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28)-28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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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하였더니, 그 금륜보배가 허공으로 날아 올라가서, 시방을 한 바퀴 돌고는 다시 돌아와서 정생왕의 왼손에 머물렀다. 이 때에 정생왕이 환희한 마음으로 수없이 뛰놀고, 다시 말하기를 '내가 지금 전륜성왕이 되었구나' 하였더니, 오래지 아니하여 모양이 단정하기가 백련화와 같은 코끼리 보배가 일곱 가지[七支]로 땅을 디디고 있었다. 정생왕이 그것을 보고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예전에 5통 선인의 말을 들으니, 전륜왕이 보름날 높은 누각에서 목욕하고 재를 받았을 적에, 코끼리 보배가 모양이 단정하기 백련화와 같은 것이 일곱 가지로 땅을 디디고 오면 그 임금은 전륜성왕이 된다더라' 하였고, 다시 생각하되 '내가 이제 시험하여 보리라' 하였다. 그리고 향로를 받들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서원을 세우기를, '이 코끼리 보배가 참으로 사실이라면, 지난 세상의 전륜성왕이 행하던 도 법(道法)과 같아지이다' 하였더니, 그 코끼리 보배가 아침부터 저녁까지에 팔방을 두루 다니며 바닷가에까지 갔다가 본곳으로 돌아왔다. 이 때에 정생왕은 환희한 마음으로 한량없이 뛰놀고, 다시 말하기를 '내가 이제는 전륜성왕이 되었구나' 하였더니, 그 뒤에 오래지 아니하여, 말 보배가 왔는데 색은 검붉고 갈기는 금빛이었다. 정생왕이 그것을 보고 다시 생각하기를 '예전에 5통 선인의 말을 들으니, 전륜성왕이 보름달 높은 누각에서 목욕하고 재를 받았을 적에, 말 보배가 색이 검붉고 갈기가 금빛 같은 것이 와서 응하면, 그 왕은 전륜성왕이 된다더라' 하였고, 다시 생각하되 '내가 이제 시험하여 보리라' 하고, 향로를 받들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서원을 세우기를 '이 말 보배가 참으로 사실이라면, 지난 세상의 전륜성왕이 행하던 도법과 같아지이다' 하였다. 그러자 그 말 보배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팔방을 두루 다니며 바닷가에까지 갔다가 본곳으로 돌아왔다. 이 때에 정생왕이 환희한 마음으로 한량없이 뛰놀고, 다시 말하기를 '내가 이제는 분명히 전륜성왕이 되었다' 하더니, 그 뒤에 오래지 아니하여 여자 보배[女寶]가 있으니,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답기가 제일이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몸에 있는 털구멍마다 전단 향기가 나고, 입에서 나오는 기운은 향기롭고 깨끗하기가 청련화 같고, 눈은 한 유순까지 멀리 보고, 귀로 듣는 것, 코로 맡는 것도 그와 같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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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는 넓고 커서 얼굴을 덮을 수 있으며, 몸의 빛깔은 보드랍고 얇아서 붉은 구리 빛 같고, 정신은 총명하여 큰 지혜가 있으며, 중생들에게는 항상 부드러운 말을 하였고, 이 여인이 손으로 왕의 옷을 잡으면, 왕의 몸이 편안한지 병환이 있는지 알며, 왕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데까지 알았다. 이 때에 정생왕은 다시 '만일 여인으로서 왕의 마음을 알면 곧 여자 보배다' 하던 일을 생각하였고, 그 뒤에 오래지 아니하여 왕의 궁전 안에는 보배 마니주가 저절로 있었으니, 순전히 푸른 폐유리로 된 것이 수레의 속바퀴 같이 크고, 어두운 데서는 한 유순까지 비치며, 하늘에서 굴대 같은 비가 오더라도 이 마니주가 큰 우산이 되어 한 유순까지 덮어서 큰 비가 내려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 때에 정생왕은 또 이렇게 생각하기를 '만일 왕으로서 마니주 보배를 얻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다' 하였다. 그 뒤에 오래지 않아서 고방차지 대신[主藏臣]이 저절로 나왔으니, 재물이 많아져서 풍부하기가 한량없고, 고방에 가득 차서 넘치어 모자라는 일이 없으며, 과보로 얻은 눈이 땅 속에 있는 모든 보배를 사무쳐 보고, 왕의 생각하는 대로 모두 마련하여 내었다. 정생왕은 그를 시험하여 보려고 배를 함께 타고 큰 바다에 들어가서 고방차지 대신에게 묻기를, '나는 지금 신기한 보배를 얻고자 하노라' 하였더니, 고방차지 대신이 듣고는 두 손으로 바닷물을 저으니 열 손가락 끝에서 열 개의 보배가 나와서 임금에게 받들며 여쭈기를 '대왕께서 필요하신 것을 마음대로 쓰십시오. 남은 것은 바다 속에 던지겠나이다' 하였다. 이 때에 정생왕은 마음이 기뻐서 한량없이 뛰놀고, '나는 이제 결정코 전륜성왕이다'라고 생각하였다. 또 오래지 아니하여 군대차지 신하[主兵臣]가 자연히 나타나니, 용맹하고 지략이 많아 지모가 제일이며, 네 가지 군대를 잘 알아서, 싸움을 감당할 만한 이는 성왕에게 뵙게 하고, 싸움을 감당하지 못할 것은 물리치고 나타나지 못하게 하며, 아직 굴복하지 아니한 것은 굴복케 하고 이미 굴복한 것은 잘 지키고 보호하였다. 그 때에 전륜왕은 생각하기를 '만일 전륜왕으로서 이 군대차지 신하를 얻으면 결정코 전륜성왕이 되리라'고 하였다. 이 때에 정생 전륜왕이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자세히 생각하라. 이 염부제는 안락하고 풍족한데, 나는 지금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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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寶)가 있고 1천 아들을 구족하였으니, 다시 무슨 일을 하면 좋겠는가?'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시여, 동쪽의 불바제(弗婆提)가 아직 대왕의 덕화에 귀순하지 아니하였사오니, 대왕께서 가시는 것이 좋을까 하나이다.'그 때에 전륜성왕이 7보와 모든 시종들을 거느리고 허공으로 날아서 동쪽의 불바제에 이르니, 그 지방의 백성들이 즐겁게 귀화하였다. 정생 전륜왕이 또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염부제와 불바제가 모두 풍족하고 안락하며 백성이 치성하여 모두 귀화하였으며, 7보를 성취하고 1천 아들을 구족하니,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시여, 서쪽의 구타니(瞿陁尼)가 아직 덕화에 귀순하지 않았나이다.' 전륜성왕이 다시 7보와 시종들을 일으켜 거느리고, 허공으로 날아서 서쪽의 구타니로 향하여 그곳에 도착하니, 그 지방의 백성들도 모두 귀순하여 복종하였다. 전륜왕이 또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우리의 염부제와 불바제와 구타니가 이미 안락하고 풍족하며 백성들이 치성하여 모두 귀화하였으며, 7보가 이루어졌고 1천 아들이 구족하였으니, 이제 또 무엇을 할 것인가?' 여러 신하들이 말하였다. '그러하나이다. 대왕이시여, 북쪽의 울단월(鬱單越)은 아직 귀화하지 않았나이다.'전륜성왕이 다시 7보와 모든 시종들을 거느리고 허공으로 날아서 북쪽의 울단월로 향하여 그곳에 당도하니, 그 지방의 백성들도 환희하여 귀순하였다. 왕이 또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이제는 4천하가 모두 편안하고 풍족하여 백성들이 치성하고 덕화에 귀순하였는데, 지금 7보가 이루어졌고 1천 아들이 구족하였으니,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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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러하나이다. 성왕이시여, 33천은 수명이 매우 길고 쾌락 태평하여, 저 하늘 사람들의 형상이 단정하고 사는 궁전이나 앉는 평상이나 이부자리들이 모두 7보로 되었으며, 천상의 복락을 믿고 와서 귀화하지 아니하오니, 이제 한번 가서 평정하여 항복받음이 좋을까 하나이다.' 그 때에 성왕이 다시 7보와 온갖 시종들을 거느리고 허공으로 날아 올라가 도리천에 이르니, 한 나무가 있는데 빛이 매우 푸르고 훌륭하였다. 성왕이 대신들에게 이것이 무슨 빛깔이냐고 물었다. '이것은 파리질다라(波利質多羅) 나무인데, 도리천에서는 여름 석 달에는 이 나무 아래서 즐기고 있나이다.' 또 흰 구름처럼 흰빛을 보고, 이것은 무슨 빛이냐고 대신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선법당(善法堂)이온데, 도리천 사람들은 그 속에 모여서 인간과 천상의 일을 의논하나이다.'이 때에 도리천 임금 제석천왕이 정생왕이 온 줄을 알고, 친히 나와 맞으며 서로 처음 보는 인사를 하고는 손을 잡고 선법당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때에 두 임금이 얼굴이나 몸매는 평등하여 별로 차별이 없으나, 다만 눈을 깜박이는 것이 같지 아니하였다. 이 때에 성왕이 이런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저 왕을 퇴위시키고 여기 있어서 천왕이 되어볼까' 하였다. 선남자야, 이 때에 제석천왕은 대승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열어 보이고 분별하여 다른 이에게 연설하였으나, 깊은 이치는 통달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니고 분별하여 다른 이에게 연설한 인연의 힘으로, 큰 위덕이 있었다. 선남자야, 이 정생왕이 제석천왕에 대하여 나쁜 마음을 내고는, 문득 타락되어 염부제로 돌아오고, 사랑하던 천인과 이별하게 되어 큰 고통을 받았으며, 또 나쁜 병을 만나서 죽고 말았으니, 그 때의 제석이 곧 가섭불이었고, 전륜왕은 내 몸이었느니라. 선남자야, 이렇게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는 것은 대단한 고통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지난 세상에서 이렇게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던 고통도 기억하거늘, 하물며 보살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에 머물러 있으면서, 지금 세상에서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는 고통을 관찰하지 아니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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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을 수행하면서 원망함과 미운 것과 모이는 고통을 관찰한다 하느냐. 선남자야, 이 보살마하살이 지옥 · 축생 · 아귀 · 인간 · 천상에 모두 이런 원망함과 미운 것과 모이는 고통이 있음을 관찰하나니, 마치 사람이 감옥에 갇히고 큰칼을 쓰고 족쇄에 채이고 고랑을 차는 것을 보고는 큰 고통을 삼는 것같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다섯 갈래[五道]에 태어나는 모든 것이 모두 미운 것과 모이는 고통인 줄로 관찰하느리라. 또 선남자야, 마치 사람이 원수나 큰칼 쓰는 것, 족쇄 채는 것, 고랑 차는 것 따위를 무서워하여, 부모와 처자와 권속과 보배와 살림을 버리고 멀리 도피하는 것처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나고 죽는 일이 무서워서 육바라밀을 구족하게 수행하여 열반에 들어가느니라. 가섭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을 수행하면서 미운 것과 모이는 고통을 관찰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을 수행하면서 구하여 얻지 못하는 고통을 관찰한다 하느냐. 구한다 함은 모든 것을 다 구하는 것이며, 다 구한다는 데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선한 법을 구함이요, 다른 하나는 나쁜 법을 구하는 것이니라. 선한 법은 얻지 못함이 고통이요, 나쁜 법은 여의지 못함이 고통이니라. 이것이 5음으로 성하는 고통을 대강 말한 것이니, 가섭이여, 이것을 '고'라는 참된 이치라 하느니라." 이 때에 가섭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하신 5음으로 성하는 고통[五盛陰苦]이 이치가 그렇지 않사오니, 왜냐 하면 부처님이 예전에 석마남(釋摩男)에게 말씀하시기를, '만일 색이 고통이라면 모든 중생이 색을 구하지 아니할 것이며, 구하는 이가 있다면 고통이라 이름하지 않는다' 하셨으며, 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세 가지 받음[三種受]이 있으니 괴로운 받음, 즐거운 받음, 괴로움도 아니고 즐거움도 아닌 받음[不苦不樂受]이니라' 하였으며, 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만일 사람이 선한 법을 닦으면 즐거움을 받는다' 하셨고, 또 말씀하시기를 '좋은 갈래에서는 여섯 가지 촉(觸)으로 즐거움을 받나니, 눈으로 좋은 빛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요, 귀 · 코 · 혀 · 몸 · 뜻으로 좋은 법을 듣거나 생각함도 그와 같다' 하셨나이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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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이런 게송을 말씀하였나이다. 계행을 가지는 것 즐거움이니 몸으로 모든 고통 받지 않으며 잠을 잘 때 편안을 얻게도 되고 깨고 나면 마음이 환희하나니. 의복이나 음식을 받았을 때와 경전 읽고 외우며 거닐 적에나 산림 속에 고요히 앉아 있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즐거움이니. 누구나 중생들을 대할 적마다 밤낮으로 자비심 항상 닦으면 이런 일로 즐거움 얻게 되리니 다른 이를 괴롭히지 않는 연고라. 욕심 없어 만족함을 알면 즐겁고 많이 듣고 분별함도 즐거움이며 고집함이 없어진 아라한들도 즐거움을 받는다 이름하나니. 시방세계 여러 보살마하살 필경에 열반 언덕 이르러 가서 여러 가지 할 일을 마치고 나면 그것을 가장 좋은 낙이라 하네. 세존이시여, 모든 경전에 말씀하신 즐거움이란 뜻이 이러하옵거늘, 부처님께서 지금 말씀하시는 것이 어떻게 하면, 이 이치와 맞겠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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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그대는 여래에게 이 뜻을 잘 물었다. 선남자야, 모든 중생이 하품(下品) 고통에서 즐거운 생각을 잘못 내는 것이므로, 지금 내가 말하는 고통의 모양이 본래 말한 것과 다르지 아니하니라." "부처님의 말씀하심과 같이, 하품 고통에서 즐거운 생각을 낸다 하오면, 하품(下品) 나는 것, 하품 늙는 것, 하품 병나는 것, 하품 죽는 것, 하품 사랑하는 것을 이별하는 것, 하품 구하여 얻지 못하는 것 · 하품 미운 것이 모이는 것, 하품 5음으로 성하는 것 따위의 고통에서도 즐거움이 있겠나이다. 세존이시여, 하품 나는 것은 3악도요, 중품 나는 것은 인간이요, 상품 나는 것은 천상일 것이오며, 또 어떤 사람이 묻기를 '만일 하품 즐거움에 괴 로운 생각을 낸다면, 중품 즐거움에는 괴롭지 않고 즐겁지 않은 생각을 낼 것이며, 상품 즐거움에는 즐거운 생각을 낼 것이겠나이다' 하면, 어떻게 대답하겠나이까? 세존이시여, 하품 고통에서 즐거운 생각을 낸다면, 혹시라도 천번 벌을 받을 사람이, 천 번 벌을 받을 적에는 즐거운 생각을 내어야 할 것이오며, 만일 내지 않는다면 어찌 하품 고통 속에서 즐거운 생각을 낸다 하오리이까?" "가섭이여, 그대의 말과 같으니라. 그런 뜻으로 즐거운 생각이 없으련만, 마치 그 사람이 마땅히 1천 벌을 받을 것이로되, 첫째 한 번을 받고 면할 수 있다면, 그 때에는 그 사람이 즐거운 생각을 내나니, 그러므로 즐거움이 없는 데서 허망하게 즐거움을 내는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그 사람은 한 번 벌을 받으므로 즐거운 생각을 내는 것이 아니옵고, 면할 수 있으므로 즐거운 생각을 내는 것입니다." "가섭이여, 그러므로 내가 예전에 석마남에게 '5음 가운데 즐거움이 있다'고 말한 것이 헛된 것이 아니니라. 가섭이여, 세 가지 받음과 세 가지 괴로움이 있으니, 세 가지 받음이라 함은 즐거운 받음 · 괴로운 받음 ·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받음이요, 세 가지 괴로움이라 함은 괴로운데 괴로움과, 변천하는 괴로움과, 파괴되는 괴로움이니라. 선남자야, 괴로운 받음이라 함은 세 가지 괴로움이니, 괴로운데 괴로움과 변천하는 괴로움과 파괴되는 괴로움이요 다른 두 가지 받음은 변천하는 괴로움과 파괴되는 괴로움이니라. 선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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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인연으로 나고 죽는 속에 실로 즐거운 받음이 있거니와, 보살마하살은 괴로움과 즐거움의 성품이 서로 여의지 아니하므로, 모든 것이 모두 괴로움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나고 죽는 속에는 진실로 즐거움이 없건만, 부처님과 보살들이 세상을 따르느라고 즐거움이 있다고 말하느니라." "세존이시여, 부처님과 보살들이 만일 세상을 따르느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허망한 것입니까? 부처님 말씀대로 선한 것을 수행하는 이는 즐거운 과보를 받고 계행을 가지면 편안하여 몸에 괴로움을 받지 아니하고, 내지 모든 일을 마치고 나면 그것이 가장 좋은 낙이라면 그런 경전에 말한 즐거운 받음이란 허망한 말일 것이며, 만일 허망하다면, 부처님 세존께서 한량없는 백천만억 아승기겁 동안 보리도를 닦아서 허망한 말을 여의었거늘 지금 이렇게 말씀함은 무슨 뜻입니까?" "선남자야, 위에 말한 즐거움을 받는다는 게송은 곧 보리도의 근본이며,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기르는 것이니, 그런 이치로 먼저의 경전에 즐거운 모양이라고 말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세간에서 필요한 살림거리가 즐거움의 원이 되므로 즐거움이라 이름하나니, 이른바 여색을 즐기는 것, 술을 마시는 것, 훌륭한 음식, 맛있는 음식, 목마를 적에 물을 만나는 것, 추울 적에 불을 만나는 것, 의복 · 영락 · 코끼리 · 말 · 수레 · 노복 · 하인 · 금 · 은 · 폐유리 · 산호 · 진주 · 창고 · 곡식 따위가 세상에서 필요한 것이어서, 즐거움의 원인이 되므로 즐겁다고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것들도 괴로움을 내나니, 여인으로 인하여 남자가 괴로움을 내어 근심하고 걱정하고 울고 내지 목숨을 끊으며, 맛있는 술이나 내지 창고와 곡식을 인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걱정을 내게 하나니, 이런 뜻으로 온갖 것이 모두 괴로움이요, 즐거운 것이 없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이 8고(苦)에 대하여 괴로움에 괴로움이 없는 줄을 알거니와 선남자야, 모든 성문과 벽지불들은 즐거움의 원인인 줄을 알지 못하므로, 이런 사람들을 위하여 하품(下品) 고통 속에 즐거움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며, 오직 보살만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서 이와 같이 괴로움의 원인과 즐거움의 원인을 아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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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열반경 제 12 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19. 거룩한 행 ②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서 집의 참된 이치[集諦]를 관찰한다 하는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이 집의 참된 이치가 음(陰)의 인연이라고 관찰하나니, 집(集)이라 함은 도리어 유(有)를 사랑하는 것[受]이니라. 사랑에 두 가지 있으니, 하나는 자기의 몸을 사랑함이요, 다른 하나는 소용 있는 것을 사랑함이니라. 또 두 가지가 있으니, 5욕락을 얻지 못하였을 적에는 마음을 두어 오로지 구함이요, 얻고 나서는 견디어 가면서 오로지 집착함이니라. 또 세 가지가 있으니, 욕계의 사랑 · 색계의 사랑 · 무색계의 사랑이니라. 또 세 가지가 있으니, 업의 인연으로 사랑함과 번뇌의 인연으로 사랑함과 고의 인연으로 사랑함이니라. 출가한 사람에게는 네 가지 사랑이 있으니, 넷이라 함은 의복과 음식과 좌복과 탕약이니라.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5음을 탐하는 것이니라. 소용되는 것을 따라 온갖 것을 애착함을 분별하여 헤아리면 한량이 없고 끝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사랑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선한 사랑이요, 다른 하나는 선하지 못한 사랑이니라. 선하지 못한 사랑은 어리석은 범부가 구하는 것이요, 선한 사랑은 보살이 구하는 것이니라. 선한 법을 사랑하는 데 두 가지가 있으니, 선하지 못한 것과 선한 것이니라. 2승을 구함은 선하지 못함이라 하고, 대승을 구함은 선함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범부의 사랑은 집이라 이름하고 참된 이치라 이름하지 아니하며, 보살의 사랑은 참된 이치라 이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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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집이라 이름하지 아니하나니, 왜냐 하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태어나는 것이요, 사랑을 위하여 태어나는 것이 아닌 까닭이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른 경전에서는, 중생들에게 업이 인연이 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혹 교만을 말하고 혹 6촉(觸)을 말하고 혹 무명을 말하여 5음의 인연이 된다고 말씀하시더니, 지금에 무슨 뜻으로 4성제(聖諦)를 말씀하시면서, 사랑의 성품만이 5음의 인연이 된다고 말씀하시나이까?"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찬탄하시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그대 말대로 모든 인연이 인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5음은 반드시 사랑을 인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임금이 나가 다니려면 대신과 권속이 모두 따라다니듯이 사랑도 그와 같아서, 사랑이 가는 곳에는 모든 번뇌들이 따라다니느니라. 마치 끈끈한 옷에는 티끌이 와서 닿는 대로 붙나니, 사랑도 그와 같아서 사랑하는 곳을 따라서 업과 번뇌도 머무느니라. 또 선남자야, 축축한 땅에는 모든 싹이 잘 나는 것처럼, 사랑도 그러하여 모든 업과 번뇌의 싹을 내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서 사랑을 깊이 관찰하는 데 아홉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빚을 갚는 데 나머지가 있는 것 같고, 둘째는 나찰의 딸로 아내를 삼은 것 같고, 셋째는 아름다운 꽃 가지에 독사가 감긴 것 같고, 넷째는 식성에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먹는 것 같고, 다섯째는 음란한 여자와 같고, 여섯째는 마루가(摩樓迦)의 씨와 같고, 일곱째는 부스럼 속에 군살[瘜]과 같고, 여덟째는 푹풍과 같고, 아홉째는 살별과 같으니라. 어찌하여 빚을 갚는 데 나머지가 있는 것 같다 하느냐. 선남자야, 어떤 가난한 사람이 남에게 빚을 졌을 적에, 아무리 갚으려 하였어도 남은 빚이 있으므로 옥에 갇히어 있으면서 풀려나지 못하는 것처럼 성문이나 연각도 그와 같이 사랑의 남은 버릇[習氣]이 있으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지 못하나니,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빚을 갚는 데 나머지가 있는 것 같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찌하여 나찰의 딸로 아내를 삼은 것 같다 하느냐.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나찰의 딸을 데려다가 아내를 삼았더니, 그 나찰의 딸이 아이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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