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

불반니원경(3)-30

근와(槿瓦) 2015. 11. 22. 20:01

불반니원경(3)-3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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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분부를 받고 떠나려 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스스로 검소하여 좋은 것을 얻더라도 기뻐하지 말고 나쁜 것을 얻더라도 괴로워하지 말라. 먹는 것이란 몸을 부지하기 위한 것이니 탐내어 좋은 것을 구하지 말라. 다만 가만히 앉아 놀고 맛만 탐내어 좋은 것을 구하기 때문에 나고 죽는 일이 끊이지 않는 것이니라. 오로지 몸을 절제할 줄 알아서 스스로 검소할 줄 아는 이는 선정의 뜻을 얻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셨는데,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에 대하여 모두 기뻐하여 예배하고 떠났다. 비구들은 저마다 나뉘어서 여러 나라의 성읍에 이르렀고,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위사촌(衛沙村)에 이르셨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몸이 불편하여 온몸이 아프기 시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속으로 생각하시기를 '아픔은 점점 심하고 제자들은 다 있지 않으니 마땅히 대중이 오기를 기다려 여기서 열반에 들어야겠다. 마땅히 온갖 생각을 내지 않는 정[不念衆想之定]에 들어가 이 병을 위해 스스로 힘써 정진하리라' 하여, 이 참는 뜻으로써 곧 그 모양과 같이 정수삼매(正受三昧)에 드시어 온갖 생각을 내지 않는 정을 일으켜 저절로 들을 수 있었다.

 

현자 아난이 한 나무 아래에서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문안을 아뢰었다.

"병환에 차도가 없으십니까? 성체(聖體)가 편안하지 못하심을 뵈옵고 심히 근심스럽고 두려워지나이다.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려고 하십니까? 원하옵건대 여러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옵소서."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왜 여러 제자들과 헤어지려 하겠느냐? 내가 언제나 비구들과 함께 있으며 마땅히 해야 할 것과 가르침[敎]과 경계[誡]를 여러 번 말한 것이 모두 대중의 처소에 있으니 오직 부지런히 정진하여 그대로 실행하여라. 이제 나는 병이 나서 온몸이 매우 아프므로 온갖 생각을 내지 않는 정을 생각하였으니, 마음으로 병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내가 말한 법이 안팎으로 다 갖추어졌느니라. 부처는 법의 스승이 되므로 빠뜨리고 잊어버림이 없나니 마땅히 베풀어 행할 것을 스스로 아느니라. 내가 또 이미 늙었구나. 나이가 벌써 여든이니 형상이 마치 다 낡은 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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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같아서 단단하지도 못하고 굳세지도 못하구나. 내가 그전에 말하기를 '나고 죽는 것이 때가 있으며, 난 것은 끝내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고 하지 않았느냐.

 

위에 불상입(不想入)이라는 하늘이 있는데, 그 수명이 84천만 겁이나 되지만 그들도 또한 죽음이 있느니라. 이러므로 부처가 법을 세상에 펴서 열반의 큰 도를 다 보이어 나고 죽는 근본을 끊게 하였노라. 내가 이제 몸 있는 이들을 전부 위하여 정제[錠]를 만들어 몸으로 하여금 돌아오게 하고 법교(法敎)의 정제가 되어서 법으로 하여금 스스로 돌아오게 하느니라.

 

어떤 것을 정제[錠]라 하며 어떤 것을 스스로 돌아오는 것이라 하느냐 하면, 마음을 모아 네 가지 생각하는 데 두는 것이니, 그 네 가지는 첫째 몸을 관하는 것이요, 둘째 수(受)를 관하는 것이며, 셋째 마음을 관하는 것이요, 넷째 법을 관하는 것이니라. 생각을 건제(健制)하여 부리지 않는 생각[不使想]을 끊어야 하느니라. 이것이 일체를 위하여 법교의 정제를 만들어 스스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니라. 내가 이것을 위하여 벌써 거듭 말하였으니, 만일 알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정진하여 안과 밖의 계법을 행하되 반드시 평상시와 같이 하라. 그러면 스스로 돌아와서 부처의 경(經)과 도(道)를 깨닫게 되리니 모두 부처의 자손이니라. 내가 이제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 천하를 위하여 부처가 된 것은 3계(界)를 제도하려고 걱정하였기 때문이니라. 너희들도 또 스스로 그 몸을 걱정하여 온갖 괴로움을 끊어라."

 

아난은 비를 피할 적에 해어진 옷을 꿰매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현자 아난에게 함께 유야리에 가자고 하시자 아난은 곧 분부를 받들어 행하였다. 원후관(猨猴館)에 머물러 걸식(乞食)하여 마치시고 발우를 씻으시고, 또 아난을 데리고 급질신지(急疾神地)에 이르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유야리도 참 좋은 곳이고 월지도 또한 좋으니, 이 천하의 16대국의 모든 군(郡)과 읍(邑)이 다 좋은 곳이로다. 희련연하(熙連然河)에는 황금이 많이 나며, 염부제의 땅은 5색 그림과 같구나.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래 사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나니, 만일 비구 · 비구니가 4신족(神足)을 알면 괴로움을 없앨 수 있으리라. 많이 닦고 익히어 늘 생각하여 잊지 않으면 하고 싶은 대로 되어 가히 죽지 않을 수도 있으니 1겁뿐만이 아니니라. 이와 같이 아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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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4신족을 이미 익혀 행하여 일념으로 잊지 않으니 마음대로 가히 1겁 이상이라도 살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두세 번 거듭 말씀하셨다. 이 때에 아난은 마음에 다른 생각을 하며 마군의 가림을 당해 몽롱하여 깨닫지 못하고 잠자코 있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한 나무 밑에 가서 조용히 생각하여 보아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바로 한 곳에 가서 앉았다. 이 때 마군의 왕 파순(波旬)이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뜻에는 열반에 들고자 함이 없으십니까? 교화할 것을 이미 다 마치셨으니 열반할 때입니다. 옛적에 부처님께서 구류하(傴留河) 가에 계실 적에 여러 장로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부처가 되어 비록 자유자재함을 얻었으나 오래 머무르기를 탐내지 아니한다'고 하셨으니 지금이 그 때가 아닙니까? 제도하실 것을 다 제도하셨으니 열반에 드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이 말을 듣고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날까지 열반[滅度]에 들지 않은 것은 나의 제자인 모든 비구와 비구니들이 다 지혜롭게 경과 계법을 받아 실천하여 도에 들어오지 못한 이를 이끌어 배움이 성취되길 기다린 것이며, 또 나의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淸信女)들이 지혜를 얻어서 경과 계율을 받아 실천하여 도에 들어오지 못한 이는 도에 들어오고, 법을 받은 이는 성취되기를 기다린 것이니라. 파순아, 이와 같이 나는, 이 4부 제자가 다 법의 뜻을 얻어서 점차로 서로 가르쳐서 모든 어리석은 이들이 깨달아 배움이 성취되기를 기다리느라 오늘에 이르도록 열반하지 않았느니라."

 

마군은 또 아뢰었다.

"만족할 때가 이미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잠자코 있어라. 여래는 오래지 않아 지금부터 석 달 뒤에는 열반에 들리라."

 

마군은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물러갔다. 부처님께서는 곧바로 앉으시어 선정에 들어서 삼매 가운데서 성명(性命)에 머무르지 않고 나머지 목숨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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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버리셨다. 이 때에 땅이 뒤흔들리고 허공이 청정해지며 부처님의 광명이 사무쳐 비추기를 끝이 없었다. 모든 천신(天神)이 와서 허공에 가득 차니 부처님께서 삼매에서 깨어나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한없는 온갖 덕행

모든 일 나는 지금 버리네.

가깝고 멀거나 제도할 이는

이미 다 건져서 제도하였네.

 

현자 아난은 마음에 놀라서 온몸의 털이 오싹하여 빨리 부처님께 가서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놀랍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땅이 이렇게 움직이오니 무슨 인연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의 땅이 움직이는 것은 여덟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세상의 땅은 물에 의지해 있고, 물은 바람에 의지하며, 바람은 허공에 의지하나니, 공중에 큰바람이 일어나면 큰물이 흔들리며, 큰물이 흔들리면 대지가 움직이느니라. 이것이 첫째의 인연이니라. 혹은 때로 도를 얻은 사문이나 신묘천(神妙天)이 계덕(戒德)이 융성하여 스스로 힘을 시험하려고 손으로 땅을 누르면 대지가 움직이게 되느니라. 이것이 둘째의 인연이니라.

 

만일 보살이 제4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태(胎)에 들어가 명철한 지혜와 뜻으로 도화(道化)를 나타내어 우매한 이를 개발하려고 하여 이에 신비스러운 광명을 비추면 천지가 진동하여 범천 · 제석 · 마군 · 사문 · 바라문들에게 일체를 밝게 보게 하나니, 이것이 그 셋째의 인연이니라.

 

만일 보살이 어머니 태에서 나올 때에 위덕이 모든 하늘을 감동시켜 깨끗하여 구름 같은 흐림이 없고 신비스러운 광명이 멀리 비추면 곧 대지가 움직이게 되나니, 이것이 그 넷째의 인연이니라.

 

보살이 가장 높은 도를 얻어 부처를 이룰 때에 대지가 크게 움직이며 천신이 주위에 가득 차서 부처님의 이름을 찬양하나니, 이것이 다섯째의 인연이니라.

 

이미 부처가 되어 처음으로 크게 모일 적에 법의 수레[法輪]를 세 번 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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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천상과 인간이 곧 깨달아 알고, 여러 보살이 큰 도를 이루어 광명이 멀리 비치면 그 때에 대지가 움직이니, 이것이 여섯째의 인연이니라.

 

부처가 교화를 마치고 목숨을 놓으려 하여 성명(性命)에 머무르지 않고 곧 큰 광명을 놓아 천상과 인간을 격려하면 곧 대지가 움직이나니, 이것이 일곱째의 인연이니라.

 

불세존이 몸을 버리고 열반에 들 적에 이르러 광명이 두루 비추지 않음이 없고 천신이 참례하여 오면 곧 대지가 움직이나니 이것이 여덟째 인연이니라."

 

아난은 또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성명(性命)을 놓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이미 놓았느니라."

 

아난이 말하였다.

"옛적에 부처님 말씀을 듣자오니, '만일 제자가 4신족을 알고 많이 닦아 실천하여 일심으로 잊지 않으면 마음대로 되어 가히 1겁 이상을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도덕은 이보다 더 뛰어나시니 오래 머무르실 수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서야 네가 말하니 이미 늦지 않았느냐. 나는 너에게 4신족에 대한 말을 두세 번이나 하였는데 마침내 잠자코 있었고, 어둡고 어리석어 밝게 생각하지 못하여 마군의 가림을 당하고 있더니 이제 와서 어찌 말하는가? 또 부처가 하는 말이 한번 입 밖에 나가면 어찌 다시 어기겠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이와 같이 아난아, 대개 지혜롭지 못한 이는 자기가 한 말을 뒤에 어기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느니라."

 

아난은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였다.

"어찌 이렇게 빠르십니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심이여. 어쩌면 이다지도 빠르십니까, 세상의 눈이 멸함이여."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유야리국에 가서 각기 흩어져 다니는 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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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불러오게 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고 바로 그대로 하여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하고 부처님께 공손히 절을 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섰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은 항상된 것이 없고 단단한 것이 없어서 결국은 모두 흩어지나니 늘 있는 것이 없느니라. 심식(心識)으로 행하는 것은 다만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고, 은혜와 사랑으로 만나는 것이 그 무엇이 오래갈 수 있겠느냐? 천지와 수미산도 결국은 무너질 것인데 하물며 사람과 만물이 오래갈 수 있겠느냐? 태어나고 죽고 근심스럽고 괴로움을 싫어할 뿐이니라. 나는 석 달 뒤에 열반에 들 것이니, 이상하게 여기지 말고 걱정하지도 말라. 또 과거 · 현재 · 미래의 모든 부처가 다 법을 따라 이룬 것이고, 경법(經法)이 또한 갖추어 있으니 다만 힘써 부지런히 배워 행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녀 나아가서 해탈을 얻도록 하여라. 심식(心識)의 정(情)이 쉬면 죽지도 않고 다시 나지도 않을 것이며, 또한 다시 다섯 갈래[五道]에 들어가서 한 몸을 버리고 한 몸을 받는 일이 없으리라. 5음(陰)이 이미 끊어지면 배고프고 목마르며 차고 더우며 근심 · 슬픔 · 괴로움 · 번민 따위의 걱정이 없느니라.

 

사람이 바른 마음을 알면 천상의 모든 하늘이 다 사람을 대신하여 기뻐하느니라. 마땅히 마음을 항복 받으며 부드럽고 순하고 스스로 텅 비게 하고, 마음가는 대로 행하지 말라. 도를 얻는 것도 또한 마음이니라.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마음이 사람도 만들며 마음이 귀신 · 축생 · 지옥들도 만드나니, 온갖 것이 다 마음이 하는 것이니라. 마음의 행함을 따라 온갖 법이 일어나느니라. 마음이 식(識)을 만들고 식이 뜻(意)을 만들고 뜻이 다시 마음에 들어가느니라. 마음이 가장 으뜸이 되어 마음이 뜻하는 것이 행(行)이 되고, 행이 하는 것[行作]이 명(命)이 되나니, 어질고 어리석음이 행에 있고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이 명에 있느니라.

 

대개 뜻[志]과 행(行)과 명(命) 세 가지는 서로 의지하여 좋고 나쁜 짓을 하나니 몸으로 스스로 당하게 되느니라. 아버지가 착하지 못한 일을 했더라도 자식이 대신 받지 못하고, 또 자식이 착하지 못한 일을 했더라도 아버지가 대신 받지 못하느니라. 착한 일을 하면 스스로 복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스스로 재앙을 받느니라. 이제 부처가 천상 천하에 존경 받고 공경 받는 것도 다 뜻이 하는 바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바른 마음으로 법을 행할지니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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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 법을 행하는 이는 능히 현세에 휴식을 얻고 현세에 안락을 얻으리니 마땅히 잘 받아 가지고 읽어 외우며 고요히 생각하여라. 그러면 곧 나의 깨끗한 법이 오래 머무를 것이고, 세상의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나며, 모든 하늘 · 인간이 인도되어 이익되고 편안해지리라.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라. 어떤 것이 법이냐 하면, 4지유(志惟) · 4의단(意端) · 4신족(神足) · 4선행(禪行) · 5근(根) · 5력(力) · 7각(覺) · 8도제(道諦)이니, 만일 이 법을 받아 행하면 해탈을 얻어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라.

 

그러면 어떤 것을 4지유(志惟)라 하는가? 오직 안으로 몸을 따라 몸을 관하고, 밖으로 몸을 따라 몸을 관하며, 안팎으로 관하여 생각을 분별하며,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을 끊느니라. 오직 느낌[通]과 마음[意]과 법을 관하는 것도 모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어떤 것을 4의단(意端)이라 하는가? 이미 생긴 나쁜 법은 끊어 물리치고 성품[性]을 다스려 정진하여 스스로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나쁜 법은 제지하여 생기지 못하게 하고 성품을 다스려 정진하여 스스로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며, 아직 생기지 않은 좋은 법은 곧 생기도록 하고 성품을 다스려 정진하여 스스로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며, 이미 생긴 좋은 법은 뜻을 세워 잊지 않고 능히 증장시키고 성품을 다스려 정진하여 뜻을 거두어들여 단정히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4신족(神足)이라 하는가? 욕망의 정(定)을 생각하여 온갖 행을 멸하고 신족을 생각하면 욕망이 삿되지 아니하나니 취하지도 말며 버리지도 말아서 깨끗한 행동을 항상 지키는 것이니라. 정진을 생각하는 정(定)과 뜻을 생각하는 정과 계율을 생각하는 정도 모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어떤 것을 4선(禪)이라 하는가? 욕심과 나쁜 법을 버리고 다만 염(念)과 행(行)으로 무위(無爲)를 좋아하므로 첫 번째 선행(禪行)을 이루느니라. 염과 행이 이미 없어지고 안으로 한마음을 지켜 뜻이 편안하고 고요하므로 두 번째 선행을 이루느니라. 오직 음란한 마음이 없음을 관하여 마음이 편안하고 체(體)가 바르며 분별하여 참다운 것을 보므로 세 번째 선행을 이루느니라. 이미 괴로움과 즐거움을 끊고 근심하고 기뻐하는 생각이 없으며 뜻이 이미 깨끗하므로 네 번째 선행을 이루느니라.

 

어떤 것을 5근(根)이라 하는가? 첫째는 신근(信根)이니 뜻으로 4희(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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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向)하는 것이고, 둘째는 정진근(精進根)이니, 4의단을 다스리는 것이며, 셋째는 염근(念根)이니 4지유(志惟)를 생각하는 것이고, 넷째는 정근(定根)이니 4선행(禪行)을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지근(智根)이니 4진제(眞諦)를 보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5력(力)이라 하는가? 첫째는 신력(信力)이니 기쁨의 뜻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정진력(精進力)이니 항상 건제(健制)를 하는 것이며, 셋째는 염력(念力)이니 지유(志惟)의 관을 얻는 것이며, 넷째는 정력(定力)이니, 선정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것이며, 다섯째는 지력(智力)이니 도로써 스스로 증득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7각지(覺志)라 하는가? 염각의(念覺意) · 법해각의(法解覺意) · 정진각의(精進覺意) · 애희각의(愛喜覺意) · 일향각의(一向覺意) · 유정각의(惟定覺意) · 행호각의(行護覺意)니라.

 

어떤 것을 8도제(道諦)라 하는가? 바로 보는 것[正見] · 바른 생각[正思] · 바른 말[正言] · 바른 행[正行] ·바른 생활[正命] · 바른 다스림[正治] · 바른 뜻[正志] · 바른 정[正定]이니라. 이러한 것이 세속을 뛰어나는 깨끗한 법이니라."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함께 구리읍(拘利邑)으로 가자고 하셨다. 아난은 곧 분부를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유야읍을 좋아하시어 나라 안을 지나 성문으로 나오셔서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성문을 보시고 웃으셨다. 현자 아난은 곧 의복을 가지런히 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길게 꿇어앉아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시고 있은 지 20여 년이 되었으나, 부처님께서 행하시매 까닭 없는 것은 일찍이 본 적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몸을 돌리시어 문을 보시고 웃으신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다. 아난아, 부처의 몸가짐[儀法]에 있어서는 망령되게 몸을 돌리어 공연히 웃는 것이 아니니라. 이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유야리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보고 웃은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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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로서는 마지막으로

유야리를 다니고 보는 것일세.

장차 저 열반에 들어간다면

다시는 이런 몸을 받지 않으리.

 

어떤 다른 비구가 또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최후라 하시면

몸으로 행하심은 이제 끝났네.

만일에 저 열반에 드시면

어디서 부처님을 뵙게 되리.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구리성에 가시어 북쪽 숲의 나무 밑에 머무르시며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청정한 계율을 보호하며 정(定)의 뜻을 생각하며 지혜를 깨달아라. 계를 지키고 정과 혜를 지닌 이는 큰 덕을 이루어 많은 명예를 드날리고 길이 탐욕 · 음욕 · 진에(瞋恚) · 어리석음을 여의고 응진(應眞)을 얻으리라. 현세에 바른 해탈[正度]을 바라거든 마땅히 스스로 앎을 더하여 이 생을 다하고 청정한 도에 들어가도록 하여라. 이미 이렇게 행하면 몸이 뒤에 다시 생겨나지 않을 줄을 알게 되리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현자 아난에게 함께 건지읍(健持邑)에 가자고 하시어 성의 북쪽 나무 아래 앉으셔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청정한 계율을 지니고 선정을 생각하며 지혜를 구하여 알아라. 청정한 계율을 지니는 이는 세 가지 태도를 따르지 아니하고, 선정을 생각하는 이는 마음을 제멋대로 산란하지 않게 하고, 이미 지혜를 아는 이는 애욕을 없애 버리고 행하는 일에 걸림이 없으리라. 계 · 정 · 혜가 있으면 덕이 크고 명예가 널리 퍼지리라. 또 세 가지 허물[垢]을 여의면 마침내 응진이 되리라. 이 몸으로 바른 해탈[正度] 얻기를 바라거든 마땅히 부지런히 깨닫기를 구하여 이 생을 다하고 청정한 도에 들어가라. 마땅히 행할 것을 행하면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지 않을 줄을 알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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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또 아난과 함께 엄만읍(掩滿邑)과 출금읍(出金邑) · 수수읍(授手邑) · 화씨읍(華氏邑)을 지나서 선정읍(善淨邑)에 이르러 곳곳마다 제자를 위하시어 세 가지의 핵심을 말씀하셨다.

 

"마땅히 계를 보호하고 정을 생각하며 지혜를 깨달아라. 이 세 가지를 지키는 이는 덕이 높으며 명예가 드날리고, 음란한 마음 · 성내는 마음 · 어리석은 마음 따위가 없어지리니, 이것을 바른 해탈[正度]이라 하느니라. 이 계를 지키는 마음[戒心]이 있으면 선정의 마음[定心]이 이루어지고, 선정의 마음이 이루어지면 지혜의 마음[慧心]이 밝아지리니, 마치 깨끗한 천에 물을 들여야 그 물드는 농도가 짙어 빛이 선명하고 좋은 것과 같으니라. 이 세 가지의 마음이 있으면 도를 쉽게 얻으리니, 다만 일심으로 부지런히 닦아서 해탈하기를 구하면 이 생을 마치고 나서 청정한 데 들어가리라. 이와 같이 행하는 자는 이 몸이 다하고 다시 나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알지니라.

 

만일 계 · 정 · 혜의 행을 갖추지 못하면 세상을 벗어나기가 어려우니라. 그러나 이 세 가지가 있는 이는 마음이 스스로 열리어 깨달아져서 앉아 생각하면 문득 5도(道)의 세계, 곧 천상 · 인간 · 지옥 · 축생 · 귀신들의 세계를 보게 되며, 분명히 온갖 중생들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다 알게 되리니, 마치 시냇물이 맑으면 그 밑에 모래와 돌 · 자갈 등의 푸르고 누르며 희고 검은 것을 모두 볼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도를 얻은 사람은 마음이 맑으므로 보는 것이 다 나타나느니라. 도를 얻으려 하는 이는 마땅히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라. 마치 물이 흐리면 그 속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마음을 깨끗이 지니지 못하면 세상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리라. 스승이 보고 말하는 것을 제자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이니, 스승이 제자의 마음속에까지 들어가서 그 생각을 바로잡아 주지는 못하느니라.

 

그 생각을 바르게 하고 생각과 뜻이 단정한 이는 도를 스스로 얻으리라. 부처는 가장 깨끗함을 좋아하였느니라."

 

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함께 부연읍(夫延邑)으로 가자고 하셔서 그곳 성의 북쪽 나무 아래에 머무르셨다. 저녁 때에 조용히 앉아 있던 아난이 일어나 부처님께 가서 공손히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하고 여쭈었다.

 

"갑자기 땅이 움직이는 몇 가지 일을 알고 싶습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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