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구감

선가구감(16)

근와(槿瓦) 2013. 10. 2. 02:40

화두는 들어 일으키는 것에서 알아 맞추려 하지도 말고, 생각으로 헤아리지도 말며, 또한 깨닫기를 기다리지도 말며, 더 생각할 수 없는 곳에서 생각하며, 마음이 더 갈 곳이 없어서 마치 늙은 쥐가 쇠뿔에 들어가다가 꼭 잡히듯 할 것이다. 이런가 저런가 따지고 맞추어 보는 것이 식정(識情)이며, 나고 죽음에 따라 굴러 다니는 것이 식정이며, 무서워하고 갈팡질팡하는 것이 또한 식정이다. 지금 사람들은 이 병통을 알지 못하고, 오직 이 속에서 빠졌다 솟았다 할 뿐이로구나.

 

(주해)

무(無)자를 참구하는 데 열 가지 병이 있으니, 꾀로써 헤아리는 것과, 눈썹을 오르나리고 눈을 꿈쩍거리는 곳을 붙잡고 있는 것과, 말 길에서 살림살이를 짓는 것과, 글에서 끌어다가 인증을 삼으려는 것과, 들어 일으키는 곳에서 알아 맞추려는 것과, 모든 것을 다 날려버리고 일 없는 곳에 들어 앉았는 것과, 있는 것이라거나 없는 것으로 아는 것과, 참으로 없다는 것으로 아는 것과, 도리가 그렇거니 하는 알음알이를 짓는 것과 조급하게 깨치기를 기다리는 것들이다. 이 열 가지 병을 여의고, 오직 화두를 들 때에 정신을 차려서 다만, 

「무슨 뜻인고?」하고 의심할 뿐이니라.

 

출전 : 선가구감(16)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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