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명(信心銘)

생각이 나는 아니다

근와(槿瓦) 2015. 11. 30. 18:54

생각이 나는 아니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우리가「나」와「삶」의 문제를 놓고 다시 한번 근원적으로 생각해볼 일은,「생각이 곧〈나〉일 수 있느냐?」하는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흔히「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한 어느 서양 철인의 말을 신봉하는 것 같이 보이는데, 그러나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생각은 어디까지나 주인공인「나」로부터 생각되어진 피조적소산(被造的所産)에 불과합니다. 가령 여러분이 「오늘 이 청담(李靑潭)이 법문을 한다고 하니 가보자」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생각을 안내면 여러분의 육체는 저 혼자서 절대로 여기에 오지 못합니다. 육체는 어디까지나 한 개의 흙덩이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생각을 내야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만 그러나 그 생각은 생각 독자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생각을 내는 주체는「나」이고 곧「마음」입니다.「나」는 생각하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 이전부터 있는 주인공입니다. 따라서 생각 그것이 곧「나」일 수 없고 생명의 주체일 수 없습니다.

 

「나」는 곧 생명의 본체고 절대 주체지만「생각」은 정신의 상대적 현상에 불과합니다. 설사 현실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 경계에 들어가서 「나」는 모든 것을 초월했고 몸뚱이도 우주도 다 나와는 관계가 없으니 「이제 모든 속박으로부터 해탈됐구나」하고 생각을 했다 하더라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생각이고 새로운 또 하나의 객관 세계를 만들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해탈이구나」하고 분별된 생각은 주관이고 무아경계는 객관입니다. 따라서 이 생각은「나」로부터 생각되어진 이차적인 인식 세계이고「나」의 피조물일뿐 생명의 주인공인「나」는 아니며「마음」의 실체는 아닙니다. 다시 말하면 생각은「가아(假我)」고 생각을 내는「나」, 이것은 「진아(眞我)」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출전 : 信心銘(청담스님 설법)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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