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대집경

대집경(46)-460

근와(槿瓦) 2015. 11. 28. 19:22

대집경(46)-46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451 / 1773] 쪽

고 과보를 구하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허깨비가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처럼, 두 변[二邊]을 여의고서 모든 보시를 행하되 분별하거나 희론하거나 과보를 구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지혜로써 온갖 번뇌를 버리고 방편의 지혜로써 온갖 중생을 버리지 않나니, 이것을 보살이 단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 하느니라.”

 

그때 모임 가운데 이름을 등수(燈手)라고 하는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보살이라야 이러한 단바라밀을 행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이 만약에 온갖 세간을 거쳐 세간의 법을 얻는다면, 물질이 아니어서 형체가 없고 행함이 없이 지견(知見)이 청정하고 어둠도 아니고 밝음도 아니어서 온갖 모습[相]을 여의고, 모습 없는 지혜의 짬에 이르러 다함이 없는 참음[忍]을 성취하고, 여래의 지견에 가깝고 보살의 결정된 계분(界分)을 이어받아서 이미 수기(授記)를 얻어 퇴전(退轉)하지 않는 인(印)의 인증을 받고, 이미 정수리에 물 붓는 바른 지위를 얻고, 착한 계율을 행하여 중생들 계율의 모습[相]을 알게 되고, 온갖 곳에 이르러도 이르는 것이 없으리니, 그러한 보살은 단바라밀을 행할 수 있으리라.”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1만 6천의 보살이 법의 성품 보기를 허공과 같이 하여 무생법인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허공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시(尸)바라밀을 행하되 허공처럼 하나니, 그 네 가지 법이란 선남자야, 보살은 몸뚱이를 거울 속의 형상과 같다고 알며, 소리를 메아리와 같다고 알며, 마음을 허깨비와 같다고 알며, 모든 법을 마치 허공과 같다고 아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시바라밀을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또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능히 깨끗한 계율을 옹호하나니, 그 여덟 가지란, 이른바 보살이 보리심을 잊지 않고 계율을 옹호함이요, 성문과 벽지불의 자리를 구하지 않고 계율을 옹호함이요, 계율을 지니되 계율을 국한하지 않고서 계율을 옹호함이요, 모든 계율을 믿지 않고서 계율

 

                                                                                 [452 / 1773] 쪽

을 옹호함이요, 본래의 서원을 버리지 않고서 계율을 옹호함이요, 온갖 태어나는 곳[生處]에 의지하지 않고 계율을 옹호함이요, 큰 서원을 성취하여 계율을 옹호함이요, 모든 감관[根]을 잘 거둬서 번뇌를 없애기 위해서 계율을 옹호함이니, 이것을 보살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계율을 옹호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온갖 희망을 여읜 것처럼 보살도 구하는 마음이 없음으로써 계율을 옹호함이 그와 같으며, 허공의 청정함과 같이 보살이 계율을 지님이 청정함도 또한 그러하며, 마치 허공은 때와 더러움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계율을 지니는 때 없음이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열뇌(熱惱)가 없음과 같이 보살이 계율을 지님에 번뇌 없음이 또한 그러하니라.

 

마치 허공이 높거나 낮음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계율을 지니는 데 높고 낮음 없는 것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소굴(巢窟)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계율을 지니되 의지하는 곳 없음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이 생멸(生滅)이 없어 필경 변함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계율 지니는 것도 생멸이 없어서 변함없는 것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온갖 중생을 다 용납하여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살이 계율을 지님에 있어 널리 운용함 또한 그와 같아서 중생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하여 바른 계율을 옹호하느니라.

 

선남자야, 물 속의 달이 계율을 지킨다거나 계율을 깨뜨린다거나 함이 없는 것처럼 보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체 법을 분명히 아는 것이 마치 달그림자가 계율을 지킨다거나 계율을 깨뜨린다거나 함이 없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보살이 시바라밀 행하기를 허공과 같이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찬제(羼提)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하나니, 그 네 가지라 함은, 보살은 내가 없다[無我]는 생각을 분별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당하여도 보복하지 않음이요, 저가 없다[無彼]는 생각을 지니는 까닭에 다른 사람에게 구타를 당하여도 보복하지 않음이요, 존재[有]란 생각을 여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아도 보복하지 않음이요, 두 가지의 소견을 여의는 까닭에 원수를 갚지 않음이니, 이것을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찬제바라밀을 행하기를 허공과 같이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다시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찬제바라밀을 깨끗이 하

 

                                                                                [453 / 1773] 쪽

나니, 그 여덟 가지란, 보살은 안[內]을 깨끗이 하여 순수하고 지극히 찬제바라밀을 닦음이요, 바깥을 깨끗이 하여 희망하지 않고서 찬제바라밀을 닦음이요, 처음과 중간과 나중에 이르기까지 끝까지 장애가 없어서 찬제바라밀을 닦음이요, 법 성품에 수순(隨順)하여 물들거나 집착됨이 없어서 찬제바라밀을 닦음이요, 온갖 소견을 여의고 허공에 응하여서 찬제바라밀을 닦음이요, 온갖 깨달음[覺]을 여의고 무상(無相)에 응하여서 찬제바라밀을 성취함이요, 온갖 원(願)을 버리고 무원(無願)에 응하여서 찬제바라밀을 닦음이요, 온갖 행(行)을 버리고 행 없음에 응하여서 찬제바라밀을 닦음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능히 찬제바라밀을 깨끗이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미워함도 없고 사랑함도 없는 것처럼 보살이 찬제바라밀을 닦아서 미워하고 사랑함도 없는 것이 또한 그러하며, 마치 허공이 변하거나 바뀜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끝까지 변하거나 바뀌는 마음이 없이 찬제바라밀을 닦음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기울거나 모자람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끝까지 찬제바라밀을 닦아서 마음이 기울거나 모자람이 없음 또한 그러하며, 허공이 나는 것[生]이 없고 이는 것[起]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찬제바라밀을 닦음에 나고 이는 마음이 없는 것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이 희론(戲論)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찬제바라밀을 닦음에 마음에 희론 없음 또한 그러하며, 허공이 은혜 갚음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찬제바라밀을 닦아서 온갖 중생에게 과보를 바라지 않음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이 번뇌도 없고 얽매임도 없는 것처럼 보살이 찬제바라밀을 닦아서 온갖 번뇌를 여의고 삼계(三界)에 얽매이지 않음 또한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찬제바라밀을 행할 적에 이러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나니,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와서 나에게 욕설을 할지라도 나는 참고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며, 또 욕설하는 자나 욕설을 당하는 자나 욕설하는 방법을 보지 않고 이러한 관(觀)을 일으키지 않으며, 저도 공(空)하고 나도 공하다는 희론(戲論)을 일으켜 말하지 않느니라.

 

또 음성은 메아리와 같이 어디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 나는 옳고 저는 그르다는 관(觀)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 저도 덧없고[無

 

                                                                                 [454 / 1773] 쪽

常] 나도 덧없다는 소견을 일으키지 않으며, 저는 어리석고 나는 슬기롭다고 생각하지 않고, 나는 마땅히 인욕을 행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사라(沙羅)나무 가지를 구하는데, 그 가지를 구하기 위해서 날카로운 도끼를 갖고 사라 나무 밑에 이르러 가지 한 개를 자를 적에, 다른 가지들이 ‘저[彼]는 이미 잘리지마는 우리들은 잘리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잘려지는 가지도 ‘나는 이미 잘리지마는 다른 가지들은 잘리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두 가지가 다 아무런 생각이 없고 미워하거나 사랑하지 않음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찬제바라밀을 행할 적에 일체 법 성품을 알아보되 풀·나무와 담·벽과 기와 돌 따위처럼 보고, 그러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몸뚱이를 베고 쪼개어 나타내 보여도 미워함도 없고 사랑함도 없으며, 이것저것 생각함[憶想分別]도 없나니,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찬제바라밀을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비리야(毘梨耶)바라밀을 행함이 허공처럼 한다 하느냐 하면, 선남자야,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비리야바라밀을 행하되 허공처럼 하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보살은 온갖 착한 법을 부지런히 구하여도 일체 법의 자성(自性)은 성취할 수 없음을 앎이요, 온갖 훌륭한 공양 거리로 여러 부처님을 받들어 공양하여도 여래나 또 여래를 모시고 공양하는 법을 보지 않음이요, 온갖 부처님이 말씀하신 묘법을 받아 지녀도 문자로 받아지님을 보지 않음이요, 한량없는 중생을 성취하여도 중생의 성품이 곧 열반이므로 나는 것[生]도 없고 이는 것[起]도 없음을 아나니, 이것을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비리야바라밀을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또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비리야바라밀을 깨끗이 하나니, 그 여덟 가지 법이란, 보살은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몸은 그림자와 같다고 알아 몸에 집착하지 않음이며, 입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말은 메아리와 같다고 알아서 입에 집착하지 않음이며, 뜻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뜻은 허깨비와 같아서 분별할 수 없음을 알아 뜻에 집착하지 않음이며, 모든 바라밀을 원만히 갖추

 

                                                                                [455 / 1773] 쪽

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모든 법은 자성(自性)이 없어 인연에 거두어지므로 희론(戲論)할 수 없음을 앎이니라.

 

조보리법[助菩提分法]을 얻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일체 법의 진실성을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에 거리끼거나 집착하지 않음이며, 온갖 불토(佛土)를 깨끗이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모든 국토는 허공과 같다고 알기 때문에 깨끗한 것을 믿지 않음이며, 온갖 다라니를 얻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일체 법은 염(念)도 없고 염 아닌 것도 없다고 알기 때문에 두 가지의 모양을 만들지 않음이요, 온갖 부처님 법을 성취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되, 일체 법은 한 모양[一相]으로 평등에 들어감을 알기 때문에 법의 성품을 파괴하지 않음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능히 비리야바라밀을 깨끗이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지치거나 게으름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한량없는 겁(劫)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도 지치거나 싫어하지 않음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이 온갖 색을 다 용납하여 받아들여도 그 허공 자체는 덮이거나 막힘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온갖 중생을 용납하여 받아들여도 부지런히 정진하여 평등하고 거리낌 없음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이 온갖 약초(藥草)와 총림(叢林)을 생산하여도 이 허공은 머무는 곳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온갖 중생의 착한 근기를 더하고 이익하게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여도 의지하거나 집착함이 없고 머무는 곳 없음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마치 허공이 온갖 곳에 이르러도 가는 곳[去]이 없는 것는 것처럼 보살이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 법에 이르러도 이르름도 없고 이르지 않는 것도 없음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이 색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갖가지 색을 보는 것처럼 보살이 1승(乘)을 위해 부지런히 정진하여 순수하고 지극함을 성취하기 때문에 여러 승의 차별을 보이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마치 허공이 본래의 성품이 청정하여 객진번뇌[客塵]에 더럽히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본 성품의 청정함을 부지런히 정진하여 중생을 위하므로 현전에 나고 죽음을 받아도 더러운 티끌에 물들지 않음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의 성품이 떳떳한 법이어서 덧없음[無常]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끝까지 삼보(三寶)를 끊지 않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함 또한 그와 같으니라.

 

                                                                                [456 / 1773] 쪽

허공이 처음과 끝이 없고 취하거나 버리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부지런히 정진하되 처음이나 끝이 없고 취하지도 버리지도 않는 것 또한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정진하는 것도 두 가지 방법이 있으니, 처음에 정진하기를 발심하는 것과 마침내 정진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보살은 처음에 마음을 일으켜 정진함으로써 온갖 착한 법을 익히고, 마침내 정진을 성취함으로써 일체 법이 자성(自性)을 얻을 수 없는 것을 분별하며, 착한 근기를 모으므로 평등함을 보기는 하지만 그 보는 바의 평등도 또한 평등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마치 장인[工匠]이 나무 인형을 조각하되 몸 모양이 구비되어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모두 갖추어졌을 때, 만들었다라든가 만들지 않았다라는 두 가지 생각을 내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본원(本願)을 성취하고 장엄하기 위해 부지런히 정진하여 온갖 사업을 닦아도 그 사업을 닦았다라든가 닦지 않았다라는 두 가지 생각을 내지 않고 두 변[二邊]을 여읨 또한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비리야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선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하는 것인가 하면, 선남자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선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하는 것이니, 그 네 가지 법이란, 보살은 그의 안 마음[內心]을 전일하게 하여 안의 마음을 보지 않음이요, 바깥 경계를 인연한 모든 마음을 막아도 바깥 마음의 행하는 곳을 보지 않음이요, 자기의 마음이 평등한 까닭에 온갖 중생의 마음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고 또한 두 가지 법이란 마음과 평등하다는 생각에 의지하지 않음이요, 법계의 정(定)한 성품은 거둠도 없고 어지러움도 없으므로 모든 법의 성품[法性]은 희론(戲論)이 없음을 아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선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또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선바라밀을 깨끗이 하나니, 말하자면 보살은 모든 음(陰:五蘊)을 의지하지 않고서 선정을 닦으며, 모든 경계를 의지하지 않고서 선정을 닦으며, 모든 입(入:十二處)을 의지하지 않

 

                                                                              [457 / 1773] 쪽

고서 선정을 닦으며, 계(界:十八界)를 의지하지 않고서 선정을 닦으며, 현재의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서 선정을 닦으며, 미래의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서 선정을 닦으며, 도(道)에 의지하지 않고서 선정을 닦으며, 과(果)에 의지하지 않고서 선정을 닦으니, 이것을 보살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선바라밀을 깨끗이 함이라 하느니라.

 

마치 허공이 의지하거나 집착함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음에 있어 의지함도 머묾도 없음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애욕이나 연정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음에 있어 물들고 집착됨을 여의는 것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이 모든 소견에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음에 모든 소견을 여의는 것 또한 그와 같으니라.

 

허공이 온갖 교만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음에 온갖 교만을 여의는 것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끝까지 멸함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아서 법 성품에 잘 들어가되 끝까지 물러나지 않음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파괴될 수 없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아 본래의 경지[際]가 부서지지 않음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변하거나 바뀜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아서 여여함[如如]이 변하지 않음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마음이 아니어서 마음을 여의는 것처럼 보살이 선정을 닦아서 마음과 뜻과 식별을 여읨 또한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평등한 마음으로 선정을 닦아 평등한 마음 아닌 것이 없나니, 어떤 것이 평등한 마음인가 하면, 마음이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구함도 없고 구하지 않음도 없으며, 조작도 없고 조작 아닌 것도 없으며, 분별이 없고 분별 아닌 것도 없으며 행하거나 행하지 않음도 없고 취하거나 버림도 없고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으며, 아는 것도 없고 생각하는 것도 없으며, 알지 않는 것도 없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없으며, 하나가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고, 둘이 아니고 둘 아닌 것도 아니고, 움직임이 없고 움직이지 않음도 없으며, 가는 것[去]이 없고 가지 않는 것도 없고, 닦음이 없고 닦지 않는 것도 없어서 마음이 온갖 경계를 반연하지 않나니, 이것을 평등한 마음이라 하느니라. 보살은 마음이 평등하므로 색을 취하지 않고 눈과 색과의 두 가지 법을 여

 

                                                                                [458 / 1773] 쪽

의어서 선정을 닦으며, 마음이 평등하기 때문에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감과 법을 취하지 않고, 법과 뜻과의 두 가지 법을 여의어서 선정을 닦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화재(火災)가 일어날 때에도 불에 사라지지 않고 수재(水災)가 일어날 때에도 물에 뜨지 않는 것처럼, 보살은 온갖 번뇌의 불에 사라지지 않고 모든 선정·해탈 삼매에 뜨지도 않아서, 그 스스로의 삶이 안정하다거나 어지러움이 없고 중생들의 어지러운 마음을 안정하게 하며, 스스로 계행을 깨끗이 하여 정진을 버리지 않고 평등함과 동시에 평등하게 차별을 나타내 보이지만, 평등함과 평등하지 않은 두 가지 모양[相]을 보지 않으며, 두루 지혜로운 참된 성품을 잘 관찰하여 애견(愛見)에 덮이지 않으며, 모든 계율 가운데 수행하는 것이 집착 없기가 허공과 같나니,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선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이 반야(般若)바라밀을 행하기를 허공처럼 하는 것인가 하면,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반야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하나니, 그 네 가지 법이란, 보살이 자신이 깨끗한 까닭에 중생 또한 깨끗함을 알고, 앎[知]이 깨끗한 까닭에 지식(知識) 또한 깨끗함을 알고, 이치[義]가 깨끗한 까닭에 문자 또한 깨끗함을 알고, 법계(法界)가 깨끗한 까닭에 일체 법 또한 깨끗함을 아나니, 이것을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반야바라밀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또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반야바라밀을 깨끗이 하나니, 말하자면 보살은 부지런히 정진하여 온갖 착하지 않은 법을 끊고자 하지만 단견(斷見)에 집착하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온갖 착한 법을 내지만 상견(常見)에 집착하지 않으며, 온갖 함이 있는 법[有爲法]은 다 인연을 따라 나는 줄 알지만 무생인법(無生忍法)에 흔들리지 않으며, 글귀를 잘 분별하여 말하지만 항상 평등하여서 말하는 것이 없느니라.

 

또 온갖 함이 있음[有爲]과 덧없음[無常]과 괴로움의 법을 잘 분별하여 연설하고 나 없음[無我]의 법계에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며, 모든 하는 일을 잘 분별하여 일체 법은 업보(業報)가 없음을 알며, 더러운 법[垢法]과 깨끗한 법[淨法]을 잘 분별하여 일체 법 성품이 항상 깨끗함을 알며, 3세(世)의 모든 법을 잘 헤아려서 모든 법이 과거·미래·현재가 없음을 아는 것이니, 이것

 

                                                                                 [459 / 1773] 쪽

을 보살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반야바라밀을 깨끗이 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행(行)이 아니어서 행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지혜를 행하되 온갖 행을 여읨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이 파괴될 수 없는 것처럼 보살이 지혜를 행함은 어떠한 마군이라도 파괴할 수 없음 또한 그와 같으며, 마치 허공의 성품이 언제나 고요한 것처럼 보살이 지혜를 행하여 고요함을 깨달아 보는 것도 그와 같으며, 허공의 성품은 항상 나 없음[無我]과 같이 보살이 지혜를 행하여 나 없음을 분명히 아는 것도 그러하니라.

 

마치 허공의 성품은 중생이 아닌 것처럼 보살이 지혜를 행하여 온갖 중생의 소견을 여읨도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의 성품은 수명[命]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지혜를 행하여 수명의 소견을 여읨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의 성품은 남[人]이 없는 것처럼 보살이 지혜를 행하여 온갖 남이란 소견을 여의는 것 또한 그와 같으며, 허공은 물질이 아니고 물질 아닌 것도 아니어서 명자(名字)로 표현할 수 없는 것처럼 보살이 지혜를 행하여 물질과 물질 아닌 것의 소견을 여읨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지혜란 것은 이 고요한 글귀의 이치니 조그마한 깨달음도 없기 때문이며, 조작하지 않는 글귀의 이치니 그 자체의 모습[相]이 깨끗하기 때문이며, 변함이 없는 글귀의 이치니 행의 모습이 없기 때문이며, 진실한 글귀의 이치니 발동하지 않기 때문이며, 속이지 않는 글귀의 이치니 다른 것이 없기 때문이며, 분명히 통달한 글귀의 이치니 한 가지 모습에 들어가기 때문이며, 통명한 글귀의 이치니 습기를 끊어버리기 때문이니라.

 

만족한 글귀의 이치니 욕구가 없기 때문이며, 통달한 글귀의 이치니 바르게 보기 때문이며, 으뜸 되는 글귀의 이치니 더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며, 평등한 글귀의 이치니 높고 낮음이 없기 때문이며, 굳은 글귀의 이치니 헐 수 없기 때문이며, 움직이지 않는 글귀의 이치니 의지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며, 금강 글귀의 이치니 부술 수 없기 때문이며, 이미 제도한 글귀의 이치니 하는 일을 끝내기 때문이니라.

 

또 청정한 글귀의 이치니 본성이 청정하기 때문이며, 어둠이 없는 글귀의 이치니 밝음을 믿지 않기 때문이며, 둘 없는 글귀의 이치니 쌓지 않기 때문이며, 다하는 글귀의 이치니 필경 다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며, 다함이 없는 글

 

                                                                                 [460 / 1773] 쪽

귀의 이치니 함이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니라.

 

또 함이 없는 글귀의 이치니 생멸을 여의기 때문이며, 허공 글귀의 이치니 장애가 없기 때문이며, 아무것도 없는 글귀의 이치니 참으로 청정하기 때문이며, 처소 없는 글귀의 이치니 다니는 흔적이 없기 때문이며, 소굴(巢窟) 없는 글귀의 이치니 의지함이 없기 때문이며, 슬기로운 글귀의 이치니 의식의 분별이 없기 때문이며, 슬기로운 글귀의 이치니 상대할 무리가 없기 때문이며, 몸뚱이 없는 글귀의 이치니 형체를 받지 않기 때문이니라.

 

또 알고 보는[知見] 글귀의 이치니 괴로움을 알기 때문이며, 끊는 글귀의 이치니 원인[集]을 알기 때문이며, 멸하는 글귀의 이치니 필경 생겨남[生]이 없기 때문이며, 도(道) 글귀의 이치니 두 가지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며, 깨닫는 글귀의 이치니 평등을 깨닫기 때문이며, 법 글귀의 이치니 필경 변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이 지혜는 다른 어디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요, 스스로 증득하고 알고 보아서 성품과 같이 행하기 때문이며, 온갖 문자 글귀의 이치는 마치 메아리와 같아서 모든 말 음성의 응함에 따라 대답하는 것인 줄 알며, 그 변재[辯]가 끊이지 않아도 또한 문자나 언어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온갖 언어 가운데 잘 보답하며, 모든 음성과 언어는 메아리와 같아서 이해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집착하지 않고 또 희론(戲論)하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기를 허공처럼 한다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밝히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집착을 여의고 보시를 행하여

널리 중생의 성품 바로 잡고

마침내 거리낀 마음 없고

또 분별하지도 않네.

내가 깨끗하므로 보시 깨끗하고

보시가 깨끗하므로 서원이 깨끗하며.......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방등대집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집경(48)-480   (0) 2015.11.30
대집경(47)-470   (0) 2015.11.29
대집경(45)-450   (0) 2015.11.27
대집경(44)-440   (0) 2015.11.26
대집경(43)-430   (0) 201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