致鄕) 네거리 가운데 탑묘를 세울 것이다."

 

구이국의 호족들이 함께 벽돌을 만들었는데, 가로와 세로가 3척씩이었다. 이를 모아서 탑을 쌓았으니 높이와 가로와 세로가 모두 1장 5척이나 되었다.

 

황금 항아리에 사리를 담아 그 속에 안치하고 찰간대를 세워 법륜(法輪)을 표시하고 그 위에 비단 번을 달고 등 · 꽃 · 향과 음악 등으로 예배하고 공양하여 온 나라 백성이 모두 복을 지었다.

 

                                                                                                                              [74 / 76] 쪽

대가섭 · 아나율 등 여러 비구들이 모여 의논하였다.

"오늘의 탑묘 조성과 공양에 참여한 30만 대중과 여러 나라의 호성(豪姓) · 군신(群臣)들이 부처님 계신 때를 만나서 공순한 뜻으로 복을 지었으므로 마침내 모두 마땅히 제4천(도솔천)에 태어나서 미륵보살을 만나 해탈을 얻을 것입니다. 구이국 왕은 마땅히 제12 수음천(水音天)에 태어나서 미륵보살이 부처가 될 때에 내려와 부처를 위하여 정사(精舍)를 지을 것이니, 지금의 급고독원(給孤獨園)보다 훌륭할 것입니다."

 

아난은 대가섭에게 물었다.

"구이국 왕은 어찌하여 미륵불에게 응진(應眞)의 도(道)를 구하지 않습니까?"

 

대가섭이 대답하였다.

"이 왕은 나고 죽는 괴로움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고 죽는 괴로움을 싫어하지 않는 이는 응진(應眞)을 얻지 못합니다."

 

아난이 말하였다.

"나는 이미 몸이 괴롭고 세간을 떠나지 못함을 걱정하고 싫어하거늘 어찌하여 도를 얻지 못합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그대는 다만 계만 지니고 몸의 관법[身觀]을 행하지 않고, 앉아서 생사에 의지하여 먹고 살아갈 생각만 있으니, 나고 죽음의 행(行)이 쉬지 않기 때문입니다."

 

90일에 이르러서 대가섭과 아나율 등 여러 비구들이 모여 의논하였다.

"부처님의 12부경에 4아함이 있으니 아난이 부처님을 모신 지 오래되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모두 외우고 있으므로, 마땅히 그대로 써서 받도록 합시다. 그러나 아난이 아직 도를 얻지 못한 것은 아직도 탐착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 옛 일을 가져서 아난을 힐책하고 높은 자리를 마련하여 주고 세 번 오르고 세 번 내리게 합시다. 이와 같이 하면 성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리하여 모두 다 좋다고 말했다.

 

대중이 모여 좌정한 다음에 집사(執事) 비구가 아난을 쫓아내었다. 그리고 나서 조금 있다가 들어오라고 청하였다. 아난이 들어와서 대중 스님들에게

 

                                                                                                                             [75 / 76] 쪽

예를 올리되 도를 얻지 못한 이는 모두 일어나게 하였다. 집사 비구가 아난을 중앙의 높은 자리에 앉게 하니, 아난은 사양하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아난의 자리가 아닙니다."

 

그러자 여러 비구들은 말하였다.

"부처님의 경을 위하여 그대를 높은 자리에 앉게 하는 것이니, 묻고자 하는 것이 있다."

 

아난이 그 자리에 나갔다. 스님들은 물었다.

"너는 큰 잘못이 있는데 어찌 스스로 알지 못하는가? 옛적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염부제(閻浮提)가 즐겁도다' 하셨는데, 너는 어찌하여 대답하지 않았느냐?"

 

집사 비구가 아난에게 명하여 자리에서 내려오게 했다. 아난은 곧 자리에서 내려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자유 자재하지 못하시고 나의 말을 기다려야만 됩니까?"

 

그러자 여러 스님들은 잠잠하였다.

 

집사 비구가 또 아난으로 하여금 자리에 오르게 하고 대중이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기를 '4신족을 얻은 이도 1겁 이상을 살 수 있느니라'고 하셨는데 그대는 왜 잠잠하였느냐?"

 

아난이 자리에서 내려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미륵보살이 장차 내려와서 부처가 된다'고 하셨으니, 처음으로 법에 들어온 이도 마땅히 그를 따라서 이룰 것이고, 설사 스스로 머무른들 미륵보살이 어찌할 것입니까?"

 

대중은 또 아무 말이 없이 잠자코 있었다. 아난은 마음속으로 약간 두려워하였다.

 

비구들이 말하였다.

"현자는 마땅히 법의 뜻대로 갖추어서 부처님의 경을 말해 보아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리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자리에 오르고 아난이 최후에 올랐을 때 말하였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그러자 자리에 있던 도를 아직 얻지 못한 이들이 모두 울면서 말하였다.

 

                                                                                                                              [76 / 76] 쪽

"부처님께서 저와 같이 경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어찌하여 그렇게 빨리 열반하셨단 말인가?"

 

대가섭이 곧 대중 가운데서 40분의 응진(應眞)을 가리어 아난으로부터 4아함을 받게 하였으니, 첫째는 중아함(中阿含)이고, 둘째는 장아함(長阿含)이며, 셋째는 증일아함(增一阿含)이고, 넷째는 잡아함(雜阿含)이었다.

 

이 네 가지 글은 첫째는 탐욕과 음욕[貪婬]을 위하여 지은 것이요, 둘째는 기쁨과 성냄[喜怒]을 위하여 지은 것이며, 셋째는 어리석음[愚癡]을 위하여 지은 것이며, 넷째는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을 받들어 섬기지 않음을 위하여 지은 것이다.

 

4아함의 글은 각기 60필의 천에 써놓았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이 네 가지 경문을 베껴 마땅히 천하에 행해지도록 해야겠다." <끝>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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