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

불반니원경(5)-50

근와(槿瓦) 2015. 11. 26. 19:14

불반니원경(5)-5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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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나서 세 번 돌고는 떠나갔다.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복계가 가져온 황금으로 짜서 만든 담요를 가져오너라."

 

아난이 분부대로 곧 갖다 드리니 부처님께서는 받아서 몸에 두르셨다.

 

아난은 부처님의 빛나는 얼굴이 자연스럽고 태연하고 밝고 좋으며 자금색(紫金色)같이 뛰어난 것을 보고 길게 꿇어앉아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시고 있은 지 20여 년이 되었으나 오늘처럼 부처님의 얼굴이 빛나고 윤택하며 안색이 찬란한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그 뜻을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아난아, 두 가지 인연이 있어 내 얼굴빛이 찬란한 것이니라. 무엇이 두 가지 인연이냐 하면, 처음 밤에 내가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묘한 깨달음을 얻었을 때와 마지막 밤에 받은 나머지의 무위의 정[無爲之情]을 버리고 멸도(滅度)에 들 때이니라. 내가 오늘 밤중에 열반[般泥洹]에 들려고 하므로 얼굴빛이 찬란한 것이니라."

 

아난은 울면서 말하였다.

"어찌 그리 빠르십니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가심이 어찌 그리 빠르십니까?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희련하에 가자고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강가에 이르시어 옷을 입으신 채 물에 들어가셔서 두 손으로 옷을 걷어 치켜 올리시고, 몸소 목욕을 깨끗이 하시고는 물을 건너 저쪽 언덕에 가시어 옷을 정돈하시고 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침에 제자 순(淳)에게 가서 공양하고, 밤에는 열반에 들리라. 너는 순의 뜻을 풀어 주어라. 부처님께서 너의 공양을 받으시고는 곧 밤에 열반하신다고 하여라. 천하에 두 가지 만나기 어려운 것이 있으니, 만나서 직접 공양하는 이는 이미 의심하던 것과 두려운 것을 풀어 없애고, 또 정보(正報)가 있으리라. 무엇이 두 가지냐 하면, 첫째는 공양을 대접하여 그로 하여금 음식의 기력(氣力)으로써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부처가 되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공양을 대접하여 그로 하여금 음식의 기력으로써 그가 받은 나머지 무위(無爲)의 정을 버리고 열반에 들게 하는 것이니라. 이제 순(淳)이 부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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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하면 오래 살 수 있고 욕심이 없는 마음을 얻으며, 또 큰 부귀를 얻고 매우 귀함을 얻으며, 관속(官屬)을 얻고 마침내 천상에 태어날 것이니, 이러한 다섯 가지 복을 얻으리라고 순에게 말하여 근심하지 말고 기뻐하게 하여라.

 

또 '네가 한 번 부처님께 공양한 인연으로 많은 과보를 받을 것이다'고 하여라. 마땅히 알라. 반드시 부처를 공경해야 되며, 반드시 경법을 배워야 되며, 반드시 성중을 섬겨야 되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선() 비구는 성품이 패악하고 다급하며 욕하기를 좋아하고 말이 많으니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어찌하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하고 난 뒤에 선 비구를 위하여 범단벌(梵檀罰)을 하리니, 여러 대중들로 하여금 침묵을 지키게 하여 그와 말하지 말게 하라. 그러면 그는 부끄러움을 느껴 저절로 뉘우치게 될 것이니라."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명하여 침상을 펴게 하시면서 "나는 빨리 떠나야겠다"고 하셨다. 곧 침상이 펴지자 부처님께서는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무릎을 굽혀 다리를 포개고 누우셔서 부처님[至眞]의 바른 지혜의 도를 생각하셨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7각의(覺意)를 말하라고 하셨다. 아난이 말하였다.

 

"옛적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었습니다. 첫째는 지념(至念)의 각(覺)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둘째는 법해(法解)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셋째는 정진(精進)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넷째는 애희(愛喜)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다섯째는 일향(一向)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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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여섯째는 유정(惟定)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일곱째는 행호(行護)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미 7각의를 다 말하였으니 마땅히 정진할지니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능히 말한 것과 같이 마땅히 정진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난아, 힘써 행하는 이만이 도를 빨리 이룰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일어나 앉으시어 법의 뜻을 생각하셨다.

 

이 때에 어떤 비구가 게송을 읊었다.

 

감로의 법문이 부처님으로부터 나왔네.

저 제자의 연설을 들을지어다.

이것으로 후학들을 권하니

7각의를 현자에게 물을지어다.

부처님께서 출현하시어 나로 하여금

깨끗한 행동 하게 하고 결함 없앴네.

배울 적엔 마땅히 생각 바로 해

법을 좋아하여 정진에 들라.

한결같이 깨끗하게 정의(定意) 보호해

여법하게 앎으로 지혜 솟아나

병든 이들은 이것 들어서

망상을 깨닫고 삿됨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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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이가 법왕이 되기도 하며

도의 보배 여기서 솟아나리라.

저들도 오히려 법을 들으려 하는데

하물며 범부로서 안 들을쏘냐.

뛰어난 우두머리 제자들도

병문안 하고서 듣기 원하니

성인이나 철인(哲人)도 싫어하지 않거늘

보통 사람이 어찌 듣지 않으랴?

만일에 때를 놓쳐 법 못 들으면

다른 생각 일어나서 마음 어긋나

저런 이는 법을 좋아하지 않음이니

부처님께선 잡된 생각 없게 가르치셨네.

기뻐하는 사람은 언제나 법에

무위법을 위하여 심행(心行) 고요해

바른 데 머물러 듣는 생각 없으면

이것을 법 아는 각지(覺支)라 이름하네.

온갖 행이 없어지고 지혜 맑아서

3세의 높은 이께 귀의하리니

바라건대 인간 · 천상 모든 신들은

모두 다 큰 도의 참됨 배우네.

오늘 이제 성인께서 열반하신 뒤에

여러 제자, 그 가르침 서로 이어서

때때로 법의 말씀 강설하리니

바라건대 신골(神骨)까지 교화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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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라쌍수[蘇連雙樹] 사이에 승상(繩床)을 차려 놓고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하여라. 내가 밤중에 마땅히 열반에 들겠노라."

 

아난은 곧 분부대로 하고 돌아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다 준비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쌍수 아래로 가시어 승상에 나아가 오른쪽 옆으로 누우셨다. 아난은 승상 뒤에서 머리를 숙이고 울면서 목 메인 소리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렇게 빠른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심이여. 어찌하여 그렇게 빠른가,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구나. 나의 모든 동지들이 사방에서 부처님을 뵈려 하는데 그들은 절망하고 말 것이며, 또 다시는 뵙기도 어렵고 다시는 모시기도 어렵고 와서 뵙지 못하니, 모두 슬피 사모할 뿐이니 나의 마음을 어찌할까?"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물으셨다.

"아난은 무엇하고 있느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뒤에서 울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울지 말아라. 너는 내 시중을 들어 온 이래로 몸으로는 항상 자비를 행했고, 입으로도 또한 자비를 행하였으며, 마음으로도 항상 자비를 행했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안온함을 베풀었으며, 생각하는 것이 자세하고 침착하여 마음에 부처가 있었으니, 비록 지나간 과거 세상의 부처님 시자들이 제아무리 공양을 잘하였다 하더라도 너보다 나은 이가 없었으며, 또한 미래와 현재의 부처님 시자가 정성을 다하여 공양하더라도 너에게 미치지 못하리라. 왜냐 하면 너는 나의 뜻을 잘 알아서 꼭 해야 될 것은 알아서 하였으니, 만일 비구들이 나를 만나 보려 할 적에는 늘 때를 맞추어 하도록 하였으며, 혹은 비구니와 청신사(淸信士) · 청신녀(淸信女)들이 나를 보려고 할 적에도 언제나 때를 맞추어 하도록 하였고, 외도와 여러 범지와 거사들이 와서 만나기를 청할 때에도 언제나 때를 맞추어 하도록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가장 귀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네 가지의 미치기 어려운 자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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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이 있으니,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만일 그 속국(屬國)의 모든 찰제리왕들이 친히 와서 알현하면 성왕(聖王)이 기뻐하여 맞이하고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첫째의 덕이니라. 만일 도를 받드는 모든 바라문들이 친히 와서 알현하면 기뻐하여 맞이하고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둘째의 덕이니라. 만일 집에 있는 모든 거사들이 친히 와서 알현하면 기뻐하여 맞이하고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셋째의 덕이니라. 만일 저 세속[儒林]의 외도 무리가 직접 와서 알현하면 성왕이 문득 나타나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넷째의 덕이니라.

 

또 비구들아, 현자 아난도 네 가지의 아름답고 미치기 어려운 덕이 있으니, 네 가지가 무엇인가? 만일 모든 비구가 아난의 처소에 이르면 곧 기쁜 마음으로 맞아서 경법을 말하니, 다들 마음이 열리어 알고 즐겨 받들어 행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모든 비구니와 모든 청신사 · 청신녀가 아난의 처소에 이르면 곧 기쁜 마음으로 맞아서 경법을 말하니, 다들 마음이 열리어 알고 즐겨 받들어 행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이것이 첫 번째의 네 가지의 덕이니라.

 

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현자 아난이 모든 비구 · 비구니와 모든 청신사 · 청신녀를 위하여 경법을 말할 때에 마음이 단정하고 말이 올바르며 두 가지 뜻이 없어서 듣는 이들이 저절로 공손하고 엄숙하여 조용히 듣나니 그것은 고요하기 때문이며, 아난이 널리 알고 잃어버리는 것이 없으니 이것이 두 번째의 네 가지 덕이니라.

 

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만일 모든 비구 · 비구니 · 청신사 · 청신녀가 경과 법과 계율의 뜻을 잘 알지 못하여 아난에게 물으면 아난이 곧 분별하여 말하니, 모두 그 해석을 얻게 되고 나간 뒤에도 아난을 두고두고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느니라. 이것이 세 번째의 네 가지 덕이니라.

 

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부처가 말한 12부경(部經)을 현자 아난이 다 외우고 기억하며, 4무리[輩] 제자들을 위하여 말할 적에 꼭 들은 대로 하여 더하거나 줄이는 일이 없고, 또 게으름이 없으니 이것이 아난의 네 번째의 네 가지 덕으로서 미치기 어려운 것이니 세간에는 이런 것이 없느니라."

 

이 때에 화(化) 비구가 부처님 앞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여, 나의 앞을 막아서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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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셔온 지 25년이나 되었지만 이러한 비구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이 부처님 앞에 나타났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지금 나타난 비구는 약간의 겁(劫)에 대존천(大尊天)이 되어서 신비하고 묘한 도를 닦아 위덕(威德)이 있고 근심과 두려움이 이미 없어졌느니라. 나의 열반이 밤중에 있을 줄 알고 온 것이니, 지금부터 길이 부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아난이 여쭈었다.

"이 하늘만이 홀로 부처님께서 장차 열반하실 줄을 알았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구이성(拘夷城)으로부터 동 · 서 · 남 · 북의 길이와 너비 480리에 모든 하늘이 꽉 차서 빈틈이 없이 다 근심하고 탄식하여 소란스럽고 불안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열반이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느니라."

 

현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기서 가까운 거리에 문물대국(聞物大國) · 왕사대국(王舍大國) · 만라대국(滿羅大國) · 유야대국(維耶大國)이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나라에서 열반하지 않으시고, 어찌하여 이 좁고 누추하고 조그만 성에서 열반에 드시려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성이 좁고 누추하다고 말하지 말아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옛적에는 이 나라를 구나월(拘那越)이라 하였으니, 대왕의 도성이 길이가 480리였으며, 너비가 280리나 되어 장엄하고 아름답게 꾸민 것이 마치 그림 같았느니라. 성의 담이 일곱 겹이었고, 기반이 4층이나 되었으며, 높이가 8길, 꼭대기 너비가 3길이나 되었는데 모두 황금(黃金) · 백은(白銀) · 수정(水精) · 유리(琉璃)의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고, 기와와 성벽과 성가퀴는 아롱진 무늬로 조각하고 땅은 벽돌을 깔고, 백성의 가옥도 다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느니라. 길옆으로는 저절로 난 다린수(多鄰樹) 숲이 우거졌으니 나무도 네 가지 보배로 되었는데, 금 나무는 잎과 꽃과 열매가 모두 은으로 되었으며, 은 나무는 잎과 꽃과 열매가 금으로 되었고, 수정과 유리 나무도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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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았느니라. 미풍이 불어 나무가 흔들리면 늘 다섯 가지의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가 부드럽고도 슬픈 듯하여 5현금(絃琴)과 같았느니라. 나무 사이에는 목욕하는 못이 있었고, 못가에는 벽돌을 모아서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었느니라. 못 한복판에는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진 대(臺)가 있었으니, 대의 계단과 난간과 지붕 · 벽 · 평상 · 궤 등도 모두 네 가지 보배로 되었느니라. 못 가운데에 항상 여러 가지 종류의 연꽃이 있었으니, 푸른 연꽃 구발(漚鉢)과 자색 연꽃 구념(拘恬)과 노란 연꽃 문나(文那)와 붉은 연꽃 부용(芙蓉) 등이 사방으로 줄지어 피었고, 못가의 길에는 일곱 가지 기묘한 꽃들이 있었으니, 향기가 매우 좋았고 겨울과 여름에도 언제나 다섯 가지 빛이 있었느니라.

 

그리고 그 나라에는 항상 열두 가지의 소리가 들렸으니, 코끼리 소리 · 말 소리 · 소 소리 · 수레 소리 · 고둥 소리 · 종 소리 · 방울 소리 · 북 소리 · 춤 추는 소리 · 노래 소리와 모든 현악 소리, 인의(仁義)를 노래하는 소리와 부처님의 높은 행을 찬탄하는 소리였느니라.

 

그 때에 대쾌견(大快見)이라는 전륜성왕이 있었느니라. 4천하를 맡아서 정법으로써 다스리며, 저절로 7보가 갖추어져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이고, 둘째는 백상보(白象寶)이며, 셋째는 감마보(紺馬寶)이고, 넷째는 신주보(神珠寶)이며,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이고, 여섯째는 이가보(理家寶)이며, 일곱째는 성도보(聖導寶)였느니라.

 

왕에게는 네 가지의 신비한 덕이 있었으니, 동자가 되었을 때가 8만 4천 세요, 태자가 되었을 때가 8만 4천 세요, 전륜왕이 되어서가 8만 4천 세요, 왕위에서 물러나서 법의(法衣)를 입었을 때가 8만 4천 세이니, 수명이 33만 6천 세였느니라. 이것이 첫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그리고 왕이 날아다니며 4천하를 다닐 적에 7보가 앞을 인도하고 뒤를 좇으며, 가는 곳마다 신하가 되니, 이것이 둘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모습이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건강하고 병이 없으며 몸에 기운이 알맞아 몸이 차지도 뜨겁지도 않으니 이것이 셋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위신이 뛰어나고 마음이 언제나 온화하고 기쁘며 밝게 정도(正道)를 보고 법으로 백성을 교화하니 이것이 넷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왕은 돌아다닐 때마다 늘 보시(布施)하며 복을 지었으니,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었느니라. 마실 것을 구하면 마실 것을 주고, 먹을 것을 구하면 먹을 것을 주었으며, 옷 · 수레 · 말 · 꽃 · 향 · 돈 · 보배 등을 주어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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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거스르지 아니하였으니,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 마치 아버지가 자식 사랑하듯이 하였으며, 백성이 왕을 사모하는 것이 마치 자식이 아버지를 우러러보듯 하였느니라.

 

또 왕이 다닐 때에는 어자(御者)에게 명하여 천천히 가게 하여서 백성들이 오래 바라볼 수 있게 하였으며, 성품이 후덕하고 어질어서 사방이 태평하니 이것도 지극한 덕이니라. 다스리는 여러 나라가 8만 4천이나 되었으니, 작은 나라 왕이 조회하여 뵐 때에는 대쾌견왕이 모두 청하여 전상에 불러 올리고 기쁘게 위안하고는 정법을 말하느니라. 나라의 부족한 것을 물으면 여러 왕은 대답하기를 '대왕의 중한 덕을 받아서 모든 것이 만족하고 즐겁습니다'고 하였다. 왕은 또 조서를 내리기를 '각기 다스리는 곳을 장엄하되 나의 궁전과 같이 하고 정법으로 교화하여 백성을 그릇되게 하지 말라'고 하고, 여러 왕들에게 의관 · 신 · 버선 · 수레 · 보물 등을 나누어 주고 조서를 받고 하직하고 물러가게 하니, 모두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느니라.

 

이 때에 대왕이 다스리는 법전(法殿)은 길이가 40리요, 층계가 네 겹이니 모두 황금 · 백은 · 수정 · 유리로 되었으며, 집 · 벽 난간 · 기둥 · 들보 · 문지도리 · 주두(柱頭) · 용마루 · 서까래도 그와 같이 위아래로 덮었으며, 평상 · 좌대 · 궤(机) · 깔개[筵] 등이 모두 네 가지 보배로 되었다. 또 법전 위에는 8만 4천 휘장[交露]이 있었고, 누각에는 모두 작은 휘장[斗帳]이 처져 있었으니, 금 휘장의 누각 앞에는 은으로 된 사다리를 놓고, 은 누각에는 금으로 된 사다리를 놓았으며, 수정·유리의 누각 사다리도 그와 같았느니라. 그 휘장 사이에는 꽃이 드리워지고 과일이 달렸는데 네 가지 보배가 섞여 있었다. 덮인 휘장 위는 금과 은으로 짜고 붉은 모직물과 자수로 수놓은 비단이 여러 색으로 꾸며져 있었고, 네 모서리가 산호로 되었으며, 휘장 가운데는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전(殿)에 혼자 앉는 자리가 있었으며, 사방에는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각각 길이와 너비가 1유연(由延)이며, 못가에는 다린수(多鄰樹) 8만 4천 그루가 있었는데 그 키가 1유연이었다. 모든 휘장으로 처진 누각을 뒤덮었다.

 

대왕이 나갈 적엔 꼭 코끼리를 탔다. 그 때에 쾌견왕이 자기가 소유한 것으로 복된 일을 한 것이 매우 많았으며, 아침에 늘 사문과 바라문을 청하여 궁전에서 공양을 대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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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해와 달이 뜨고 져서 내가 장차 늙을 것이니, 마땅히 이 5욕(欲)의 보관(寶舘) 짓는 것 등을 스스로 절제하고 깨끗한 행을 닦으리라' 하였다. 곧 시자 하나만을 데리고 함께 법전에 올라가서 금 휘장 누각에 들어가 은으로 만든 어상(御床)에 앉아 생각하기를 '천하에 음욕을 탐내는 것은 그리 기특한 것이 아니로다. 태어난 이는 다 죽게 마련이며, 몸뚱이는 흙으로 돌아가고 만물 일체도 항상한 것이 없구나' 하였다.

 

왕은 일어나서 은 휘장 누각에 들어가서 금으로 만든 어상에 앉아 또 생각하기를 '만나는 것은 모두 헤어지고 마니 아무리 사랑해 보아도 별 수 없구나. 마땅히 은혜와 사랑을 버리고 범행을 깨끗이 닦으리라' 하였다.

 

왕은 또 일어나서 수정 휘장 누각에 들어가서 유리 평상에 앉아 생각하기를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과 싸우는구나. 마음을 고치고 행실을 바꾸어서 음욕 · 성냄 · 어리석음을 없애고 무위(無爲)의 도를 생각하리라' 하였다.

 

또 일어나서 유리 휘장 누각에 들어가서 수정 평상에 앉아 정신을 통일하여 생각하기를 '마땅히 세간의 탐욕과 나쁜 법을 버리고 무위의 도를 생각하며 오직 깨끗이 하여 초선행(初禪行)을 이루리라' 하였다. 이와 같이 오랫동안 여러 누각을 돌아다녔다.

 

이 때에 8만 4천 옥녀(玉女)들이 함께 아뢰었다. 그 중에서 제일 옥녀보(玉女寶)가 말하기를 '천후께서는 아시오리다. 저희들이 들으니 다시 모시지 못하게 된다 하오니 정성과 공경을 다하여 나아가 뵙고자 하나이다' 하니, 왕은 대답하기를 '여러 누이들은 돌아가서 몸을 단정히 하라. 마땅히 함께 나아가 뵈리라' 하였다. 곧 성도신(聖導臣)에게 말하기를 '저희들 부녀(婦女)는 오랫동안 모시지 못하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다 조회해 뵙고자 하옵니다' 하였다. 시종이 곧 8만 4천 마리 코끼리에다 멍에를 메우고 물소 가죽 갑옷에 금으로 꾸미고 보배 구슬을 드리웠으니, 백상왕(白象王)에는 붉은 갈기와 꼬리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말에 물소 가죽 갑옷을 입히고 금으로 꾸미고 보배 구슬을 드리웠으니, 역마왕(易馬王)에는 감청색 몸에 붉은 갈기와 꼬리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수레에는 물소 가죽 갑옷에 네 가지 보배로 꾸미었으니, 성도신(聖導臣)이 제일이었다. 8만 4천 궁녀를 수레에 태우니 옥녀보(玉女寶)가 제일이었다.

 

모든 왕들이 이끌며 법전(法殿) 아래로 나아갔다. 모시는 신하가 아뢰기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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