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20)-200

근와(槿瓦) 2015. 11. 22. 20:08

 

대반열반경(20)-20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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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같나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서 변함이 없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라후라 아수라왕이 손으로 달을 가리우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월식한다 하거니와, 아수라왕은 실로 월식할 수가 없고 아수라가 달의 광명을 장애하는 연고며 달은 둥글어서 이지러지는 것이 아니지만, 손으로 가리워서 나타나지 못하는 것이니라. 만일 손을 떼면 세상 사람들은 달이 도로 소생하였다 하면서 달이 많은 괴로움을 받았다고 말하거니와, 가령 백천 명의 아수라왕이라도 괴롭게 할 수가 없느니라. 여래도 그러하여 어떤 중생이 여래의 있는 곳에서 나쁜 마음을 내어 부처님 몸에 피를 내며 5역죄를 짓거나, 일천제(一闡提)가 되는 것을 보임은, 오는 세상의 중생들을 위해서 이와 같이 승가를 깨뜨리며 법을 끊기게 하여 난처한 일을 보이거니와, 한량없는 백천 마군이라도 여래의 몸에 피를 낼 수가 없나니, 왜냐 하면 여래의 몸은 피나 살이나 힘줄이나 골수가 없으며, 여래는 진실하여 괴롭거나 파괴됨이 없으며, 중생들은 모두 말하기를 교법과 승가가 파괴되고 여래가 없어진다 하거니와, 여래의 성품은 진실하여 변함이 없고 파괴됨도 없건만 세상을 따르느라고 이렇게 나타내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두 사람이 싸울 적에 칼이나 몽둥이로 쳐서 피를 내며 죽게까지 하였더라도, 죽이려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였으면 이런 죄업은 그리 중대하지 않은 것과 같이, 여래에게 대하여 본래 죽이려는 마음이 없었으면 비록 몸에 피를 내었더라도 그런 죄업은 가볍고 중대하지 아니하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오는 세상에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업의 과보를 보이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훌륭한 의사가 아들에게 의술과 방문의 근본을 부지런히 가르치면서, '이것은 뿌리 약이고 이것은 줄기 약이고 이것은 빛깔 약이니, 가지각색 모양새를 네가 자세히 알아라' 하니, 그 아들이 아버지의 가르침을 공경하여 받들어서 부지런히 배워서 여러 가지 약을 잘 알았느니라. 그 뒤에 의사가 죽으매 아들이 부르짖어 울며 말하되 '아버지가 가르치기를 뿌리 약은 이렇고 줄기 약은 저렇고 꽃 약은 어떻고 빛깔과 모양은 이렇다고 하였다'라 고 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면서 마땅히 이렇게 지니고 범하지 말며, 5역죄를 짓거나 정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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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하거나 일천제가 되지 말라 하는 것은, 오는 세상에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을 위하여 규모를 보이는 것이며, 비구들로 하여금 부처님 열반한 뒤에, 이것은 경전의 깊은 이치요, 이것은 계율의 가볍고 중대한 것이요, 이것은 아비담의 분별하는 글귀인 줄을 알게 한 것이니, 마치 의사의 아들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인간에서 달을 보면 여섯 달 만에 한 번 월식하지만, 위에 있는 하늘에서는 잠깐 동안에 여러 번 월식함을 보나니, 왜냐 하면 하늘의 세월은 오래고, 인간의 세월은 짧은 연고니라.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여 천상이나 인간들이 여래의 수명이 짧다고 하는 것은, 천상에서 잠깐 동안에 여러 번 월식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여래는 또 잠깐 동안에 백천만억 번 열반함을 보이어 번뇌의 마군 · 5음의 마군 · 죽는 마군을 끊나니, 그러므로 백천만억 하늘의 마군들은 모두 여래가 열반에 드는 줄로 알며 또 한량없는 백천 가지 지나간 업의 인연을 나타내나니, 세간의 가지가지 성품을 따르는 연고니라. 이렇게 한량이 없고 가없는 헤아릴 수 없는 일을 나타내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서 변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야, 밝은 달은 중생들이 보기를 좋아하나니, 그러므로 달을 요견(樂見)이라 일컫거니와, 중생이 탐욕 · 성냄 · 어리석음이 있으면 요견이라 일컫지 못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성품이 순일하고 착하고 깨끗하고 때가 없으니, 가장 요견이라 하련만, 법을 좋아하는 중생은 보기에 만족함을 모르거니와, 마음이 나쁜 사람은 보기를 좋아하지 않느니라. 이런 이치로 여래는 밝은 달과 같다고 말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해가 뜨는 것은 세 철이 각각 다르니 봄과 여름과 겨울이라, 겨울 해는 짧고 봄철 해는 중간이요 여름 해는 가장 기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수명이 짧은 이와 성문들을 위하여서 짧은 목숨을 나타내면, 그들이 보고 모두 말하기를 여래의 수명이 짧다 하나니, 이것은 겨울 해와 같고, 보살을 위하여서 중간 목숨을 보이되 한 겁도 되고 좀 모자라는 한 겁을 나타내는 것은 봄철 해와 같고, 부처님만이 부처님의 수명이 한량없음을 보나니 이것은 여름 해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말씀한 대승 방등경전의 비밀한 교법으로 세간에서 큰 법비를 내리거든, 오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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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보호하여 가지고 열어 보이며 분별하여 중생들을 이익케 하면, 이런 이는 참말 보살이니, 마치 여름날 무척 더울 적에 단비가 내리는 것과 같고, 성문이나 연각들이 부처님 여래의 비밀한 교법을 듣는 것은 마치 겨울철에 추운 걱정을 만나는 듯하며, 보살들이 이렇게 비밀하게 가르치는 여래는 항상 머물러 변역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음은 마치 봄철에 온갖 움이 트는 것과 같거니와, 여래의 성품은 길고 짧음이 없으면서도 세상을 위하여서 이렇게 나타내나니, 이것이 부처님들의 진실한 법의 성품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모든 별들이 낮에는 나타나지 않거든, 사람들이 말하기를 낮에는 별이 없어진다 하거니와 실로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나타나지 않는 것은 햇빛이 비치는 연고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들이 보지 못함은, 세상 사람들이 낮에는 별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캄캄하게 흐렸을 적에 해와 달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해와 달이 없어졌다 함과 같으니, 해와 달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의 바른 법이 없어질 때에 삼보가 나타나지 아니함도 그와 같아서, 아주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 있고 변역함이 없는 줄을 알지니라. 왜냐 하면 삼보의 참 성품은 모든 때[垢]로 물들일 수 없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그믐 밤에 살별[彗星]이 나타나거든 그 빛이 찬란한 것이 얼마 동안 떴다가 도로 없어지는 것을 중생들이 보고는 상서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냄과 같으니, 벽지불들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 없는 세상에 나타나는데 중생들이 보고는 모두 말하기를, 여래가 참으로 열반하였다고 근심 걱정을 하거니와 여래의 법신은 열반하는 것이 아니니, 저 해와 달이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해가 뜨면 안개가 모두 걷힘 같으니,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세상에 일어나 중생들의 귀에 한 번만 지나가도, 모든 나쁜 짓과 무간지옥의 죄업이 모두 소멸되느니라. 이 대반열반경의 깊고 묘한 경계는 헤아릴 수 없으며, 여래의 미묘한 성품을 말한 것이니라. 이런 이치로 선남자 · 선여인들은 여래에게 대하여 항상 머물고 변함이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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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낼지니, 바른 법은 끊어지지 않으며 승보는 없어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방편을 닦으며 이 경전을 부지런히 배우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이 경의 이름이 한량없는 공덕으로 이룬 것이라 하며, 보리는 끝날 수 없는 것이라고도 이름하나니, 다하지 아니하는 까닭이며, 그래서 대반열반경이라고도 하는 것이니, 훌륭한 빛이 여름 해와 같으며, 몸이 가없으므로 대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16. 보살에 대해서[菩薩品]

"또 선남자야, 마치 해와 달의 광명이 모든 밝은 것 중에 제일이어서, 온갖 광명이 미칠 수 없음같이 대반열반경의 광명도 그와 같아서, 모든 경전의 삼매 광명 중에 가장 훌륭하며, 다른 경전의 삼매 광명으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대반열반경의 광명은 중생들의 털구멍까지 들어가는 까닭이며, 중생들이 보리심이 없더라도 그들을 위하여 보리의 인연을 짓게 하나니, 그러므로 대반열반이라고 이름하느니라." 가섭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대반열반경의 광명이 모든 중생들의 털구멍에 들어가서 중생이 비록 보리심이 없더라도 그들을 위하여 보리의 인연을 짓게 한다는 말이 옳지 않겠나이다.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4중금(重禁 : 바라이)을 범한 이와 5역죄(逆罪)를 지은 이와 일천제들이라도 광명이 그의 몸에 들어가서 보리의 인을 짓는다 하오면, 그런 무리들과 계행을 깨끗이 가지며 선한 일을 닦은 이와 무슨 차별이 있습니까. 만일 차별이 없다면 여래께서 어찌하여 네 가지 의지할 것을 말하였습니까. 세존이시여, 또 부처님의 말씀처럼 만일 중생이 대반열반경을 들어서 한 번만 귀에 지나가더라도 모든 번뇌를 끊는다 할진댄, 어찌하여 여래께서 먼저 말씀하시기를, '어떤 사람이 항하 모래 수 부처님 계신 데서 보리심을 내었더라도, 대반열반경을 듣고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까. 만일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온갖 번뇌를 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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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일천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중생들이 이 경을 들으면 모두 보리의 인연을 지을 것이요, 법문 소리의 광명이 털구멍에 들어가면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왜냐 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한량없는 부처님들을 공경하고야 대반열반경을 듣게 될 것이요, 박복한 사람은 들을 수 없나니, 그 까닭은 큰 공덕을 쌓은 사람이라야 이렇게 큰 법을 들을 수 있을 것이요, 용렬한 범부들은 듣지 못하느니라. 무엇을 크다 하는가? 모든 부처님의 깊고 비밀한 여래의 성품을 말함이니, 이런 뜻으로 큰 일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리심을 내지 못한 이가 보리의 인(因)을 얻는다 하십니까?" "가섭이여, 어떤 이가 이 대반열반경을 듣고 '나는 보리심을 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바른 법을 비방하면 이 사람이 꿈에 나찰의 형상을 보고 마음으로 무서워하면 나찰의 말이 '애달프다, 선남자야, 네가 만일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면 너의 목숨을 끊으리라' 하리니, 이 사람이 황겁하여 깨고 나서는 곧 보리심을 낼 것이며, 이 사람이 죽은 뒤에는 세 나쁜 갈래에 있거나 인간 · 천상에 있거나 계속하여 다시 보리심을 생각하리니, 이 사람은 대보살마하살 인 줄을 알지니라. 이런 이치로 대반열반경의 거룩하고 신기한 힘이 능히 보리심을 내지 못한 이로 하여금 보리의 인을 짓게 한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의 마음을 내는 인연'이라 이름하나니,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이치로 대승의 묘한 경전이 참 부처님의 말씀한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허공에서 큰 구름이 일어 비가 대지에 쏟아져 내릴 때 죽은 나무나 돌로 된 산에나 높은 둔덕과 두드러진 언덕에는 물이 고여 있지 아니하고 흘러 내려가서 논과 봇도랑에 가득 차서 많은 중생들을 이익케 하는 것과 같이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큰 법비를 내려 중생들을 윤택케 하거니와, 일천제만은 보리심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볶은 씨앗은 아무리 단비를 맞으며 백천만 년을 지내도 싹이 나지 못함 같으니, 만일 싹이 난다면 그럴 이치가 없느니라.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비록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을 듣더라도 보리심의 싹을 내지 못하나니, 만일 보리심을 낸다면 그럴 이치가 없나니, 왜냐 하면 이 사람은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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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근을 끊어 버렸으므로 저 볶은 씨앗과 같아서 다시는 보리의 싹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물 맑히는 구슬을 흐린 물 속에 넣으면 구슬의 위력으로 흐린 물이 맑아지거니와, 진창 속에 넣으면 맑히지 못하나니,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다른 중생의 5무간죄나 4중금을 범한 흐린 물 속에 두면 그것을 맑히어서 보리심을 내게 하려니와, 일천제의 진창 속에 두면 백천만 년이 되어도 그것을 맑히고 보리심을 내게 하지 못하리니, 왜냐 하면 이 일천제는 선근을 소멸하여서 그릇이 되지 못하는 연고니라. 설사 이 사람이 백천만 년 동안 대반열반경을 듣더라도 마침내 보리심을 내지 못하리니, 왜냐 하면 선한 마음이 없는 까닭이니라. 또 선남자야, 약왕이라는 약 나무가 있으니, 모든 약 가운데 가장 훌륭하여서 젖이나 타락이나 꿀이나 생소(生酥)나 물이나 즙에 개거나, 가루를 만들거나 환을 지어서, 헌데에 붙이거나 몸에 쏘이거나 눈에 바르거나 눈으로 보거나 코로 맡으면, 중생들의 모든 병을 소멸하지만, 이 약 나무가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들이 나의 뿌리를 쓰거든 잎은 쓰지 말고, 잎을 쓰거든 뿌리는 쓰지 말며, 나의 속을 쓰거든 거죽은 쓰지 말고, 거죽을 쓰거든 속은 쓰지 말라' 하지 아니하나니, 이 약 나무가 비록 이런 생각을 내지 않지만, 모든 병을 소멸하느니라. 선남자야,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들의 나쁜 짓과 4바라이(波羅夷) 죄와 5무간죄(無間罪)와 속에 있고 밖에 있는 모든 나쁜 것을 소멸하거든, 보리심을 내지 못한 이도 이것으로 말미암아 보리심을 내게 되나니, 왜냐 하면 이 미묘한 경전은 모든 경전 중의 왕인 것이, 마치 저 약 나무가 모든 약 나무 중의 왕인 것과 같은 연고니라. 어떤 이가 이 대반열반을 배워 익히지 않았거나간에, 이 경전의 이름을 듣고 공경하여 믿으면, 온갖 번뇌의 중병이 모두 소멸되지만, 일천제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할 수가 없나니, 저 신기한 약이 가지가지 중병을 잘 치료하면서도 죽을 사람은 치료하지 못함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손에 부스럼 난 사람이 독약을 잡으면 독이 따라 들어가지만, 부스럼이 없는 이는 독이 들어가지 않나니,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보리의 인이 없음이 마치 부스럼이 없는 이에게 독이 들어가지 않음과 같으니라. 부스럼이라 함은 위없는 보리의 인연이요, 독이라 함은 제일의 묘한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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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 부스럼이 없는 이는 일천제를 이름이니라. 또 선남자야, 금강은 깨뜨릴 물건이 없으나 금강으로는 모든 물건을 깨뜨릴 수 있나니, 다만 거북의 껍데기와 백양의 뿔은 제외하느니라.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중생들을 보리의 도에 이르게 하거니와, 다만 일천제만은 보리의 인에 서지 못하게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초(馬齒草)와 사라시(娑羅翅) 나무와 니가라(尼迦羅) 나무는 줄기나 가지를 끊으면 다시 전과 같이 나거니와 다라(多羅) 나무는 한번 끊으면 다시 나지 못하나니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이 대반열반경을 듣기만 하면 비록 4중금(重禁)과 5무간 죄를 범하였더라도 다시 보리의 인이 나거니와 일천제만은 그렇지 아니하여 아무리 이 경전을 듣고 지니더라도 보리도의 인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가다라(佉陁羅) 나무와 진두가(鎭頭迦) 나무는 한번 끊으면 다시 나지 못하나니,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비록 대반열반경을 듣더라도 보리의 인연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큰 비는 공중에 머물러 있지 못 하나니,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법비를 널리 내리지만, 일천제에게는 머물러 있지 못하는 것이니, 일천제는 온몸이 촘촘하고 굳은 것이 마치 금강이 다른 물건을 용납하지 못함과 같으니라."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러한 게송을 말씀하셨습니다. 선한 일은 보지도 짓지도 않고 나쁜 짓만 보고 또 짓기도 하면 이런 곳이 대단히 무서운 데라 외따른 곳 험악한 길과 같나니. 세존이시여, 이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지 않는다 함은 불성을 보지 못함이요, 선한 일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요, 짓지 않는다 함은 선지식을 친근하지 않음이요, 오직 본다 함은 인과가 없다고 봄이요, 나쁜 짓은 방등 대승경전을 비방함이요, 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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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함은 일천제들은 방등이 없다고 말함이니, 이런 뜻에서 일천제들에게는 청정하고 선한 법에 나아갈 마음이 없나니, 무엇이 선한 법인가. 곧 열반이니라. 열반에 나아가는 이는 선한 행을 닦거니와, 일천제는 선한 행이 없으므로 열반에로 나아가지 못하느니라. 이런 곳이 무섭다는 것은 바른 법을 비방함이니, 누가 무서운가. 이른바 지혜 있는 사람이다. 왜냐 하면 법을 비방하는 이는 선한 마음과 방편이 없는 연고며, 험악한 길이라 함은 모든 행법이니라."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을 일을 보는 것이며 어떻게 하면 선한 법을 얻는 것인가. 어느 곳이 무섭지 아니하여서 임금님의 평탄한 길과 같은가. 이 뜻이 무엇이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지을 일을 본다 함은 나쁜 짓을 털어 내어 놓는 것이니, 나고 죽는 즈음으로부터 지은 나쁜 짓을 모두 털어놓고 이를 수 없는 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런 이치로 그곳은 무섭지 않음이 마치 임금님의 다니는 길과 같아서 그 가운데는 도둑들이 모두 도망하느니라. 이렇게 온갖 나쁜 짓을 털어놓아서 모두 소멸하고 남은 것이 없느니라. 또 지을 일을 보지 못한다 함은 일천제가 지은 나쁜 짓을 스스로 보지 못함이니, 이 일천제는 마음이 교만한 연고로 아무리 나쁜 짓을 많이 지었어도 그 일에는 애초부터 무서움이 없나니, 그러므로 열반을 얻지 못함이 마치 원숭이가 물 속의 달을 잡으려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가령 한량없는 중생들이 한꺼번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더라도, 이 부처님들은 일천제가 보리를 성취함을 보지 못하므로 지을 일을 보지 못한다 하고, 또 누가 짓는지를 보지 못하나니, 여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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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 바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며, 부처님이 중생을 위하여 불성이 있다고 말하여도, 일천제는 생사에서 헤매느라고 보지도 못하나니, 이런 뜻으로 여래의 짓는 바를 보지 못한다 하느니라. 또 일천제는 여래가 필경에 열반함을 보고는, 참으로 무상함이 마치 등불이 꺼지매 기름이 다한 것과 같다 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 사람은 나쁜 업이 줄지 아니하였으므로, 어떤 보살이 지은 선한 업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할 때에, 일천제들은 훼방하고 파괴하며 믿지 않더라도, 보살들은 여전하게 베풀어 주면서 위없는 도를 한가지로 이루려 하나니, 왜냐 하면 부처님 법은 으레 그러한 연고니라. 나쁜 짓을 하고도 바로 보를 받아서 우유가 타락[酪] 되듯 하진 않으나 숯불 위에 마른 재 덮은 것과 같아서 어리석은 사람들 경솔하게 밟나니. 일천제는 '눈 없는 이'라 하나니, 그러므로 아라한의 도를 보지 못하는 것이며, 마치 아라한이 나고 죽는 험악한 길을 다니지 않는 것같이 눈이 없으므로 방등경을 비방하고 닦으려 하지 아니하며, 아라한이 자비한 마음을 부지런히 닦는 것같이, 일천제들이 방등경을 닦지 아니함도 그와 같으니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지금 성문의 경전을 믿지 아니하고 대승을 믿어 읽고 외우고 해설하는 터이므로 내가 곧 보살이며, 모든 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나니, 불성이 있으므로 중생의 몸 속에 10력과 32상(相)과 80종호(種好)가 있느니라. 나의 하는 말이 부처님 말씀과 다르지 아니하니, 그대들과 내가 지금에 한량없는 나쁜 번뇌를 깨뜨리기를 물병 깨듯 할 것이며, 번뇌를 깨뜨리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보리라 하나니,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하더라도, 그 마음은 불성이 있음을 참으로 믿는 것이 아니고, 이익을 위하여서 경문대로 말하는 것뿐이니 이렇게 말하는 이를 나쁜 사람이라 하거니와, 이런 나쁜 사람이 바로 나쁜 과보를 받아서, 마치 우유가 타락 되듯 하지는 아니하느니라. 비유컨대 어떤 사신(使臣)이 말을 잘하고 방편이 좋아서 다른 나라에 심부름 갔을 적에 몸이 죽게 되어도 임금의 명령을 숨기지 않듯

 

                                                                                                                  [200 / 10007] 쪽

이, 지혜 있는 이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 속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반드시 대승 방등경전과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말하여, 모든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일천제가 아라한처럼 꾸미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방등 대승경전을 비방하는 것을 범부들이 보고는 모두들 참 아라한이라 대보살마하살이라 하나니, 이 일천제인 나쁜 비구는 절에 있으면서 절 규모를 파괴하며, 다른 이가 이양 받는 것을 보고는 질투하는 마음으로 말하기를 '방등 대승경전이란 것은 모두 천마(天魔) 파순(波旬)이 말한 것이며, 여래도 무상한 법이니라' 하여, 바른 법을 비방하고 승가를 깨뜨리며, 또 말하기를 '파순이 말한 것은 좋은 법이 아니다' 하나니, 이렇게 삿되고 나쁜 법을 선전하는 사람이, 나쁜 짓을 짓고도 바로 과보를 받아, 우유가 타락되듯 하지는 아니하나, 재로 불을 덮은 듯하여 어리석은 이가 경솔하게 밟게 되나니, 이런 사람을 일천제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미묘한 방등경전은 결정코 깨끗한 것이어서 마치 마니구슬을 흐린 물 속에 넣으면 물이 곧 맑아짐과 같은 줄을 알아야 하나니 대승경전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연꽃이 햇볕에 비추이면 피지 않는 것이 없듯이, 모든 중생도 그와 같아서, 대반열반의 해를 보거나 들으면, 마음을 내지 못한 사람들도 좋은 마음을 내어 보리의 인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대반열반경의 빛이 털구멍에 들어가면 반드시 묘한 원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니라. 일천제들은 아무리 불성이 있더라도, 한량없는 죄업에 얽히어서 벗어나지 못함이, 마치 누에가 고치 속에 들어 있는 것 같나니, 이런 업으로 말미암아 보리의 묘한 인연을 내지 못하고 나고 죽는 데 헤매면서 그칠 날이 없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저 청련화 · 홍련화 · 황련화 · 백련화 등이 진흙 속에 나더라도 진흙에 물들지 않듯이, 중생들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을 익히는 것도 그와 같아서, 비록 번뇌가 있더라도 번뇌에 물들지 아니하나니, 불성 모양의 힘을 아는 연고니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어떤 나라에 서늘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중생들의 털구멍에 스치면 모든 답답한 번뇌가 소멸되나니, 이 대반열반의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의 털구멍에 들어가면 보리의 미묘한 인연이 되거니와, 일천제만은 제외하나니 법의 그릇이 아닌 연고니.......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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